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폭탄을 피하라

앞으로 취득세 중과 대상 다주택자를 판단할 때 오피스텔과 아파트 분양권 및 입주권도 주택 수에 포함된다. 7월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취득세를 낼 때 주택 수에 넣지 않았던 주거용 오피스텔과 분양권, 재개발·재건축 입주권도 주택과 같이 합산해 다주택자 여부를 따지도록 했다. 합산 대상 분양권·입주권·오피스텔은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취득한 것에 한한다.

만일 주택 1채를 보유한 세대가 분양권 1개와 오피스텔 1채를 추가로 매입하고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신고해 주택분 재산세를 내는 경우 기존에는 1주택자에 준해 취득세율이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3주택자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내게 된다.

아파텔
다시 위축?

7·10대책에 따라 취득세를 부과할 때는 주택으로 포함하지 않던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합산해 부과하기로 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상품으로 아파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만,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지방세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지난 8월12일 공포·시행됐다.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르면 기존에 주택 수에 넣지 않던 주거용 오피스텔과 분양권, 재개발·재건축 입주권도 주택과 같이 합산해 취득세를 산출하게 된다. 


즉 무주택자가 오피스텔 1채를 사서 주거용으로 신고한 뒤 아파트 1채를 추가 매입할 경우,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계산해 2주택자에 해당하는 8%를 취득세로 내야한다. 다만 주택 수에 포함되는 오피스텔은 시행일인 8월12일 이후 취득한 것에 한하며, 시행일 이전에만 계약이 체결되면 시행일 이후 잔금을 치르더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합산 부과
상가·생활숙박시설·섹션 오피스 각광

취득세율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아파텔도 주택으로 본다는 지침은 바뀌지 않았다. 아파텔을 가진 사람이 규제지역 아파트를 추가 취득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될 경우 아파텔이나 아파트 중 하나를 1년 이내 처분해야만 하고, 비규제지역은 3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둘러싸고 법이 개정되면서 수요자들과 분양업체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실수요 및 투자자들은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우려와 취득세 등 세 부담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상관없이 취득세가 4.6%로 정부의 취득세율 인상 조치와 함께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됐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투자에 대한 수요가 일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임대사업자들의 오피스텔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가 줄어들면 매도와 임차인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오피스텔을 임대로 운영할 경우 전월세 상한제, 상가임대차보호법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면 취득세 4%(교육세·농특세 별도)를 부담하는 일반임대사업 수익형 부동산은 반사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일반임대사업 적용 수익형 부동산으로 상가,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 섹션 오피스(소형 오피스) 등이 있다.

먼저 상가투자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과 투자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안정적인 배후를 확보한 상가가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가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대규모 업무시설을 낀 복합상가가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단지 안에 조성되는 상가로, 입주 세대의 생활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단지의 입주민을 고정수요로 누릴 수 있어 일반 상가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상권 형성이다. 상권 형성 기간이 짧을수록 좋은 만큼 대단지 상가가 투자에 유리하다. 하지만 단순히 가구 수가 많은 단지라고 해서 배후수요가 풍부한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
투자가치 상승

다음으로 복합상가는 같은 건물 안에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텔,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이 입지하고 있어 역시 고정수요와 유동인구 유입이 용이하다. 역세권 입지인 경우 유동인구 확보에 유리하다. 상권 형성이 수월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공실의 위험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되는 생활숙박시설과 섹션 오피스도 주목받고 있다. 전매제한이 없고 부가가치세(VAT)가 환급되기 때문이다. 또한 1억~2억원대의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생활숙박시설의 경우 숙박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숙박업을 할 수 없는 오피스텔에 비해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업무에 불필요한 시설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저렴하게 책정되고,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최근 유튜버, 온라인 판매점 등 1인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역시 섹션 오피스 투자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가 없다
트렌드 부합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주택임대사업자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익성이 좋으며 규제가 거의 없어 주목을 받는 수익형 상품으로 상가, 생활숙박시설이나 섹션 오피스가 있는데 최신 트렌드에도 부합해 당분간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취득세 부담이 없거나 4%를 적용받는 일반임대 대상 수익형 상품.
 

▲송도국제도시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 입지의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상가가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에 나선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건립 중인 송도국제도시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내 1, 2층 판매시설이 그 대상이다. 

센터는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평일 승·하차객 월 평균 40만명, 2019년 기준) 2번 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 입지로, 지상 1층 60개 호실과 지상 2층 59개 호실이다.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임대현황을 보면 1층은 자동차 수입전시장, 형지패션관, 편의점, 약국 임대가 확정된 상태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입점 협의 중이다. 2층은 골프연습장, 피부과, 통증의학과 임대가 확정된 상태며, 내과(이비인후과)가 협의 중이다.


고객의 동선을 고려해 에스컬레이터 3대로 1층과 2층의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외부유동인구 유입을 위해 2층과 직접 연결되는 계단 4개와 엘리베이터 2개로 업무시설과 오피스텔이 직접 연결되어 접근성을 크게 강화했다. 준공은 2021년 10월 예정.
 

수요자·분양업체 혼란
일반임대 사업 반사이익

▲양양 남설악 힐링타운 자연인=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설악로 1700-51 일대에 생활숙박시설인 ‘양양 남설악 힐링타운 자연인’이 분양 중이다. 총 면적 10만여평에 단계별로 조성되며, 토지 매입이 완료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1단계로 분양되는 생활숙박시설 2개 동은 특별 분양가인 1억원으로 책정되어 추후 분양되는 분양가 1억2000만원보다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 1단계 사업으로 숙박시설 및 주변 편의시설을 건축하고 있다. 9개동 총 77개 호실 중 2020년 8월 2개동 21개 호실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건축 규모는 지상 2층 7개동, 지상 3층 2개동, 10평형 49실, 15평형 28실이다. 

숙박시설은 2020년 8월 2개동이 완공 예정이다. 호두나무 농장은 2021년 2월 착공 예정에 있다. 숲속 캠핑장과 클럽 하우스, 잔디광장, 허브 농원 카페와 유기농 텃밭은 2020년 10월 착공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힐링타운 자연인에서는 고객이 내 산처럼 자유롭게 자연 속을 거닐고 생태 공간을 탐방하며 마음껏 자연물을 채취 할 수 있다. 둘레길에서 산책하고 자연 속에서 나는 산나물 및 버섯을 내산처럼 채취하며, 즐기고 쉴 수 있도록 숙박과 편의 시설을 겸비한 공간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전했다.
 


▲왕십리 지음재= ㈜도시공감이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의 소형 오피스와 상가를 동시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  ㎡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다.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6.76㎡ 35가구, 13.72㎡ 28가구로 이뤄져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주차는 총 41대다. 업무시설은 전용면적 16.52~26.95㎡의 소형 오피스(사무실)로, 분양가는 1억원대(VAT 별도)로 공급된다. 세무사 및 법무사사무실, 중개업소, 여행사, 네일아트,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상가는 실투자금 2억원대(대출 및 보증금 차감)면 투자가 가능하며 편의점, 애견센터, 치킨호프전문점 등이 권장업종이다. 

도심권 자리
직주근접 겨냥

왕십리 지음재는 소형 주택 임대수요가 풍부한 성동구 도심권에서 직주근접 수요를 겨냥한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생활 편의시설 접근이 용이하다. 업무지구인 종로, 을지로에서도 가깝다. 인근에 교육시설 집중 및 관광지로서 경쟁력까지 확보해 인근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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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