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죽어있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친구를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유기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들은 시신 유기만 인정할 뿐, 본인들이 살해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말은 설득력이 있는 주장일까. ▲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2명의 용의자 최근 친구, 가족 등 가까운 지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는 금전적인 문제로 불거져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술 마시다… 20대 초반인 A씨 등 2명과 B씨는 모두 사회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여러 친구와 함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오피스텔서 생활하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오피스텔서 A씨 등 2명이 B씨를 폭행한 것. B씨는 A씨 등 2명의 험담을 다른 친구들에게 했으며 빌린 돈도 갚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등 2명은 B씨와 이야기를 하던 중 채무 관계와 험담 등을 이유로 B씨를 주먹고 발로 무자비하게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싸움이 끝나고 화해를 한 뒤 TV를 보다 각자 잠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났을 때 B씨의 상태를 보고 겁이 나 여행용 가방에 담았다고 용의자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6시경 택시를 타고 인천시 중구 잠진도 한 선착장으로 가서 B씨의 시신이 담긴 가방을 유기했다. 다음 날인 31일 오전 11시45분경 인근 주민으로부터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된다. 당시 주민은 “선착장에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버려져 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잠진도 선착장에 버려진 여행용 가방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B씨는 팬티만 입은 상태였고 몸에는 작은 멍 자국이 있었다. 흉기 등에 찔린 상처는 없었다. 경찰은 B씨의 사인 조사를 위해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적 사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외상성경막하 출혈이 사인에 포함될 수 있다고 국과수로부터 통보됐다”며 “주요 사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A씨 등 2명으로부터 맞아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망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30일 새벽 사이로 추정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친구 살해 후 선착장에 시신 유기 험담·채무 때문 주먹·발로 폭행 국과수는 골절이 아닌 외상성경막하 출혈이기 때문에 A씨 등 2명이 주장하는 것처럼 폭행으로 살해가 이뤄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B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또 숨진 B씨의 최근 행적을 조사했다. 그러던 중 가까운 지인 A씨 등에게 연락이 닿지 않고 그들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 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 행적에 수상한 점이 많아 가족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후 A씨 등이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A씨 등 2명은 지난 5일 오후 1시30분경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 ⓒpixabay 경찰 승합차서 내린 이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범행한 이유에 대해 취재진은 A씨 등 2명에게 물었지만, 이들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 등 2명은 현재 범행 경위와 관련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폭행은 시인하지만, 살해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JTBC <표창원의 사건반장>에 패널로 출연한 김준일 <톱뉴스> 기자는 “전날 싸움이 있었고 다음날 죽어 있었다. 살해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는 느끼는 그대로다. 그들은 어느 정도 사망을 인식했고 은폐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도 “(자신들이 살해하지 않았다는)입증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수사를 더 해야 하지만 아직 까지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고의 아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두 명 다 살인 및 사체유기 범행을 했다고 판단해 같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서로 진술이 엇갈려 정확한 사건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동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댓글 0 댓글입력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내용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 최신순 추천순 사회 많이 본 뉴스 정인이 재판 생중계…핵심 쟁점은? 정인이 재판 생중계…핵심 쟁점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 양천구서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아기 정인이의 재판이 생중계된다.서울남부지법(부장판사 신혁재)은 정인이 입양모인 장모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고 13일 밝혔다.입양부는... ‘코로나 비웃는’ 룸살롱 골목장사 실상 ‘코로나 비웃는’ 룸살롱 골목장사 실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자 일부 업종에서는 불법적인 상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1월 ... ‘백신 전쟁’ 국내 개발 현주소 ‘백신 전쟁’ 국내 개발 현주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승인이 완료돼 국민을 대상으로 일반 보급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확연히 줄어들지 않고 있... 일요시사 주요뉴스 ‘대선까지’ 민주당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대선까지’ 민주당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대선까지’ 민주당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파죽지세 ‘처럼회’ 역할론 국세청 ‘세무대’ 불신론 왜? 온라인 소개팅 사기 주의보 ‘일파만파’ 배구계 학폭 막전막후 [일요초대석]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 [아트&아트인] ‘토끼굴 시간갤러리’ 백용인 파죽지세 ‘처럼회’ 역할론 파죽지세 ‘처럼회’ 역할론 국세청 ‘세무대’ 불신론 왜? 국세청 ‘세무대’ 불신론 왜? 온라인 소개팅 사기 주의보 온라인 소개팅 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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