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선두’ 이재명의 용트림

친문 잡아야 대권 열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그는 다수의 여론조사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 지사는 여권의 주류 세력인 ‘친문’ 지지층과 오랫동안 척을 지면서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 지사의 돌파구는 무엇이 될까.
 

▲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사는 재판의 굴레서 벗어난 이후 각종 이슈를 재빠르게 선점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중이다. 그는 최근 각종 이슈에 대한 확고한 메세지로 사이다 행보를 이어가면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국민들은 미래에 대해 확실한 해법을 제공하는 지도자에 열광한다. 정치권서도 이 지사의 돌파력과 탁월한 정치적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원 메시지
사이다 행보

이 지사의 큰 강점은 그가 ‘스토리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이 지사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장서 일을 하다 장애를 입었다. 큰 형은 공사판을 떠돌다 한쪽 다리가 절단됐고, 여동생은 일하던 화장실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지만 유년시절 지독했던 가난과의 전쟁은 그에게 ‘밑바닥이니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일념을 가지게 했다.

이는 이 지사를 한국서 가장 핫한 정치인으로 도약하게 한 큰 자산이다.

아울러 이 지사는 팬덤 정치에 능하다. 2030 세대, 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줄 안다. 화끈한 언변은 물론이고, 추진력 역시 상당하다. 포퓰리즘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정책으로 1300만명에 이르는 경기도민들의 공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확장성이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다. 이 지사의 정치 원천엔 중도층 핵심으로 불리는 40대 이하 지지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보수층서도 이 지사의 지지율은 이낙연 의원보다 높다. 아울러 ‘기본소득’과 같은 어젠다로 정의당 지지층까지 이 지사가 이낙연 의원을 앞섰다.

이 지사는 정치인이 아닌 ‘행정 관료’로서 인정 받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7월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71.2%의 응답자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으며 시도지사 1위를 차지했다.

출범 2년을 맞은 민선 7기 경기도 도정 평가 여론조사서도 이 지사의 경기도정에 대해 ‘잘했다’고 응답한 도민이 79%를 기록했다. 특히 주요 정책 분야별 평가 중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도민의 9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
여야 막론한 확장성 강점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 역시 이 지사의 유명한 치적이다. 정부 수립이래 아무도 손 못대던 계곡 불법시설도 모두 철거하고 청정계곡으로 부활시켰다. 현재 경기도 내 계곡서 불법 영업을 하던 1400곳의 시설들이 자진 또는 강제철거된 상태다.

이 지사가 지난해 8월 강제철거 당한 주민들과의 대화를 찍은 영상은 유튜브서 560만명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댓글만 해도 2만2000개가 넘는다. 이 지사의 사이다 행정에 대해 열광하는 댓글이 압도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 지사는 중도층뿐만 아니라 보수층에서 확장성을 갖고 있지만 기본소득 주장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보층서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 단순히 외부적인 요인으로 봤을 때 문재인정부의 후반기로 갈수록 이재명 지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당내에선 이 지사를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온다. 당내 세력이 약한 그가 민주당 대권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 악수 나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의원을 제친 여론조사서도 이 지사는 문 대통령 지지층서 여전히 큰 격차로 이 의원에게 밀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1.5%는 이낙연 의원을, 29.1%는 이 지사를 지지했다. 왜 그럴까.

이 지사는 변호사와 성남시장 출신으로 계파가 없다. 변호사가 되어 성남으로 돌아와 시장에 당선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2006년 성남시장 선거서, 2008년 국회의원 선거서, 2017년 대통령 선거 경선서 모두 패했다. 중앙정치 무대서 밀려나면서 여의도를 통틀어서 ‘비주류’로 꼽힌다. 민주당 내 이재명계 의원도 많지 않다.

끌어안기?
홀로서기?

이 지사는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 문재인)’ 세력과는 각을 세우며 독자적으로 성장했다. 최근 그가 목소리를 낸 정책들 역시 문재인정부와 결을 달리하면서, 정부와는 독립됐다는 인상마저 준다.

그는 친문 세력, 친문 지지자들과도 그리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다. 이 지사와 친문 세력 간 대립의 시작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사는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때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각을 세웠고, 이는 친문 세력 비토의 계기가 됐다.

