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23번째 페리지 아티스트 김인배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있는 페리지 갤러리서 김인배 작가의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준비했다. 김인배는 인간이 가진 인식 체계의 기본 요소들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다. 그리고 이에 대해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고 조각해서 변형해내는 등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 김인배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전시 전경 ⓒ페리지갤러리

페리지 갤러리는 지난 9월10일부터 23번째 페리지 아티스트 김인배 작가의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소개하고 있다. 김인배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인체를 변주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내면의 심리상태를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서 눈앞의 객체를 어떻게 지각하고 인지하는가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이다. 

나라는 주체

김인배는 전시를 구성하는 설치 방식에 공을 들였다. 김인배의 설치 방식은 작품들이 구조적으로 대구를 이루는, 잘 구성된 무대 연출과 닮아있다. 관람객들은 그의 작업과 전시 방식서 객체를 인지하기 위해 시각적 도해를 학습된 경험, 지식 같은 관례에 의존해 수행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

기존의 지각 방식을 분산시켜 혼선을 불러오고 온전하면서도 불안전한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방식이다. 

전시 제목은 애니메이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의 극장판 부제이자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노래의 제목을 인용한 것이다. 김인배는 이번 전시서 마크로스의 애니메이션 작화를 맡았던 이타노 이치로의 작화기법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부제에서 착안
등장인물 작화기법에 영향

이타노 이치로는 박진감 넘치는 미사일 액션 장면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그의 작화 기법서 찍히는 대상인 미사일과 이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촬영의 존재가 서로 비슷한 물리적 움직임을 수행한다. 또 미사일 상태를 다각도로 표현해 두 움직임의 리듬에 의한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인 시공간을 구현한다. 

이번 전시서 그는 연속적으로 순환하는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일시적이면서 복잡한 관계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전 작업서 명확한 인체의 형체를 띠고 있던 것은 더욱 단순한 선으로 구성된 표면들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객체를 인식하는 시각 구조는 흐려지거나 분산됐다. 
 

▲ 삼면화 크기, 동작, 개수(부분) 2020 레진, 카본 섬유, 우레탄 폼, 아이소핑크, 우레탄도료, 철

이 과정서 경계가 온전히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김인배가 사용하는 선은 형태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이면서 그 자체로 서로 다른 형태를 가장 밀접하게 붙일 수 있는 일시적인 중첩과 분리를 반복하는 운동감을 지닌 객체다. 

관람객이 보는 위치에 따라 선 위에 그려진 선은 그 자체로 독자성을 지닌 선으로 분리되는 동시에 다시 겹쳐지면서 마치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듯한 물리적 운동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눈에 또 다른 눈을 더하는 감각 같은 것이다. 마치 불에 불을 더하거나 물에 물을 더하는 것처럼 인간이 명확하게 구분해볼 수 없는 것을 감각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다가온다. 

독자성을 가진 선
물리적인 운동성

김인배가 만들어내는 구조서 대상은 휘어지거나 꺾인다. 중첩된 행위와 선들이 보여주는 강약, 거리, 길이의 변화에 의한 느슨하면서 느린 변화들이 교차해 서로에게 개입하는 관계의 망을 형성한다. 또 어떤 특정한 대상이 가진 차이와 변화를 예민하게 인지하기 위해 명확하게 돼가는 것을 지연시키고 그 틈을 열어 보여준다. 

김인배는 작가와 관람객, 작품의 위치에 따라 실재하는 상호선을 가진 선과 비가시적인 선을 모두 사용한다. 관람객과 작품의 거리로 인해 각자의 위치서 변화하며 그 유사성과 차이를 통해 서로를 지각하는 수평적인 다자 관계를 드러냈다. 작품들은 중첩되고 연결되고 또 분리되기도 하면서 움직인다. 
 

▲ 멀리서 그린 그림 2020 연필, 종이 197×137.8cm

선이라는 객체는 그저 거기 있을 뿐이고 주체의 지향성에 따라 의미를 가진 존재로 보이지 않는다. 관람객들에게 선은 주체적인 존재로서 작품과 연관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반대로 나와 관계없이 또 다른 독자적인 주체로 존재하면서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기도 하고 모두 나를 바라보기도 한다. 

작품은 객체

페리지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나’라는 주체와 ‘작품’이라는 객체의 표면과 그 자체 내에 현존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넘어 놓여 있는 세계 사이의 관계를 고정시키지 않고 끊임없이 속도를 맞추면서 움직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김인배는 파편적인 편린을 넘어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드러나는 다층적인 실재를 주체와 객체가 지각하는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14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인배는?]

▲학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졸업(200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2003)

▲개인전 
‘어리석은 자_Child’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2019)
‘점, 선, 면을 제거하라’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2014)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2011)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 두산갤러리 뉴욕(2010)
‘진심으로 이동하라’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2007)
‘차원의 경계에 서라’ 갤러리 스케이프(2006)

▲주요 단체전 
‘강박²’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2019)
‘Array: EACA2019’ 갤러리 바톤(2019)
‘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 두산갤러리 서울(2019)
‘무한주’ 아라리오 갤러리 라이즈 호텔(2018)
‘취미관’ 취미가(2018)
‘세 번 접었다 펼친 모양’ 브레가 아티스트 스페이스(2018)
‘쌈지스페이스 1988-2008-2018: 여전히 무서운 아이들’ 돈의문 박물관 마을(2018)
‘기억하거나, 망각하는’ 아라리오 갤러리 라이즈 호텔(2018)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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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