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②국립대관령치유의숲

100년 된 소나무 숲이 지닌 치유의 힘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치유센터 전경

일상의 소중함과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면역력 증진을 비롯해 숲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올여름 가족과 부담 없이 다녀올 안전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숲에 주목하자.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챙기기 좋은 산림 복지시설이 눈에 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산림치유원과 유아숲체험원 각 1개소, 숲체원 5개소, 치유의숲 7개소가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 금강소나무 숲 곳곳에 마련된 쉼터

8개 숲길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숲 7개소 가운데 하나다. 1920년대에 씨앗을 산에 뿌려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시원하게 뻗은 푸른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몸속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경복궁과 광화문, 숭례문 복원에 쓰였을 만큼 최고의 목재로도 꼽힌다.

▲ 안내도가 정확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가 없다.

국립대관령치유의숲에는 성격과 난도가 다른 8개 숲길(치유데크로드 포함)이 있다. 계곡을 따라 걷는 ‘물소리숲길’,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 소나무 향 가득한 ‘솔향기치유숲길’처럼 이름에 특징이 잘 드러난다. 가장 짧은 ‘물치유숲길’이 300m, 가장 긴 ‘치유마루길’도 1.6km에 불과해 두세 구간을 연달아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안내도가 정확하고 친절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도 없다.

▲ 솔향기치유숲길 중간에 자리한 산림 치유 공간, 솔 향기 터

솔향기치유숲길(1.1km)은 솔 향기 터, 숲속 쉼터, 명상 치유 움막 등 아기자기한 산림 치유 공간이 있어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좋다. ‘치유데크로드’(600m)는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목재 데크를 깐 무장애 탐방로다. 길이 편안하니 귀로는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고, 코로는 숲이 내뿜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나무 이름표를 하나하나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나무, 잣나무, 피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당단풍나무…. 이름표가 없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나무가 어우러져 나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 숲은 나무 전시장 ▲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치유데크로드

8개 숲길 중 가장 쉽고 편한 솔향기치유숲길과 치유데크로드는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와 특징은 다르므로, 가능하면 둘 다 걸어보기를 권한다. 솔향기치유숲길을 먼저 걷고 물소리숲길 일부 구간을 거쳐 치유데크로드로 들어서면 된다. 치유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대관령 줄기와 대관령옛길이 내려다보이는 금강송전망대가 우뚝 섰다.

▲ ‘수리수리숲학교’에서 꽃편지 만들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개인별·그룹별 맞춤형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한다.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신사임당숲태교’, 청소년을 위한 ‘수리수리숲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쏠쏘올테라피’,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솔수풀톡톡패밀리’, 소외 계층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솔향나눔의숲’, 감정 노동자와 교육 연수생 등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비는 2시간 기준으로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신사임당숲태교 무료)

▲ 편백 향이 그윽한 치유 체험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숲 핵심 시설인 치유센터에서 HRV(심박 변이도 검사), 체성분 분석, 스트레스 지수와 자율신경 균형 검사, 말초 혈액순환 검사를 받는다. 치유센터는 건강 측정실, 치유 체험실, 강의실로 구성된다. 온열 치유, 차 테라피, 솔통 보디 스캔 등을 진행하는 치유 체험실은 편백 향이, 강의실은 소나무 향이 그윽해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진입로

9월 말까지 토요일마다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다.(체험비 1만원, 예약 필수) 대관령치유의숲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이 없다.


시원하게 뻗은 금강소나무 숲 장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바로 앞 어흘리 마을 펜션과 민박, 식당을 이용하자. 프로그램 예약자 외에는 숲에 주차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한 경우 마을회관 주차장이나 대관령박물관 뒤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간다.

▲ ▲대관령자연휴양림의 이색 볼거리, 황토 초가집

지척에 있는 대관령자연휴양림도 좋다. 1989년에 개장한 국내 1호 자연휴양림답게 숲이 깊고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같은 숙박 시설과 야영 덱이 넉넉하고, 숲 체험로와 야생화 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가마 터 등 색다른 볼거리도 갖췄다.

▲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한 사천해변 포토 존

강릉 여행에서 바다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릉 하면 경포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천해변과 순긋해변, 강문해변 등이 요즘 독특한 매력과 개성으로 입소문이 났다. 사천해변은 송혜교·박보검이 주연한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했다.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페 ‘곳;’ 옥상에 있는 하늘 계단 포토존은 SNS 핫플레이스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순긋해변은 ‘차박’ 캠핑족에게 인기다. 강문해변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포토존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 아찔한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헌화로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헌화로도 추천한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을,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린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에 있는 바다는 옅은 옥색부터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으로 이어진다.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은 해안 도로, 심곡항~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하이라이트는 금진해변~심곡항 구간. 2km 남짓한 거리라 도보 여행자도 즐겨 찾는다.

▲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에서 좀더 올라가 복합 문화 공간 하슬라아트월드에 들러보자. 2003년에 개장한 이곳은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카페, 아기자기한 정원, 바다를 보며 걷는 산책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 화사한 건물이 그림 같다. 해마다 조금씩 시설을 확장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대관령치유의숲→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대관령치유의숲→대관령자연휴양림
둘째 날: 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강문해변, 사천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솔향강릉(강릉 관광) www.gn.go.kr/tour/index.do
- 국립대관령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 대관령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하슬라아트월드 www. haslla.kr


문의 전화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033)642-8651~2
- 대관령자연휴양림 033) 641-9990
- 하슬라아트월드 033)644-9411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14~21회(05:32~22:32)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5:11~22:11)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릉역에서 용지각 정류장까지 도보 약 800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1~36회(06:32~22:20) 운행, 2시간20분~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2~25회(06:00~22: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홍제동주민센터 정류장까지 도보 약 1k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강릉톨게이트에서 대관령·성산 방면 오른쪽, 7.4km→좌회전, 93m→우회전, 580m→좌회전, 573m→국립대관령치유의숲

숙박 정보
- MGM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http://hotelmgm.co.kr/
- 강릉오죽한옥마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죽헌길. 033)655-1118, http://www.ojuk.or.kr 
- 더뷰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옥천로62번길, 033)647-3385 
- 대관령자연휴양림: 성산면 삼포암길, 033)641-9990, www.foresttrip.go.kr 
- 강릉힐링하우스: 성산면 삼포암길, 010-2301-2272, www.힐링하우스.com 
- 연인들의사랑이야기: 성산면 삼포암길, 010-9265-7199, www.evergreenps.co.kr

식당 정보
- 대관령옛길우주선펜션&가든(능이토종닭백숙·묵은지닭볶음탕·산나물전):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55-6622
- 대굴령민들레동산(민들레돌솥밥정식·민들레백숙·민들레수육,): 성산면 성연로, 033)644-8862 
- 대관령옛길127(커피·팥빙수):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48-6804 
- 삼포암쉼터(옻닭백숙·감자전): 성산면 부동길, 033)641-9091

주변 볼거리
대관령박물관, 안반데기, 모래시계공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