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뻥튀기’ 제주 호텔 분양 사기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8.24 10:55:57
  • 호수 1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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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맡기면 월 100만원씩 준다며?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장밋빛 미래를 보고 호텔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신문 광고에 현혹돼 거액의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있다. 1년이 넘도록 수익금을 받지 못한 수분양자와 시행사 대표와 법정 공방이 불거졌다. 
 

최근 은행 이자도 낮고 은퇴 후 생활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는 곳이 바로 수익형 호텔, 분양형 상가다. 이들은 전망 좋다는 호텔 광고를 보고 투자한다. 예를 들면 A씨는 풍광 좋은 땅을 찾아 이곳에 호텔을 짓기 위해 은행 돈을 빌리려 하지만 개인이라 쉽게 빌릴 수가 없다. 이 경우 분양 대행사에 연락해 광고한다. 

광고 보고 
투자했다…

현수막, TV, 신문 광고 등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하게 된다. 풍광 좋은 땅에 호텔을 지어 150개의 객실 중 하나를 2000만원에 분양받으면 3년 동안 확정 수익률 10%를 주겠다고 약정하는 것. 

단순하게 한 달만 계산해도 130만∼150만원이 되는 금액이 되는데 3개 호실만 해도 400만∼500만원 정도 되니 많이들 혹해서 투자하게 된다. 사업자 입장에선 2억원씩 150개를 분양하면 300억원이 들어오게 되는데 보통 호텔을 건설하는 데 200개 정도의 객실을 짓는다. 

투자자들은 호텔을 운영할 능력이 없으니 사업자가 호텔을 짓게 되면 그 다음 호텔을 영업하는 회사는 사업자가 하나 더 만들어 호텔을 영업해 얻는 수익으로부터 확정 수익을 주고 더 남는 수익은 사업자가 갖게 되는 것이다. 조금 더 확장하면 객실을 늘려 500개의 객실을 지으며 200개는 분양, 나머지는 사업자가 갖는 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서로에게 쏠쏠한 방법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힘들게 자금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투자자 입장에선 힘들게 호텔 운영을 하지 않고 2~3억 투자해서 매달 100만원씩 꼬박 들어오기 때문이다. 

100% 객실 가동, 연 16% 수익보장…
투자자들 TV·신문광고로 현혹 주장

지난 2016년 1월경 신문을 통해 제주도에 위치한 한 호텔에 대한 분양광고를 시작했다. 당시 호텔 분양가격을 약 1억2000만원서 1억8000만원으로 책정하며 총 305개의 객실 분양을 시작했다. 광고 내용에는 ‘100% 객실 가동률을 확보한 호텔’ ‘연 16% 수익보장’ ‘환매보장제 실시’ 등의 문구로 수분양자들을 모집했다.

시공사인 한일종합건설과 시행사인 지더블유홀딩스가 진행한 이 곳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12만8600㎡로 지하 2층서부터 지상 10층까지의 규모. B씨를 포함한 240여명이 광고에 혹해 해당 호텔 분양 홍보관을 방문해 담당 직원과 상담한 후 시행사 및 운영사와 분양계약 및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계약을 체결한 240여명은 수익보장증서와 환매증서를 발급하면서 위험부담이 전혀 없는 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수익을 보장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사실과 매우 달랐다”며 “담당자가 약속한 연간수익률 16%는 실제 지급된 수익률인 8%에 비해 2배나 과장된 수치였다. 또 제주 지역 유사 등급 호텔들의 평균 객실 가동률 및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 추세를 고려할 때 담당자가 약속한 객실가동률 100%는 전혀 달성할 수 없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호텔은 객실 가동률과 책정 숙박료 등 매출 구조상 많은 이익이 발생할 수 없었던 탓에 개장 후 4개월 이후부터 수분양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들은 수익보장증서나 환매보장서 등을 교부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약정의 이행을 보장할 어떤 자금도 준비된 것이 없었으며, 약정 내용을 이행할 의사도 능력도 전혀 없어 보였다고 주장했다.

