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품 뱉는 VIP자산운용 속사정
대한약품 뱉는 VIP자산운용 속사정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0.09.24 09:33
  • 호수 12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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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물 다 빨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대한약품서 5% 이상 주식을 보유했던 자산운용사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상당수 지분을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자산운용사의 보유 주식 수는 올해 처음 5% 아래로 떨어졌다. 엑시트 시점이 다가온 걸까.
 

▲ 대한악품 본사 ⓒ카카오맵
▲ 대한악품 본사 ⓒ카카오맵

대한약품은 수액제 전문기업이다. 창업주는 고 이인실 회장으로 지난 1945년 국민보건에 기여하겠다며 ‘조선약품화학공업사’를 세웠고, 수액제 개발에 힘을 쏟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한약품은 국내 최초로 수액제 생산에 성공하며 이름을 날렸다. 현재까지도 대한약품 매출 대부분은 수액제로부터 비롯된다.

수액 전문

대한약품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따로 계열사를 두고 있지 않다. 최근 3년간(2017∼2019) 회사 실적은 준수하다. 해당 기간에 별도 기준 매출액은 1444억원, 1587억원, 168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 362억원, 336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비슷한 맥락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248억원, 285억원, 281억원이었다.

회사는 2세 경영 체제다. 창업주의 장남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이 경영 전면에 있다. 동시에 승계 작업이 궤도에 오른 상태다. 주인공은 이 회장의 장남 이승영 대한약품 이사다. 그는 차근차근 회사 주식을 끌어모으며 시기를 엿보고 있다.

대한약품 최대주주는 단연 이 회장(20.74%)이다. 이 이사(5.77%)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차남 이광우 전 대한약품 감사(3.75%)와 삼남 이용우씨의 두 아들 승경씨(1.87%), 승욱씨(1.97%) 순이다. 이 외에도 상당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가 있다. VIP자산운용이라는 곳이다.

VIP자산운용은 국내서 유명한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다.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여 상승구간에 접어들 때까지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이다.

공동 창업주는 최준철 대표와 김민국 대표다. 이들은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스믹(SMIC)’ 출신이다. 졸업 후 함께 VIP투자자문을 설립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설립 초기에도 이들은 가치투자를 투자 철학으로 내세웠다.

단순투자로 시작 8%까지 매수
올해 시작된 매도 2%까지 하락

VIP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9월 처음으로 대한약품 공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2015년 12월 이후부터 대한약품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지만, 5%를 넘지 않아 공시 의무가 없었다. 매입 목적은 경영권 참여 등이 아닌 단순투자였다.

당시 VIP자산운용이 보유한 대한약품 주식은 30만3880주(5.06%)였다. 그해에만 VIP자산운용은 모두 49번 매수와 25번 매도를 통해 44만2995주(7.38%)로 보유 주식 수를 늘렸다.

2017년에는 확보한 수량보다 처분한 양이 조금 더 많았다. 당시 106차례 매수와 126차례 매도를 거쳐 기존 44만2995주(7.38%)서 43만2026주(7.2%) 소폭 하락했다.

2018년에는 매수세가 더 강했다. VIP자산운용은 그해 매수 110회, 매도 124회에 나선 결과 기존 43만2026주(7.2%)서 46만8630주(7.81%)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수 84번, 매도 146번이었다. 매도세가 우세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주식 수는 기존 46만8630주(7.81%)서 51만260주(8.5%)로 크게 늘었다.

변화가 발생한 건 올해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한약품 주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VIP자산운용은 지난달 5일까지 대한약품 주식을 23회 매입했다. 반면 매도 횟수는 118회로 압도적이었다. 변동된 주식 수도 가시적이다. 기존 51만260주(8.5%)까지 증가한 지분은 15만9368주(2.66%)로 크게 줄었다.

지분율이 5% 아래로 떨어진 만큼 공시 의무도 사라졌다. 향후 매도 쪽으로 무게가 계속 기울지, 매수 쪽으로 전환될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이전과 다른 급격한 매도세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VIP자산운용사서 ‘엑시트’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시에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진다.

뚝뚝 떨어지는 지분율…배경은?
15년 첫 투자, 엑시트 시점 도래?

VIP자산운용사서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선 시점은 올해다. 대한약품 주가는 지난 3월을 제외하고 특별한 변동은 없었다. 당시 대한약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으로 여타 제약업계와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을 겪었다.

대한약품 주가는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 3월6일부터 16일까지 내리 하락세를 탔다. 전날 3만1300원이었던 종가는 꾸준히 내려앉아 2만5700원까지 떨어졌다. VIP자산운용사는 매도를 멈추지 않았다. 두 차례에 걸쳐 1603주를 매입했지만 네 차례에 걸쳐 6363주를 팔았다.
 

▲ 대한약품 신공장
▲ 대한약품 신공장

이후 대한약품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2만9000원대서 3만1000원대 초반 사이서 매번 장을 마감했다. VIP자산운용 역시 매도를 이어갔다. 주가 변동과 관계없이 주식 처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자산운용사서 매도를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적 우려다.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성장 가능성을 찾아보기 힘들 경우 매도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대한약품 실적은 올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42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9.55%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1% 소폭 증가한 8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동기간 8.32% 오른 69억원이었다.

투자 이후 회수 기간이 5년 남짓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기도 한다. VIP자산운용은 2015년 12월 첫 지분 매입을 시작했다.

빠질까?

VIP자산운용의 최근 3년간(2017∼2019) 영업수익은 207억원서 130억원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1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영업이익은 121억원서 4114만원으로 주저앉았지만 다시 6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순이익 역시 95억원서 4881만원으로 곤두박질쳤지만 지난해 48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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