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토니모리 오너 2세 수상한 부동산 추적

22세가 30억을 어디서? 어떻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토니모리 오너 일가는 고급빌라 1채와 고급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바 있다. 매매가는 모두 93억원. 가족은 서로 일정 몫을 부담했다. 자녀들이 담당한 액수는 58억원이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눈길이 가는 건 당시 자녀들이 모두 20대였다는 사실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6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마련해둔 셈이다. 자금 출처에 물음표가 찍힌다.
 

▲ 토니모리 본사 ⓒ네이버 거리뷰

토니모리는 화장품 로드숍 전성기를 이끌었던 1세대 브랜드다. 한 때 위용을 떨쳤지만 현주소는 예전 같지 않다. 2017년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으로 앞날이 깜깜하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판
베버리힐즈

토니모리 주요 주주는 배해동 회장 일가로 보유 주식은 전체 66%를 상회한다. 공고한 지배력이다. 최대주주는 배 회장(32.39%)이고 부인 정숙인씨(17.15%)와 자녀 배진형 토니모리 이사(8.58%), 배성우씨(8.58%) 순이다.

토니모리 일가는 지난 2016년 4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고급빌라 1채를 매입했다. 가족은 현재 이곳서 거주 중인 것으로 보인다.

법인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배 회장은 주소지를 도곡동 빌라로 적시했다. 계열사 태성산업 대표이사로 있는 정숙인씨도 마찬가지다.


두 자녀도 마찬가지다. 배 이사와 성우씨 주소지는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도곡동으로 표기됐다. 물론 상세 주소까지 공개되지 않지만 추정할 수 있다.

도곡동 빌라 매입가는 49억8000만원이었다. 가족들은 저마다 돈을 보탰다. 배 회장과 배 이사, 그리고 성우씨는 도곡동 빌라를 각각 30%씩, 정숙인씨는 10%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배 회장 자녀들이 부담한 금액은 60%로 29억8800만원이다. 각자 14억9400만원을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눈길이 가는 건 매입 당시 자녀들의 나이다. 배 이사는 1990년생으로 27세였고 성우씨는 1995년생으로 22세에 불과했다. 20대 초중반 나이에 각자 수십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자금 출처에 물음표가 찍힌다.

도곡 빌라 20대 자녀 29억 사용
운중동 단독주택도 28억에 매입

토니모리 일가는 이듬해 부동산을 추가로 사들였는데 방식은 같았다. 가족이 저마다 자금을 대면서 공동 소유하는 식이었다. 배 회장 일가는 2017년 6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고급 단독주택 토지 2곳과 단지 내 도로 및 부대시설을 매입했다.

해당 단독주택 단지는 입주민 사생활을 철저히 보장한다. 단지 내 시설들을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사유지로 형성, 외부인 진입을 어렵게 하는 형식이다.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거래가는 각각 20억1410만원과 23억590만원으로 모두 43억2000만원이었다.

도곡동 빌라와 차이가 있다면, 부모보다 자녀들이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배 회장과 정숙인씨가 각각 16%(6분의 1), 배 이사와 성우씨가 각각 33%(6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금액서 배 이사와 성우씨가 부담한 금액은 28억8000만원으로 각자 14억4000만원을 부동산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당시 나이는 28세, 23세 밖에 되지 않았다.

종합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에 58억6800만원을 사용했다. 20대 초중반 나이에 60억원에 가까운 ‘여유 자금’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어떻게 큰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20대 초중반
60억 가까이?

첫 번째 가능성은 ‘배당’이다. 배 이사와 성우씨는 토니모리 상장 전부터 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당시 토니모리는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토니모리 감사보고서는 2010년부터다. 배 회장 가족들은 회사 주식 전부를 가지고 있었다. 지분율은 배 회장(60%), 정숙인씨(20%), 배 이사(10%), 성우씨(10%) 순이었다.

토니모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10억원, 30억원, 40억원, 20억원이었다. 배 이사와 진형씨가 받은 배당액은 모두 20억원으로 각자 10억원씩이었다.
 

