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추석선물 백태

먹거리 좋지만…건강이 최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면서, 명절 선물서도 이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명절 귀향 등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진 만큼 이색 선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추석명절의 익숙한 풍경이었던 ‘민족 대이동’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간 연장되고 일일 확진자가 여전히 세자리 수를 유지하면서 추석에도 고향을 찾지 않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나홀로 명절
현실화 코앞

정부도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광복절 집회 이후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서 예전처럼 민족 대이동이 벌어진다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손쓸 수 없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이미 다수의 사람들이 이번 추석에 ‘언택트’를 지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집에서 보내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부모의 방문 자제 권유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유통업계의 추석 대목 풍경도 변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추석 선물세트 비중을 예년과 비교해 30% 이상 늘렸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달리 추석 대목이 오프라인서 사라질 것을 대비한 차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중단했던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이번 추석에 재개했다. 긴 장마로 실적이 줄었고, 대목인 추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익이 예년만큼 좋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전 예약 선물세트 물량을 30%가량 늘렸으며, 할인율도 높여 150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전년 추석과 비교해 70% 늘렸다. 와인과 HMR 등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 비중이 높아졌다.

‘언택트’ 지향 사회적 분위기 반영
소독제 등 불티나게 팔리는 위생품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자사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서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 중이다. 고객들은 백화점을 찾을 필요 없이 더현대닷컴서 구매하고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물량도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는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전체 선물세트 실적의 40%에 달하는 만큼 사전 예약 구매 시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사전 예약 구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약 판매 기간 최대 100만원 상당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코로나19는 명절 선물 품목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지금껏 통조림 햄, 통조림 참치, 뷰티 선물세트 등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위생 및 건강기능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위메프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한 얼리버드 추석 기획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거래액의 약 3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위생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오프라인서도 엿볼 수 있다. 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손소독제, 마스크, 손세정제 등으로 구성된 위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자 지난 설에 약 20개 점포서만 진행했던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전 점으로 확대했다.

고객들은 가까운 이마트로 전화 상담을 통해 방문 일정을 잡고, 이마트는 예약된 일정에 맞춰 고객의 집(회사)에 방문, 상담 및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세트 구매 간편 서비스와 기프티콘 보내기 등도 새로 도입한다.

AK플라자는 올 추석을 앞두고 애경산업과 협업한 ‘AK덕분애(愛)’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2000개 한정으로 내놨다. 손소독제, 손소독 티슈, 핸드워시,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롯데마트도 개인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어색하나?
이색 풍토

건강기능용품은 최근 각광받는 이색 선물군으로 분류된다. 가격대가 다소 높게 형성돼있지만, 그에 걸맞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잠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처럼 숙면이 심신의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로 꼽히면서 최근 숙면 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특히 올바른 수면자세를 유도하는 기능성 베개의 경우, 양질의 수면은 물론 목이나 어깨 등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위한 이색 추석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기능성 베개 제품은 정자세, 측면 자세에 상관없이 이상적인 베개 높이를 유지해준다. 또 베개 중앙부에 위치한 맞춤 절개라인은 개인마다 다른 머리 둘레, 머리 무게, 목 길이에 맞게 맞춰주고, 경추의 C자 곡선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준다.

40대 이후에는 피부 속 수분과 탄력이 급속도로 저하되는 등 피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집중적인 피부 관리가 필요하지만, 매번 숍을 방문하는 것도 중장년층 부모님들에게는 시간과 비용 측면서 부담이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면서 젊고 탱탱한 피부를 가꾸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집에서도 매일 간편하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스페셜 홈케어 피부 미용기기 선물이 제격이다.
 

뷰티에 헬스를 접목한 신개념 피부미용기기 제품군은 피부관리숍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손쉽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홈케어 제품이다. 피부 주름 개선, 모공 축소, 피부 탄력, 피부톤 개선, 노폐물 제거 등 다양한 피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 매번 숍에 지출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실속 선물이다.

