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 당권주자 미리보기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0.26 10:23:42
  • 호수 12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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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누구에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예상이 당 안팎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당권을 잡은 지 채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내후년에 열리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이 대표는 내년 3월까지 당권을 내려놔야 한다. 일정 등을 고려하면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예상이 흘러나오기에 결코 이른 시점이 아니다. <일요시사>는 예상되는 당권 도전자들을 추려봤다. 
 

▲ (사진 왼쪽부터)우원식·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차기 대표직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이낙연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그를 이어 누가 현 집권여당을 이끌 수장이 될지에 관한 얘기가 민주당 안팎에서 들려온다. 

임기 2년

차기 대표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굵직한 선거는 모두 차기 대표의 임기 내에 치러진다. 민주당 대표에게 보장된 임기는 2년이다.

우원식·홍영표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당권에 큰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도 두 사람은 당권도전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정치권은 두 사람과 이 대표가 맞붙는 3파전 구도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 대표는 당시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으로 불릴 정도로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에 다른 당권주자들의 출마 의사가 연일 화제였다. 우원식·홍영표 의원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5월 서울 더케이(THE K) 호텔에서 열린 21대 국회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도 이 문제가 화제에 올랐다. 

워크숍에서 우 의원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현 대표)이 나를 찾아오신 걸 보니 (당 대표 출마 의사가) 있으신 것 같다”며 “나도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으니 (이 위원장에게) 출마 의사가 있다고 했다. 나는 물론 홍 의원도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각자의 비전들이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 역시 기자들 앞에서 “당 대표를 계속 준비해왔고 준비할 것”이라며 “당 대표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면 나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두 사람은 원내대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 의원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홍 의원은 우 의원의 바통을 넘겨받아 2018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원내대표 임기 후 당권도전은 정치권의 오랜 공식 중 하나다. 두 사람의 차기 당권도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낙연 다음은? 정치적 부담 상당
대선·재보선·지방선거 책임져야

이 대표와의 대결에서 패한 김부겸 전 의원의 당권 재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명예회복의 기회다.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8·29 전당대회에서도 낙선한 김 전 의원에게는 반전의 모멘텀이 필요하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예상보다 큰 표 차로 져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복수의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예전만 못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대권보다는 다른 길을 모색해 봄 직한 시점이다. 김 전 의원은 이미 현 정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했던 터라 내각 진출의 길은 막혔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해 원내대표 역시 불가능하다. 현재 민주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지만, 대권주자급인 김 전 대표의 명성에 비한다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자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진출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과연 김 전 의원이 당권 재수를 선택할지, 청와대로 진출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 (사진 왼쪽부터)송영길·설훈·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의 인천맹주’ 송영길 의원 역시 유력한 당권도전 후보 중 한 명이다. 호남 출신의 인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송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꾸준히 몸집을 불리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으며,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박병석 국회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원과 함께 4대 열강 특사로 활동했다. 

송 의원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뛰어든 일이 대표적이다. 호남 출신의 수도권 의원이 영남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그는 김해신공항의 한계를 지적하며 가덕도 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6일 KBS라디오에 출연한 송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며 “대선 공약집에 들어 있지 않다는 형식적 이유로 대선공약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부산에서 ‘가덕신공항과 조선산업 그리고 부산경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6명 거론

설훈·김두관 의원 역시 당권도전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5선 의원인 설 의원은 8·29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도우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 대표가 기자 신분으로 동교동을 출입할 때부터 호형호제하던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은 영남맹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김 의원과 영남의 맹주를 두고 경쟁했던 부산의 김영춘, 대구의 김부겸 전 의원이 공교롭게도 21대 총선에서 낙선해 김 의원의 당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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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우후죽순 TF 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잇달아 구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부동산 세제와 공급대책, 전세난 대응 등을 논의할 ‘미래주거추진단’ 구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2020더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더혁신위는 이번주 첫 실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더혁신위는 내년 재보궐을 앞두고 당 체질개선을 주도할 예정이다.

‘매머드급’인 K뉴딜위원회와 한반도 정세 대처를 위한 한반도TF 등은 이미 활동 중이다.

이같이 현안 대응에 특화돼 있는 TF가 여럿 구성되는 이유는 ‘꼼꼼한 워커홀릭’으로 알려진 이 대표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내 조직 기반이 약한 이 대표가 무리해서 TF를 우후죽순 구성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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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