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가 부를 부른다

강, 천, 바다, 공원, 산 등 자연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택시장의 굳건한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 탁 트인 전망, 쾌적한 주거환경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 이들 단지는 높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높은 청약경쟁률과 시세 상승 등을 보여주며 타 단지 대비 돋보이는 우세함을 드러내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조망권’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조망권이 곧 프리미엄이란 인식이 커지면서 같은 지역이라도 조망 여부에 따라 많게는 수억 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법원도 조망권에 대해 “주택 가격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조망권의 가치를 인정했다.

산보다 강
강보다 바다

조망권 프리미엄에 대한 연구결과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6년 발표된 창원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학위 논문인 ‘내륙도시와 해안도시의 조망권 가치 비교 연구-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내륙도시인 서울에서는 산 조망권(11.89%) 보다 강 조망권(18.19%)의 프리미엄이 높다. 또 해안 도시인 부산에서는 산 조망권(10.49%) 이나 강 조망권(8.21%)보다도 바다 조망권(22.66%)이 아파트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부산 해운대구 바다 조망권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서 무려 47.91%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주택시장에서는 강이나 바다 조망이 가능한 단지들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포동에서는 지난 10여년간 시세를 이끌어가던 랜드마크 ‘반포자이’가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에게 랜드마크 자리를 내줬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시세 조사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면적 84㎡의 현재 시세는 31억원 선이다. 반면 반포자이의 같은 면적 시세는 26억1000만원대다. 분양시장에서도 바다와 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는 높은 인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는 서해바다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5만3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렸고, 평균 206.13  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에서 시작된 조망권의 가치는 주거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오피스텔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주택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탁 트인 전망 쾌적한 주거환경
‘풍경을 산다’ 조망권 프리미엄
 

오피스텔 역시 조망권에 따라 청약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올해 1월 전남 여수에서 분양한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는 오피스텔 일반공급 550실에 총 3454명의 청약접수자가 몰려, 6.28대 1의 평균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단지 일부 호실은 남해 조망 혹은 서울 여의도공원의 1.5배에 달하는 이순신공원 조망 등이 가능해, 좋은 청약 성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이 올해 3월 부산에서 분양한 ‘빌리브 센트로’ 오피스텔 역시 392실 모집에 1만4962명이 몰리며, 평균 38.2대 1의 청약경쟁률로 분양을 마감했다. 이 단지는 일부 호실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조망권은 오피스텔 몸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소재 ‘더샵 해운대 아델리스’지상 27층 전용 186.99㎡ 평면은 지난 2016년 4월 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2월 지상 23층의 동일 평면은 11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 4년 동안 매매가가 2억9000만원(35.8%p) 가량 오른 셈이다. 이 단지는 남해 바다와 인접해, 오션뷰가 가능하다. 

동일 단지 내에서도 조망이 어려운 평면은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 한화 오밸리스크’오피스텔의 지상 29층 전용 33㎡ 평면은 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반면, 같은 달 지상 7층의 동일 평면은 5500만원(15.71%p) 낮은 2억9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거주지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조망권의 가치가 커지고 있는데 강이나 천, 바다·호수·숲 등 조망권에 따른 부동산 몸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조망권 등 삶의 행복과 관련된 요소들에 대한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조망권 확보 단지.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8번지 외 5필지 일대에 주거복합 단지인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3964.00㎡,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 총 80세대, 오피스텔 25실(지상 5~9층), 도시형 생활주택 55세대(지상 10~20층)로 구성된다. 지상 2~4층은 상가로 이뤄진다. 총 5개 타입, 계약면적 37.29~55.04㎡이며, 분양가는 대략 3억 후반대(부가세 포함)에서 5억 중반(부가세 포함)으로 책정됐다. 

주택시장
고공행진

원효대로변쪽(A타입, E타입)은 한강조망권이 확보됐으며, 이면도로변은 5층에 테라스형으로 공급된다. 1.5룸과 2룸으로 공급되며 내부 구성은 풀옵션 드럼세탁기&건조기, 빌트인냉장고, 일체형비데, 시스템에어컨 2대, 전기 쿡탑, 중문&드레스룸(일부), 한샘 주방가구 등이 있다. 층고는 2.5m로 넓어 수납공간 확보와 시원한 개방감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췄다.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 신용산역(4호선), 효창공원역(6호선)을 어디든지 이용할 수 있는 위치해 있다. 여의도 상권, 서울시청, 광화문 상권과도 밀접해 있다.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속해 있는 원효로 일대는 용산정비창 부지(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여의도 면적의 용산민족공원, 캠프킴부지, 용산전자상가 개발이 본격화할 예정이라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다. 

