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중도실용정치하겠다” 안철수 대표 인터뷰 영상

Q.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조국 사태, 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등 여권발 악재가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들에게 적용하라고 주장하는 원칙은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이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위선이라고 말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게 이번 정부의 특징 아닌가 싶습니다.

도덕적인 규범이 사회마다 있기 마련인데, 우리 사회의 근본을 흔드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치권 주위에서 둘러싸고 있는 어용 지식인, 어용 언론 그리고 강한 팬덤까지 이렇게 감싸고 있다 보니까 대부분의 사람 생각을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더는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국민들께서 힘을 많이 모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 극단 세력의 목소리가 과잉 대변되는 경향이 더 강해졌습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국민을 화합하고 통합시키고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지금은 반대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그런 일들이 자꾸만 벌어지고 있죠.

특히 이번 정부 들어와서 더 심해진 것이 주택자와 무주택자,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심지어 의료인과 비의료인들을 싸우게 만드는 것은 정부와 정치가 하면 절대로 안 되는 일인데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가 국민을 갈라치기도 하고 이간질하려는 이런 노력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됐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문정부에 주고 싶은 점수는 몇 점인가요?

-정확한 점수라기보다 어쨌든 낙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경제 분야,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그러니까 작년에 경제성장률 2% 중에서 재정을 투입해서 만들어진 게 1.5%라고 합니다.

그러면 0.5% 정도밖에 경제성장을 못했다는 셈이니까...

소득주도 성장이라든지, 주 52시간 근무제라든지 뭐 여러 가지... 그게 방향이야 좋은 뜻에서 세웠다고 봅니다만, 속도라든지 방법 측면에서 굉장히 아마추어적으로 했었죠.

두 번째로는 외교도 보면 제대로 잘못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에서 착각하는 것이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 북한도 우리에게 유화적으로 접근하리라 생각하는데 큰 착각입니다.

북한이 우리에게 부탁하고 손을 내밀 때는 우리가 다른 강대국들과 외교 관계가 좋을 때입니다.

근데 지금은 다들 나쁘다 보니 북한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 이유가 없는 겁니다.

경제 분야긴 하지만 부동산 정책도 완전히 땅바닥이고, 지금까지 해온 성적표를 보면 합격점을 줄 수가 없는 상황이죠.


Q.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를 예상하고 그때까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것을 고민하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길 내년 말 정도에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될 거로 예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우선 생각해봐야 할 것은 코로나 종식까지 긴 터널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지금 3분의 1을 지나온 셈입니다.

우리가 지나온 기간의 2배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 관점에서 정부는 생각해야 하는데, 7월에 벌써 대통령이 직접 종식 이야기를 하고, 소비 진작 쿠폰을 발행하고, 임시공휴일을 만들고.

우리가 3분의 1밖에 안 지났는데 종식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국가 지도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었습니다.

그러면 내년 말까지라고 보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가.

첫 번째는 코로나19를 잘 관리해서 대규모 2차 확산이 없어야겠죠.


두 번째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고통받고 경제침체 때문에 특히 중소기업이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분들 물에 빠진 사람들 구해서 살리는 것도 정부에서 해야 할 몫이거든요.

세 번째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전개됩니다.

그 변화는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택트'라고 하는 키워드로 전 세계가 재편될 텐데, 그에 대한 준비도 코로나19가 끝나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지금 해야 합니다.

셋 중에 어느 것도 뚜렷하게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드는 게 걱정이죠.


Q. 문재인 정부의 신 금권정치를 막고, 선별 지급을 주장하셨습니다. 구체적인 근거가 궁금합니다.

-돈이 무한정 있으면 모든 사람에게 다 나눠주면 누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우리나라가 가진 돈이라는 게 많지 않거든요.

재정을 투입하려면 빚을 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축통화국이란, 전 세계적으로 기준이 되고, 통용되는 화폐를 찍어내는 나라들을 말합니다.

미국의 달러라든지, EU에서 만든 유로화라든지 또는 일본의 엔화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죠.

IMF 외환위기 때 경험을 해봤습니다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가 부채가 늘어나면 국가신용등급이 깎입니다.

벌써 피치라는 세계 3대 신용기관 중 하나가 경고했습니다.

이번 정부 5년 동안에만 400조 부채가 늘어나서 2022년이 되면 국가부채가 이제는 네 자리 숫자, 네 자리 숫자 더 되죠.

어쨌든 천조원이 넘어서게 되거든요.

국가부채 늘어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말씀하시는 건 대학교 1 ~ 2학년 수준의 거시경제에 대한 상식도 없는 겁니다.

물에 빠진 사람들 구하려면 부채를 내서라도 그 사람들 구해야죠.

거기에 대해서 제가 절대로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그것도 아닌데 선심성으로 인기 얻으려고 모든 사람에게 다 나눠주고 이렇게 되다 보면 결국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까지도 연결이 될 수 있고 코로나19 말고도 다른 재난들이, 폭설이 내린다든지, 심한 가뭄이 연속된다든지 또는 거대한 산불이 일어난다든지 그러면 그때 우리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돈이 없으면... 이게 단기전이 아니고 굉장히 긴 장기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Q.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관련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추미애 장관 아들의 의혹은 한마디로 권력으로 탈영을 무마한 겁니다.

