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잠진도 변사체 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8.31 11:17:51
  • 호수 1286호
  • 댓글 0개

자고 일어나니 죽어있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친구를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유기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들은 시신 유기만 인정할 뿐, 본인들이 살해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말은 설득력이 있는 주장일까.
 

▲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2명의 용의자

최근 친구, 가족 등 가까운 지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는 금전적인 문제로 불거져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술 마시다…

20대 초반인 A씨 등 2명과 B씨는 모두 사회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여러 친구와 함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오피스텔서 생활하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오피스텔서 A씨 등 2명이 B씨를 폭행한 것.

B씨는 A씨 등 2명의 험담을 다른 친구들에게 했으며 빌린 돈도 갚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등 2명은 B씨와 이야기를 하던 중 채무 관계와 험담 등을 이유로 B씨를 주먹고 발로 무자비하게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싸움이 끝나고 화해를 한 뒤 TV를 보다 각자 잠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났을 때 B씨의 상태를 보고 겁이 나 여행용 가방에 담았다고 용의자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6시경 택시를 타고 인천시 중구 잠진도 한 선착장으로 가서 B씨의 시신이 담긴 가방을 유기했다.

다음 날인 31일 오전 11시45분경 인근 주민으로부터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된다. 당시 주민은 “선착장에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버려져 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잠진도 선착장에 버려진 여행용 가방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B씨는 팬티만 입은 상태였고 몸에는 작은 멍 자국이 있었다. 흉기 등에 찔린 상처는 없었다.

경찰은 B씨의 사인 조사를 위해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적 사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외상성경막하 출혈이 사인에 포함될 수 있다고 국과수로부터 통보됐다”며 “주요 사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A씨 등 2명으로부터 맞아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망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30일 새벽 사이로 추정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친구 살해 후 선착장에 시신 유기  
험담·채무 때문 주먹·발로 폭행

국과수는 골절이 아닌 외상성경막하 출혈이기 때문에 A씨 등 2명이 주장하는 것처럼 폭행으로 살해가 이뤄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B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또 숨진 B씨의 최근 행적을 조사했다.

그러던 중 가까운 지인 A씨 등에게 연락이 닿지 않고 그들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 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 행적에 수상한 점이 많아 가족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후 A씨 등이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A씨 등 2명은 지난 5일 오후 1시30분경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 ⓒpixabay

경찰 승합차서 내린 이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범행한 이유에 대해 취재진은 A씨 등 2명에게 물었지만, 이들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 등 2명은 현재 범행 경위와 관련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폭행은 시인하지만, 살해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JTBC <표창원의 사건반장>에 패널로 출연한 김준일 <톱뉴스> 기자는 “전날 싸움이 있었고 다음날 죽어 있었다. 살해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는 느끼는 그대로다. 그들은 어느 정도 사망을 인식했고 은폐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도 “(자신들이 살해하지 않았다는)입증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수사를 더 해야 하지만 아직 까지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고의 아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두 명 다 살인 및 사체유기 범행을 했다고 판단해 같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서로 진술이 엇갈려 정확한 사건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