문화예술이 있는 섬 ②제주 추자도

보석 같은 섬에 예술을 덧입히다

▲ 추자도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 있는 포토 존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하는 섬 속의 섬이다. 총 42개 섬 가운데 상추자도와 하추차도를 비롯해 유인도가 4개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다. 수려한 풍경과 독특한 생활 문화를 품은 보석 같은 섬, 추자도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선정돼 새로운 볼거리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올가을에는 추자도의 문화 예술과 자연, 역사를 골고루 즐기는 섬 여행을 떠나보자.

▲ 분단의 상처와 아픈 역사를 품은 치유의언덕

추자항은 면사무소 등 여러 행정기관이 자리한 섬의 중심지로, 여객선터미널 뒤쪽 골목을 따라가면 치유의언덕이 나온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추자도에도 분단의 상처가 깊다. 언덕에 있는 반공탑은 1974년 일어난 간첩 사건 때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

치유의 언덕

김동원 작가가 그 옆에 낡은 정자를 단장해 아픈 역사를 보듬고 치유하기 위한 장소로 만들었다. 정자에 서면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 색색 타일로 꾸민 영흥리 벽화 골목

섬마을 골목은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서리 벽화 골목은 푸른 바다로 채워진 동화 같은 공간이다. 춤을 추듯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추자10경을 담은 벽화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골목 곳곳에 물이 귀한 시절에 쓰던 100년 넘은 우물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흥리에는 색색 타일로 꾸민 벽화 골목이 반긴다. 섬세한 손길로 표현한 바닷속 세상과 예쁜 꽃밭을 누비는 동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한적하고 평화로운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후포갤러리

대서리 후포해변에는 낡은 건물을 카페처럼 꾸민 후포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서 11월20일까지 추자예술섬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잠시 멈추자, 바람과 춤을 추자〉전이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 주변 풍경도 한적하고 평화로워 또 다른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 추자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 묵리 낱말고개

추자대교를 건너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 아름다운 바다와 작은 섬을 배경처럼 두른 포토 존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시야가 맑은 날에는 바다 너머 수평선 위로 한라산이 보이는 명당이다. 언덕을 내려오면 언어유희를 즐기는 재미난 건물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홍지희 작가가 낡은 어촌계 창고를 소통의 장소로 바꾼 묵리 낱말고개다. 건물 안에 수많은 글자가 겹겹이 쌓였다. 추자도를 여행하는 느낌이나 의미 있는 문구를 만들어 외벽 글자판을 장식해보자. 글자의 바다에서 헤매다 보면 갖가지 낱말이 어우러지면서 뜻하지 않은 단어나 문장이 탄생하기도 한다.

▲ 신양항에서 만난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

신양2리에는 제주도와 추자도를 오가는 카페리가 닿는 신양항이 있다. 추자도에 차를 가져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광장에서 눈길을 끄는 ‘ㅊ 자형’ 조형물은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다. 추자도, 최고, 최영 장군, 참굴비 등 섬이 품은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사람이 팔 벌리고 서 있는 큰대(大)자로 보이기도 한다. 맞은편에는 옛 냉동 창고를 활용한 후포갤러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곧 문을 열 예정이다.

▲ 정난주·황경한 모자의 슬픈 이야기가 전하는 눈물의십자가

신양1리와 예초리는 신유박해와 관련한 숨은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정약용의 조카이자 신유박해 때 능지처사를 당한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가 두 살배기 아들 황경한과 제주도로 유배 가는 도중, 죄인으로 살아갈 아들이 염려돼 추자도에 몰래 두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2019년 마을미술프로젝트 선정
문화 예술·자연·역사를 한 눈에

황경한은 이곳에서 자라고 결혼해 자손을 낳으며 추자도의 황씨 입도조가 됐다. 신양리 산 언덕에 황경한의 묘가 있으며,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절벽 바위에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져 모자의 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 추자도 별미, 참조기매운탕

추자도 여행에는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자. 추자항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추자도 여러 마을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배차 간격이 길지만, 시선이 닿는 곳마다 풍경이 아름답고 걷기도 좋아 마음이 절로 느긋해진다. 여럿이 여행한다면 택시나 승합차를 빌려 섬을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면사무소 옆에 추자도여행자센터와 탐방객쉼터가 있다. 추자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적어도 하룻밤 묵어가며 여행하는 게 좋다. 제주올레 18-1코스(추자도, 우정의 길)를 완주하려면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지금 제철인 추자도 참조기도 꼭 맛보기를 권한다.

