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④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

▲ 금강소나무가 숲을 이룬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요즘은 한적하고 오붓하게 즐기는 여행지가 대세다. 오지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북 영양군은 지난 2015년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선정한 아시아 최초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있는 고장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빵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그만큼 청정하고, 자연이 간직한 숲과 별이 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영양의 별을 상징한다면,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숲을 대표한다. 휴양림은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검마산(1017m) 정상 서쪽 자락에 있다. 검마산(劍磨山)은 나무와 바위가 마치 창과 칼이 꽂힌 듯 화려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휴양림 중에도 숲이 좋기로 손꼽힌다.

▲ 푸른 숲만으로 힐링이 되는 검마산자연휴양림

피톤치드

검마산자연휴양림은 한티로(국도 88호선)에서 벗어나 좁은 길을 약 1.9km 들어간다. 휴양림에 이르면 기지개를 켜고 신선한 공기를 깊이 마신다. 누구나 절로 하는 첫 일정이다. 휴양림 이용은 단순 입장과 숙박으로 나뉜다. 숙박은 휴양관이나 야영 데크를 이용한다. 금강소나무가 빽빽한 산림욕장을 지나 약수터까지 구간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다. 물론 검마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 계곡을 끼고 자리한 야영 데크 ▲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의 금강소나무 군락

어느 길이든 검마산자연휴양림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가 반긴다. 금강소나무는 춘양목, 황장목 등으로 불리는데 소나무 중 으뜸으로 친다. 높고 곧게 자라 궁궐이나 왕실에 목재로 쓰였다. 산책로 곳곳에 고루 분포해 피톤치드의 진수를 만끽하기 좋다. 특히 산림욕장이 압권이다. 금강소나무 고목 아래를 거닐고, 그늘에 머물러 쉰다.

▲ 하트 모양 바위에 자란 나무

산림욕장에서 사방댐 쪽으로 내려오는 숲길도 곱다. 팔각정으로 가는 다리를 건널 때는 큰 바위가 눈길을 끈다. 하트 모양 바위에 나무가 자라 신성하다. 목걸이와 열쇠고리 만들기 등 가벼운 목공 체험이나 숲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후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 두 가지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좋다. 첫째,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책 읽는 숲이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내리면 바로 숲속도서관이 보인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유하고, 도서관 안에서 읽거나 책을 빌려 숲에서 읽을 수 있다. 계곡물 소리와 숲의 바람 소리는 책 읽을 때 ‘ASMR’로 최적이다.

▲ 검마산자연휴양림 숲속도서관 실내

둘째, 반려견과 동반할 수 있는 휴양림이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야영 데크 모두 일반 숙소와 반려견 동반 숙소가 구분되고, 야외에 반려견놀이터가 따로 마련됐다. 지난해부터 반려견의 나이 제한도 없어졌다. 다만 반려동물 등록을 완료하고, 놀이터 외 장소에서는 목줄을 반드시 착용하는 등 기본 준수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다.

검마산에는 또 다른 명품 숲이 있다. 지난 1993년 죽파리 일대에 조림한 30.6ha 규모의 영양자작나무숲이 어느새 어엿한 청년 숲으로 자랐다. 공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약 2km 산책로가 조성돼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든다. 접근이 수월하지 않은 덕분에 오지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검마산자연휴양림

우선 장파경로당에서 장파1교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한 뒤, 기산마을과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약 1.6km 이동한다. 이후는 길이 험하다. 사륜구동 차량은 숲 입구까지 진입할 수 있지만, 일반 승용차는 바닥이 긁혀 삼거리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한다.

창·칼 꽂힌 듯 화려한 자연휴양림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

삼거리에서 숲 입구까지 3.2km 정도 거리라 걷기 만만치 않다. 어느 지점부터 휴대폰 전파마저 끊긴다. 하지만 영양자작나무숲의 매력은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나무와 마을 상수원인 계곡물 소리가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 더위를 씻어주는 영양자작나무숲 풍경

자작나무숲은 산기슭을 가득 메운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과 머리 위를 뒤덮은 초록 잎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열린다. 자작나무가 만드는 특유의 빛깔이 지나온 길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좀 더 차분하고 화사하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어렵잖게 오르내린다. 오지 자연의 깊은 품에 안긴 걸 실감한다.


