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엎은 무명 선수들의 반란

인고의 세월 날려버린 첫 감격

최고 권위의 남녀 투어 대회에서 잇따른 무명 선수들의 반란이 목격됐다. 대회 시작 전에 이들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승리를 향한 갈망은 이들을 더 높은 곳으로 인도했다.
 

멜 리드(잉글랜드)는 지난달 5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호텔 앤 골프클럽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를 받은 그는 상금랭킹 13위(35만1373달러)로 올라섰다.

주인공 되다

지난 9월21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때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으나 2오버파 74타를 적어내는 부진 끝에 역전패를 당했던 리드는 두 번째로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1타차 불안한 선두로 맞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리드는 고비 때마다 버디 퍼트와 파퍼트를 집어넣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2타차 완승을 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에서 6차례나 우승한 리드는 30세의 나이에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2017년 LPGA 투어에 뛰어들어 ‘베테랑 루키’로 관심을 끌었던 선수다.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 3차례나 출전한 관록에도 LPGA 투어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우승은커녕 준우승조차 없었고,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든 적도 없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컷 탈락과 하위권을 전전했지만, 지난달 ANA 인스피레이션 공동 7위에 이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공동 5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타더니 생애 첫 우승까지 손에 넣었다.

6, 7번 홀 연속 보기로 제니퍼 송에게 선두를 내줬던 리드는 8, 9번 홀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를 되찾았고, 11, 12번 홀에서 또 한 번 연속 버디로 4타차까지 달아났다. 가장 어렵다는 15번 홀(파3)에서 5m 파퍼트를 집어넣은 리드는 17번 홀(파3)에서 1타를 잃어 2타차로 쫓겼지만 18번 홀(파5)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1타차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신인 제니퍼 컵초(미국)는 3타를 줄인 끝에 2위(17언더파 267타)에 만족해야 했다. 컵초와 함께 1타차 공동 2위였던 미국교포 제니퍼 송(한국 이름 송민영)은 2언더파 69타를 쳐 3위(16언더파 268타)에 올랐다.

제이슨 코크랙(미국)은 지난달 1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 대회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33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관록의 루키’ 리드 첫 LPGA 우승
제이슨 코크랙 233번째 도전 끝에…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몰아쳐 8언더파 64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의 성적을 낸 코크랙은 18언더파 270타의 잰더 쇼플리(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75만5000달러(약 20억원)다.

2012년 PGA 투어에 입문한 코크랙은 이 대회 전까지 232개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다. 준우승 세 번이 최고 성적이었던 그는 233번째 도전 만에 드디어 우승의 숙원을 풀었다.

PGA 투어 멤버 자격을 갖춘 2012년부터 따져서는 8년간 231번째 도전이었다. 2012년부터 PGA 투어에서 우승 없이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한 사례는 데이비드 헌(캐나다)이 231개 대회, 코크랙과 캐머런 트링갈리(미국)가 나란히 230개 대회 순이었다.

그는 PGA 투어 데뷔 이전인 2007년과 2011년에도 한 차례씩 대회에 나왔다. 2부 투어에서는 2011년에 두 번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다.

코크랙은 공동 선두를 달리던 쇼플리가 16번 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치우치는 바람에 1타를 잃어 단독 1위가 됐고,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로 2타 차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한편 티럴 해턴(잉글랜드)과 러셀 헨리(미국)가 나란히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2017년과 지난해 우승자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8언더파 280타를 쳐 공동 12위, 2018년에 우승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8위에 올랐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6언더파 282타를 쳐 공동 21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로는 김시우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의 기록으로 공동 17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안병훈이 3언더파 285타로 공동 42위, 임성재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45위에 랭크됐다.

2017년 창설된 국내 유일의 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제주도에서 열렸고,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으로 개최 장소를 옮겼다. 2021년 10월로 예정된 다음 대회는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앨리 맥도널드(미국)는 지난달 26일 미국 조지아주 그린즈버러의 그레이트 워터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레이놀즈 레이크 오코니(총상금 130만달러) 대회에서 데뷔 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맥도널드는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맥도널드, 데뷔 5년 만에 승전보
이소미, 휴엔케어 생애 첫 우승

2016년 LPGA 투어에 입문해 지난 4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올해도 톱10 한번 없이 상금랭킹 36위에 머물렀던 맥도널드는 이번이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

맥도널드는 수준급 장타력에 그린 적중률 10위(72.5%)에 오를 만큼 샷은 좋지만, 투어 120위(30.78개)에 그친 퍼트 때문에 애를 태웠다. 그린 적중 때 평균 퍼트 역시 72위(1.8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맥도널드의 그린 플레이는 전과 달랐다. 1라운드 30개에서 2라운드 28개, 그리고 3라운드에서는 25개의 퍼트로 그린에서 펄펄 날았다. 뜨거운 퍼트 덕에 난생처음 3라운드 선두에 오른 맥도널드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견고한 퍼트로 대니엘 강의 맹추격을 따돌렸다.

