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야권 4인방 복당론

‘사생결단’ 반란세력 모아 한판 뜨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야권 무소속 4인방에 대한 ‘복당론’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준표·김태호 등 4인방의 간절함에도 불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쇄신이 마무리될 때까지 복당 논의를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의 존재감에 설 곳이 없어진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복당론을 명분으로 김 위원장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초선 밀기’에 들어간 김 위원장을 두고 당내 파열음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권성동(강원 강릉)·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 4인방의 복당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당 내홍의 기미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무소속 4인방은 지난 21대 총선서 당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 후 금의환향에 성공했다.

빅텐트냐
분열이냐

당의 이례적인 참패 속에서도 무소속 4인방은 정치적 건재함을 자랑했다. 21대 총선 전 당 지도부는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영구 입당 불허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선거가 마무리되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민의힘은 의석수로 여당에 한참 밀렸고, 초선의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당은 중심을 잡을 중진의원들이 필요해졌다.

당연히 당내에선 잔뼈 굵은 이들이 빠르게 복귀해 당권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흘러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이들을 밖에 오래 두는 것은 당의 통합 전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의 복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들 역시 복당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했다. 권성동 의원은 4인방 중 제일 먼저 복당 신청서를 냈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4선의 무게감 있는 중진의 역할을 하려면 원내대표나 당 지도부의 일원이 돼야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다”며 당권에 대한 욕심을 보일 정도였다.


김태호 의원 역시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복귀해 정권창출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은 선거 운동 내내 선거 이후 당으로 돌아가 공천 과정에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해왔다.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두 번 내리 당선된 ‘불사조’다. 당에 대한 소속감보다 지역구민들에 대한 애정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윤 의원은 “무소속 당선자 몇 분이 복당하겠다고 하지만 저는 주민들에게 뜻을 묻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복당 이슈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논의는 아직까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들의 복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당내 여론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공천에 대한 반발로 탈당한 이들에 대한 복당 명분조차 사라졌다.

홍준표, 김태호, 권성동, 윤상현
거침없는 그들 친정집으로 컴백?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근 “복당은 원내대표의 권한 밖”이라며 총선 직후와 180도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들의 복당에 미지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의 복당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당이 안정적 기반을 구축한 뒤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 당의 쇄신 작업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한동안은 이들의 복당 논의를 제쳐 두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서 “한두 석 더 얻는다고 해도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 지금 우리 당은 한 치의 ‘실수’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의 복당 후 행보가 당 쇄신에 도움은커녕, 장애물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에둘러 표명한 셈이다.


김 위원장 말마따나 이들이 합류하면 비대위서 집중하고 있는 외연 확장과는 멀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소속 4인방은 친박과 강경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홍 의원의 경우에는 갖은 막말 논란에 휘둘리면서 당이 ‘비호감 정당’으로 전락한 데 책임이 큰 인물이다. 물론 그의 강한 추진력과 솔직한 표현은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가 복당 이후에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할 것을 고수한다면, 중도층이 대거 이탈할 공산도 높다. 이는 내년 재보궐선거 승리의 기반을 잡고 있는 당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들의 복당 시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당이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한 후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입장에선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있을 심판 전까지는 안정권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김 위원장은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에는 복당을 허용할 의사가 크게 없음을 암시한 셈이다.

금의환향
사라진 명분

김 위원장의 임기는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내년 4월까지지만 최근 김종인 비대위가 상승세를 타면서 임기 연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몸값이 높아지자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중진의원들이 비대위 ‘힘빼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은 당내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가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강경한 리더십으로 정평나면서 ‘여의도 차르’로 불렸던 인물이다.
 

▲ 대화 나누는 홍준표·권성동 무소속 의원

일례로 비대위서 추진했던 ‘4선 연임 제한’에 대한 중진의원들의 거센 반발도 들 수 있다. 일부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4선 연임 제한을 화두로 꺼내든 이유가 이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향한 불만이 복당 문제를 명분삼아 분출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당권을 강화하고자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논리다. 본인 머리는 스스로 못 깎는다고 했다. 무소속 의원들이 눈치 보고 있는 사이 ‘김종인 저격수’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최전선에 나섰다.

