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아의 방주’ 구축 등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추진 전략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신한금융그룹은 전 Value Chain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을 위해 신한금융그룹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2020에는 ‘디지털 노아의 방주’를 구축해 금융 기업으로서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금융의 비전을 제시하는 2020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DT(Digital Transformation) 전략

신한금융그룹은 2 Track 5C라는 전략 프레임 기반 하에 DT를 추진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데이터3법 시행을 비롯해 규제 개혁,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DT추진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전 그룹사 차원의 DT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 DT의 지향점은 데이터 기반의 영업, 이업종 제휴를 통한 신 사업모델, 데이터기반의 의사결정이 고객접점부터 회사 내부, 프로세스까지 적용되는 데이터기반의 Digital Finance Company 고객(Front), 직원-회사(Middle-Back) 관점서 DT의 지향점을 선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고객 접점에서는 여러 채널 간 분절이 없는 유기적인 고객경험 제공 및 초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며, 직원 측면에서는 '데이터는 시재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데이터기반의 영업 추진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사업 모델과 상품/서비스 개발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특히 이업종 및 핀테크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무 프로세스에 있어서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운용 효율성 극대화, 그룹사 간은 물론, 영업 현장과 본부부서 간에 DT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선제적 DT도입,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Kingpin!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영업수익 (2019년 기준, 1.38조원)을 발표한 신한금융그룹은, 영업 현장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확대해 직원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디지털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초 신한금융그룹은 성공적인 DT를 위한 4가지 핵심 분야(기술역량, 인적역량, 소통, 생태계)를 DT Kingpin으로 선정했으며, Kingpin별 주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우선 가장 주목할 부분은 소통 및 디지털 리더십 강화다.

경영진 및 현장직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4일 동안 진행된 Digilog 토론회를 통해 성공적인 DT추진을 위한 그룹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현재 후속 추진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Kingpin과 주요 사업


디지털 핵심 기술을 각 사의 CEO가 맡아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기술별 협업 사업을 발굴하는 ‘디지털 기술 후견인 제도’를 지난 4월에 도입해 현재 운영 중에 있다.

디지털 기술 후견인 제도의 경우, 미래 금융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그리고 헬스케어 사업을 후견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은행, 카드, 생명, 오렌지, 신한DS의 CEO가 후견인을 맡아 전 그룹사의 디지털 기술 역량의 상향 평준화와 기술별 유니콘 사업이 발굴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디지털 킹핀인 디지털 신기술 역량의 경우, 현재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앞서고 있는 부분이다.

인공지능의 경우, 지난 2019년 9월에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 AI 전문자회사인 ‘신한AI’를 설립했다.

신한AI는 그룹의 AI 기반 투자자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에 있으며, 지난 1월 28일 네오를 기반으로 출시한 투자 상품 2종의 경우 약 550억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네오 기반의 증권투자신탁은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나 해외 주식형 펀드 대비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 등 양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신한AI의 예측 시스템을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그룹의 주요 사업에 확대하여 활용하는 것을 계획 중에 있으며, 더 나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AI솔루션 기업인 ‘엘리먼트 AI’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투자자문 플랫폼 네오를 더욱 고도화하고 차별적인 역량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AI 플랫폼 기반 이미지 인식 역량 내재화를 위한 AI Vision 플랫폼 구축을 비롯,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인 ‘신한 Face pay’를 출시하며 코로나19로 야기된 언택트 활성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있어 신한금융그룹은 ‘데이터 3법’ 시행을 기점으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그룹 차원의 대응을 위해 올해 1월말부터 ‘그룹 데이터 혁신 TF’를 진행했다.

TF 종료 후 3월부터는 체계적이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그룹 내 유관부서 담당자들로 구성된 ‘데이터 혁신 추진단’을 운영 중에 있다.