이후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와 친문 세력의 대립은 정점을 찍었다. 2018년 지방선거서 친문 세력 일부는 이 지사를 둘러싼 여러 스캔들을 앞세우며, 이 지시가 당의 유력 주자가 됐을 때 당이 짊어질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당시 민주당 경선서 친문 세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과 경쟁했다. 이 과정서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가진 트위터 계정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 계정의 실제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당시 혜경궁 김씨 의혹은 검찰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이 지사의 정치적 내상은 결정적이었다.

최근 이 지사의 대법원 결정이 나온 뒤에도 친문 세력은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지사와 친문 세력 사이의 여전한 정치적 거리감을 방증한 셈이다.

뿌리 깊은 친문 세력의 비토는 계속됐다. 올해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방식을 두고 정부와 민주당 간 이견이 있었을 당시, SNS상에서 ‘이재명 지사 전 재산 기부’ 해시태그가 줄을 이었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 지급으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보편적 지원을 촉구해오던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의 뜻에 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정책 소통
관계 개선

최근에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친문 세력과의 갈등을 들추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민주당 내 선별적 지급 방안을 제기하는 목소리와 달리 전국민 보편적 지급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본인의 SNS에 “민주당 내에서 논쟁이 벌어지자 반기를 들었다거나 불협화음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건전한 논쟁을 반기, 투쟁으로 갈라치기 하며 분란을 조장하지 말길 바란다.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의 소유도 아니다”라며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이 지사가 자신을 비토해 온 강경 친문 지지자들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이 지사는 “언론이 일부러 곡해한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당내 세력과 조직이 필수다. 이 지사에게 친문 세력을 끌어안는 과제가 남은 것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난 대선 경선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빠졌던 것도 이 지사에 대한 친문세력의 비호감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친문 세력의 비토 분위기를 전환시켜야 한다. 이 지사 역시 당내 분위기를 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2017년 19대 대선 경선서도 스스로를 “싸가지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고 그래야 나도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며 친문 세력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이 지사는 친문 세력을 끌어오기 위해 당 밖에서 먼저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친문과의 관계 개선만을 위한 정치적 행보는 이 시점서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이재명다운’ 정책 업무능력으로 친문 세력을 포섭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친문 세력에게 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 잘하는 이재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하는 전략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우뚝
당 최대 계파 ‘친문’ 과제

이 지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재명이 우리한테 필요한 존재다’라는 걸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나 내도 선거서 이길 수 있다면 다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에 이재명 아니면 이길 수 없다’ 이런 상황이면 친문 세력이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내 의원들과의 꾸준한 스킨십 역시 중요하다. 이 지사는 최근 정책 소통을 통해 의원들과 관계를 쌓고 있다. 그가 원하는 정책에 대해 어필하면 관심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식이다. 정책 소통도 하고, 민주당 내 의원들과의 관계 개선도 가능하다.
 

실제로 경기도는 여의도 국회서 월 1∼2회 정도 개최하는 정책토론회로 의원들과 꾸준히 교류 중이다.

이 지사는 ‘이재명계’ 의원을 제외하고도 경기권 의원 전반으로 교류를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달 23일 정책토론회 이후에는 이 지사가 김병욱·홍기원·민병덕 의원 등과 여의도의 한 식당서 만찬을 가졌다. 또 지난 13일 정책토론회 직후에도 임종성·송옥주·임오경 의원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지사의 정치적 스타일의 한계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 지사의 정치는 역동적이고 강경하다. 기회 포착 능력이 탁월해 ‘준비된 선동가’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고, 행정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편이다. 그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는 또다른 호소력을 가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의도 비주류
안정감 부족 지적

지지율이 가지는 속성 때문에 친문 지지자들도 대선 정국에선 이 지사를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대세 후보로 여길 공산이 높다. 친문 세력이 역시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는 국면에선 정권 연장이 첫 번째 목표일 것이다. 대표적인 이재명계 인물인 김병욱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 지사가 친문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지지율이 깡패다. 과거 좋지 않은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대선 본선서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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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