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유진기업 3세 경영 현주소

일찌감치 고지 점령했지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유진그룹의 3세 승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진기업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유경선 회장의 장남 유석훈 상무가 주요 주주로 있는 유진에너팜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대폭 감소해 유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 상무의 3세 경영은 낙제점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유진기업 여의도 사옥 ⓒ유진그룹

유진그룹 계열사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경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상무가 주요 주주로 있는 유진에너팜(대표 주성린)은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육박하고 유경선 회장 및 동생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이 20%가량 지분을 보유한 천안기업(대표 강철원)도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유진기업(대표 최종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100% 내부거래
매출은 감소

하지만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도 불구하고 유진에너팜은 매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고사 위기에 몰려 있어 유석훈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그룹 44개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은 3조1069억원으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이 가운데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1572억원으로 6.6% 줄었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은 2018년 5%에서 지난해 5.1%로 소폭 상승했다.

유진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30대 그룹의 2018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2.8%다.


하지만 그룹 후계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유석훈 상무가 3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유진에너팜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7.5%에 이른다. 2018년 99.5%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내부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내부거래 비중 증가…일감 몰아주기 타깃
장남 지분율 높은 유진에너팜 97% 안방서

이로 인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유석훈 상무의 입장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진에너팜은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하는 에너지솔루션 신사업 진출을 위해 유진기업이 2013년 양원돈 전 대표와 함께 투자해 설립했다. 당시 양 전 대표가 지분율 37.2%로 최대주주, 유 상무가 32.8%로 2대주주였다.

그룹 후계자가 신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유진그룹

앞서 지난 2018년부터 유진에너팜 매출의 약 80%가 나눔로또 ESS컨설팅 용역, 유진초저온 전기공사 등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해 유진의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잡음이 커졌고 유진은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에서 유진초저온을 매각했다.

100억 벌었지만
현재 사업 중단


2018년만 해도 매출은 100억원 이상이었지만 유진그룹이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에서 유진초저온을 매각하면서 내부거래 금액도 줄었다. 내부거래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정리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로 인해 유진에너팜의 총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유진에너팜의 지난해 매출 22억6600만원 중 22억원이 유진초저온 전기공사 거래에서 나올 만큼 유진초저온과의 내부거래 의존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진에너팜은 ESS, 태양광에너지 등 신사업 성과는 내지 못한 채 전기공사 등 내부거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실제 유진그룹은 2018년 유 상무가 지분 100%를 가진 선진엔티에스를 매각하며 일감 몰아주기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유진에너팜의 사업은 전기공사 등 내부거래에 그치고 ESS, 태양광에너지 등 신사업 성과는 내지 못한 셈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유석훈 상무의 입장에서는 투자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어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현재 유 상무는 그룹 사무국에서 사업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진초저온은 지난해 매각됐고, 내부거래는 매각이 예정된 상황에서 일시적 거래로 발생한 것”이라며 “에너지분야 사업은 최근의 저유가로 향후 사업이 불투명해 향후 사업포트폴리오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정점
추후 대안은?

유 상무는 1982년생으로 청운중, 경복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유진자산운용과 경영컨설팅 회사 AT커니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4년 33세의 나이로 유진기업 부장으로 입사했고 이듬해인 2015년 등기임원에 등재됐다.

유 상무는 현재 유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유진기업 지분 3.06%를 보유했다. 유경선 회장(11.54%), 유 회장 동생인 유창수 부회장(6.85%)과 유순태 EHC 대표(4.38%)에 이은 4대주주다.
 

▲ 유진기업 레미콘 ⓒ유진기업

3세 중에서는 보유지분율이 가장 높다. 유 상무의 동생인 유정민씨, 유정윤 유진로텍 사내이사는 0.16% 지분을 보유했다.

유 상무는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선 유 회장과 유창수 부회장, 유순태 대표 등 2세들의 지분 25%를 받아야 한다. 2일 종가 기준 주식가치는 약 880억원이다.

현재 유진기업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38.74%다. 소액주주들이 50.16%를 지녔다.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선 유 회장 형제들의 유진기업 지분을 받는 게 가장 좋다.


2015년 시작된 경영 행보 “너무 급했나?”
그룹이 밀어줘도 사업 좌초…승계 불투명

유진에너팜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유 상무의 승계재원으로는 2017년 유 회장 일가 7명이 지분을 전량 사들인 우진레미콘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상무가 45%로 최대주주인 우진레미콘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31억원이다. 매출은 331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이다. 내부거래비중은 0.3%로 낮다.

또 유 상무가 지분 21.14%를 지닌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어 추후 승계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유경선 회장과 유창수 부회장이 각각 11.56%, 7.56% 등 총 19.12%를 보유한 천안기업도 내부거래 비중은 98.8%에 달한다. 천안기업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유진빌딩 관리업체다.

한편 지난해 유진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금융사 제외)은 천안기업, 유진에너팜에 이어 한국로지스틱스(96.9%), 유진아이티서비스(93.5%), 유진엠(85.6%), 유진에이엠씨(82.3%), 지구레미콘(41.3%) 등의 순이다. 이 중 오너 일가가 지분율 보유한 곳은 천안기업과 유진에너팜 두 곳이다.

신사업 투자
사실상 실패


유 상무는 유경선 회장이 지난 2015년 1월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당시 부장이었던 유석훈에 등기이사 자리를 물려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 상무의 신사업 투자가 사실상 실패하고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 승계가 가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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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