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포스트 아베’ 스가 총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9.22 09:54:05
  • 호수 12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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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보다 더한 ‘간신’이 떴다

[일요시사 취재2팀] 구동환 기자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건강상의 문제로 물러났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후임을 맡게 됐다. 그는 2012년 12월 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섰을 때부터 관방장관을 맡으며 정권 2인자로서 위기를 관리했다. 
 

▲ 스가 신임 일본 총리

자민당 스가 요시히데 총재가 지난 16일, 일본 제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스가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 투표서 전체 465표 가운데 314표를 득표했다.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134표를 얻었으며 일본유신회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공동대표는 11표를 얻는 데 그쳤다.

2인자서 
1인자로 

그 다음으로 열린 참의원 투표서도 스가 총리는 245표 가운데 142표를 획득했다. 에다노 대표는 78표, 가타야마 공동대표는 16표를 얻었다. 이후 스가 총리는 총리 관저서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회담한 뒤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한다.

일본 방송 <NHK>에 따르면 20명으로 구성되는 스가 내각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을 포함한 아베 내각의 주요 인사 11명이 계속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총리는 취임 첫날 기자회견서 외교와 관련해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겠다”며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한국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는 주요하게 언급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현 정권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전후 외교의 총결산을 목표로 하고, 특히 (북한에 의한 일본인)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인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워진 것도 납치 문제가 계기가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의 새 정권이 향후 한일 관계보다는 북일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한을 보내 스가 총리 재임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뜻을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고려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해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있다.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에게도 쾌유를 기원하는 서한을 보냈다. 강 대변인은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내 그간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아베 전 총리의 기여를 평가하고 조속한 쾌유와 건강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1948년 12월6일 아키타현 오가치군 오가치정(현재 유자와시)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 스가 와사부로는 남만주 철도 직원으로서, 당시 만주국의 수도였던 퉁에서 일본의 패전을 맞이했다.

한국에 대해서 언급 없어
중국·러시아 등 외교 집중


고국으로 돌아온 뒤 고향 아키노미야서 농업에 종사한 부친은 ‘아키노미야 딸기’를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다. 아키노미야 딸기 생산출하조합의 조합장과 오가치정의회 의원, 유자와시 딸기 생산집출하조합 조합장 등을 역임하며 생을 보내다가 지난 2010년 93세로 사망했다. 

일본의 문화평론가 후루야 츠네히라는 “스가의 아버지 카즈사부로는 아키타현 오가가쓰정 마을 의회 의원을 4번 연임했으며, 딸기 농사로 성공해 1959년 지역 조합장이 된 인물”이라며 “2010년 별세 후 욱일장(훈장)을 받았을 정도로 성공적인 지역 명사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1980년대 딸기농가 판매액이 3억7000만엔(약 41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친와 숙부·숙모는 전직 교사였으며, 두 누나도 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정계에선 아주 오랫동안 빈농의 자식, 흙수저 출신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으나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후 거짓 미담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이미지에 흠집이 났다.

여성 대학 진학률이 낮던 당시 누나들이 대학을 나와 교사가 됐다는 것도, 학창 시절에 이발소를 자주 다니면서 머리를 관리받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집안이었다고 한다.

스가 총리가 골판지 공장서 막노동을 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선 농촌의 젊은이들이 집단으로 도시 공장에 취업하는 ‘집단취업’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이도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다.
 

▲ 아베 전 일본 총리로부터 꽃다발 건네 받는 스가 신임 총리

<슈칸분슌>은 스가 총리가 골판지 공장 취업 후 2개월 만에 퇴직했다고 했다. 또 대학 야간부를 다닌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호세이대 정치학과 주간부를 정식으로 졸업했다.

아베 전 총리와의 인연은 2002년부터였는데 당시 일본은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하면서 반북 정서가 강했다. 자민당 총무였던 스가 총리는 이 문제를 빌미로 북한의 화물여객선 입항 금지를 주장했다. 이로 인해 아베 전 총리의 눈에 띄면서 협력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졌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3차 개각서 총무부대신에 임명됐던 스가 총리는 이듬해 자민당 총재선거 재도전지원의원연맹에 참가, 아베 전 총리(당시 총리)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한국?
패싱∼

같은 해 아베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스가는 총무 대신으로 입각한다. 아베 총리가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퇴하자,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게 “재기하면 된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2012년 9월 아베 전 총리가 2차 집권을 하게 되면서 스가 총리는 동시에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됐다. 같은 해 말부터는 관방장관을 맡으며 줄곧 정권 2인자로 활약하게 된다.


스가 총리가 늘 아베 전 총리의 ‘그림자’였던 것은 아니다. 2013년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땐 “경제가 우선”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전 아베 전 총리의 사학 스캔들, 벚꽃 스캔들 등에 대해 자주 스가 총리 탓을 하면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후루야 평론가는 “스가 총리가 고생한 사람이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건 스가 총리의 정치 인생이다. 일본은 세습정치가 유명한데 보통 부친이나 조부 때부터 출마해온 지역구에 자식이 출마에 손쉽게 정계에 입문하는 것이 관례다.