대출 받아
분양 진행


지난해 6월 B씨 외 7명이 고소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7월4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분양 홍보관서 해당 호텔과 관련해 시행사 및 운영사와 객실 공급계약 및 위탁 운영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또 고소인으로부터 계약금 3189만원, 이후 2018년 4월까지 중도금 및 잔금 2억8705만원을 분양대금 명목으로 지급받는 등 14억8897만원을 분양대금 명목으로 받아 이를 편취했다.

B씨는 “시행사 대표 C씨는 계획적이고 치밀했다.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광고 문구만 믿고 제주도까지 가보지도 않고 전혀 계약한 수분양자들에게 사기 수법을 펼친 것이다. 누가 제주도까지 가서 확인하고 계약을 하겠느냐”며 “나를 포함해 8명이 고소를 했지만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업을 하다 보면 안될 수도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혐의가 났다. 계획은 계획이고 결과는 결과라는 이유로 법원의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부산지방검찰청서 불기소 처분을 결정, 이에 대해 불복한 B씨 외 7명은 항고했으나 서울고등검찰청서 항고기각 처분을 내렸다. 사기 관련한 과거 판례서 상품 등의 선전·광고가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됐다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춰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면 사기로 인정하지 않았다.

14억 편취
고소 진행

이 사건과 관련해 항고를 기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C씨는 호텔객실 가동률 및 단가 등 분석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근 호텔 현황자료 등을 토대로 수익률 예측이 가능했던 점 ▲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매출액, 순이익이 변동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던 점 ▲B씨 외 7명이 기대한 영업수익률은 호텔의 정상 운영과 숙박산업의 활성화를 전제로 예상되는 것이므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서 C씨가 호텔 개장 이후 자비로 수익금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계약 당시부터 확정 수익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또 C씨가 매입한 하남시 토지 관련해서는 호텔 분양대금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B씨 외 7인이 분양계약에 따른 소유권도 모두 이전 받은 점 등을 볼 때 호텔을 운영하면서 수익이 발생하지 못해 수분양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이 편취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것이다.

시행사 대표 하남시 땅 매입 의문
피해자 고소했지만 무혐의 판결 

이에 불복한 B씨 외 7인은 지난 7일, 재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사건에 무려 24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존재하고 분양대금 원금 피해액 3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수익형 부동산 사기 사건”이라며 “피의자는 호텔 개장 후 단 4개월만 약정 수익금을 지급했고 개장 1년4개월 만에 호텔 영업을 중지해 수분양자들은 연 8%의 약정 수익금은 고사하고 분양대금 원금마저 회수할 방법을 잃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이 사건은 허위, 과장 광고를 동반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피해 사례가 아니라 호텔의 매출 및 수익 구조상 고소인들에게 약정 수입금을 지급할 수 없었음에도 연 8% 수익금 지급 약정을 한 바 이런 행위가 기망에 해당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면서도 “그러나 원처분검사 및 항고사건 담당 검사는 피의자가 약정한 연 8%의 수익금이 과연 지급 가능한 것이었는지에 관해 어떤 판단도 하지 않은 채 해당 건 고소를 무혐의 처분했다. 제대로 판단조차 하지 않은 채 내려진 수사기관의 오판은 법원서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C씨는 “수분양자 중 일부가 사기나 횡령 같은 말도 안 되는 걸로 소송을 걸었다. 소송 결과 무혐의가 나왔다. 그들의 주장은 전부 허위고 거짓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수익금을 못 준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중국 사드 등의 문제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정으로
진실공방


이어 “그래도 초반에 수익금을 주기 위해 사비도 털고 대출도 받아다가 주려고 했지만 도저히 여력이 되지 않아 호텔 수분양자 협의회인 관리단과 협의를 했다. 호텔 명도도 다 해줬고 지금 정상적인 절차를 받아 진행 중에 있다”며 “다만 합의하는 데 있어 합의금을 기간 내에 줘야 하는데 그게 좀 늦어지고 있다. 조만간 해결할 것이다. 만약 사기였으면 초반부터 돈을 주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수익금도 주고 월급도 주려고 했다. 나쁜 의도로 한 건 없다. 수분양자 97∼98%가 이미 합의가 된 상황이다. 합의가 안 된 나머지 소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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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