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물갈이’ 칼 빼든 김종인의 타깃

피도 눈물도 없는 ‘피갈이’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간판을 바꿔 달면서 쇄신 닻을 올렸다. 당은 올해 내 당무감사를 마무리하고 현역 당협위원장들을 대거 물갈이할 예정이다.  현역에는 당내 '환부'이자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강경보수 세력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김 위원장의 칼날은 어디까지 향할까.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정치권에선 석 달간 공들인 당명 선정과 정강정책 교체 작업으로 당 혁신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에게 혁신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는 ‘극우’ 세력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취임 100일
쇄신 작업

당은 지난 2일, 당명을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서 국민의힘으로 교체했다.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을 함축한 것이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다소 파격적인 당명으로, 낯설고 어색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신한국당, 한나라당, 자유한국당과 같이 ‘국가’를 강조한 과거 정당명과 달리 ‘국민’을 강조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자유’와 ‘보수’ 같은 정파적 가치를 내세우지 않고, 탈이념적 정당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돋보인다.

또 ‘기본소득’ 정책과 같이 중도·실용 노선을 반영한 정강정책 개정안도 채택됐다.


국민의힘은 지금껏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빵 먹을 자유’를 언급하며, 약자와 동행하는 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100일을 맞이해 올린 SNS에는 4차 추경 편성과 재난지원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대한 촉구가 담겼다. 메시지만 봤을 때 여당발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대체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0일간 김 위원장의 정무적 감각 능력은 크게 돋보였다. 그는 호남 수해 지역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보다 선제적으로 방문했고, 4차 추경 편성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5·18 묘역 방문 후 무릎 꿇고 사죄한 사례는 ‘신의 한수’였다. 호남 주민들 사이서도 호평이 나왔고, 지지율은 반등했다. 정치 관록으로서의 감각이 ‘과연 김종인’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김 위원장과 같은 대표급 인사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 꿇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의 깜짝 행보는 당내 인사들도 몰랐으며, 당시 묘역서 함께 동행했던 의원들 역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무릎 꿇기에 덩달아 합류해야만 했다고 한다.

당무감사로 물갈이? 당 내홍 조짐
재보궐 잡고 대선 가려면 필수코스?

당내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호평이 나왔다. 연일 김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장제원 의원 역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고, 조수진 의원도 “역시 김종인답다”며 치켜세웠다.


80세가 넘은 김 위원장이 무릎 꿇는 장면은 국민들에게 그림이 됐다. 덕분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8·15광복절 직전까지 상승세를 탔다. 잠시였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의 지지도를 추월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여당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가 지지율 상승의 큰 원인이었지만, 김종인 비대위의 변화 행보 역시 보탬이 된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상승세는 광복절을 지나면서 속절없이 꺾였다. 8·15광복절집회를 이끈 극우세력 대다수가 국민의힘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집회를 주최한 것도 아니고, 참여를 독려한 것도 아니고, 연설한 것도 아니다. 대단히 억울하다”고 밝혔지만 소용 없었다.
 

▲ 당명 개정 브리핑 갖는 국민의힘 ⓒ고성준 기자

집회금지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단체 대표는 국민의힘 민경욱 전 의원으로, 그는 현재 인천 연수을의 현역 당협위원장이다. 아울러 현역인 홍문표 의원뿐만 아니라 차명진·김진태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참석도 확인됐다. 차 전 의원은 21대 총선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통합당 타이틀을 달고 출마했으나,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켜 당에서 제명됐다.

무엇보다 당시 집회를 이끈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스타로 만들어준 건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였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와 함께 지난해 청와대 앞 농성과 광화문집회를 수 차례 함께했다. 지난해 말 태극기부대에 의한 국회 점령 당시, 황 전 대표의 말에 따라 본청 곳곳서 ‘아멘’이 울려 퍼진 엽기적인 사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황 전 대표의 극우적 행보에 대한 잔상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국민들은 여전히 국민의힘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쇄신 카드는 총선 패배를 당한 당의 단골메뉴였지만, 계파 싸움으로 그치는 게 다반사였다. 외연 확장 역시 그렇다. 중도강화론은 MB정권서부터 제기된 내용으로, 공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의 반발이 있어 쉽게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인적 청산
피의 숙청

그렇다고 해서 김 위원장이 극우 세력과 선을 긋지 않으면, 이들의 비상식적인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당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절연하지 않는 한 국민의힘은 극우 정당이란 오명을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중도확장은커녕 국민의힘이 극우세력과 궤를 함께 한다는 여권의 프레임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당이 제 아무리 중도실용을 외친다고 해도,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퍼붓는 격일 뿐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절벽 끝에 서 있다. 지난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 총선까지 내리 4연패를 했다. 내년 4월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재보궐선거까지 패배하면 2022 대선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셈이다. 심지어 내년 재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한 판이다.

