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한국 유도 안바울

  • JSA뉴스 jsanews@jsanews.co.kr
  • 등록 2020.09.14 10:00:00
  • 호수 1288호
  • 댓글 0개

회복할 시간 벌었다

[JSA뉴스]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주어진 1년의 기간 동안 참가 선수들은 어떻게 자신들을 관리할까. 이번 주인공은 대한민국 유도 안바울이다.
 

▲ 한국 유도의 간판 안바울 선수

한국 유도 대표 선수로 꼽히는 안바울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안바울은 2016 리우올림픽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그 후로는 징계와 부상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었다. 이제 한국 유도가 재시동을 걸 준비를 하는 가운데, 안바울도 내년 도쿄올림픽을 향해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재시동

올해 초부터 기승을 부린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각국 선수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서도 진천선수촌이 폐쇄돼 훈련에 한계가 생겼고, 각종 대회가 연기 또는 취소돼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대한유도회가 돌아오는 11월 초 회장기 전국대회 개최를 겸해 2021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치를 계획을 세우면서 안바울에게는 눈앞의 목표가 생겼다.

리우올림픽 당시 안바울은 66kg급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큰 어려움 없이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선 천적인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를 만나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승리를 거두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16 리우 은메달 획득 많은 기대
승승장구하다 병특 스캔들로 위기

그러나 결승전서 이탈리아의 파비오 바실레에게 1분24초 만에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 이후로도 2017년 홍콩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2018년 파리 그랜드슬램 금메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바쿠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 승승장구하던 안바울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 2018년 11월이었다.

올림픽 은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아 봉사활동을 해야 했지만, 서류 일부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결국 안바울에게는 선수촌 퇴촌과 오사카 그랜드슬램 출전 제외에 이어 6개월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징계 이후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안바울은 2019년 하반기가 돼서야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2019년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국내서도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들어서도 텔아비브 그랑프리와 파리 그랜드슬램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순조롭게 부활하는 듯했으나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파리 대회 도중 입은 갈비뼈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러다 안바울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생겼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됨에 따라 부상으로부터 회복할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더욱이 안바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같은 66kg급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김임환과의 경쟁서 앞서야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만큼, 안바울에게는 대회 연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안바울과 김임환은 올해 초 파리 그랜드슬램 결승전서 서로 맞붙어 치열한 경기 끝에 안바울이 승리한 바 있다. 안바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대표 선발전, 나아가 도쿄 올림픽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격정지 후 대표팀 복귀
금행진 잇다 갈비뼈 부상

“아직 도쿄 대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국내 선발전을 잘 치러 기필코 올림픽 무대에 나가도록 하겠다.”

한국 유도에 다시 시동을 걸 회장기 전국유도대회는 2021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11월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치러질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선수는 안바울뿐만이 아니다. 

66kg급에서는 2019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김임환이 올림픽 첫 도전을, 73kg급에서는 안창림이 목 부상서 회복해 2연속 출전을 노리고 있다. 김임환, 안창림 모두 재일교포 3세로 일본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데다가, 안창림은 올림픽 유도 경기가 펼쳐질 일본 무도관서 일본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특별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호재

또 100kg급에서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조구함이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며, 그간 한국이 약세를 보였던 무제한급에서는 작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예 김민종이 주목받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