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2세 경영 현주소
애경그룹 2세 경영 현주소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0.09.25 13:20
  • 호수 1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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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사위 건너뛰고 손자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최근 애경그룹 3남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오너 2세들의 전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과거 장남과 차남 역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2세 중심의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오너 3세들이 이들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았다. 2세만큼이나 3세들에게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 ▲애경 신사옥 조감도 ⓒ애경그룹
▲ 애경 신사옥 조감도 ⓒ애경그룹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이 기틀을 잡았다. 초기 수십억원 매출에 그쳤던 회사는 조 단위 규모로 성장했다. 2000년대부터는 장남이 경영총괄을 맡았다. 현재 그는 그룹 지주사 최대주주가 되면서 2세 경영에 나서고 있다.

경영승계

장남 채형석 AK홀딩스 총괄부회장은 지난 1985년 애경산업 감사로 입사했다. 이후 애경유지공업 대표, 애경그룹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경영승계가 자연스레 이어지는 듯했지만 사건이 터졌다. 채 총괄부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2005년과 2007년에 회사 공금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였다. 그는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듬해인 2009년 4월, 채 총괄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2010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받았지만 사회적 지탄을 피할 수 없었다.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은 지난 1991년 애경백화점에 입사한 이후 애경백화점 상무와 전무 등을 거쳤다.

채 부회장 역시 순조롭지 못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고개를 숙였다. 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습기살균제참사 청문회에 참석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가습기 살균제를 애경산업서도 제조하고 판매했기 때문이다.

당시 채 부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문제는 저희 쪽에 있다”며 “열심히 노력해 피해자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3남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법정 구속
장차남 물의 빚어 고개 숙인 전력 재조명

최근에는 3남마저 법정구속됐다.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 불법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성형외과서 총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채 전 대표는 1심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8월과 함께 4500여만원의 추징금도 명령했다.

채 전 대표는 지난 1994년 애경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했고, 2005년부터는 애경개발 대표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검찰서 마약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하면서 대표이사 자리서 스스로 물러났다.

애경그룹 지주사는 AK홀딩스다. 장남 채 총괄부회장이 14.25%로 최대주주다. 이어 삼남 채 전 대표(8.3%), 차남 채 부회장(7.53%), 그리고 장 회장(7.43%) 순이다. 장 회장 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3.85%)에게도 지분이 있다.

그룹 계열사도 19%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공고한 지배력이긴 하지만 2세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오너 리스크는 큰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던 중 애경그룹 3세들이 그룹 지주사 주식을 증여받았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채 총괄부회장은 장남 채정균씨에게 AK홀딩스 주식 25만주를 증여했다.

그 결과 채 총괄부회장 주식 수는 기존 213만8251주서 188만8251주로 줄었다. 반면 정균씨 보유 주식 수는 기존 2만608주서 27만608주로 크게 증가했다. 지분율만 보더라도 0.16%서 2.04%로 수직상승했다.

채 부회장도 증여에 나섰다. 그의 두 딸인 채문경·채수경씨는 각각 12만주를 갖게 됐다. 채 부회장 주식 수는 기존 123만7433주(9.34%)서 99만7433주(7.53%)로 감소했다. 문경씨와 수경씨는 애초 1만4099주(0.1%)서 각각 13만4099주(1.01%)로 단숨에 올라섰다.

계속되는 오너리스크
3세들에 증여 눈길

정균씨는 이번 증여로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누나인 채문선씨와 채수연씨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갖게 됐다. 이번에 문선씨와 수연씨는 따로 주식을 증여받지 못했다. 기존 1만4200주(0.11%), 1만4100주(0.1%)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문선씨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와 결혼했고, 수연씨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손자 선동욱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오너 3세들은 증여를 통해 1~2%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주식증여 이슈가 단순한 지분 증여와 결이 다르다고 해석한다. 애경그룹 3세들은 지난 2016년 장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받은 때 말고는 따로 지분을 넘겨받은 적이 없다. 매수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 연장선상서 3세 경영이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오너 3세들은 20~30대로 비교적 젊다. 일례로 정균씨는 만 26세로 이제 막 학업을 끝마치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부친들의 2세 경영이 안착된 상태다.

다만 정균씨는 후계 경쟁력을 선점한 인물로 꼽힌다. 오너 3세 중 가장 어리지만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애경그룹 장손이라는 점도 쉽게 간과하기 어렵다.

채 총괄부회장의 장남과 채 부회장의 두 딸이 증여받은 주식 가치는 약 86억원이다. 일각에선 시기적절했다고 평가한다.

시기상조

최근 AK홀딩스는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3만원대를 훌쩍 넘었던 주가는 1만원대 후반을 기록 중인데 절반 정도 깎인 셈이다. 3세들은 저가에 지분을 증여받아 증여세 부담은 그만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지분 가치의 상승을 기대할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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