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할’ 소액주주 반발 내막

기껏 투자했더니 껍데기만 남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의 분사를 결정했다. ‘앙꼬 없는 찐빵’만 손에 쥐게 된 소액투자자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는데 BTS가 탈퇴한 꼴”이라는 소액투자자들의 항변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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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LG화학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서 승인이 이뤄지면, 12월1일부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신설 법인의 기업공개(IPO)는 아직 확정된 게 없지만,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분사
예고된 수순

LG화학 관계자는 “신설 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 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 사 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LG화학의 전체 매출은 6조9352억원, 영업이익은 5716억원이며,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은 2조8230억원, 영업이익은 1555억원이다. 

그동안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는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을 뿐,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던 사안이었다. 올해 2분기에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소식과 향후 흑자 기조 지속 전망이 나오던 지난 7월 무렵부터 연내 분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부각되던 상태였다.


증권가에선 이번 분사 결정을 호재로 보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LG화학에 유리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거란 계산이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3위권을 형성했던 LG화학은 전략적인 투자 효과가 부각되면서, 지난 7월 누적 기준 연간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테슬라,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발주량은 항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분할 방식에 대한 저항심리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이 같은 기류는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LG화학이 100%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이 공식화된 데 따른 것이다.

전지사업 물적 분할 결정
개미투자자들 빈손 신세

올해 상반기 기준 LG화학 지분 구조를 보면 ㈜LG 및 특수관계인은 지분 30.09%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10.51%)과 소액주주(54.33%)가 나눠 갖는 구조다.

‘인적 분할’ 방식으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갔다면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마저 직접 보유가 가능했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구조는 LG화학서처럼 ㈜LG 및 특수관계인이 30.09%, 국민연금 10.51%, 소액주주 54.33%로 정해진다.

그러나 물적 분할이 결정되면서 ㈜LG→LG화학→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가 명확해졌고,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LG화학을 통한 간접 보유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런 와중에 LG에너지솔루션이 IPO 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LG화학 기존주주들의 지분가치는 더 희석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LG화학이 물적 분할을 결정한 건, 물적 분할이 이뤄져야 향후 대응책 마련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인적 분할을 하면 LG화학이 아닌 ㈜LG가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투자금 조달을 위해 대규모 유상 증자에 나선다면 ㈜LG는 보유 지분율 만큼 투자금을 끌어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LG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 하락이 현실화되고, 경영권 유지조차 장담하기 힘들어진다. 게다가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현행 20%서 30%로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LG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진다.

돈 안들이고
지배력 강화

물적 분할은 이런 난제를 해소할 수 있게 한다. LG화학이 분할된 배터리 사업 부문에 100% 지배력을 유지하게 되므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도 지배력 유지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내심 인적 분할을 기대했던 기존 주주들은 LG화학의 이번 결정에 엄청난 실망을 표출하고 있다. LG화학 주가가 고공행진할 수 있었던 건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덕이다.

지난 3월19일 28만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5일 한때 174% 오른 76만800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의 시가 총액도 덩달아 16조2400억원서 51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총 9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흐름은 물적 분할이라는 변수와 함께 급반전됐다. 특히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배터리 사업 분사 추진 소문이 나기 시작한 지난 16일부터 LG화학의 주가는 이틀간 한 때 11% 넘게 하락했다.

게다가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번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막아달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사실상 손해
집단행동 하나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표면화되면서,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서 물적분할 안건 통과여부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아졌다. LG화학에 따르면 10월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일은 10월5일이다.

LG화학은 물적분할을 결정한 지난 17일 이사회서 전자투표제 도입도 함께 결정했다. 임시주총에선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모바일이나 PC로 대신 표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 LG화학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 ⓒLG화학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기 위해서는 전체 출석주주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일단 ㈜LG가 LG화학 지분을 30%가량 보유한 만큼 안건 통과가 유력하다. 일단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가 변수다.


10.51%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다면 파장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는 개인투자자들이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을 남긴다.

이렇게 되면 LG화학은 물적 분할 안건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소액 주주를 등한시했다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LG화학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비난이 궁극적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부정적 기류를 의식한 LG화학은 급하게 주주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빅히트엔터 투자했는데
‘BTS’ 홀라당 탈퇴한 꼴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지난 17일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물적 분할이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물적 분할 법인의 집중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의 IPO 계획에 대해서는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으로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기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 결정이 투자자 의사에 반할 경우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이사회 결정 전 1주일서 2개월간 가격을 평균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의사 결정으로 주가가 폭락할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손해를 만회할 수 있다.

다만 국내법은 합병·분할합병·중요한 자산양수도에 대해서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현행 상법 제530조의2와 제530조의12에 따르면, 회사가 인적·물적 분할을 하는 경우엔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회사의 근본적인 변경을 초래하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분할의 경우 회사 재산과 영업이 기능적으로 나누어질 뿐 주주의 실질적인 권리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혹시 했는데
뻔뻔한 결론

반면 미국은 국내보다 광범위하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 모범회사법은 ‘회사가 주주총회결의를 거쳐 재산을 분배하는 경우’에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며, 뉴욕주 회사법 역시 ‘회사가 전부 또는 실질적인 전부를 처분하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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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