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④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

▲ 금강소나무가 숲을 이룬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요즘은 한적하고 오붓하게 즐기는 여행지가 대세다. 오지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북 영양군은 지난 2015년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선정한 아시아 최초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있는 고장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빵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그만큼 청정하고, 자연이 간직한 숲과 별이 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영양의 별을 상징한다면,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숲을 대표한다. 휴양림은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검마산(1017m) 정상 서쪽 자락에 있다. 검마산(劍磨山)은 나무와 바위가 마치 창과 칼이 꽂힌 듯 화려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휴양림 중에도 숲이 좋기로 손꼽힌다.

▲ 푸른 숲만으로 힐링이 되는 검마산자연휴양림

피톤치드

검마산자연휴양림은 한티로(국도 88호선)에서 벗어나 좁은 길을 약 1.9km 들어간다. 휴양림에 이르면 기지개를 켜고 신선한 공기를 깊이 마신다. 누구나 절로 하는 첫 일정이다. 휴양림 이용은 단순 입장과 숙박으로 나뉜다. 숙박은 휴양관이나 야영 데크를 이용한다. 금강소나무가 빽빽한 산림욕장을 지나 약수터까지 구간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다. 물론 검마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 계곡을 끼고 자리한 야영 데크 ▲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의 금강소나무 군락

어느 길이든 검마산자연휴양림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가 반긴다. 금강소나무는 춘양목, 황장목 등으로 불리는데 소나무 중 으뜸으로 친다. 높고 곧게 자라 궁궐이나 왕실에 목재로 쓰였다. 산책로 곳곳에 고루 분포해 피톤치드의 진수를 만끽하기 좋다. 특히 산림욕장이 압권이다. 금강소나무 고목 아래를 거닐고, 그늘에 머물러 쉰다.

▲ 하트 모양 바위에 자란 나무

산림욕장에서 사방댐 쪽으로 내려오는 숲길도 곱다. 팔각정으로 가는 다리를 건널 때는 큰 바위가 눈길을 끈다. 하트 모양 바위에 나무가 자라 신성하다. 목걸이와 열쇠고리 만들기 등 가벼운 목공 체험이나 숲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후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 두 가지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좋다. 첫째,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책 읽는 숲이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내리면 바로 숲속도서관이 보인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유하고, 도서관 안에서 읽거나 책을 빌려 숲에서 읽을 수 있다. 계곡물 소리와 숲의 바람 소리는 책 읽을 때 ‘ASMR’로 최적이다.

▲ 검마산자연휴양림 숲속도서관 실내

둘째, 반려견과 동반할 수 있는 휴양림이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야영 데크 모두 일반 숙소와 반려견 동반 숙소가 구분되고, 야외에 반려견놀이터가 따로 마련됐다. 지난해부터 반려견의 나이 제한도 없어졌다. 다만 반려동물 등록을 완료하고, 놀이터 외 장소에서는 목줄을 반드시 착용하는 등 기본 준수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다.

검마산에는 또 다른 명품 숲이 있다. 지난 1993년 죽파리 일대에 조림한 30.6ha 규모의 영양자작나무숲이 어느새 어엿한 청년 숲으로 자랐다. 공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약 2km 산책로가 조성돼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든다. 접근이 수월하지 않은 덕분에 오지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검마산자연휴양림

우선 장파경로당에서 장파1교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한 뒤, 기산마을과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약 1.6km 이동한다. 이후는 길이 험하다. 사륜구동 차량은 숲 입구까지 진입할 수 있지만, 일반 승용차는 바닥이 긁혀 삼거리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한다.

창·칼 꽂힌 듯 화려한 자연휴양림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

삼거리에서 숲 입구까지 3.2km 정도 거리라 걷기 만만치 않다. 어느 지점부터 휴대폰 전파마저 끊긴다. 하지만 영양자작나무숲의 매력은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나무와 마을 상수원인 계곡물 소리가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 더위를 씻어주는 영양자작나무숲 풍경

자작나무숲은 산기슭을 가득 메운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과 머리 위를 뒤덮은 초록 잎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열린다. 자작나무가 만드는 특유의 빛깔이 지나온 길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좀 더 차분하고 화사하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어렵잖게 오르내린다. 오지 자연의 깊은 품에 안긴 걸 실감한다.


