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②국립대관령치유의숲

100년 된 소나무 숲이 지닌 치유의 힘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치유센터 전경

일상의 소중함과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면역력 증진을 비롯해 숲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올여름 가족과 부담 없이 다녀올 안전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숲에 주목하자.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챙기기 좋은 산림 복지시설이 눈에 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산림치유원과 유아숲체험원 각 1개소, 숲체원 5개소, 치유의숲 7개소가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 금강소나무 숲 곳곳에 마련된 쉼터

8개 숲길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숲 7개소 가운데 하나다. 1920년대에 씨앗을 산에 뿌려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시원하게 뻗은 푸른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몸속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경복궁과 광화문, 숭례문 복원에 쓰였을 만큼 최고의 목재로도 꼽힌다.

▲ 안내도가 정확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가 없다.

국립대관령치유의숲에는 성격과 난도가 다른 8개 숲길(치유데크로드 포함)이 있다. 계곡을 따라 걷는 ‘물소리숲길’,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 소나무 향 가득한 ‘솔향기치유숲길’처럼 이름에 특징이 잘 드러난다. 가장 짧은 ‘물치유숲길’이 300m, 가장 긴 ‘치유마루길’도 1.6km에 불과해 두세 구간을 연달아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안내도가 정확하고 친절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도 없다.

▲ 솔향기치유숲길 중간에 자리한 산림 치유 공간, 솔 향기 터

솔향기치유숲길(1.1km)은 솔 향기 터, 숲속 쉼터, 명상 치유 움막 등 아기자기한 산림 치유 공간이 있어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좋다. ‘치유데크로드’(600m)는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목재 데크를 깐 무장애 탐방로다. 길이 편안하니 귀로는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고, 코로는 숲이 내뿜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나무 이름표를 하나하나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나무, 잣나무, 피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당단풍나무…. 이름표가 없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나무가 어우러져 나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 숲은 나무 전시장 ▲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치유데크로드

8개 숲길 중 가장 쉽고 편한 솔향기치유숲길과 치유데크로드는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와 특징은 다르므로, 가능하면 둘 다 걸어보기를 권한다. 솔향기치유숲길을 먼저 걷고 물소리숲길 일부 구간을 거쳐 치유데크로드로 들어서면 된다. 치유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대관령 줄기와 대관령옛길이 내려다보이는 금강송전망대가 우뚝 섰다.

▲ ‘수리수리숲학교’에서 꽃편지 만들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개인별·그룹별 맞춤형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한다.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신사임당숲태교’, 청소년을 위한 ‘수리수리숲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쏠쏘올테라피’,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솔수풀톡톡패밀리’, 소외 계층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솔향나눔의숲’, 감정 노동자와 교육 연수생 등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비는 2시간 기준으로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신사임당숲태교 무료)

▲ 편백 향이 그윽한 치유 체험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숲 핵심 시설인 치유센터에서 HRV(심박 변이도 검사), 체성분 분석, 스트레스 지수와 자율신경 균형 검사, 말초 혈액순환 검사를 받는다. 치유센터는 건강 측정실, 치유 체험실, 강의실로 구성된다. 온열 치유, 차 테라피, 솔통 보디 스캔 등을 진행하는 치유 체험실은 편백 향이, 강의실은 소나무 향이 그윽해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진입로

9월 말까지 토요일마다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다.(체험비 1만원, 예약 필수) 대관령치유의숲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이 없다.

시원하게 뻗은 금강소나무 숲 장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바로 앞 어흘리 마을 펜션과 민박, 식당을 이용하자. 프로그램 예약자 외에는 숲에 주차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한 경우 마을회관 주차장이나 대관령박물관 뒤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간다.

▲ ▲대관령자연휴양림의 이색 볼거리, 황토 초가집

지척에 있는 대관령자연휴양림도 좋다. 1989년에 개장한 국내 1호 자연휴양림답게 숲이 깊고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같은 숙박 시설과 야영 덱이 넉넉하고, 숲 체험로와 야생화 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가마 터 등 색다른 볼거리도 갖췄다.

▲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한 사천해변 포토 존

강릉 여행에서 바다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릉 하면 경포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천해변과 순긋해변, 강문해변 등이 요즘 독특한 매력과 개성으로 입소문이 났다. 사천해변은 송혜교·박보검이 주연한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했다.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페 ‘곳;’ 옥상에 있는 하늘 계단 포토존은 SNS 핫플레이스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순긋해변은 ‘차박’ 캠핑족에게 인기다. 강문해변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포토존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 아찔한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헌화로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헌화로도 추천한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을,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린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에 있는 바다는 옅은 옥색부터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으로 이어진다.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은 해안 도로, 심곡항~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하이라이트는 금진해변~심곡항 구간. 2km 남짓한 거리라 도보 여행자도 즐겨 찾는다.

▲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에서 좀더 올라가 복합 문화 공간 하슬라아트월드에 들러보자. 2003년에 개장한 이곳은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카페, 아기자기한 정원, 바다를 보며 걷는 산책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 화사한 건물이 그림 같다. 해마다 조금씩 시설을 확장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대관령치유의숲→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대관령치유의숲→대관령자연휴양림
둘째 날: 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강문해변, 사천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솔향강릉(강릉 관광) www.gn.go.kr/tour/index.do
- 국립대관령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 대관령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하슬라아트월드 www. haslla.kr

문의 전화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033)642-8651~2
- 대관령자연휴양림 033) 641-9990
- 하슬라아트월드 033)644-9411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14~21회(05:32~22:32)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5:11~22:11)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릉역에서 용지각 정류장까지 도보 약 800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1~36회(06:32~22:20) 운행, 2시간20분~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2~25회(06:00~22: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홍제동주민센터 정류장까지 도보 약 1k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강릉톨게이트에서 대관령·성산 방면 오른쪽, 7.4km→좌회전, 93m→우회전, 580m→좌회전, 573m→국립대관령치유의숲

숙박 정보
- MGM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http://hotelmgm.co.kr/
- 강릉오죽한옥마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죽헌길. 033)655-1118, http://www.ojuk.or.kr 
- 더뷰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옥천로62번길, 033)647-3385 
- 대관령자연휴양림: 성산면 삼포암길, 033)641-9990, www.foresttrip.go.kr 
- 강릉힐링하우스: 성산면 삼포암길, 010-2301-2272, www.힐링하우스.com 
- 연인들의사랑이야기: 성산면 삼포암길, 010-9265-7199, www.evergreenps.co.kr

식당 정보
- 대관령옛길우주선펜션&가든(능이토종닭백숙·묵은지닭볶음탕·산나물전):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55-6622
- 대굴령민들레동산(민들레돌솥밥정식·민들레백숙·민들레수육,): 성산면 성연로, 033)644-8862 
- 대관령옛길127(커피·팥빙수):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48-6804 
- 삼포암쉼터(옻닭백숙·감자전): 성산면 부동길, 033)641-9091

주변 볼거리
대관령박물관, 안반데기, 모래시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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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