그런 부모 안 가진 군인들은 조금만 늦게 귀대를 하더라도 영창을 가잖습니까?

누구한테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법이 권력자들한테는 적용되지 않는다.

민주주의국가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 아닙니까?

조국 사태가 한참일 때 조국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그랬죠.

대리 시험이 뭐가 문제냐?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그런 말을 대놓고 할 수가 있습니까?

이런 게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사람이 지혜를 모으고 야당에서도 문제제기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이런 시도를 반드시 해야 하죠.


Q.  의원님은 의사 출신이십니다. 최근 의사파업사태를 어떻게 지켜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의사가 부족하다고 만약에 생각하더라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공공의대가 좋은 방법이라고 정부서 판단했다고 해도, 공공의대에서 의사가 나와서 일을 하기까지는...

의과대학 졸업할 때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남자 같으면 군대 3년 갔다 오면 14년이 필요합니다.

지금 도입해서 14년 후에 이 정책이 옳은 정책인지 틀린 정책인지 평가가 가능한 그런 정책을 코로나가 한창인 왜 지금 꺼냈는가.

내년 말 정도에 종식한 다음에 꺼낼 수는 없었는가?

보통 의사들이 파업하게 되면 국민들이 찬성하지 않습니다.

생명 지키는 일에서 빠져나온다는 것 자체가 정당성을 부여하기가 힘들거든요. 

이번 경우 국민들이 많이 지지했습니다.

예전에 의과대학에 있다가 전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꿨다가 다시 대부분의 의과대학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우리가 거쳤거든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체적인 결론인데.

이럴 때 의학전문대학원을 세우겠다고 한 거죠.

게다가 시도지사나 정치인들이 추천하겠다.

그 심사는 시민단체에서 온 사람들이 하겠다.

그걸 가지고 정부·여당에서는 무슨 가짜뉴스라고 하던데, 전부 공식적인 정부 발표였습니다.

근데 그게 무슨 가짜 뉴스입니까?

다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셔서 국민들이 이번에는 의사 편을 많이 들어주신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은 중도실용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신 이유.

-제가 처음 정치하면서 새 정치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세 가지 문제점을 답습하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게 새 정치거든요.

우리나라 정치의 세 가지 문제점이 무엇인가?

첫 번째 부정부패 정치입니다.

자기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 자기가 당선되면 세금으로 그 사람들 먹여 살리려고.

이게 다 부정부패 사익추구 정치들 아닙니까?

두 번째로는 패거리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좀 더 그 신랄한 표현으로는 조폭 정치입니다.

패거리, 조폭은 판단 기준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그겁니다.

우리 편이면 아무리 잘못해도 감싸 안고 이건 잘한 거라고 주장해야 하고.

상대편은 아무리 잘한 일도 나쁜 놈이라고 계속해야 하는 거죠.

현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이 그거 아닙니까?

우리 편이라도 잘못했으면 거기에 대해서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하고 당사자에 대해서 벌을 주고 다시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정치가 해야 하는 일 아닙니까?

세 번째로는 '자뻑 정치'라고 표현했습니다만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 같은 정치, 마치 국민을 하인 취급하는 정치가 우리나라 정치의 폐해죠.

이해한다는 뜻이 영어로 언더스탠드 아닙니까?

근데 그걸 이렇게 나눠 보면 '언더+스탠드'거든요.국민보다 아래에 서서 바라봐야 사람을 이해할 수가 있다는 뜻이라서 '언더스탠드'가 또 이해하고 맞는 거 같아요.

공익을 위해서 봉사하고 상식에 기반해서 판단하고 국민 아래서 이해하고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는 게 새 정치에요.

그리고 그건 8년 전에 제가 정치 처음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말로 설명했습니다.

 

Q. 20대 국회 내내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결국 국민의당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0대 국회서 국민의당의 38석을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셨고, 3김 이후로 최초로 제3당으로 교섭단체 이상을 만든 정당이 됐어요.

근데 정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 것은 당시 청와대에서 없었던 리베이트 의혹을 덮어씌워서 탄압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악독한 형태의 정당 탄압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졌죠.

그 이후로 결국은 제가 대표를 그만두고 나서 당이 제대로 3당 역할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나중에 보면 10여명의 기소된 사람 모두 무죄를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상 예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당 탄압을 한 건데.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국민들께서 모르시는 거예요.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것은 제대로 평가되고 밝혀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체제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리 의석이 많다고 해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힘이 없는 겁니다.

저희가 의석은 많지 않습니다만, 저는 저희가 던지는 담론의 크기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여당의 문제점에 대해서 정확하게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크기는 저희가 훨씬 더 잘하고 있다고 많은 야권 지지자분들이 평가를 주고 계십니다.

저희는 그런 쪽 일에 훨씬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옳은 길, 최선의 길을 걸으려고 노력했던 사람.

저는 그렇게만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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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