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①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

걷고 사색하고 치유하다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이하 잣향기푸른숲)은 걷고 사색하고 치유하는 숲이다. 숲을 천천히 거닐면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된다. 가평군 상면에 자리한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있다.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 약 5만2000그루가 분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잣나무 군락을 만난다. 피톤치드 가득한 153ha 숲 사이로 호젓한 탐방로와 명상공간이 이어지고, 힐링을 위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잣향기푸른숲 전경

잣향기푸른숲으로 가는 길은 잣작업장, 잣가게 등이 늘어서 탐방객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매표소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가면 산자락에 방문자센터, 목공방 등이 들어선 잣향기푸른숲의 자태가 드러난다. 방문자센터에서 잣향기푸른숲, 체험 프로그램과 관련한 안내를 듣고 나면 본격적인 숲 체험이 시작된다.

피톤치드 가득

잣향기푸른숲은 다양한 숲 탐방로를 갖췄다. ‘산책길’은 ‘출렁다리’ ‘화전민마을’ 등을 지나는 인기 탐방 코스다. 계곡 길을 올라 출렁다리를 건너면 높다란 전나무 숲 아래 덱 로드가 펼쳐진다. 덱 로드 너머 화전민마을에는 1960~1970년대 축령산에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던 마을 터에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을 재현해놓았다. 1.6km 산책길은 40여분이 걸리며, 곳곳에 명상공간이 있다.

▲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이름을 올린 ‘잣향기푸른숲’

화전민마을에서 오르막길을 택하면 ‘하늘호수길’로 이어진다. 산사태나 산불 등을 막기 위해 조성한 ‘사방댐’과 만나는 코스다. 잣향기푸른숲의 정상 쉼터인 사방댐전망대에 서면 작은 호수와 잣나무 숲의 탁 트인 윤곽이 한눈에 담긴다. 사방댐 주변으로 기체조장, 풍욕장, 쉼터가 있다. 하늘호수길은 편도 1km에 약 40분이 걸린다.

▲ 인기 탐방 코스인 ‘출렁다리’

사방댐에서 절고개를 거쳐 축령산, 서리산 정상까지 올라도 된다. 축령산은 조선 시대 남이 장군이 수련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서리산은 봄철 철쭉 산행지로 유명하다. 사방댐에서 둘레길과 샛길을 거쳐 내려오는 길은 방문자센터에서 추천하는 호젓한 탐방로가 숨어 있다.


녹음 짙은 원시 잣나무 숲을 만나고, 인적도 뜸해 고즈넉하게 사색하기 좋다. 샛길 끝자락은 ‘피톤치드길’(860m, 약 30분 소요)로 연결된다.

국내 최대 규모인 잣나무 군락
힐링 위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

숲의 전체 윤곽을 음미하고 싶으면 ‘둘레길’을 걸어본다. 임도와 나란한 둘레길은 총 5.8km에 2시간이 걸린다. 둘레길 일부 코스는 휠체어와 유모차 이동이 가능한 ‘평지길’(1.4km)로 구성된다. 어느 탐방로를 걸어도 하늘 높이 솟은 잣나무가 쾌적한 동행이 된다. 경기도 내 15개 산림 휴양지를 분석한 결과, 잣향기푸른숲이 연평균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확인됐다.

▲ 무료로 운영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

잣향기푸른숲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가장 인기 있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숲길을 걸으며 숲속 명상, 기체조, 트리 허그, 맨발 걷기 등으로 힐링을 안겨준다. 약 2시간이 걸리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구성이 다르며, 소외 계층과 감정 노동자를 위한 심화 프로그램도 있다.

목공 체험 프로그램(재료비 별도)은 열을 이용해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우드 버닝, 스피커 만들기, 수납함 만들기 등에 도전할 수 있다. 목공 애호가를 위한 ‘나도 목수다’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이 밖에 숲 해설 프로그램은 숲 해설가가 함께하며 숲에 사는 동식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잣향기푸른숲에는 잣을 먹는 동고비와 흰배지빠귀, 되지빠귀 등이 서식한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유아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유아숲체험원도 갖췄다.