가볍게 한 바퀴 돌아 나올 수도, 정상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갔다 내려올 수도 있다. 아직 안내소가 따로 없지만, 안내판은 잘 갖춰졌다. 자작나무숲 입구 가는 중간에 간이 화장실이 있다. 공식 개장하기 전이니 혼자보다 동반자와 같이 가기를 권한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외관

영양 여행은 밤하늘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영양반딧불이천문대를 목적지 삼는 게 수월하다. 천문대는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 내 장수포천 변에 있다. 4D 영상을 상영하는 플라네타리움은 코로나19로 관람이 어렵지만, 별생태체험관 관람과 천체 관측은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야간에는 은하와 달 등을 관측한다. 특히 야간 관측 때 영양의 진가를 만끽한다. 천문대 주변은 큰 가로등 2개에 발목 높이 이동로 안내등이 전부인데, 그마저 불빛이 바닥을 향한다. 어둠이 사방을 둘러 육안으로 별을 보기에 최적이고, 반딧불이까지 반짝인다.

8월에는 천문대 인근 장수포천과 반딧불이생태공원에서 늦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가 있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의 밤하늘 ▲ 400년 된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영양 서석지의 경정

영양에서 옛사람의 휴식을 느끼고 싶을 때는 영양 서석지(국가민속문화재 108호)가 알맞다. 서석지는 석문 정영방이 1613년(광해군 5)에 조성한 조선 시대 민간 정원이다. 400년 된 은행나무가 기대선 입구로 들어서자, 경정(敬亭)과 주일재(主一齋)가 사각 연못을 끼고 자리한다.

서석지에는 20개 가까운 서석(瑞石)이 연못에 있다. 신선이 노는 선유석(僊遊石), 구름 봉우리 모양 상운석(祥雲石) 등 이름처럼 재미난 생김이다. 인위로 배치했나 싶지만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돌이다. 경정 대청마루에 올라 연못을 내려다보자. 낮은 담장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서석지에서 나와 고택이 많은 연당마을을 산책해도 좋다.

▲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선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서석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국보 187호)이 있다. 높이 약 9m, 탑신 폭 3.34m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에 벽돌 모양으로 돌을 다듬어 축조한 것으로 추정한다.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섰는데, 균형 잡힌 비례와 늠름한 자태가 눈길을 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국보의 위엄이라기보다 세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살아가는 은둔자의 기품에 가깝다. 석탑 아래쪽에 반변천이 흐르고, 수달 서식지라는 푯말이 있다.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앞에서 모두 어우러져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괜히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반딧불이천문대 시간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검마산자연휴양림→수하계곡→영양반딧불이천문대→반딧불이생태공원 
둘째 날: 영양자작나무숲→선바위관광지→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양문화관광 www.yyg.go.kr/tour
- 검마산자연휴양림 www.foresttrip.go.kr/0184
- 영양반딧불이천문대(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www.yyg.go.kr/np 


문의 전화
- 검마산자연휴양림 054)682-9009
- 영앙자작나무숲 054)680-6412(영양군청 문화관광과)
- 054)732-1601(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054)680-5332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양,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회(08:20, 16:1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본신 농어촌버스 이용, 바람마시 정류장 하차, 검마산자연휴양림까지 도보 2.9km.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죽파 농어촌버스 이용, 죽파리·상죽파 정류장 하차, 장파1교 건너기 전 좌회전, 영양자작나무숲까지 도보 약 4.8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영양버스정류장 054)683-2213

자가운전
검마산자연휴양림: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6.7km→검마산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 1.9km→검마산자연휴양림 
영양자작나무숲: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5.05km→발리삼거리에서 죽파, 오기 방면 우회전, 낙동정맥로 6.1km→좌회전, 상죽파길 287m→장파경로당 지나 우회전, 64m→장파1교 앞 좌회전, 4.8km(일반 승용차 1.6km 이동 후 삼거리 길가 주차, 도보 3.2km)→영양자작나무숲 입구

숙박 정보
- 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펜션: 수비면 반딧불이로, 054)680-5323, 5325, www.yyg.go.kr/np/pension 
- 선바위자연생태마을: 입암면 주역1길, 054)680-5370 
- 쇼호텔: 영양읍 중앙로, 054)683-3533

식당 정보
- 선바위가든(산채정식): 입암면 영양로, 054)682-7429
- 희야골곱창식당(돌곱창): 입암면 입암로, 054)682-4569 
- 음식디미방체험관(한정식): 석보면 두들마을길, 054)683-7785(3일 전 예약 필수, 점심은 개인, 저녁은 10인 이상 가능)

주변 볼거리
일월산자생화공원, 주실마을, 맹동산(영양풍력발전단지), 본신리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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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