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콜롬비아 육상 안토니 잠브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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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8.14 11:28:18
  • 호수 1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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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 운전사’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되다

▲ 포효하는 콜롬비아 육상 스타 안토니 잠브라노

[JSA뉴스] IOC는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과 관련해 주어진 1년의 기간 동안 참가 선수들은 어떻게 자신들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선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주인공은 콜롬비아 육상의 기린아 ‘안토니 잠브라노’다.

안토니 잠브라노는 “작은 꿈을 가지라는 말은 위선이다. 꿈은 커야만 한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2019 도하 육상 세계선수권서 400m 은메달을 차지했고, 도쿄 2020에선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잠브라노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가고 있다. 22세의 그는 이미 올림픽 출전을 경험했고, 2019 IAAF 육상 세계선수권서 은메달을 따낸 선수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주 다양한 업종에 종사했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모범이 되다

“지금까지의 인생서 정말 많은 것을 해봤다. 모터사이클 ‘릭샤(Rickshaw-3륜 운송수단)’ 운전사, 모터사이클 ‘릭샤 운전사’, 벽돌공, 도장공, 도배업자, 수리공….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이런 희생이 지금 내가 있는 곳까지 싸워오는 데 도움을 줬으니까. 트랙에 설 때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생각한다.”

콜롬비아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생계를 꾸려나가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그러나 이 모든 환경 속에서도 잠브라노는 자신의 꿈을 지켰다.


“인생서 힘든 일들과 맞서야만 했다. 그리고 그 힘든 일들은 조금씩 덜 힘들어졌다. 밀가루 반죽처럼… 반죽에 물을 붓게 되면 부드러워지고 ‘아레파’(Arepa 콜롬비아 전통 빵)를 요리할 수 있게 된다. 인생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이아몬드가 빛을 내기 위해서는 갈고 닦는 것이 필요하다.”

다이아몬드 원석인 잠브라노가 빛날 때까지 닦아준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잠브라노가 항상 꿈을 믿을 수 있도록 해준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벽돌공, 도장공, 도배업자, 수리공…
생계유지 위해 다양한 업종에 종사

“어머니는 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를 위해 항상 싸워왔다. 나 때문에 전업주부로 정말 열심히 일하셨다. 다행히도 지금은 조금 쉴 수 있게 됐다.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해드릴 수 있으니까. 이 목표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사실 메달과 트로피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선수 본인이 아닌 잠브라노의 어머니다.

“내 메달은 모두 어머니가 가지신다. 나에게는 (메달이)없다. 항상 (어머니가)가져간다. 나는 그냥 뛰고, 메달은 어머니가 따는 거다.”

잠브라노의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메달 중 하나는 2019 IAAF 세계선수권 400m 은메달이다. 지금까지는 그 은메달이 잠브라노가 육상선수로서 이룬 최대의 업적이다. 그 성공에도 또 한 번 어머니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때의 훈련 세션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메달을 따기 위해 했던 모든 희생들. 모든 것은 헛되지 않았다. 집을 떠났고, 그렇게 해서 어머니의 꿈을 이뤄냈다. 어머니는 나에게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메달을 받으면 세상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답했다. ‘엄마, 걱정 말아요. 하고 있으니까. 엄마와 아내의 응원만 있다면 우리는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라고.”

이미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따냈지만, 올림픽 메달은 여전히 잠브라노의 꿈으로 남아 있다. 도쿄올림픽이 다가오는 현재, 잠브라노의 목표는 올림픽서 뭔가 대단한 일을 이뤄내는 것이다. 잠브라노는 이미 올림픽을 경험했다.

18세 때 2016 리우 올림픽의 400미터 남자 계주에 출전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인생의 모든 것이 완벽한 상황은 아니었다.
 

“최고는 아니었다. 리우서 잘하긴 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어렸으니까. 주변 환경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곳서 도쿄올림픽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리우 올림픽 직후 잠브라노는 발목 부상을 당했고 2년 동안 회복과 재활을 해야 했다. 당시 자신이 가졌던 꿈이 사라져간다고 생각했다.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했고, 육상선수로서의 커리어도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다시 페인트를 칠하거나 릭샤로 돌아가거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잠브라노는 일어섰다.

“선수 커리어를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 다시 한 번 어머니가 나에게 힘이 됐다. 부상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도쿄를 향한 꿈 역시 되찾았다. 그 꿈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자신감이 엿보인다.

“깜짝 놀라는 게 더 좋지 않은가. 스포츠는 나를 바른 길로 이끌었다. 우리나라서 육상선수로 뛰는 것이 행복하다.”

“나는 그냥 뛰고 
메달은 어머니에게”

잠브라노는 자신의 커리어가 콜롬비아의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돼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도 자신처럼 큰 꿈을 꾸기를 바란다.

“아이들에게 의욕을 심어준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콜롬비아서 아이들은 폭력에 많이 노출돼있고, 나쁜 길로 접어들거나 인생서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 아이들이 나를 봐줬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아이들도 당연히 할 수 있다. 스포츠는 나를 바른 길로 이끌었다. 우리나라서 육상선수로 뛰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경기에 나설 때, 우리나라도 행복해한다.”

잠브라노는 이처럼 트랙 위에서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바른 길을 걷고 있다. 이것이 선수로서 완성될 수 있는 길이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당연히 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큰 꿈을 꾸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꿈을 가지라는 말은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큰 걸 원했다. 내 교수(잠브라노가 코치에게 붙인 별명)는 좋은 선수라면 트랙 위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서도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사람, 잘 자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면서. 우리는 꿈을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면 이미 지는 것이니까. 인생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장벽이 있다. 이들을 넘어서거나,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 잠브라노에게 필요한 것은 도쿄를 향해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쏟아야만 하는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올림픽을 넘다

“단 한 가지를 이루기 위해 수천, 수백 가지의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다. 우사인 볼트는 개인 최고 기록을 단 몇 백 분의 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 4년을 노력했다. 나 또한 올림픽 메달을 따기 위해 그와 똑같은 노력을 쏟아야만 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잠브라노는 유럽으로 가서 대회에 참가하고, 도하서 달성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 400미터 44초15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잠브라노의 꿈이 모두 육상에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 그는 스피드와 관련된 다른 꿈도 가지고 있다.

“모터사이클이 취미다. 락다운(Lock-down) 기간 동안에 바이크들을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하고, 외장을 바꾸기도 했다. 육상선수 생활을 마치고 나면 정비 쪽 사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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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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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