▲ 청우산과 조종천을 끼고 흐르는 ‘녹수계곡’

잣향기푸른숲은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공사가 올여름 추천하는 ‘비대면(언택트)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월요일은 쉰다.


건강 체크를 위한 힐링센터, 잣 관련 전시관인 축령백림관 등 실내 공간은 코로나19 주의 기간에 문을 닫는다.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며,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숲에서 벗어나면 가평의 여름 계곡이 펼쳐진다. 상면 덕현리의 녹수계곡은 청우산과 조종천을 끼고 흐른다. 가평의 다른 계곡에 비해 덜 알려져서 호젓하다. 평지를 따라 계곡이 형성되며, 낚시를 즐기거나 계곡 길을 걸어 녹수봉까지 올라도 좋다.

▲ 옛 가평역에서 뮤직 빌리지로 변신한 ‘음악역1939’

가평 읍내에는 옛 가평역에서 뮤직 빌리지로 변신한 ‘음악역1939’가 이채롭다. 1939년은 옛 가평역이 개장한 해다. 야외 공연장에서 버스킹과 라이브 공연이 시즌별로 열리며. 실내 스테이션은 공연장과 영화관, 녹음 스튜디오, 연습실 등으로 꾸몄다. 

JTBC-TV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음악이 흐르는 산책로 한편에 카페와 로컬 푸드 직매장도 들어섰다. 코로나19 주의 기간에 실내공연장 입장은 일부 제한된다.(영화관은 8월5일부터 정상 운영 예정)

자라섬
 

▲ 자라섬 남도의 ‘우정의 호수공원’

재즈 축제의 메카로 알려진 자라섬의 남도에는 꽃밭 산책로가 조성돼 인기다. 계절에 따라 양귀비, 수레국화, 코스모스 등이 피어나고, 감성적인 벤치에서 북한강의 시원한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토피어리로 단장한 ‘우정의 호주정원’이 예쁘고, 남도는 야간에도 조명을 밝히고 문을 연다. 섬에서 이동할 때는 그늘 쉼터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경기도잣향기푸른숲→녹수계곡→자라섬 남도

1박2일 코스
첫째 날: 경기도잣향기푸른숲→녹수계곡→자라섬 남도 
둘째 날: 조무락골→명지산→음악역1939 

관련 사이트
- 가평문화관광 www.gptour.go.kr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https:// farm.gg.go.kr
- 음악역1939 www.musicvillage1939.com
- 자라섬 www.jarasum.net

문의
- 가평군청 관광과 031)580-4631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031) 8008-6769
- 음악역1939 031)580-4321
- 자라섬 031)8078-8028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청평역, ITX청춘 하루 3~14회(07:13~22:02) 운행, 약 30분 소요. 청평역 정류장에서 30-8번 일반버스(하루 2회 운행) 이용, 독박골 정류장 하차, 약 25분 소요. 경기도잣향기푸른숲까지 도보 약 3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청평공용버스터미널 031)584-0239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 화도 IC→가평·청평 방향→국도37호선 일동·현리 방향→행현리→경기도잣향기푸른숲 

숙박 정보
- 취옹예술관(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상면 수목원로, 031)585-8649, www.chi-ong.co.kr
- 더스테이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가평읍 읍내리 291-13, 031)581-5711 
- 자라섬캠핑장: 가평읍 자라섬로, 031)8078-8028
- 이뜨랜리조트: 가평읍 북한강변로, 031)581-0600, www.ethrenresort.com

식당
- 송원막국수(막국수): 가평읍 가화로, 031)582-1408 
- 언덕마루가평잣두부집(잣두부전골): 상면 수목원로, 031)584-5368, https://gpdubuz.modoo.at 
- 고원(한정식): 상면 수목원로, 031) 584-3585 
- 명지쉼터가든(잣국수): 북면 가화로, 031)582-9462

주변 볼거리 아침고요수목원,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호명호수, 유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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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