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른 통합당, 복지부동 노림수

역풍 불 때까지 기다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당의 ‘입법 독주’ 앞에서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여당발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윤희숙 신드롬’이 일어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역풍에 힘입어, 미래통합당이 전략을 바꿨다.
 

▲ 발언하는 윤희숙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 ⓒ고성준 기자

국회는 지난 4일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처리됐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본회의에는 출석했지만 부동산법을 비롯한 정쟁법 표결에는 불참했다. 다만 통합당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5분 연설에 나서면서 여당의 입법 밀어붙이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가만히
있어도…

통합당은 이전 본회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거세게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반면 지난 4일 본회의에선 5분 연설을 통해 논리적으로 민주당안의 문제점을 요목조목 꼬집었다. 지난달 본회의서 초선 윤희숙 의원의 연설이 큰 화제가 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합리적 보수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면서다.

윤 의원은 초선 의원의 데뷔 무대였던 본회의서 단숨에 스타 의원으로 발돋움했다. 윤 의원의 연설이 연일 뜨거운 이슈가 되면서 ‘윤희숙 신드롬’이 탄생한 것이다. 통합당은 이전과 달리 장내투쟁에만 집중하면서 논리적 토론만으로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윤희숙 신드롬 이후 통합당은 논리와 진심을 담은 메시지 전달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 4일 본회의엔 9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제2의 윤희숙’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속셈이었다. 본회의 퇴장 역시 없었다. 대신 본회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견이 없는 법안에는 표결에 참여하는 등 공당다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76석을 가진 슈퍼 여당 앞에서 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힘으로 밀어붙이는 저들 앞에서 무력감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통합당으로서는 슈퍼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뾰족한 묘수가 없다. 20대 국회서 당이 강행했던 장외투쟁, 삭발, 단식과 같은 강경 투쟁은 오히려 국민들의 비호감만 살 뿐이다. 시대착오적인 투쟁의 부작용은 21대 총선 결과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 시절, 통합당은 장외투쟁, 단식, 삭발식 등을 강행하면서 ‘일하지 않는 정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이와 더불어 당과 극우단체들의 지속적 교류로 인해 중도층이 대거 이탈했고,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

뜻밖의 ‘윤희숙 호재’ 당 분위기 전환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여…여론전이 답?

장외투쟁과 같은 강경 투쟁의 가시적 효과는 나쁘지 않다. ‘그림’이 될수록 언론이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증명하듯, 이는 구태정치일 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세상이 과거와 다르다. 길에 나가 외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장외투쟁론을 일축했다. 당내서도 국회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원내투쟁에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장외투쟁 카드를 쉽게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 중 장외투쟁을 병행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며 일부 강성 의원들을 다독였다. 그럼에도 주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 취지에 비춰 국회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 국회 본회의 통과하는 종합부동산세 개정 법률안 ⓒ고성준 기자

그는 “국민은 현명하고, 어떤 정책이 나라와 국민에 더 도움 되는지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가 더 노력해서 실력을 갖추고 국민에게 간곡히 말씀드리면, 비록 숫자는 적더라도 국민의 힘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책전으로 정면 돌파해 민심의 이반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 상황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까지 겹쳤다. 장외투쟁에 수반되는 비용도 적지 않다. 통합당이 장외투쟁을 선택할 경우 비난 여론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장외투쟁 대신 통합당 의원들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해 복구 활동에 나선 상태다. 현장서 필요한 대책을 논의하며 민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통합당으로서는 민주당의 독주를 알리는 여론전이 최선이다. 최근 통합당 정책위원회는 ‘인간의 오만이 만드는 오판’이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세미나 당시 “확신에 찬 지도자,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기가 쉽다. 요즘 청와대와 민주당이 하는 구태가 바로 그 꼴”이라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보드 문구’ 역시 통합당이 여론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대 국회의 비례대표였던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후 회의실 배경을 장식하는 백보드 문구를 기획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이 나라에 무슨 일이’ ‘이 나라, 믿을 수 없는 게 수돗물뿐일까’ 등 날카로운 메세지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시켰다.

서울 지역
역전 성공

‘백보드 정치’는 파격적이고 신선했다. 특히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의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이라는 문구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말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큰 이슈가 됐다. 

