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설계자’ 고문님의 유령회사 추적

골든블로우, 돈 바람이 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 설계자로 알려진 스킨앤스킨 유모 고문의 페이퍼컴퍼니가 <일요시사> 취재 결과 포착됐다. 해당 법인의 성격은 옵티머스 일당들이 자금 세탁을 위해 설립한 회사와 맞닿아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3년간 자금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투자자들의 돈은 옵티머스 일당들의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가며 세탁됐고,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됐다. 결국 환매 중단 사태에 봉착하면서 이들의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다. 관계자들은 차례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정·관계 로비 및 자금세탁 의혹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는 형국이다.

돈 끌어 모아
엉뚱한 곳으로

옵티머스는 두 차례에 걸쳐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옵티머스가 판매한 46개 펀드상품의 환매가 중단됐다. 규모는 5200억원대였다.

해당 자금은 옵티머스 일당의 6개 페이퍼컴퍼니(씨피엔에스·아트리파라다이스·대부디케이·라피크·블루웨일·충주호유람선)의 사모사채에 투자됐다. 전체적인 자금 변동은 없지만 여러 회사에 투자된 것처럼 꾸미는 전형적인 돈 세탁 방식이었다.

페이퍼컴퍼니로 흩어진 자금 일부는 ‘저수지(최종 사용처에 도착하기 전 머무르는 경유지)’에서 2차 세탁을 거쳤다. 1100억원대 규모의 자금은 옵티머스 일당들과 연관된 2개 법인(트러스트올·셉틸리언)으로 집결했다.


세탁된 자금은 펀드 돌려막기와 부동산 투자 등에 쓰였다. 비자금 마련과 개인적인 투자에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 옵티머스 펀드 설계자로 알려진 인물은 스킨앤스킨 유모 고문이다. 그는 펀드 상환금을 돌려 막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낸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 6월 유 고문과 스킨앤스킨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마스크 사업 추진을 언급했다. 마스크 유통업체 이피플러스가 한 마스크 생산업체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145억원을 선입, 계약금 명목으로 150억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었다. 사실 이피플러스는 옵티머스 이사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던 이모 변호사의 남편인 윤모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곳이었다.

자금 흘러간 페이퍼컴퍼니 판박이
유, 사기 등 혐의로 구속…재판 중 

일부 스킨앤스킨 임원들은 추가 확인을 요구했다. 윤모씨는 이체확인증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고, 유 고문은 여기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결국 선급금 명목으로 150억원이 확보됐지만 실제로는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 고문은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 7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사문서 위조 혐의로 유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 이후 “혐의와 구속의 사유, 그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갖춰져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고문은 옵티머스 사태와 연관된 여러 회사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다만 대부분 직을 사임한 상황이다.
 

▲ 유모 스킨앤스킨 고문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까지 유 고문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 법인이 확인됐다. 이곳은 옵티머스 사태에서 포착된 돈 세탁 과정에 등장하는 여러 페이퍼컴퍼니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유 고문은 골든블로우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다. 지난해 3월 설립된 골든블로우의 주요 사업은 금융기관 대출모집대행이다. 해당 법인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들어간 여러 페이퍼컴퍼니들의 사업 목적과 일치한다. 중개업부터 부동산업, 대출채권 인수 관리, 채권 컨설팅, 부실채권 관련업 등이다.

골든블로우 임원은 모두 3명이다. 유 고문을 비롯해 사내이사 장모씨와 감사 최모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자본금 5000만원 규모로 현재까지 1만주가 발행됐다. 액면가는 5000원으로 명시됐다.

초기 설계자
150억 꿀꺽

<일요시사>는 골든블로우의 주소지를 찾았지만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골든블로우는 180세대가 넘는 주거용·업무용 오피스텔 단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업무용 오피스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따로 구분돼있지 않다”며 “같은 층에 섞여 있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오피스텔에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저마다 간판을 걸고 있지만 골든블로우는 그렇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거주용 오피스텔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주소지에 있던 한 관계자는 ‘골든블로우라는 회사가 맞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이 닫힌 상태로 질의가 오갔던 상황으로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골든블로우 사업장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유 고문은 등장하지 않는다. 골든블로우 임원들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해당 오피스텔은 지난 2009년에 매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블로우에서 주소지만 빌려 사용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옵티머스 자금 세탁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법인들 역시 대다수 페이퍼컴퍼니었다.
 

공교롭게도 골든블로우는 한국전파진흥원 서울본부와 마주보고 있다.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펀드의 첫 번째 가입자로 지난 2017년 6월 100억원에서 출발해 모두 1000억원대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배경에는 옵티머스 측의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는 상태다.

또 다른 회사
‘골든’ 의미는?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16일 옵티머스 투자 당시 기금 운용 본부장이 근무한 전파진흥원 경인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전남 나주시 소재 전파진흥원 본사로부터 전산 기록을 제출 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골든블로우라는 사명에 주목한다. 유 고문의 영향력이 닿았던 곳은 ‘골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되는 골든코어와 유사성을 보인다. 사명뿐 아니라 골든블로우의 14개 사업 목적은 골든코어의 사업 목적에 정확히 포함된다. 유 고문은 지난 2018년 1월부터 약 1년간 골든코어 사내이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는 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현재 골든코어 대표는 옵티머스 핵심 인물이자 로비스트로 알려진 정씨다. 현재 잠적한 정씨는 지명수배 상태다.

골든코어는 옵티머스 사태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는 법인이다. 옵티머스 자금 세탁의 저수지로 불리는 트러스트올에서 자금을 전달 받은 회사로 전해져서다. 특히 자금 송달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안갯속’ 꽁꽁 숨겨진 회사 정체
관계자 “여긴 그런 회사 아니다”

골든코어는 트로스트올로부터 한 번에 큰 자금을 전달 받았던 여타 페이퍼컴퍼니들과 달리 자금이 쪼개진 상태로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에 5000만원씩 여러 차례 전달되는 방식으로 송금된 돈은 모두 40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사용처를 조사 중이다.


옵티머스 자금이 트러스트올을 통해 유 고문이 임원으로 있던 법인으로 흘러들어간 만큼, 골든블로우 쪽으로도 자금이 전달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고문의 부인도 ‘골든’이 들어간 회사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다. 이모씨는 지난해 6월 설립된 골든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에서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골든코퍼레이션의 주요 사업 목적 역시 금융기관 대출 모집 대행업이었다. 골든블로우, 골든코어의 성격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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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고문은 여러 대출모집대행 법인의 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엔비캐피탈대부라는 회사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곳 역시 트로스트올로부터 50억원을 지급 받은 곳으로 전해진다. 엔비캐피탈대부는 지난 2016년 설립된 회사로 유 고문은 초기 대표이사를 맡았다.

엔비캐피탈대부는 금융기관 대출 모집 대행업 외에도 관광 및 숙박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한다. 유 고문은 지난 2017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그의 부인 이모씨가 대표이사직을 이어 받았다. 다만 이모씨는 선임 7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

두루두루∼
유사한 회사들

유 고문은 하이컨설팅이라는 회사에서도 사내이사였다. 하이컨설팅은 지난 2016년 설립된 법인으로 애초 마스크 제조업 등을 영위했다. 하지만 2017년 6월부터 돌연 마스크 관련 사업을 모두 삭제했고, 금융기관 대출 모집 대행업을 주요 사업으로 적시했다. 유 고문은 지난 2017년 사내이사직에서 내려왔고, 부인 이모씨가 지난 3월부터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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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