맥도널드는 10∼12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4타차 선두를 달리는 등 낙승이 예상됐지만, 통산 5승에 올해 2차례나 우승한 세계랭킹 5위 대니엘 강(한국 이름 강효림)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대니엘 강이 4m 버디 퍼트를 넣은 13번 홀(파4)에서 맥도널드는 2m 파퍼트를 놓치면서 추격의 빌미를 내줬다. 대니엘 강은 14번 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에 성공해 1타차로 좁혀왔다.

대니엘 강이 15번 홀(파4) 그린을 놓친 뒤 1.5m 파퍼트를 넣지 못해 한숨을 돌린 맥도널드는 16번 홀(파4)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3타차로 달아나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다. 맥도널드는 17번 홀(파3)에서 1타를 잃었지만 18번 홀(파5)을 편하게 파로 막아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편 300야드를 날리는 괴력의 장타 신인 비앙카 파그단가난(필리핀)은 2타를 줄여 3위(14언더파 274타)를 차지했다. 최운정은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20위(6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이소미가 반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소미는 지난달 25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 필립스 코스(파72·642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휴엔케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이소미는 단독 선두였던 최혜진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3라운드를 출발했지만, 최혜진이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공격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정상의 자리를 꿰찼다. 이소미는 3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고 8번 홀(파5)과 9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12번 홀(파4) 버디를 13번 홀(파4) 보기로 맞바꿨지만, 14번 홀(파3) 버디로 다시 만회했다. 18번 홀(파4)에서는 버디 퍼트를 놓친 뒤 반드시 파 퍼트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김보아가 1타 차로 추격하고 있어 보기를 적어내면 연장전으로 끌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소미는 강풍 속에서도 침착하게 파 퍼트를 넣으며 생애 첫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 대회는 4라운드 72홀 대회지만, 지난 23일 대회가 강풍으로 취소된 바람에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지난 9월 같은 코스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에서 1·2라운드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 부진으로 우승을 놓쳤으나, 한 달 뒤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설욕 씻기에 성공했다. 

기다림 끝에…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쳤던 최혜진은 이날 이븐파 72타에 그쳐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다연, 유해란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최혜진은 1·2라운드 선두를 달려 시즌 첫 승, 통산 8호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마지막 날 선두 유지에 실패했다. 최혜진은 지난해 5승을 올리며 상금왕과 대상, 평균 타수 1위, 다승왕을 휩쓸었지만, 올해는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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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하면…’ 오세훈 다음 시나리오