김 본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두고 “통합당은 이제 언더독(스포츠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이고 소수니까, 자꾸 시비를 걸어야 한다는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신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언더독 전략’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최근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독주로 민심이 심상치 않다. 관련 법안들은 국회서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못한 채 빠르게 통과됐다. ‘협치’라는 국회의 운영 방식을 민주당이 정면으로 거스른 점에 대해 국민들의 반감이 적지 상황이다.

게다가 여당발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잇단 성추문,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 등으로 민심이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뿐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실언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일 민주당 박범계·윤준병 의원은 윤희숙 의원과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려다 구설에 휘말렸다. 박 의원은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하는 건 통합당서 귀한 사례”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상한 억양은 국민들로부터 ‘지역 비하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박 의원은 “특정지역 사투리를 빗댄 표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지난 5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충주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문병희 기자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윤 의원 역시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며 “(월세의 전환은)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세를 선호하는 민심에 대한 윤 의원의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지가 그대로 드러냈다. 오히려 ‘월세 살이’ 국민들의 박탈감만 더 커졌다.

윤 의원은 현재 서울 마포구와 은평구에 각각 주택 1채씩을 소유한 2주택자로 알려졌다.

황운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의 수해 소식이 뉴스 특보로 보도되는 화면 앞에서 웃고 있는 사진으로 논란이 됐다. 지역구인 대전서 호우 피해로 1명이 심정지 상태에 있다는 뉴스 화면이 나오는 도중에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입법 강행
언더독 전략


논란이 일자 황 의원은 “의원 모임에 간 것이지 TV 뉴스를 보러 간 것이 아니다. 당시 TV에 물난리 뉴스가 나오는지도 몰랐다”며 “(지역구에)물난리가 난 상황에서는 모든 모임 활동을 중단하고 표정은 항상 울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수해 피해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몹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발표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서울지역서 2주 연속 통합당이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우세 지역이다. 또 지난 6일 발표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전국서 통합당이 민주당을 1% 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추격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혼란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는 최근 부동산 정책을 22차례나 발표하면서 마땅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연이어 터지는 여당발 악재들까지 더해져 통합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회가 국민의 뜻과 정반대되는 행태가 되면 자연적으로 외부에 반대 세력이 형성된다”며 “(민주당은)선출된 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 전횡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민주당이 제기한 ‘행정수도 완성론’도 서울 민심 이반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7월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을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다만 아직까지는 주요 기업과 대학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한 집값 잡기에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민들도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리얼미터·YTN이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의 수도권의 집값 안정화 효과’에 대한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5%에 달한 반면 ‘공감한다’는 응답은 40.6%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경우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9.3%에 달했다.

통합당은 수도권 과밀 해소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패에 대한 국면전환용 카드로 꺼냈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행정수도는 이미 헌재서 위헌 결정이 난 문제로 보고 있다. 다만 지역 발전을 위한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자체를 좀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 근소 차이로 추격
재보궐, 부동산이 향배 가른다

하지만 세종 행정수도 완성론도 불안한 상태다. 세종시는 아파트 값이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또다른 투기판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공수처 출범으로 인한 이견으로 민주당과 파열음을 낼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8월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범을 목표로 내걸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서 통합당에게 8월 국회 시작 때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해 법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현행법 개정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암시하기도 했다.

공수처 출범을 위해 공수처법을 개정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현행법상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섭단체 야당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 결국 통합당이 반대하면 임명 자체가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 윤희숙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 ⓒ고성준 기자

통합당은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지금까지 공수처를 ‘위헌’으로 보고 공수처 설치에 반대로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 4일 국회의장이 추천위원의 추천 기한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략을 바꿨다. 이대로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면, 또 다시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대로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으로서는 사실상 공수처 출범을 막을 별다른 방도가 없다. 절대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부동산법 입법과 마찬가지로 공수처법 및 관련 규칙을 개정해 단독 출범을 강행할 경우,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당은 추천위원 선정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여론전은 오는 9월 시작 예정인 정기국회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기국회서도 정책전과 같은 전략을 유지한다면 통합당에 대한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00일간의 국정감사 기간 동안 대여 전선의 폭이 넓어져 통합당으로서는 민심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합리적 보수
대안이 관건

다만 통합당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재보궐 선거는 부동산 민심을 잡아야 이길 수 있다.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와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한다면 찰나의 호재에 그칠 수 있다. 통합당으로서는 전문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정당으로의 변화된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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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