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②국립대관령치유의숲

100년 된 소나무 숲이 지닌 치유의 힘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치유센터 전경

일상의 소중함과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면역력 증진을 비롯해 숲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올여름 가족과 부담 없이 다녀올 안전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숲에 주목하자.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챙기기 좋은 산림 복지시설이 눈에 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산림치유원과 유아숲체험원 각 1개소, 숲체원 5개소, 치유의숲 7개소가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 금강소나무 숲 곳곳에 마련된 쉼터

8개 숲길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숲 7개소 가운데 하나다. 1920년대에 씨앗을 산에 뿌려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시원하게 뻗은 푸른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몸속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경복궁과 광화문, 숭례문 복원에 쓰였을 만큼 최고의 목재로도 꼽힌다.

▲ 안내도가 정확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가 없다.

국립대관령치유의숲에는 성격과 난도가 다른 8개 숲길(치유데크로드 포함)이 있다. 계곡을 따라 걷는 ‘물소리숲길’,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 소나무 향 가득한 ‘솔향기치유숲길’처럼 이름에 특징이 잘 드러난다. 가장 짧은 ‘물치유숲길’이 300m, 가장 긴 ‘치유마루길’도 1.6km에 불과해 두세 구간을 연달아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안내도가 정확하고 친절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도 없다.

▲ 솔향기치유숲길 중간에 자리한 산림 치유 공간, 솔 향기 터

솔향기치유숲길(1.1km)은 솔 향기 터, 숲속 쉼터, 명상 치유 움막 등 아기자기한 산림 치유 공간이 있어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좋다. ‘치유데크로드’(600m)는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목재 데크를 깐 무장애 탐방로다. 길이 편안하니 귀로는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고, 코로는 숲이 내뿜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나무 이름표를 하나하나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나무, 잣나무, 피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당단풍나무…. 이름표가 없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나무가 어우러져 나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 숲은 나무 전시장 ▲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치유데크로드

8개 숲길 중 가장 쉽고 편한 솔향기치유숲길과 치유데크로드는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와 특징은 다르므로, 가능하면 둘 다 걸어보기를 권한다. 솔향기치유숲길을 먼저 걷고 물소리숲길 일부 구간을 거쳐 치유데크로드로 들어서면 된다. 치유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대관령 줄기와 대관령옛길이 내려다보이는 금강송전망대가 우뚝 섰다.

▲ ‘수리수리숲학교’에서 꽃편지 만들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개인별·그룹별 맞춤형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한다.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신사임당숲태교’, 청소년을 위한 ‘수리수리숲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쏠쏘올테라피’,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솔수풀톡톡패밀리’, 소외 계층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솔향나눔의숲’, 감정 노동자와 교육 연수생 등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비는 2시간 기준으로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신사임당숲태교 무료)

▲ 편백 향이 그윽한 치유 체험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숲 핵심 시설인 치유센터에서 HRV(심박 변이도 검사), 체성분 분석, 스트레스 지수와 자율신경 균형 검사, 말초 혈액순환 검사를 받는다. 치유센터는 건강 측정실, 치유 체험실, 강의실로 구성된다. 온열 치유, 차 테라피, 솔통 보디 스캔 등을 진행하는 치유 체험실은 편백 향이, 강의실은 소나무 향이 그윽해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진입로

9월 말까지 토요일마다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다.(체험비 1만원, 예약 필수) 대관령치유의숲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이 없다.


시원하게 뻗은 금강소나무 숲 장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바로 앞 어흘리 마을 펜션과 민박, 식당을 이용하자. 프로그램 예약자 외에는 숲에 주차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한 경우 마을회관 주차장이나 대관령박물관 뒤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간다.

▲ ▲대관령자연휴양림의 이색 볼거리, 황토 초가집

지척에 있는 대관령자연휴양림도 좋다. 1989년에 개장한 국내 1호 자연휴양림답게 숲이 깊고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같은 숙박 시설과 야영 덱이 넉넉하고, 숲 체험로와 야생화 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가마 터 등 색다른 볼거리도 갖췄다.

▲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한 사천해변 포토 존

강릉 여행에서 바다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릉 하면 경포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천해변과 순긋해변, 강문해변 등이 요즘 독특한 매력과 개성으로 입소문이 났다. 사천해변은 송혜교·박보검이 주연한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했다.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페 ‘곳;’ 옥상에 있는 하늘 계단 포토존은 SNS 핫플레이스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순긋해변은 ‘차박’ 캠핑족에게 인기다. 강문해변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포토존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 아찔한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헌화로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헌화로도 추천한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을,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린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에 있는 바다는 옅은 옥색부터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으로 이어진다.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은 해안 도로, 심곡항~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하이라이트는 금진해변~심곡항 구간. 2km 남짓한 거리라 도보 여행자도 즐겨 찾는다.

▲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에서 좀더 올라가 복합 문화 공간 하슬라아트월드에 들러보자. 2003년에 개장한 이곳은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카페, 아기자기한 정원, 바다를 보며 걷는 산책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 화사한 건물이 그림 같다. 해마다 조금씩 시설을 확장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대관령치유의숲→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대관령치유의숲→대관령자연휴양림
둘째 날: 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강문해변, 사천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솔향강릉(강릉 관광) www.gn.go.kr/tour/index.do
- 국립대관령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 대관령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하슬라아트월드 www. haslla.kr


문의 전화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033)642-8651~2
- 대관령자연휴양림 033) 641-9990
- 하슬라아트월드 033)644-9411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14~21회(05:32~22:32)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5:11~22:11)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릉역에서 용지각 정류장까지 도보 약 800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1~36회(06:32~22:20) 운행, 2시간20분~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2~25회(06:00~22: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홍제동주민센터 정류장까지 도보 약 1k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강릉톨게이트에서 대관령·성산 방면 오른쪽, 7.4km→좌회전, 93m→우회전, 580m→좌회전, 573m→국립대관령치유의숲

숙박 정보
- MGM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http://hotelmgm.co.kr/
- 강릉오죽한옥마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죽헌길. 033)655-1118, http://www.ojuk.or.kr 
- 더뷰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옥천로62번길, 033)647-3385 
- 대관령자연휴양림: 성산면 삼포암길, 033)641-9990, www.foresttrip.go.kr 
- 강릉힐링하우스: 성산면 삼포암길, 010-2301-2272, www.힐링하우스.com 
- 연인들의사랑이야기: 성산면 삼포암길, 010-9265-7199, www.evergreenps.co.kr

식당 정보
- 대관령옛길우주선펜션&가든(능이토종닭백숙·묵은지닭볶음탕·산나물전):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55-6622
- 대굴령민들레동산(민들레돌솥밥정식·민들레백숙·민들레수육,): 성산면 성연로, 033)644-8862 
- 대관령옛길127(커피·팥빙수):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48-6804 
- 삼포암쉼터(옻닭백숙·감자전): 성산면 부동길, 033)641-9091

주변 볼거리
대관령박물관, 안반데기, 모래시계공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