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오토캠핑 여행지 ③영덕 고래불국민야영장

바다와 솔숲 품은 힐링 쉼터

▲ 해변과 솔숲을 품은 고래불국민야영장

영덕에 있는 고래불국민야영장은 해변과 송림을 품은 최고의 힐링 여행지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다양한 캠핑장소와 편의 시설이 들어서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바다를 마주한 솔숲에 캐러밴존, 숲속야영장, 오토캠핑장을 배치하고 산책로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도 갖췄다. 취사장과 샤워장, 화장실은 늘 청결하다. 여름 성수기에는 물놀이장과 바닥분수도 가동한다.

▲ 한적하고 평화로운 고래불해수욕장 풍경

야영장 앞 해변은 고래불해수욕장 덕천지구다. 수심이 얕고 물이 깨끗하고 경사가 완만해 피서지로 사랑받는다. 고래불이라는 이름은 고려 시대 학자이자, 정치가 목은 이색이 고래가 뛰노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한다. 

▲ 필요한 건 다 있는 캐러밴 내부. 블라인드를 올리면 솔숲이 보인다.

피서지로 유명

야영장은 캐러밴존, 숲속야영장, 오토캠핑장 구역으로 나뉜다. 출입구 쪽 주관리동과 가까운 캐러밴존에는 4인용과 6인용 캐러밴 25동이 늘어섰다. 생각보다 널찍한 실내에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췄고, 작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주방도 만족스럽다.

▲ 4~6인용 캐러밴 25동이 늘어선 캐러밴존

지붕 있는 야외 테라스에는 바비큐 그릴과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했다. 캐러밴은 텐트나 다른 장비 없이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전체 시설 중 예약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특히 사슴·코뿔소·강아지·  토끼·코끼리 모양 캐러밴 5동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각 동 바로 앞에 차량 1대를 주차할 공간이 있다.

▲ 빼곡한 소나무 사이로 야영 덱과 피크닉 테이블을 배치한 숲속야영장

캐러밴존 뒤쪽 울창한 솔숲에 숲속야영장 A·B·C존이 자리한다. 빼곡한 소나무 사이로 텐트를 칠 수 있는 5×3.5m 크기 야영 덱 110면과 피크닉 테이블이 놓여 있다. A·B·C존을 잇는 산책로와 군데군데 설치한 그네의자가 운치를 더한다. 바닷바람과 소나무 그늘 덕에 시원하고 쾌적한 캠핑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 새소리에 눈뜨고 그윽한 솔향기와 함께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차량은 들어갈 수 없으므로 주차장에 세우고, 손수레를 이용해 짐을 옮긴다.

▲ 캠핑카와 트레일러 전용 오토캠핑장

주관리동에서 가장 먼 야영장 끝 지점에 있는 오토캠핑장은 캠핑카와 트레일러를 위한 시설이다. 주차 공간과 야영 덱, 전기 시설을 갖춘 캠핑구역 13면으로 구성된다. 앞뒤가 탁 트여 시원한 대신 그늘이 없으므로 예약 시 참고하자.

▲ 주관리동 2층에 마련된 펜션형 숙소

대가족이나 단체 모임을 위한 시설도 있다. 주관리동 2층에 마련된 펜션형 숙소 4실이다. 기본 6인에서 최대 10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침구와 식탁, 소파, TV 등 편의 시설을 갖췄고, 인덕션으로 실내 취사가 가능하다. 단 야외 바비큐 시설은 없다.

▲ 독특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상징조형전망대

해변과 나란히 길게 뻗은 야영장 한가운데 상징조형전망대가 우뚝 섰다. 앞쪽은 전면 유리, 뒤는 금속으로 된 외관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푸른 동해를 순항하는 배와 갈매기를 형상화했다고. 상징조형전망대 뒤로 바닥분수가 있다.

▲ 야영장 앞 해변에 마련된 포토 존

취사장과 화장실, 샤워장을 늘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인기 비결. 취사장과 화장실 각 4동, 샤워장 3동이 있어 캠핑장소에서 가까운 곳을 이용하면 된다. 그밖에 실감 나는 바닥 착시 그림, 해변 앞 포토 존 등이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자연 배경인 캠핑장
가족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아 

예약은 고래불국민야영장 홈페이지(http://stay.yd.go.kr)에서 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캐러밴 오후 2시30분~다음 날 오전 11시, 오토캠핑장·숲속야영장 오후 2시30분~다음 날 오후 1시, 이용료는 비수기 주말 기준 캐러밴 7만~12만원, 숲속야영장·오토캠핑장 3만원이다.