청약 희비
몸값 영향

교통호재도 풍부하다. GTX-B노선 신설, 신분당선 연장,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등 대규모 교통개발 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또한 용산아이파크몰, 이마트, 용산전자상가, 롯데하이마트, IFC몰, 신라면세점, 용산가족공원, 효창공원, 용산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인접해 문화생활 및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설물 등이 다수 존재한다. 주변 지하철(1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도심 및 외곽지역 접근과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마포대교, 원효대로, 한강대로를 이용한 도심 지역 접근이 수월하다.

용산은 대형 개발호재 이외에 입지만으로도 서울에서 최고 명당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남산을 뒤에 두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입지를 자랑한다. 서쪽으로 마포구, 동쪽으로는 성동구와 접한다. 한강변을 끼고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등 7개의 다리가 용산을 지난다. 입주는 2022년 5월경 예정.
 

▲시그니티 여의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위치한 ‘시그니티 여의도’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431㎡(432.87평), 건축면적 858.05㎡(260평), 연면적 총 5396평(지하 1655평, 지상 3741평)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여의도 최초의 하이엔드 주거시설과 근린생활공간을 표방하고 있으며, 지상 1층과 2층은 근린생활시설과 업무시설(시그니티 랑데뷰)로, 지상 3층부터 16층까지 주거공간(시그니티 오피스텔)으로 구성된다. 특히 16층은 유러피안 스타일의 복층형 펜트하우스타입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거주가능 시설인 시그니티 여의도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다. 여의도는 1968년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된 신도시로 증권거래소, 금융사들이 밀집되어 자타공인 대한민국 금융 1번가로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교통여건도 우수하다. 여의도역에는 안산 및 시흥에서 광명, 석수, 영등포를 거쳐 여의도에 이르는 신안산선이 추진되고 있고, 샛강역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신림역, 보라매역을 거쳐 여의도에 이르는 경전철 신림선이 공사 중이다. GTX-B 노선 및 서부선 경전철 등의 호재도 있다. 또 국회대로가 도로입체화사업을 통해 개선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과 IFC몰, 파크원 등이 도보거리에 있어 생활편의성을 갖추기도 했다. 

하이엔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분양가는 타지역 대비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부대시설이 조성된 면적의 판매가 불가능해 전체분양가에 소분해서 적용, 실당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지만 시그니티 여의도는 지상 3~16층 모두 오피스텔로 구성해 불필요한 부대시설을 과감하게 배제, 입지가 부대시설인 만큼 가격을 낮췄다.
 

“주택 가격의 약 20% 차지”
높은 경쟁률과 시세 상승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 현대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Ebc-1블록에서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49층, 3개 동 규모로 지어진다. 아파트 665가구와 연면적 6만521㎡ 규모의 상업시설 ‘어반그로브 고덕’이 함께 조성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별로 76㎡ 172가구, 84㎡ 256가구 90㎡ 228가구, 94㎡A 1가구 ,94㎡B 1가구, 101㎡ 2가구, 106㎡ 5가구로 구성된다.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는 고덕국제신도시(이하 고덕신도시) 내 핵심 입지에 조성되는 최고층 랜드마크 단지다. 이 단지는 행정타운과 중심상업시설, 근린공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집중된 고덕신도시 중심권역에 위치한다. 고덕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49층 높이의 주거복합단지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고덕신도시 내에서도 입지 여건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고덕신도시 2단계 개발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행정타운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판매시설·업무시설·의료시설·위락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중심상업지구도 맞닿아 있다. 

고덕신도시 2단계 사업은 2021년 준공이 예정돼 있어 입주와 동시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고덕신도시를 순환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이 인접해 관내 주요 지역을 빠르고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과 수서고속철도(SRT) 지제역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 이동이 수월하며, 서해안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 등 광역도로망 접근성도 우수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공장인 평택캠퍼스가 인접해 직주근접도 가능하다. 

단지 가까이 서정리천 수변공원과 근린공원이 위치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근린공원에는 예술의 전당과 박물관, 도서관 용지가 있어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근린공원과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 사이에는 단독주택용지가 위치해 탁 트인 개방감과 조망권도 기대된다. 

삶의 질 중시
선택의 기준

교육여건도 우수하다. 단지 바로 앞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들어설 수 있는 학교 용지가 있으며, 국제학교 신설이 예정된 에듀타운도 인근에 위치한다. 고덕신도시 에듀타운은 약 16만7,000㎡ 규모의 교육 특화 구역으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신설이 계획돼 있다. 


주거복합단지임에도 불구하고 4베이와 5베이 판상형 설계가 적용 됐다. 타입에 따라 드레스룸과 팬트리(일부타입), 알파룸(일부타입) 등을 구성해 공간 활용도 극대화 했다. 단지 3층에는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등 운동 관련 시설과 작은도서관,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등 보육 관련 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내 대규모 상업시설이 조성돼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단지 내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만521㎡ 규모로 조성되는 어반그로브 고덕은 숲을 품은 가족형 테마파크 상가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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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