특히, 데이터 신 산업 진출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온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하반기에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신한카드 공동으로 ‘그룹 PFM전략’을 수립했으며, 신한은행은 작년 10월 SOL내에 개인자산관리(PFM) 서비스인 ‘My자산’을, 카드는 올해 3월 개인소비관리 서비스(PEM)인 ‘PayFan 소비관리’를 론칭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 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금융 전 영역을 새로 구축해 환경변화 대비
‘디지털 노아의 방주’ 구축 및 디지털 킹핀


신한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신한은행, 신한카드 외의 그룹사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는 전략방향을 수립했다.

그룹 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사업 라인업 구축을 통해 데이터 경제 속에서 경쟁력 있는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현재 각 그룹사에서는 마이데이터를 통한 신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 혁신 추진단’을 통해 리딩 중이다.

지난 5월11일 시범 오픈한 금융 데이터 거래소의 활성화를 위해 신한금융그룹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함께 시범거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데이터 기반 자문 및 판매 서비스업’을 시작한 신한은행과 그룹의 데이터 산업을 리딩하고 있는 신한카드가 그 중심에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금융 데이터 거래소의 준비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거래소의 초기 활성화를 위해 사전 수요를 예측해 거래 데이터를 준비해왔다.

신한은행은 2500만명의 거래고객과 월 3억건의 입출금 거래 정보를 활용해 지역단위 소득, 지출, 금융자산 정보를 제공했다.


신한카드는 65개 데이터셋을 거래소에 등록하고 10개의 기업과 시범거래를 성사시켰다. 앞으로도 신한금융그룹은 다양한 금융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장점을 살려 많은 기업들이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분야에 있어서는 금융권 최초의 블록체인 상용화 서비스였던 골드바 거래 인증 서비스인 ‘신한골드 안심서비스’를 선보인 이후로,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및 컨소시엄 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기술 활용을 통해 고객 편의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지난해 그룹 공동 차원의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 추진을 위한 전략수립을 완료했으며, 이를 토대로 IT현대화를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업무 단위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적인 디지털 기술 역량 고도화를 위해 그룹 차원서 운영 중인 그룹의 디지털 혁신연구소 SDII(Shinhan Digital Innovation Institute)를 강화해 그룹의 대표적인 디지털 R&D 센터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인적 역량 차원에선 CEO부터 영업 현장의 직원까지 아우르는 전 직원 대상 디지털 교육프로그램 및 플랫폼 구축을 통해 그룹 디지털 역량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업무영역별 세분화된 교육 로드맵을 기반으로 단계별 역량강화를 추진할 예정으로, 그룹 공동 디지털 교육 플랫폼 도입 검토 등을 통해 그룹 DT비전과 Align된 디지털 교육 및 실무 활용도가 높은 디지털 금융 사례중심의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문가 양성을 위해 진행 중인 신한금융그룹-고려대 디지털금융공학 대학원 과정을 통해 2019년 8월, 30명의 디지털 금융공학 석사를 배출 및 내년까지 약 100명의 석사를 양성할 계획이며, 그 외에도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전문분야의 그룹 공동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을 지속해 나가 계획이다.

생태계 부분은 Data 및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할 영역이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서 규제 환경 변화에 외부의 파트너들과 함께 대응하기 위해 2018년 8월, 금융그룹 최초로 그룹 공동 오픈API플랫폼 ‘신한오픈API마켓’을 론칭했으며, 다양한 생활서비스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를 활발히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30여개의 신한금융API를 활용한 ‘신한 해커톤’ 대회를 개최해 개발자에게 실 데이터를 활용한 개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실용적이고 참신한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 및 개방을 통한 연결과 확장을 가속화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의 최대의 엑셀러레이터로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의 경우, 기존의 동문기업과의 협업 모델 발굴은 물론, 글로벌 진출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16년 12월, 베트남 호치민에 ‘신한 퓨처스랩 베트남’을 오픈했으며,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강화를 위해 작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2번째 해외 거점인 ‘신한 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개소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Plug&Play와 지난해 11월에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해 미국, 영국 등 주요 거점으로 신한퓨처스랩이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신한퓨처스랩은 선도적으로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해외 비즈니스 니즈가 있는 퓨처스랩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신한금융그룹 주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혁신 금융의 추진