그는 본인의 SNS에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를 해결할 차례”라며 “당권을 쥔 입장서 보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역량이 검증된 지도자급 국회의원들의 복당을 막는 것은 당을 비대위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속 좁은 리더십으로 당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김 위원장을 공개 저격했다. 장 의원의 저격에 홍 의원은 “그래도 장제원 의원이 나서주니 참 고맙소”라는 댓글로 화답하기도 했다.

복당 문제가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자, 보수 재야 인사들도 이들의 복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통합연대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7월 김 위원장에게 무소속 4인방의 복당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신이 없자, 재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쇄신
걸림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이들에 대한 선별적 복당을 추진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갈등이 터지기 전에 단계적으로 복당을 허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홍 의원과 같은 대선 주자급 인사는 당의 쇄신 작업이 더 마무리된 뒤 복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다만 단계적 복당 방안 역시 당내 갈등을 키우는 화근이 될 수도 있다. 김 위원장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홍 의원의 지속적인 파열음 때문이다. 홍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며 ‘뜨내기’ ‘노욕’이라 비하했던 바 있다. 또 검사 시절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뇌물 사건을 자백받았다며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을 들이고 거기에 매달리는 (당의)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고도 했다.

사실상 둘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홍 의원의 앙금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원래 고향인 창녕이 포함된 지역구에 출마하고자 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출마지를 경남 양산을로 바꿨으나 결국 그는 양산서 컷오프 됐다. 이후 홍 의원은 대구 수성을로 떠나면서 ‘정치 떠돌이’로 전락했다.
 

▲ 김태호 무소속 의원

당시 홍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당선돼 당으로 바로 복귀하겠다. 협잡공천에 관여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개혁보수들의 지지를 업고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에 성공하면서 홍 의원의 마음은 급해졌다. 그는 2022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그에게 이번 복당은 단순한 당으로의 복귀서 그치는 것이 아닌, 당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홍 의원은 자체적으로 당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접촉점을 늘려가고 있다. 일례로 그는 최근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의견 차를 보였던 정진석 의원의 생일에 케이크를 보냈다. 정 의원은 홍 의원의 케이크 선물에 “마음이 약해진다”는 글을 남겼다.


초선 미는 김종인
끝까지 중진 견제?

복당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다른 무소속 의원들 역시 조금씩 나서려는 눈치다. 명색이 중진의원이 당에 간청하는 듯한 그림은 싫지만, 판을 깔아주는 데 가만히 있을 이유는 없다.

또 다른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태호 의원은 “당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친정집서 기쁜 소식이 날아오길 고대한다. 당 안팎서 무소속 복당 얘기가 흘러나온다. 당 수습이 먼저인지라 무작정 재촉하기도, 무한정 기다리기도 난감한데 가려운 곳을 알아서 먼저 긁어 준 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일각서 제기된 개별 복당 대신 일괄 복당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인물이다. 내년 재보궐선거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진영 전체를 ‘빅 텐트’로 결집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내년 보궐 선거가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선거인 만큼, 야권 인사들을 모두 결집시켜 승리로 이끌자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국민의힘이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들에 대한 매듭을 빨리 짓는 것이 당내의 분란을 막는 방안”이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일각에선 내년 재보궐선거 후보군 모색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중진의원 사이 마찰이 극대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선수가 낮을수록 김 위원장의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김 위원장은 복수의 초선의원들을 재보궐선거 후보군으로 올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이들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진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자리도 하나 맡지 못해 당내 존재감을 보일 기회가 마땅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위원장이 초선을 띄우는 것을 두고 중진의원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당권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설 곳 없는
중진 의원들

무소속 복당 문제는 김 위원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떻게 발휘될지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민의힘 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확실히 보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논의는 내년 초 이후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모두 정치적 중량감이 큰 인물들이기에 일괄 복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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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