가볍게 한 바퀴 돌아 나올 수도, 정상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갔다 내려올 수도 있다. 아직 안내소가 따로 없지만, 안내판은 잘 갖춰졌다. 자작나무숲 입구 가는 중간에 간이 화장실이 있다. 공식 개장하기 전이니 혼자보다 동반자와 같이 가기를 권한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외관

영양 여행은 밤하늘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영양반딧불이천문대를 목적지 삼는 게 수월하다. 천문대는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 내 장수포천 변에 있다. 4D 영상을 상영하는 플라네타리움은 코로나19로 관람이 어렵지만, 별생태체험관 관람과 천체 관측은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야간에는 은하와 달 등을 관측한다. 특히 야간 관측 때 영양의 진가를 만끽한다. 천문대 주변은 큰 가로등 2개에 발목 높이 이동로 안내등이 전부인데, 그마저 불빛이 바닥을 향한다. 어둠이 사방을 둘러 육안으로 별을 보기에 최적이고, 반딧불이까지 반짝인다.

8월에는 천문대 인근 장수포천과 반딧불이생태공원에서 늦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가 있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의 밤하늘 ▲ 400년 된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영양 서석지의 경정

영양에서 옛사람의 휴식을 느끼고 싶을 때는 영양 서석지(국가민속문화재 108호)가 알맞다. 서석지는 석문 정영방이 1613년(광해군 5)에 조성한 조선 시대 민간 정원이다. 400년 된 은행나무가 기대선 입구로 들어서자, 경정(敬亭)과 주일재(主一齋)가 사각 연못을 끼고 자리한다.

서석지에는 20개 가까운 서석(瑞石)이 연못에 있다. 신선이 노는 선유석(僊遊石), 구름 봉우리 모양 상운석(祥雲石) 등 이름처럼 재미난 생김이다. 인위로 배치했나 싶지만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돌이다. 경정 대청마루에 올라 연못을 내려다보자. 낮은 담장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서석지에서 나와 고택이 많은 연당마을을 산책해도 좋다.

▲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선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서석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국보 187호)이 있다. 높이 약 9m, 탑신 폭 3.34m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에 벽돌 모양으로 돌을 다듬어 축조한 것으로 추정한다.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섰는데, 균형 잡힌 비례와 늠름한 자태가 눈길을 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국보의 위엄이라기보다 세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살아가는 은둔자의 기품에 가깝다. 석탑 아래쪽에 반변천이 흐르고, 수달 서식지라는 푯말이 있다.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앞에서 모두 어우러져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괜히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반딧불이천문대 시간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검마산자연휴양림→수하계곡→영양반딧불이천문대→반딧불이생태공원 
둘째 날: 영양자작나무숲→선바위관광지→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양문화관광 www.yyg.go.kr/tour
- 검마산자연휴양림 www.foresttrip.go.kr/0184
- 영양반딧불이천문대(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www.yyg.go.kr/np 


문의 전화
- 검마산자연휴양림 054)682-9009
- 영앙자작나무숲 054)680-6412(영양군청 문화관광과)
- 054)732-1601(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054)680-5332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양,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회(08:20, 16:1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본신 농어촌버스 이용, 바람마시 정류장 하차, 검마산자연휴양림까지 도보 2.9km.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죽파 농어촌버스 이용, 죽파리·상죽파 정류장 하차, 장파1교 건너기 전 좌회전, 영양자작나무숲까지 도보 약 4.8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영양버스정류장 054)683-2213

자가운전
검마산자연휴양림: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6.7km→검마산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 1.9km→검마산자연휴양림 
영양자작나무숲: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5.05km→발리삼거리에서 죽파, 오기 방면 우회전, 낙동정맥로 6.1km→좌회전, 상죽파길 287m→장파경로당 지나 우회전, 64m→장파1교 앞 좌회전, 4.8km(일반 승용차 1.6km 이동 후 삼거리 길가 주차, 도보 3.2km)→영양자작나무숲 입구

숙박 정보
- 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펜션: 수비면 반딧불이로, 054)680-5323, 5325, www.yyg.go.kr/np/pension 
- 선바위자연생태마을: 입암면 주역1길, 054)680-5370 
- 쇼호텔: 영양읍 중앙로, 054)683-3533

식당 정보
- 선바위가든(산채정식): 입암면 영양로, 054)682-7429
- 희야골곱창식당(돌곱창): 입암면 입암로, 054)682-4569 
- 음식디미방체험관(한정식): 석보면 두들마을길, 054)683-7785(3일 전 예약 필수, 점심은 개인, 저녁은 10인 이상 가능)

주변 볼거리
일월산자생화공원, 주실마을, 맹동산(영양풍력발전단지), 본신리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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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