디지털 Kingpin과 주요 맞물려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을 설명할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디지털 중심의 혁신을 통한 일류신한을 달성’을 모토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미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행중인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에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해 ▲신용카드 기반 송금서비스 ▲카드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등 금융기관 중 가장 많은 총 8개의 사업이 선정됐으며, 실제 사업화를 통해 금융 혁신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소비·지출 관리 연동 소액 투자서비스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부동산월세 카드납부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주식 상품권 구매o선물 서비스 ▲렌탈 중개플랫폼을 통한 렌탈 프로세싱 대행 서비스 ▲해외주식 소수 단위 매매서비스 기반의 해외주식 스탁백 서비스 사업이 선정됐다.

202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600만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소상공인 금융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내놓은 신한은행 개인고객 자산관리서비스의 경험을 토대로 자영업자의 성공 지원을 위한 고객/경영/자금 관리 전반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혁신적인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이다.

눈이 편한 큰글씨 모바일뱅킹을 선보인 데 이어 Young Generation을 위한 특화 상품과 서비스도 출시 준비를 마치고 출격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은 지난 2월 새롭게 신설한 ‘DT추진단’을 통해 그룹 내 혁신을 위한 사업을 추진 예정으로 약 1400억원의 직원 생산성을 향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Zero Paper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을 만들 낼 것이다.

디지털 신기술을 통한 Banking 혁신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은행권 중 가장 큰 규모의 전문가 조직을 확보한 블록체인 부문서, 블록체인 기반의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정책 당국의 효율성 확대는 물론 향후 신한금융그룹의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화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출 취급을 비롯한 내부 업무 효율화 사업을 확대해 금융권 중 블록체인 선도기업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또 국내 금융권 중에 유일하게 블록체인 기반 분산ID 컨소시엄들에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하고 있는 분산ID 컨소시엄들의 서비스와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전자문서 지갑 서비스를 통합해 유언상속, 각종 계약서, 각종 증명서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위변조방지 및 공신력을 부여하는 ‘신뢰증명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미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서도 국내 금융권 최초의 AI학습 플랫폼인 SACP(Shinhan AI Core Platform)을 구축해 은행 업무의 전 영역에 AI를 적용한 AI 영역의 20개 추진 과제를 발굴하고 있으며 콜센터를 ‘AI 지능형 상담 센터’로 진화시키는 것은 물론, 기존 챗봇 및 로보 어드바이저 고도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AI Vision/OCR(이미지 인식) 플랫폼을 추가 구축해 무역거래기반 자금세탁방지 (Anti-TBML)를 자동화하고 각종 저류의 입력 및 검증 자동화를 통해 영업점 업무량을 경감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활용 실시간 초개인화 고객관리를 위한 ‘R-Offering’ 시스템을 12월에 론칭해 본격적인 과제 수행에 나설 예정이다.

고객이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고객과 직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 신청 중 거래를 중단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이를 알리고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 선정 및 사업화 1위에 선정된 카드업계 최고의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서 올해에도 DT를 통한 다양한 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안면인증 결제 서비스인 ‘신한 Face Pay’를 비롯해 신한PayFAN을 지출관리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출시했으며, 전반적인 신한Pay 플랫폼 혁신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이뿐 아니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의 자회사 모두 일류 신한 달성을 목표로 DT를 통한 프로세스 혁신부터 플랫폼 강화까지,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디지털 전략을 추진할 계획해 나가고 있다.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본격적인 성과 창출

이 같은 신한그룹의 DT추진은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가져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영업이익 (1.38조원)을 발표하고 있는데 2018년 1조1959억원을 기록했던 디지털 채널 영업이익은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노력의 결과 작년에 1조3800억원을 기록하며 15.4% 성장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올해에는 디지털 index를 더욱 정교화, 고도화해 그룹 차원의 Digital Transformation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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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