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금수저 남매 ‘클래시스’ 정체

태어나보니 수백억 부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 중 최고 주식 부자는 누구일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주인공은 중소기업 ‘클래시스’다. 회사 대표 자녀들은 모두 10대임에도 불구하고 700억원을 상회하는 주식을 갖고 있다. 자연스레 이들에게 눈길이 간다.
 

▲ 클래시스 본사 ⓒ클래시스

클래시스는 미용·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병원 시술용과 에스테틱용 미용 의료기기를 다루고 있다. 주로 리프팅, 탄력 개선, 지방 분해 등에 효과가 있다. 주력 제품은 ‘슈링크’로 국내외서 인지도가 높다. 자체적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클래시스는 초기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지만, 10여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이어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용·의료기기
화장품도 제조

창업주는 정성재 대표다. 피부과전문의 출신인 그는 지난 2007년 회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 ‘닥터자르트’라는 화장품 업체를 일군 바 있다. 클래시스의 업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최근 들어 국내 기업 가운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왜일까?

국내 상장사 주식(평가액)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성년자가 다름 아닌 정 대표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정 대표 자녀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들은 2004년생, 2006년생으로 16세, 14세에 불과하다. 반면 쥐고 있는 주식 가치는 7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들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또 다른 미성년자와는 17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상당한 규모다.


클래시스는 오너 일가가 공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율만 모두 84.82%다. 최대주주는 정 대표(50.97%)에 이어 부인 이연주씨(16.85%), 그리고 아들과 딸이 각각 8.5%(549만7307주)를 소유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서 측정한 자녀들의 주식 평가액은 714억6500만원이었다.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클래시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각각 731억1418만원으로 모두 1462억원을 상회한다.

두 자녀 외에도 정 대표와 이연주씨가 보유한 주식 가치도 상당하다. 이들은 각각 3298만3847주와 1090만1162주를 쥐고 있다. 종가로 환산 시 4386억8516만원과 1449억8545만원이다. 여기에 자녀 보유 지분을 얹게 되면 모두 7300억원에 육박한다.

대표 14·16세 자녀 715억 주식 보유 
오너 일가 주식 가치 7000억 훌쩍 넘어

정 대표의 두 자녀는 언제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을까.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이들은 각각 10%(10만주)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클래시스는 상장하기 전으로 정 대표 일가서 100%에 가까운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클래시스는 지난 2017년 12월 기업인수목적회사 ‘케이티비기업인수목적2호’와 합병하며 코스닥에 변경 상장했다. 합병 이후 케이티비기업인수목적2호 최대주주가 클래시스 최대주주인 정 대표로 바뀌었다. 우회상장을 택한 셈이다.


당시 두 남매는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현재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후 특별한 변동은 없다. 정 대표 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클래시스 실적 대부분은 의료기기로부터 비롯된다. 클래시스 전체 매출액서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97%가량이다. 나머지는 화장품과 개인용 미용기기에서 채워진다.

일례로 지난해 연결 기준 클래시스 매출액은 811억원이었다. 의료기기에서만 783억원, 나머지 27억원은 화장품 및 개인용 미용기기였다.

회사 주력 매출처인 의료기기는 사업보고서 상에 ‘클래시스’ 브랜드와 ‘클루덤’ 브랜드로 따로 게재된다. 실적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클래시스 브랜드가 의료기기로부터 비롯된 매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클루덤 브랜드는 한 자릿수다.

실적 매년
상승세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주력 제품을 양분화해 국내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병원에 납품하는 제품은 클래시스라는 브랜드를, 에스테틱샵에는 클루덤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3년간(2016∼2019년) 회사 성적표는 매년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성장은 가시적이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8억원, 474억원서 지난해 8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108억원서 174억원, 417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순이익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51억원서 148억원으로 흑자 전환된 후 333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시장 반응도 궤를 같이 했다. 2017년 초 종가는 1900원대 후반이었지만 그해 말에는 최고 4500원대까지 상승했다. 다만 2018년에는 오름세가 지속되지 못했다. 최고 7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연말에는 4000원대 초반으로 장을 마감했다.

급격한 실적 상승이 있던 지난해는 눈여겨볼만했다. 3월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그 다음 달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해 말에는 최고 1만7000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1만4000원 선으로 수렴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다소 감소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5억원으로 32.3%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각각 33.4%, 38.1% 감소한 63억원, 47억원이었다.

증권가
매수 의견


반면 해당 분기 보고서가 공시된 이후 증권가에서는 매수 의견을 내놨다. 목표 주가는 앞자리까지 바뀐 2만1000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 김동하 애널리스트는 클래시스 실적 부진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수출 감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낮아진 눈높이에는 부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매출액은 2% 상승한 442억원, 영업이익은 3% 증가한 253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서 보수적 의견을 내놓는 상상인증권서도 매수의견을 내놨다. 예상대로 하락했지만 국내를 시작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목표가는 1만9000원이었다.

클래시스는 2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2017년 처음 설립한 법인들이다. 클래시스가 영위하는 사업인 화장품, 개인용 미용기기 브랜드 ‘스케덤’을 담당한다. 

이들은 모두 비상장사로 해외에 위치해 있다. 한 곳은 미국 뉴욕에 설립돼 미국 온라인 시장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곳은 중국 상하이 소재 법인이다. 주요 품목은 리프팅 밴드와 리프팅 패치 등이다.

계열사 실적은 본사 실적에 비하면 초라하다. 앞서 언급됐듯 클래시스서 화장품 및 개인용 미용기기가 차지하는 실적은 한 자릿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들은 적자서 시작해 흑자로 전환된 상태다.


매년 실적 개선, 지난해 가파른 상승
관련 업계서 대장급, 한때 시총 1조

최근 3년간(2017∼2019) 뉴욕과 상하이 법인 순이익은 -2200만원, -1200만원으로 시작해 4107만원, 236만원으로 올라선 뒤 지난해 3000만원, 830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클래시스는 계열사에 담보를 서주는 등 특별한 자금 거래를 맺고 있지 않다. 내부적으로만 거래 관계를 맺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클래시스는 뉴욕 법인으로부터 1억5700만원, 3억3100만원, 4억7700만원의 매출을 냈다. 상하이 법인서도 820만원, 3900만원, 3200만원어치 제품을 팔았다.

클래시스는 상장 이후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업계 평균 이상이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는 매해 4억8400만원, 8억6800만원, 29억6100만원을 배당했다.
 

▲ 클래시스 슈링크 ⓒ클래시스

같은 기간 배당성향(기업서 벌어들인 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은 5.6%, 5.8%서 지난해 8.9%까지 올랐다.

회사는 관련 업계 가운데 시가 총액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일 기준 클래시스 시총은 8606억원이었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1조원대에 있었지만 몸집이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공고한 지배력 덕분에 오너 일가서 보유한 몫은 7300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법인 설립

클래시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업설명회(IR)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올해 2월 설명회를 시작으로 5월과 6월, 그리고 지난달까지 진행했다. 회사는 기업가치 및 투자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국내 기관 투자자부터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클래시스는 현재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아시아와 중동, 유럽, 북미, 남미 등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경로를 넓혔다. 회사는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자체적으로 가능한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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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