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야권 4인방 복당론

‘사생결단’ 반란세력 모아 한판 뜨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야권 무소속 4인방에 대한 ‘복당론’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준표·김태호 등 4인방의 간절함에도 불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쇄신이 마무리될 때까지 복당 논의를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의 존재감에 설 곳이 없어진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복당론을 명분으로 김 위원장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초선 밀기’에 들어간 김 위원장을 두고 당내 파열음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권성동(강원 강릉)·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 4인방의 복당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당 내홍의 기미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무소속 4인방은 지난 21대 총선서 당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 후 금의환향에 성공했다.

빅텐트냐
분열이냐

당의 이례적인 참패 속에서도 무소속 4인방은 정치적 건재함을 자랑했다. 21대 총선 전 당 지도부는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영구 입당 불허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선거가 마무리되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민의힘은 의석수로 여당에 한참 밀렸고, 초선의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당은 중심을 잡을 중진의원들이 필요해졌다.

당연히 당내에선 잔뼈 굵은 이들이 빠르게 복귀해 당권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흘러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이들을 밖에 오래 두는 것은 당의 통합 전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의 복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들 역시 복당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했다. 권성동 의원은 4인방 중 제일 먼저 복당 신청서를 냈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4선의 무게감 있는 중진의 역할을 하려면 원내대표나 당 지도부의 일원이 돼야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다”며 당권에 대한 욕심을 보일 정도였다.


김태호 의원 역시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복귀해 정권창출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은 선거 운동 내내 선거 이후 당으로 돌아가 공천 과정에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해왔다.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두 번 내리 당선된 ‘불사조’다. 당에 대한 소속감보다 지역구민들에 대한 애정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윤 의원은 “무소속 당선자 몇 분이 복당하겠다고 하지만 저는 주민들에게 뜻을 묻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복당 이슈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논의는 아직까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들의 복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당내 여론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공천에 대한 반발로 탈당한 이들에 대한 복당 명분조차 사라졌다.

홍준표, 김태호, 권성동, 윤상현
거침없는 그들 친정집으로 컴백?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근 “복당은 원내대표의 권한 밖”이라며 총선 직후와 180도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들의 복당에 미지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의 복당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당이 안정적 기반을 구축한 뒤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 당의 쇄신 작업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한동안은 이들의 복당 논의를 제쳐 두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서 “한두 석 더 얻는다고 해도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 지금 우리 당은 한 치의 ‘실수’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의 복당 후 행보가 당 쇄신에 도움은커녕, 장애물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에둘러 표명한 셈이다.


김 위원장 말마따나 이들이 합류하면 비대위서 집중하고 있는 외연 확장과는 멀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소속 4인방은 친박과 강경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홍 의원의 경우에는 갖은 막말 논란에 휘둘리면서 당이 ‘비호감 정당’으로 전락한 데 책임이 큰 인물이다. 물론 그의 강한 추진력과 솔직한 표현은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가 복당 이후에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할 것을 고수한다면, 중도층이 대거 이탈할 공산도 높다. 이는 내년 재보궐선거 승리의 기반을 잡고 있는 당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들의 복당 시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당이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한 후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입장에선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있을 심판 전까지는 안정권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김 위원장은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에는 복당을 허용할 의사가 크게 없음을 암시한 셈이다.

금의환향
사라진 명분

김 위원장의 임기는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내년 4월까지지만 최근 김종인 비대위가 상승세를 타면서 임기 연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몸값이 높아지자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중진의원들이 비대위 ‘힘빼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은 당내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가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강경한 리더십으로 정평나면서 ‘여의도 차르’로 불렸던 인물이다.
 

▲ 대화 나누는 홍준표·권성동 무소속 의원

일례로 비대위서 추진했던 ‘4선 연임 제한’에 대한 중진의원들의 거센 반발도 들 수 있다. 일부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4선 연임 제한을 화두로 꺼내든 이유가 이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향한 불만이 복당 문제를 명분삼아 분출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당권을 강화하고자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논리다. 본인 머리는 스스로 못 깎는다고 했다. 무소속 의원들이 눈치 보고 있는 사이 ‘김종인 저격수’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최전선에 나섰다.