여권 인사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이마저도 패배할 경우 당의 몰락은 불 보듯 뻔하다.

국민의힘은 올해 중으로 당협위원장을 물갈이하는 당무감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거 주자로 뛰는 후보자들을 뽑는 데 큰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후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당무감사 대상자는 전국 지역구 253곳 가운데 원외인사가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147곳과 공석인 22곳이 교체될 전망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84곳은 제외된다. 최대 169곳이 교체될 예정으로, 전체 지역구의 3분의 2(66.8%)에 육박하는 수치다.

정치권에선 당무감사가 인적 청산의 태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적쇄신을 통한 당 혁신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줄 기회라는 것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으로 인해 김 위원장의 칼날이 어느 때보다 예리하다. 김 위원장이 극우세력과 같은 당의 오래된 환부를 도려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이들과의 선 긋기에 나설 뜻을 공공연히 표명해왔다. 특히 이번 8·15광화문집회에 참여한 김진태·차명진·민경욱 전 의원은 숙청의 첫 타깃이 될 공산이 높다. 이번 집회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되면서, 당내서도 이들과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주자 없는 야
셀프 대망론?

대표적 소장파인 하태경 의원은 “썩은 피를 내보내고 새 피를 수혈해야 보수가 건강해진다”고 주장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집회 참석자들을 두고 “심리 진단을 한번 해봐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의 핵심에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황교안 전 대표가 있다. 그는 21대 총선서 패배한 후 현재 종로서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실질적인 당협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황 전 대표가 종로서 기반을 잡아 남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황 전 대표는 현재 총선 참패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강경보수파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당을 ‘우클릭’했다. 이로 인해 극우세력으로 불리는 태극기부대가 대다수 입당했고, 이들은 당협위원장을 맡아 21대 총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황 전 대표가 콘크리트 지지층들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도층의 목소리가 닫힌 셈이다.

황 전 대표 역시 공식적인 당협위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당무감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의 주역임에도 그는 여전히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힌다. 아울러 총선 직전 개혁보수 세력인 유승민 전 의원의 새로운보수당과 합치며 보수진영의 통합을 이끌었던 공로도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영입을 주도한 인물이 황 전 대표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칼날이 그를 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이도저도 못하는 ‘계륵’이 된 셈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과 황 전 대표 사이의 계파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찬성했던 이들은 당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온건 보수 세력들이었다. 출범 전 내홍을 겪을 당시 이들은 이대로 전당대회를 개최할 경우, 또다시 강경 보수파들이 당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당의 체질개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 강경 보수파는 전당대회론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당내 혁신을 위해 칼자루를 휘두를 경우, 이들의 입지는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만약 김 위원장의 당무감사로 당내 반발이 심해질 경우, 황 전 대표와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또다른 세력이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친황계 향하나?
반기 세력과 전면전

국민의힘은 이달 중으로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를 구성하는 등 당 조직 혁신 작업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강특위는 당무감사의 자체 기준에 따라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 쇄신의 키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강특위 인선 및 조직을 물갈이하는 과정서 당내 잡음이 날 공산도 높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낙선의 아픔을 겪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피갈이’와 ‘피의 숙청’ 대상이 될 것”이라며 “진정으로 반성을 바탕으로 개혁의 칼을 휘두르고 싶다면, 21대 총선 공천자 전원의 공천 과정을 정밀 감사해 공개함으로써 앞으로 그 어떤 권력자도 원천적으로 사천(私薦)을 자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시스템 공천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 발언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고성준 기자

김종인 비대위가 지난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중앙당의 공천 전략이 아닌 지역 당협위원장들에 책임을 돌린다는 게 장 의원의 지적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소 김 위원장은 독단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당 전체를 움직이는 리더십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비대위원장 혼자 단독 플레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과거에도 조강특위 인선을 두고 잡음이 난 적이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8년 조강특위 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를 위촉했다. 하지만 조강특위 운영 전권 등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자 당은 전 변호사를 해촉했다. 또 2017년에는 친박 좌장으로 꼽히는 서청원 전 의원을 포함 58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했다가 강한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통해 자신의 지지 기반을 넓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서 내년 재보궐선거와 대선 유력주자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 정치권서 ‘국민의힘에는 김종인만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는 배경이다.

강경 보수파
앉아서 당할까

당내에선 ‘김종인 대망론’까지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본인이 주자로 뛰는 것보다 무너지는 국민의힘을 재건하겠다는 뜻만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자리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면 이는 국민의힘 분열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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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