‘낙선하면…’ 오세훈 다음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가운데 오 시장 자신도 당의 상징색 붉은색을 기피하고 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 대응과 대권 도전을 위해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과연 오 시장은 화려한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을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은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책임당원 50%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로써 오 시장은 서울시장 5선에 도전하게 됐다. 오 시장은 후보 확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을 내어주면 정권의 폭주를 막을 마지막 제동 장치가 사라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과 충돌 장과 대립 오 시장은 지난달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을 2회에 걸쳐 거부했다. 당시 오 시장은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과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명확한 의견 표명 및 실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에게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이어졌다. 오 시장은 후보 확정 직후엔 MBN <토요와이드>에 출연해 장 대표의 미국 방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차피 여기 있어도 역할이 크지 않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외국에 오래 머무는 것은 고의로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후보들에게 짐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의 발언 이후 주요 언론은 장 대표를 일컫는 보도를 하면서 ‘후보의 짐’이란 표현을 제목에 포함시켰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도 지난 22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장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원하면, 10표는 붙일 수 있어도 100표는 잃는다”며 “오 시장의 말대로 후보의 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의 참모들은 서울시장 선거 준비를 위해 연이어 사의를 표명했다. 김인규 정무비서관 등은 지난달 사직했고, 지난 17일에는 박찬구 정무특보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에는 경선 경쟁자였던 같은 당 박수민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오 시장은 “장 대표가 선대위에 들어갈 공간은 없다”며 “중도 확장 선대위로 중도 바다로 나아가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선대위를 구성하는 움직임은 부산·대구·경기·경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 시장이 장 대표와 대립각을 유지하는 이유를 놓고, 일각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고 있다. 김건희 국정 농단 특검은 지난해 12월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후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오 시장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오 시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오, 장동혁에 “후보의 짐” 비판…당권 도전 암시? 독자 선대위 구성 예상…대구 포함 각지 번지는 중 오 시장은 지난 3일 진행된 재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정에서 나온 증언을 SNS 재료로 활용하면 선거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니 지방선거 이후로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지난 22일 공판기일에는 오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피고인 신문·결심 등 남은 절차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아울러 오 시장에게는 일각에서 “제2의 사법 리스크가 될 조짐이 있다”고 우려하는 사안도 있다. 오 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한강버스 사업이다. 지난 14일엔 ㈜한강버스 2025년도 감사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됐다. 여기에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했고, 순자산은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등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아울러 ㈜한강버스의 부채 약 1538억원 중 925억원은 서울시 산하 SH공사로부터 빌려온 단기·장기 차입금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런데도 SH공사는 차입금의 만기를 운항 개시일로부터 20년까지 연장해 줬다. 또 ▲선박 보험금 청구권 ▲사업 계좌의 예금 채권 ▲미래 수익권 등도 모두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그런데 SH공사는 후순위 채권자로 설정돼 우리은행·신한은행에 대출 원리금이 전액 상환되기 전까지는 대여금을 변제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11명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7명인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는 서울시·㈜한강버스가 지난달 체결한 업무협약 변경안을 부결시켰다. 여기에는 ▲㈜한강버스의 운항 결손액 ▲선착장 셔틀버스 비용 지원 근거 조항 ▲서울시 요청에 따른 사용 비용 별도 지원 규정이 담겨있었다. 발목 잡을 한강버스 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변경안에 문제가 있으니 부결시켜야 한다”는 뜻을 모아 별도 표결도 하지 않은 채 위원장의 선언만으로 부결시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10월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SH공사에 재정적 부담을 끼쳤다”며 “오 시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었다. 당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윤 전 의원은 지난 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오 시장의 한강버스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오 시장이 다른 나라에 가서 겉보기만 보고 온 후 한강에 시민의 세금을 뿌려대고 계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도 지난달 국회의 요구에 따른 한강버스 관련 감사 이후 서울시에 “경제성 분석 과정에서 선착장 건설비만 비용으로 반영하고, 선박 구입비는 제외하는 등 위법·부당 사항이 있으니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한강버스 사업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5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과반을 차지하면 행정사무 감사 등을 거친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는 지난 2일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붉은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고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인근 쌍리단길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윤 전 의원과 지난 19일 오찬 회동을 할 때는 짙은 녹색 재킷을 입었다. 지난 20일에도 시민 비만율 저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시 상징 동물인 해치가 그려진 흰색 후드 재킷을 입었다. 넥타이도 붉은색이 사라졌다. 지난 18일 서울시장 후보 선출 직후엔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오 시장으로선 5선에 실패하거나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과반을 차지하면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오 시장 자신을 사법 리스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한다. 마이웨이 독자 노선 오 시장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 당선돼 4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후에는 국회 경험이 없다. 오 시장의 ‘서울시장 4선’ 경력은 오 시장의 이미지를 ‘서울시장’으로 굳혔다. 스스로도 부족한 국회 경험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아는지 기회가 되면 당권 도전에 나섰다.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가·언론에서 먼저 오 시장을 잠재적인 당권·대권주자로 분류하는 사례가 많았다. 오 시장은 지난 2016년부터 잠재적인 당권·대권주자로 분류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새누리당이었고,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의 계파 갈등이 극심했다. 오 시장에 대해선 “뚜렷하게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친박계가 오 시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과 “오 시장이 혁신을 내세우면서 독자 세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공존했다. 그는 당내 역학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끼어들기보다 흐름을 관망하면서 나서야 할 명분과 시기를 신중하게 판단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된 이후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후 바른정당으로 옮겼지만, 출마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유일하게 직접 당권 도전에 나섰던 시기는 지난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대표 선거였다. 당시 그는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면서 당내 중도·개혁 보수 선두 주자임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당시 승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였으며 오 시장은 2위에 머물렀다. 다만, 국민 여론조사에선 황 전 대표를 앞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을 들었다. 이는 여전히 오 시장이 당권 도전에 무관심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는 근거로 작동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그러자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두고 변형된 예측이 나왔다. 우여곡절 5선 도전 결과는? 한강버스에 명태균 리스크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 시장이 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녹색 넥타이를 맨 것에 대해 “국민의힘을 장동혁 대표의 빨간색이 아닌 자신의 초록색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아닌 장 대표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이기면 서울시장이 되는 것이고, 지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건데, 이미 서울시장 선거는 포기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고 의원의 주장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가장한 차기 당권 다툼에 돌입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제22대 대선은 오는 2030년 3월에, 제10회 지방선거는 오는 2030년 6월에 치러진다. 일각에선 이 시간대를 두고 “오 시장이 당권 도전에 나서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오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돼 5선 임기까지 소화할 경우, 임기 만료 직전 자연스럽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명분과 시기를 제공한다. 만약 오 시장이 차기 대선에 도전한다면, 부족한 국회 및 정당 운영 경험도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고 의원은 “낙선하면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당선 가능성이 없는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낙선을 미리 결론 내린 후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는 정치인은 없다. 오 시장도 5선을 염두에 두고 장 대표와 대립하면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고, 당심도 그를 후보로 밀어줬다. 따라서 “오 시장이 서울시장 5선과 당권 및 대권 도전을 동시에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도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부지사가 오사카유신회·일본유신회를 창당한 사례가 있다. 현재도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부지사는 일본유신회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이는 자치권이 상대적으로 강한 일본 정치 풍토와 지역 기반 인물 중심 정치가 뿌리 깊은 오사카의 정치적 특성이 결합한 결과물이다. 떨어져도 레드 카펫 하지만 오 시장이 눈여겨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모델이다. 오 시장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권 장악을 통해 부족한 국회 경험을 채우면서 레드 카펫을 깔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되면 당이라는 배경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과연 오 시장은 화려하게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