아베 전 총리는 10선 의원이자 전 자민당 간사장과 외무상을 역임했던 부친 신타로를 비롯해 ‘A급 전범’이자 전 총리인 기시 노부스케를 외조부로 둔 엘리트 정치집안의 후광을 입었다. 결국 가문이 득세하던 지역구서 정계에 무혈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도 이전 총리인 부친의 지역구를 시작으로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반면 스가 총리는 첫 정계 입성부터 경쟁자들의 공격을 뚫어내고 혼자 힘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2009년 이후부턴 당내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았다. 그만큼 정치적 수완만큼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일 일본 인터넷 경매 사이트 아마존 재팬에는 스가 총리가 8년 전 쓴 책 <정치가의 각오-관료를 움직이게 하라>가 9만9700엔(약 111만원)의 호가에 올라왔다. 2012년 분게이슌주서 나온 이 책의 정가는 1300엔(약 1만4500원). 정가의 약 80배까지 가격이 오른 셈이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책에서 스가 총리는 자신이 총무상으로 추진했던 정책 등을 소개하면서 관료를 잘 다루는 정치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인이 쓴 책 뿐 아니라 <총리의 그림자-스가 요시히데의 정체> 등 스가 총리와 관련된 책들이 뒤늦게 일본 정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 메루카리에서는 스가 총리의 명함이 최고가 1만7000엔(약 19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꼬인 
역사관

스가 총리는 과거 장관으로 재직한 2014년,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한 후 “안중근은 우리나라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아베 전 총리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스가 총리의 망언이 한국과 중국서 논란을 빚은 후 아베 총리는 이 같은 발언이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냐는 질문을 받고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망언을 일삼았다. 스가 총리는 두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언급하며 “청구권 문제는 이미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징용 문제에 대해선 한국 대법원이 2018년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측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대법원이 피고기업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국내 자산 압류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과 송금 중단 등 모든 종류의 보복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이 1993년 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과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강제 연행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는데도(이를 인정한 것이) 큰 문제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아베 전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가 군이나 관에 의한 강제 연행 증거가 없고, 위안부 동원은 민간의 주도 하에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직접 나타내는 기술이 눈에 띄지 않았다”며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2002년 아베 전 총리와 인연
일 정계 정치적 수완 고평가

또 “일본군 위안부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이미 법적으로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와 스가 총리는 쌍둥이처럼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 집권 후 일본은 외교청서를 통해 매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어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동해 표기에 대해서도 일본해가 유일한 호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가 총리는 한국의 독도방어훈련에 항의하며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보다는 유연한 역사관을 가졌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2014년 일본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서 “솔직히 말하자면 제게는 국가관이란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가 그간 개인적 정치 신념을 드러내기 보다는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서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말려왔다. 2012년 12월 관방장관 직을 맡은 이후 스가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 시대의 개막과 함께 부인 마리코 여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쿄신문>은 지난 17일, 마리코 여사는 공식석상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대신 스가 총리를 헌신적으로 내조해왔다고 보도했다.

마리코 여사는 통상 부인들이 지원에 나서는 선거 유세전에도 잘 등장하지 않았다. 자민당 총재 당선이 확정된 지난 14일,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유세에 참여한 유일한 기록이 지난 2017년 이뤄진 중의원 선거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잇따르는 상황서 위기관리를 총괄하던 스가 총재가 도쿄를 떠날 수 없게 되자 그를 대신해 마리코 여사가 유세차에 올랐다고 한다.

마리코 여사는 선거 등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남편의 정치입문에 동의했으며 총리가 되는 것에도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개각서 자신이 추천한 장관들이 줄줄이 출마하며 스가 총리가 위기에 빠지자 “이걸(남편의 정치적 기반 약화)로 총리 부인이 되는 일 없이 끝낼 수 있다”며 좋아했다는 주간지 보도도 있었다.

툭하면 
망언 논란

실제로 지난 9일 자민당 총재선거 토론회서 “총재 선거 출마와 관련해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기 가장 어려웠던 사람이 부인”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돌출 행동이 많았던 직전 퍼스트 레이디 아키에 여사와는 정반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키에 여사의 경우 아베 전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모리토모 스캔들의 발단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코로나19 기간 중 벚꽃놀이에 나서는 등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가 총리 연봉은?

스가 총리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지난 17일 <닛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가 총리는 보직이 바뀌면서 연봉이 약 1억2000만원 늘어났다.

현재 일본 총리의 월급은 201만엔(약 2250만원)이며 여기에 지역수당 40만2000엔을 포함하면 월급은 241만2000엔(약 2700만원)이다.

흔히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 수당에 여러 가지 조정 금액을 다 포함하면 일본 총리의 연봉은 약 4049만엔(약 4억5000만원)이 된다.

스가 총리의 이전 직책이었던 관방장관을 포함한 일본 국무대신들의 월급은 146만6000엔이며 지역수당 29만3200엔을 더하면 175만9200엔(약 1970만원)이 된다.

연봉으로는 약 2953만엔(약 3억3000만원)을 받는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에 비해 연봉이 약 1096만엔(약 1억2000만원) 늘어났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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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