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악플의 진화

더 강하게 더 공격적으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인터넷에 달리는 비방 혹은 조롱, 욕설을 악성 댓글이라고 한다. 악성 댓글로 워낙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심지어 죽음까지 이르게 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대해 많은 대처 방법이 생겨나고 있지만, 악성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은 대상자와 형태, 내용 등 여러 면에서 진화하며, 혐오를 확산시키고 있다. 
 

▲ 유명을 달리한 여자 프로 배구선수 고유민 ⓒ한국배구연맹

악성 댓글은 대부분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와 같은 셀럽들을 대상으로 발생한다. 열애를 하거나, 잘못이 있으면 강력한 비난이 뒤따른다. 심지어 그 대상자에게 잘못이 있든 없든,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무분별한 욕설이나 비난을 감행하기도 한다.

욕설

아무리 팬들의 사랑으로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는 셀럽일지라도, 지속적인 비방에는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악성 댓글은 과거 2007년 유니부터 최근 설리와 구하라, 배구선수 고유민까지 적지 않은 스타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자, 일부 스타들은 법적 대응을 했고, 포털사이트 3사(네이버·다음 카카오·네이트)는 연예 관련 기사 댓글란을 없앴다. 그 이전에는 악성 댓글을 감지하는 AI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러 노력이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포털사이트 댓글란이 사라지면서, 악플러들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유튜브, 각종 포털의 영상 댓글, 방송사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공간에 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글을 남기고 있다. 


소통을 위해 만들어둔 인스타그램에 DM이나, 유튜브 채널 등 개인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인터넷 공간에 악성 댓글을 남기는 경우, 악성 댓글을 피하는 것조차 어려워 더욱 상처가 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연예 기사의 댓글란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공간에 악성 댓글이 달린다. 사람인지라 넘어가려고 해도 상처를 받는다. 특히 사적인 공간으로 불릴 수 있는 공간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고소까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가 작정하고 댓글란을 없앤 것이 오히려 더 강력한 악성 댓글로 진화한 셈이다. 

연예 관련 기사에 댓글란이 없어지자, 악플러들의 공격 대상이 스포츠 선수나 유명 스트리머로 더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여자 프로배구 고 고유민 선수가 세상을 떠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악성 댓글에 직격탄을 맞는다. 대부분 1인 방송을 지향하고 있어, 케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연예인보다 더 직접적으로 소통한다는 측면서 비난도 더욱 원색적이다.

연예 기사 댓글란 삭제…인스타그램으로 비방
연예인보다 더 위험한 직업군은 1인 스트리머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의 오진승 정신과 전문의는 “많은 스트리머들이 악플에 노출돼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예인의 경우 매니저나 소속사가 대처를 하기도 하고, 아픔을 공유하면서 풀어내는데, 스트리머들은 혼자서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정신병리를 앓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박종석 정신과 전문의는 “맨 앞에서 나서서 공격적으로 심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본다. 악성 댓글을 달을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공격받고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 역시 공격 충동을 느끼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 ‘달리’에서는 방송인 김정민과 가수 김장훈이 세 명의 악플러를 만나, 악성 댓글을 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들은 ‘심심해서’, ‘남이 공격하고 있어서’, ‘그 연예인이 싫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를 내놨다.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셀럽을 공격하고 있는 판에서 같이 공격을 하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반응이었다. 
 

▲ 가수 고 구하라 ⓒ사진공동취재단

악플러 개개인이 각종 환경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와 불만을 익명의 공간서 배설하고 있는 셈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인간성이 건강하게 회복되기 전까지는 혐오적인 악플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인간성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낮고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처벌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수 김희철은 ‘선처없이 강경대응’을 내걸고, 고소로 인해 발생한 비용 모두를 변호사들의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밝혔다. 변호팀의 적극적인 고소를 유도한 셈이다. 

스포츠계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물론, 야구선수 오지환과 박병호, 김현수, 양의지 등은 최근 도넘은 악플로 인해 소속사와 함께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어린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대형기획사에서는 약 1년 전부터 악성 댓글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악성 댓글과 관련한 대응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하다”며 “실제로 고소를 하면 일시적으로 악성 댓글이 확 줄어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늘어난다. 결국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난

악성 댓글이 진화한다는 것은 혐오가 확장된다는 것이다. 남에게 피해주는 것에 무감각한 사람들이 국내에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치 좀비물의 영화처럼 번져가는 악플러들의 행태를 보면, 한국사회가 혐오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이 생긴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악플 AI 피하는 수법


악플러들은 클린봇 등 악성 댓글을 감지하는 AI의 알고리즘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욕설의 글자 사이에 숫자나 오타를 기입하는 ‘시1발’, 한글과 영어를 혼합한 ‘ㅅH刀IOF’ 등이 있다.

또, 개와 새의 이모티콘을 넣는 것, 일본어와 한글을 조합한 방법 등 다양한 형태로 욕설을 남겨, AI의 감시를 피해간다. 

‘맘충’ ‘짱깨’ ‘꼴페미’와 같은 혐오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악플 AI를 적용시키기 힘는데 악성 댓글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는 악성 댓글의 기준을 세부화하고, 페널티를 강화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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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