그는 본인의 SNS에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를 해결할 차례”라며 “당권을 쥔 입장서 보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역량이 검증된 지도자급 국회의원들의 복당을 막는 것은 당을 비대위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속 좁은 리더십으로 당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김 위원장을 공개 저격했다. 장 의원의 저격에 홍 의원은 “그래도 장제원 의원이 나서주니 참 고맙소”라는 댓글로 화답하기도 했다.

복당 문제가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자, 보수 재야 인사들도 이들의 복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통합연대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7월 김 위원장에게 무소속 4인방의 복당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신이 없자, 재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쇄신
걸림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이들에 대한 선별적 복당을 추진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갈등이 터지기 전에 단계적으로 복당을 허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홍 의원과 같은 대선 주자급 인사는 당의 쇄신 작업이 더 마무리된 뒤 복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다만 단계적 복당 방안 역시 당내 갈등을 키우는 화근이 될 수도 있다. 김 위원장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홍 의원의 지속적인 파열음 때문이다. 홍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며 ‘뜨내기’ ‘노욕’이라 비하했던 바 있다. 또 검사 시절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뇌물 사건을 자백받았다며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을 들이고 거기에 매달리는 (당의)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고도 했다.

사실상 둘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홍 의원의 앙금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원래 고향인 창녕이 포함된 지역구에 출마하고자 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출마지를 경남 양산을로 바꿨으나 결국 그는 양산서 컷오프 됐다. 이후 홍 의원은 대구 수성을로 떠나면서 ‘정치 떠돌이’로 전락했다.
 

▲ 김태호 무소속 의원

당시 홍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당선돼 당으로 바로 복귀하겠다. 협잡공천에 관여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개혁보수들의 지지를 업고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에 성공하면서 홍 의원의 마음은 급해졌다. 그는 2022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그에게 이번 복당은 단순한 당으로의 복귀서 그치는 것이 아닌, 당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홍 의원은 자체적으로 당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접촉점을 늘려가고 있다. 일례로 그는 최근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의견 차를 보였던 정진석 의원의 생일에 케이크를 보냈다. 정 의원은 홍 의원의 케이크 선물에 “마음이 약해진다”는 글을 남겼다.


초선 미는 김종인
끝까지 중진 견제?

복당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다른 무소속 의원들 역시 조금씩 나서려는 눈치다. 명색이 중진의원이 당에 간청하는 듯한 그림은 싫지만, 판을 깔아주는 데 가만히 있을 이유는 없다.

또 다른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태호 의원은 “당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친정집서 기쁜 소식이 날아오길 고대한다. 당 안팎서 무소속 복당 얘기가 흘러나온다. 당 수습이 먼저인지라 무작정 재촉하기도, 무한정 기다리기도 난감한데 가려운 곳을 알아서 먼저 긁어 준 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일각서 제기된 개별 복당 대신 일괄 복당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인물이다. 내년 재보궐선거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진영 전체를 ‘빅 텐트’로 결집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내년 보궐 선거가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선거인 만큼, 야권 인사들을 모두 결집시켜 승리로 이끌자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국민의힘이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들에 대한 매듭을 빨리 짓는 것이 당내의 분란을 막는 방안”이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일각에선 내년 재보궐선거 후보군 모색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중진의원 사이 마찰이 극대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선수가 낮을수록 김 위원장의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김 위원장은 복수의 초선의원들을 재보궐선거 후보군으로 올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이들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진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자리도 하나 맡지 못해 당내 존재감을 보일 기회가 마땅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위원장이 초선을 띄우는 것을 두고 중진의원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당권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설 곳 없는
중진 의원들

무소속 복당 문제는 김 위원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떻게 발휘될지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민의힘 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확실히 보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논의는 내년 초 이후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모두 정치적 중량감이 큰 인물들이기에 일괄 복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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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