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현대차그룹 새 수장 정의선

지휘봉 잡고 새로운 시대 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정의선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년 만에 총수가 교체된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기업문화 혁신에 앞장서며 주목을 받은 만큼, 정의선 시대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
 

▲ 정의선 현대차 회장 ⓒ현대·기아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기존 회장직을 수행했던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인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과 함께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년 만에
총수 교체

정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감안해 별도의 취임식은 열지 않았다. 대신 영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취임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평소 지론인 ‘고객 존중과 행복’을 힘줘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 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를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을 실현시키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더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은 나눔을 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변화도 역설했다.

젊은 감성·파격행보
새 바람 불어 넣는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주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사회의 다양한 이웃과 소중한 결실을 나누고, 이웃과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열린 조직문화 구현에 앞장설 것도 다짐했다.


정 회장은 “전 세계 사업장의 임직원 모두가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의 귀중한 역량이 존중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범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선대회장과 현대차그룹을 성장시킨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 경영철학 역시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기아차

정 회장은 “두 분의 숭고한 업적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며 “미래를 열어가는 여정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 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부회장 역할을 맡게 되면서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정 회장의 승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인사 배경을 글로벌 통상 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에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이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창의적 정신
긍정 마인드

현대차그룹은 같은 해 12월 사장단을 전격 교체하며 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주요 계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결과,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좌했던 핵심 인사들은 2선으로 물러나났다. 대신 정 회장 체제를 위한 세대교체형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특히 연구개발(R&D) 부문을 책임지는 자리에는 정 신임 회장이 직접 영입한 외국인 임원을 앉혀 주목받았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서 굵직한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기아차 사장 당시 디자인경영을 통해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또 현대차 부회장 재임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끌었다. 비슷한 시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선 뒤로는 그룹의 미래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합작 기업 ‘모셔널’을 설립하고, 다양한 글로벌 회사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가능성에 주목, 수소 생태계 확장에 앞장섰다.

정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은 ‘수소’였다. 정 회장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민간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회의에 현대자동차 수소전기 차량인 ‘넥쏘’를 타고 와 눈길을 끌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대한민국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8개 관계부처와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현대·기아차

정 회장은 이날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7월 세계 최초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스위스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트럭 2종과 수소버스 1종을 수출한 바 있다. 이어 대형 수소 트랙터를 출시했고, 준중형 및 중형트럭 전 라인업에 수소전기차 모델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 등에 수소 상용차를 누적 8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 공식 일정 
‘수소 경제’

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가 잘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약 2년 전 무산 된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을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개편 계획을 취소했다.

정 회장 선임 이후 그룹 지배권 강화와 안정적 승계를 위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당장 개편 비용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며 발생하는 증여세 등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날 정몽구 명예회장의 당부 사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항상 품질에 대해 강조했다”며 “성실하고 건강하게 일하라고 자주 말했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당부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 정 회장은 “좀 더 일을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룹 인사에 대해서는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970년생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정공(현대모비스의 전신) 과장으로 입사했지만 곧 유학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객 존중·행복 ‘사랑받는 기업’
파격 또 파격…앞으로 행보 주목

이후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서 근무했고 현대자동차 구매실장으로 재입사했다.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과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기아차 대표이사와 현대차 부회장 자리에 오른 뒤, 최근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정 회장은 부친과 마찬가지로 바닥부터 시작했다. 실무부터 배워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으라는 지침이 있었다. 정 회장은 소박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현대차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기업문화 혁신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부친을 대신해 그룹 총수 역할을 맡았던 지난 2년간 현대차 기업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사내에 완전 자율복을 도입했다. 구두와 정장 차림서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하고, 반바지를 입고 업무를 보기도 했다. 파격적인 변화였다.

또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에 유연근무를 도입했다. 하루 8시간 근무 시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현대차 임원 시스템도 개편됐다. 연말에 시행되는 정기 임원인사는 연중 수시 인사 체제로 전환됐다. 기존 ‘이사대우·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 6단계였던 임원 직급제는 ‘상무·전무·부사장·사장’ 4단계로 재편됐다.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5단계 일반직 직급 체계는 ‘매니저·책임매니저’ 2단계로 변경됐다. 주요 10대그룹 가운데 정기 공채를 처음 없애기도 했다. 대신 각 부문별로 필요한 인재를 수시 채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정 회장의 파격 행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직원들과의 ‘셀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양재동 사옥서 직원 1200명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당시 정 회장은 “과거 5~10년간 그룹이 정체됐다. 트렌드를 바꾸기 위해 변화하는 것은 좀 부족했다. 좀 더 과감한 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내 반응이 좋았던 타운홀 미팅은 현재 현대차 임원들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사내 미팅 상시 운영 체제로 이어졌다.

시스템 개편
연말 인사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코로나19 이슈서도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룹은 지난 3월 연수원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를 대구와 경북 지역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치료시설로 제공한 바 있다. 그 다음달인 4월에는 경기지역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오산교육센터를 지원했고, 해외 입국자 임시 생활시설 용도로 파주인재개발센터를 제공했다.

또 코로나19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억원을 기탁했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제때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전국 소방본부 구급차에 대한 정밀 점검 및 소모품 교환 등을 무상으로 시행한 바 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의선 회장 취임 후…국민 호감도 좋아졌다

현대자동차그룹 수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취임 전에 비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정 회장의 취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날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소장 김다솜, GBR)는 뉴스·커뮤니티·카페·유튜브·블로그·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조직·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정 회장에 대한 긴급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기간은 10월10일부터 15일 오전 9시 반까지다. 분석결과 정 회장이 그룹 수장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전 3일간 일별 정보량은 63~178건에 불과했으나 13일 처음 취임 뉴스가 뜨면서 1554건으로 늘었다.

취임 당일인 14일엔 5014건까지 급증했다. 15일엔 오전 9시 반까지 630건을 기록, 자정까진 무난하게 수천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간 정 회장 호감도를 살펴본 결과 취임 소식이 알려지기 전 3일간 긍정률은 14.3∼30.2%에 그쳤으나, 취임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부터 3일간 긍정률은 34.7~52.1%로 급등했다.

국민들은 정의선 회장의 취임에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사회 직후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연관어 1·2위는 ‘고객’ ‘국민’

부정률의 경우에도 취임 소식이 알려지기 전 3일 동안 4.5∼10.0%였으나, 취임 소식이 알려진 13일부터 15일 오전까지엔 2.2∼5.2%로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정 회장의 취임을 기점으로 두고 부정적인 눈길이 되레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새로 도입한 ‘TPOP' 4가지 분석기법(시간·공간·인물·사건/상황)’중 ‘인물’ 연관 데이터도 조사했다.

취임 전후 6일간 정 회장 포스팅 자료 중 어떤 인물들이 많이 언급됐는지 알아보는 분석기법이다.

분석 결과 최근 6일간 정 회장 포스팅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고객’으로 2333건에 달했다.

정 회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인물 연관어 2위는 ‘국민’으로 984건을 기록했으며 3위는 ‘아들’(724건), 4위는 ‘창업자’(689건), 5위는 ‘아버지’(665건) 순이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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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