▲ 새하얀 등탑 2기가 나란히 서 있는 산지등대

제주연안여객터미널 부근에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사라봉 중턱에 자리한 산지등대는 1916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 새하얀 등탑 2기가 나란한데, 옛 등탑이 노후화되면서 1999년에 새 등탑을 세웠다. 등탑에 오르면 제주항과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형 선박이 오가는 제주항은 언제나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이다. 여객선에서 울리는 기적이 여행에 대한 설렘을 부추긴다. 맑은 날에는 수평선을 따라 추자도는 물론, 완도에 속한 여서도까지 또렷이 보인다.

▲ 재미난 그림이 가득한 두맹이골목

산지등대와 멀지 않은 거리에 두맹이골목이 있다. 골목마다 재미난 그림이 가득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말뚝박기와 가을 운동회 풍경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백조 2마리가 하트를 그린 벽화 앞에서는 누구나 사랑스런 표정을 짓는다. 입술 모양 입체 조형물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을 복원한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사적 380호)는 제주 시민이 정성과 진심을 모아 복원한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이다. 제주도 정치와 문화, 행정의 중심지던 제주목 관아는 일제강점기에 헐리고 훼손됐지만, 복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옛 모습을 회복했다. 복원된 관아 건물에 제주목역사관과 조선 시대 제주도의 생활상을 그린 탐라순력도체험관도 조성했다. 복원 사업 당시 제주 시민이 성금을 모아 기와 5만여장을 기부한 미담이 마음을 더욱 훈훈하게 만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추자도(치유의언덕-후포갤러리-대서리 벽화 골목-영흥리 벽화 골목-묵리 낱말고개-신양항-황경한의묘-눈물의십자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추자도(치유의언덕-후포갤러리-대서리 벽화 골목-영흥리 벽화 골목-묵리 낱말고개-신양항-황경한의묘-눈물의십자가) 
둘째 날: 산지등대→두맹이골목→제주목 관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추자면사무소 www.jejusi.go.kr/town/chuja.do
- 제주목 관아 www.jeju.go.kr/mokkwana/index.htm 

문의 전화
- 제주관광정보센터 064)740-6000
- 추자면사무소 064)728-4265
- 산지등대 064)720-2672
- 제주목 관아 064)710-6714 

대중교통
[버스] 제주국제공항3 정류장에서 465번 버스 이용, 제주연안여객터미널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제주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추자·우수영(09:30, 둘째·넷째 주 수요일 휴항) / 추자·완도(13:45, 첫째·셋째 주 수요일 휴항) 배편 이용, 약 1시간 소요.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씨월드고속훼리 1577-3567, www.seaferry.co.kr 한일고속 1688-2100, www.hanilexpress.co.kr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2.7km 이동, 용문로터리에서 우회전→1.8km 이동, 동문로터리에서 제주항 방면 좌회전→1km 이동 후 좌회전→제주연안여객터미널

숙박 정보
- 엘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시 은남1길, 064)746-5604, www.hotelelin.com 
- 비치스토리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064)784-7400 
-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제주시 탑동로, 064)729-8100, www.ramadajeju.co.kr 
-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제주시 탑동해안로, 064)720-6000, www.oceansuites.kr 
- 스타즈호텔 제주로베로: 제주시 관덕로, 064)757-7111, https://stazhoteljejurobero.com 
- 유심이감성하우스민박: 추자면 추자로, 010-5578-7277

식당 정보
- 제일식당(조기매운탕): 추자면 추자로, 064)742-9333 
- 황금섬숯불갈비(제주산 오겹살): 추자면 추자로, 064)742-0478 
- 고향향토장터(문어탕탕이): 추자면 추자로, 064)747-8035 
- 고집돌우럭 제주공항점(제주 향토 음식): 제주시 임항로, 064)722-1008

주변 볼거리
제주 삼성혈, 제주동문시장, 별도봉, 사라봉, 한짓골, 김만덕기념관, 제주아라리오뮤지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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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