▲ 배해동 토리모니 회장

2015년 토니모리가 상장하면서 지분 변동이 있었다. 다만 순위에 큰 변화 없이 배 회장, 정숙인씨, 배 이사, 성우씨 순으로 구축됐다.

상장 이후 배당은 계속됐다. 배당액은 2015년 35억2800만원, 2016년 40억5700만원, 2017년 2억9100만원이었다.

2017년 토니모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에게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주 우선 경영이라는 이념’이 그 이유였다.

그 결과 배 회장 가족들은 2017년 단 한 푼의 배당도 받지 않았다. 배 이사와 성우씨가 취득한 배당액은 모두 12억8940만원으로 각각 6억4470만원이었다.


종합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배당으로 32억8945만원을 쥘 수 있었다. 각자 16억4472만원이다.

이들이 배당액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저축했다면, 2016년 도곡동 고급빌라를 매입하는 데 지장은 없다. 충당이 가능한 액수다.

하지만 2017년 매입한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곡동 고급빌라를 처분한 뒤 구입했다면 설명이 가능하지만, 토니모리 일가는 현재까지 도곡동 빌라를 소유하고 있다.

불분명한
자금 출처

배 이사와 성우씨는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고급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하는 데 58억6800만원을 사용했다. 각자 29억3400만원이다. 배당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대출’이다. 배 이사와 성우씨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 각각 30만주를 담보로 10억2000만원씩 확보했다.


담보 대출은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이후에 이뤄졌다. 시기가 맞지 않지만, 잔금 처리 목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배당과 담보만으로도 부동산 매입 자금은 완전히 채워지지 못한다.

또 다른 수익 통로는 없었던 걸까. 배 이사에게는 있었다. 그는 토니모리에 입사해 급여를 받고 있다.

배 이사는 지난 2015년 9월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입사했다. 약 7개월 뒤인 2016년 3월에는 사내이사가 됐다. 업계에 이제 막 발을 담근 시기였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금수저’ 논란이 있었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배 이사가 해외사업부서 근무했던 2015년 사원 평균 급여는 연 7000만원이었다. 2016년 사내이사로 취임하기 전까지 배 이사가 활동했던 시기는 약 6개월이다. 급여로 3500만원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점쳐진다.
 

2016년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2억2800만원이었다. 이어 2017년 평균 급여(퇴직임원 퇴직금 포함)는 3억3200만원이었다.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때는 2017년 6월이다. 배 이사가 사원으로 일했던 때와 사내이사로 근무할 동안 수령한 보수를 계산해보면 4억2900만원이라는 값이 나온다. 배 이사는 같은 기간 배당금도 받았다.

배당·급여 받아?
혹시 아빠 찬스?

배 이사가 급여와 배당금을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매입 이후 이뤄진 주식 담보 대출이 잔금 처리 목적이었다면 부동산 3곳을 매입할 수 있다.

반면 성우씨의 수입 경로는 배당과 주식 담보 대출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토니모리와 계열사 법인 등기부등본을 모두 살펴봐도 그의 이름은 없다. 공시시스템서도 그의 직업은 명시되지 않았다. 그저 ‘주주’로 표기됐을 뿐이다.

물론 이들은 자금을 증여받을 수 있다. 이후 신고를 했다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일요시사>는 ‘배 이사와 성우씨가 부동산 3곳에 부담한 자금 출처’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토니모리 측은 “회장 가족 사안으로 사적인 영역”이라며 “답변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 회장이 자녀들에게 자금을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마 신고도 했을 것”이라면서도 “사측서 답변을 거부한 점을 미뤄봤을 때,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배 회장 일가는 모두 도곡동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앞서 배 회장과 부인 정숙인씨의 경우,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공시시스템으로 추정이 가능했을 뿐이다. 하지만 운중동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 모두 주소지를 도곡동 빌라로 두고 있다.

“사적 영역,
답변 어렵다”

배 회장 일가는 단독주택 부지 2곳을 새로운 거주지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내에는 여러 재계 인사들이 저마다 보금자리를 짓고 있다. 특이하게도 토니모리 일가는 단독주택 단지 내에서 2개 부지를 매입한 보기 드문 소유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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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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