▲ 기와지붕과 돌담이 정겨운 괴시리전통마을

주변에 관광 명소가 여러 곳 있다. 목은 이색이 태어난 괴시리전통마을이 고래불국민야영장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목은이 고향 마을 풍경이 원나라 괴시마을과 비슷하다며 바꿔 부른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본래 이름은 호지촌이었다고.

영양남씨괴시파종택(경북민속문화재 75호), 영덕 괴시동 해촌고택(경북민속문화재 170호), 영해경주댁(경북문화재자료 395호) 등 조선 후기 영남 지역 사대부의 가옥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고택이 많다.

▲ 영덕대게와 갈매기를 형상화한 해파랑공원 조형물

영덕대게 집산지인 강구항도 빼놓을 수 없다. 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반기는 강구대교를 건너면 초입부터 대게 음식점이 즐비하다. 강구항이 가장 북적이는 시기는 대게잡이 제철인 11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대게와 각종 해산물이 활발히 거래되고, 거리는 온통 대게 찌는 김과 맛있는 냄새로 가득하다.

강구항 바로 옆에 바다를 매립해 만든 해파랑공원이 있다. 바닷바람을 쐬며 산책하기 좋고, 영덕대게와 갈매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포토 존으로 인기다.

강구항에서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지방도20호선은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한다. 해안에 바짝 붙어 달리기 때문에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드라이브 도중 영덕대게를 형상화한 창포말등대도 만난다. 등대 아래 바다 쪽으로 난 계단이 영덕해맞이공원으로 이어지고, 반대편 언덕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영덕풍력발전단지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영덕해맞이공원은 명품 트레킹 길인 블루로드 A코스 끝 지점이자 B코스 시작점이다. 블루로드는 부산과 강원도 고성을 잇는 해파랑길(688km) 가운데 영덕 구간으로, 4개 코스 총 64.6km다.

▲ 죽도산 정상에서 본 축산항

작은 항구 ‘축산항’

축산항은 물가자미로 유명한 작은 항구다. 항구 앞에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죽도산이 있다. 본래 섬인데 조선 시대 이후 모래 둔덕이 점점 쌓여 육지와 연결됐다고 한다. 해발 80m 정상에 죽도산전망대가 있다. 축산항등대에 전망대 기능을 더해 2011년 죽도산전망대로 새롭게 태어났다. 정상에 오르면 축산항 일대와 한없이 펼쳐진 동해가 들어온다. 팔각정 뒤쪽 나무 덱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쪽빛 바다가 눈부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고래불국민야영장→고래불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래불국민야영장→고래불해수욕장 
둘째 날: 괴시리전통마을→축산항→영덕해맞이공원→창포말등대→강구항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고래불국민야영장 http://stay.yd.go.kr
- 영덕관광포털 https://tour.yd.go.kr
- 고래불해수욕장 www.goraebul.or.kr
- 블루로드 http://blueroad.yd.go.kr 

문의 전화
- 고래불국민야영장 054)734-6220
- 영덕군 시설체육사업소 054)730-6114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덕,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07:00~18:3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3회(07:40, 10:10, 17: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영덕터미널 정류장에서 영덕-축산 농어촌버스 이용, 축산 정류장에서 영해-축산 농어촌버스 환승, 대진1리 정류장 하차. 고래불국민야영장까지 도보 약 17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영덕터미널 054)732-7673, www.yeongdeoktr.co.kr, 영덕버스(주) 054)732-7374

자가운전
당진영덕고속도로 영덕 IC에서 영덕 방면 왼쪽 고속도로 출구→거무역교차로에서 고래불해수욕장 방면 우회전→영해·대진해수욕장 방면 우회전→고래불국민야영장

숙박 정보
- 하벳풀빌라리조트: 병곡면 흰돌로, 054)732-0200, www.havet.co.kr 
- 메르센트리조트: 병곡면 병곡1길, 054)732-0812, www.ms07.kr 
- 힐링턴콘도: 남정면 동해대로, 054)733-2277~8, http://healingturn.com

식당 정보
- 이가네옛날불고기(한우불고기): 영덕읍 야성길, 054)733-8961 
- 수석분식(보리밥·추어탕): 영덕읍 남석2길, 054)733-8822 
- 박신혜해물탕(해물탕·해물찜): 영덕읍 동해대로, 054)734-4624

주변 볼거리
영덕풍력발전단지, 옥계계곡, 장육사, 장사상륙작전전승기념관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