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 여행사의 줄쇼크

‘벼랑 끝’ 줄줄이 떨어질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여행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이동’을 전제로 하는 만큼 ‘거리두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반등은 물론 회복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불거진 재확산 조짐에 그야말로 악화일로다. 수익은 바닥을 쳤고, 사람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여행사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 코로나 여파로 인한 국내 여행업계의 줄쇼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고성준 기자

여행사 현실은 수치로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행객 발목을 붙잡았고, 여행사도 함께 추락했다. 변화는 올해 2월 감지됐다. 국내외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관광 수입은 내리막을 탔다. 3월 여행객 감소폭은 90%를 넘었다. 4월에는 관광 수입이 70% 가까이 하락했다.

황량한 현실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지난 6월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해외 여행객은 직전년도 대비 97.5% 급감했다. 해외를 찾은 국내 여행객은 98.1% 급락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여행사는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수익은 고사하고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두 번째 위기로 여겨진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국적 확산을 경고했다. 이른바 ‘신천지 유행’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내 상장 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세중 ▲롯데관광개발 ▲레드캡투어 등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95억원 매출액을 내놨다. 전년 대비 무려 95% 감소한 값이다. 같은 기간 흑자였던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36억원서 671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 직격탄, 대확산 가능성까지
국내 7개 상장 여행사 ‘첩첩산중’

직원 이탈도 동반됐다. 지난해 말까지 하나투어 직원 수는 모두 2500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 19명이 짐을 쌌다. 2분기에도 75명이 회사를 나왔다. 올해 들어서만 100명 가까이 퇴사한 셈이다.

모두투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95% 하락한 30억원이었다. 1억원에 그쳤던 영업손실은 93억원으로 반전됐다. 8억원이었던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직원 감소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모두투어 직원은 모두 1158명이었다. 1분기 1136명을 시작으로 2분기 1106명 등 감소세가 계속됐다. 2분기 만에 50여명이 퇴사를 결정한 것이다.

노랑풍선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하락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직원 감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말 노랑풍선 직원 수는 모두 553명이었다. 하지만 1분기 518명, 2분기 500명으로 줄어들었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이들 주가는 크게 주저앉았다. 지난 18일 하나투어는 전일 대비 3350원 하락한 3만7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모두투어는 1450원 하락한 1만1350원, 노랑풍선은 1700원 하락한 1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 ⓒ고성준 기자

여타 여행사 사정도 비슷했다. 삼천리자전거 계열사인 참좋은여행은 2분기 별도 기준 6억원 매출에 그쳤다. 직전년도 165억원이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사실상 폭락이다.

영업이익 30억원은 -37억원으로, 순이익 21억원은 -36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374명이었던 직원 수는 올해 2분기 355명으로 줄었다.

세중은 거래정지라는 위기를 맞았다. 실적 탓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분기 매출액 5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서 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한다.

세중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5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꺾였다. 다만 순이익은 -10억원서 -3억원으로 회복했다. 세중 직원 수는 지난해 모두 127명서 1분기 121명, 2분기 118명으로 모두 9명이 줄었다.

롯데관광개발도 세중과 같은 수모를 겪었다. 분기 매출액이 5억원을 밑돌아 거래가 정지됐다.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3억원에 불과했다. 2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83억원이던 순이익은 -97억원으로 뒤집어졌다.

계속 되는 마이너스, 떠나는 직원들 
만기 도래…고용유지지원금 재지정?

직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478명이던 직원은 1분기에 537명, 2분기에 577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여행 영업이 아닌 복합리조트 설치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레드캡투어는 앞선 여행사들보다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52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감소폭은 23%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억원, 16억원으로 흑자였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58%, 70%씩 깎인 수치다. 직원 수는 지난해 모두 446명이었다. 하지만 1분기 422명, 2분기 406명으로 40명 정도가 빠졌다.

여행사 대부분은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연명했다. 대상이 된 여행사만 30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지원 종료 기한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즉, 고용유지지원금 중단은 곧 대량 실업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광산업위원회는 머리를 맞댔다. 위원회는 경영 위기 개선이 어려울 경우, 특별고용지원업종 재지정 등에 나설 방침이다. 또 고용 실태 조사 이후 보호 조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관광산업위원회는 지난 6월 코로나19 악화에 따라 긴급 출범한 바 있다.

이대로?


여행업을 비롯해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개 업종은 지난 3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이 연장된다면 큰 단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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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