피부운동 마사지기는 피부에 가장 적합한 진공을 이용한 이완과 수축 작용을 통해 피부 속 진피층을 자극시켜 피부의 탄력을 되찾게 도와준다.

요즘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자전거 라이딩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관절에 큰 부담 없이 근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남다른 선택
만족도 높아

특히 산악용 자전거의 안정성과 로드 자전거의 속도감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인기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특수 프레임을 적용해 무게가 가볍고 적은 힘으로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자전거를 자주 접해보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선물하기에도 적합하다.

터치 몇 번으로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법이 간단하고 착용 시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와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부모님 세대 또한 큰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제품이다. 무엇보다 운동, 수면 등 개인의 신체 활동 및 상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간편하게 체크할 수 있어 꼼꼼하게 건강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선물 아이템 중 하나다.

이색 선물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천편일률적인 선택서 벗어나 차별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눈에 띤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며 본인이 선물을 받기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설정할 수 있는 e쿠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온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가입자 3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선물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50.1%)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e쿠폰을 선택했다.

골드바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색 명절 선물이다. 주요 백화점서 순도 99.99% 최상급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금거래소가 품질을 보증하는 골드바는 3.75g부터 1㎏까지 구매할 수 있다. 상품 제작 기간은 7∼10일로 완성된 상품은 고급스러운 케이스에 보증서와 함께 담겨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된다.

평소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지인에게는 올인원 게임패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게임패드는 스마트폰 액정을 터치하는 대신, 조이스틱을 이용해 보다 섬세하고 정확도 높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할 때 액정 터치만으로는 짜릿한 손맛을 느끼기 어렵지만, 게임패드를 이용하면 생동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버튼을 활용하면 음악, 촬영, 스크롤 이동 등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들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온라인 주문 신개념 홈케어
차별성 부여하는 달라진 기류

전신 마사지권도 빼놓을 수 없다. 고급 호텔서 즐길 수 있는 스파 이용권은 단연 돋보이는 상품이다. 스파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마사지는 명절 연휴 동안 고되고 힘들었을 몸과 마음에 안정을 준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선물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노안은 누진다초점 안경 착용을 통해 간편하게 교정할 수 있다. 누진다초점 안경은 먼 곳부터 가까운 곳까지 하나의 안경으로 다 볼 수 있으며 외관이 일반 안경과 같아 미용상으로도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 ▲ⓒpixabay

노안이 와도 돋보기를 착용하지 않는 대신 티나지 않게 착용 가능한 누진다초점 안경이 부모님 효도선물로 인기다.

검버섯 시술권도 이전까지 보기 힘들던 상품이다. 검버섯은 피부 노화와 자외선 때문에 생기는 색소 질환으로 얼굴과 목, 손등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생긴다. 검버섯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며 한두 개 생기더라도 전체 피부톤에 영향을 주어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드는데 시술을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두께, 조직, 색 등 상태에 따라 가장 적절한 레이저를 선택한다면 통증 없이 5∼10분 정도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탈모는 중년의 젊음과 외모를 망치는 가장 큰 적이다. 갱년기 이후 탈모가 진행되는 어머니를 위한 부분 가발이 인기다. 폐경기 이후의 중년 여성 탈모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나이 든 여성들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바깥 활동이 활발한 어머니에게는 부분 가발로 자신감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부모님이 탈모 때문에 고민이라면 부분 가발이나 탈모 관리 용품이 제격이다.

안마의자 역시 효도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대여 서비스는 월 사용료를 지불하며 일정기간 제품을 빌려 쓰는 것으로, 고장 시 무상으로 점검해주거나 기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터 등을 교체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각양각색
품목 다변화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을 주고 받는 개인 수요 증가로 받는 사람을 고려한 선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선물 품목도 다양화되는 추세”라며 “여기에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 여파 등이 품목 다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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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