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로세움3차’ 두산중공업-유령투자자 연결고리 추적

두산이 매각하고 두산이 매입했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 빌딩을 세운 시공사와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자 사이의 연결고리가 예사롭지 않다. 두 팔 걷고 투자자를 돕고 나선 시공사의 행동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표면상 남남일 뿐 한몸이나 마찬가지라는 뜬소문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

2008년 시선RDI는 ‘바로세움3차(2014년 에이프로스퀘어 명칭 변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9-9번지 일대에 대지면적 2169.30㎡, 연면적 2만7220.37㎡로 15층짜리 오피스빌딩을 짓는 게 사업의 핵심이었다.

창대했던 시작
처참했던 결말

시작은 순조로웠다.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은 PF 대출 보증을 섰고, 이를 토대로 시행사인 시선RDI는 1200억원을 금융권서 조달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준공을 앞두고 휘청였다.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분양에 참패한 게 결정타였다.

분양 실패의 영향으로 공사비를 받지 못한 두산중공업은 2011년 5월, PF 상환 불이행을 이유로 시선RDI의 채무를 인수했고, 바로세움3차를 공매 처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SPC 회사인 ‘더케이’를 설립해 PF 상환용 자금 1370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바로세움3차 매각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소유권을 주장한 시행사 측과의 소송전이 2014년까지 지속된 데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침체 정국이었던 탓이다.


그사이 금융 부담은 확대됐다. 프로젝트 초장기 1200억원이던 대출금은 건물 매각 과정이 완료될 무렵에 1590억원으로 치솟았다.

바로세움3차 새 주인 찾기는 2014년을 눈앞에 둔 시점이 돼서야 겨우 성사됐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이하 엠플러스9호)’가 2013년 12월24일 바로세움3차 인수대금 1680억원을 납부한 데 따른 변화였다.

매입 당시 엠플러스9호의 설정액(수익증권)은 500억원. 엠플러스자산운용을 휘하에 둔 ‘군인공제회’가 30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150억원,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5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인수 비용은 총 7곳의 저축은행에서 끌어온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10년간 바로세움3차 3∼15층 책임 임대 조건을 내걸 만큼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불어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미 쌓인 손실만 230억원에 달하던 상태였다.

두산중공업은 엠플러스9호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도 발벗고 나섰다. 엠플러스9호의 바로세움3차 인수 나흘 전인 2013년 12월20일,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간 합의서

해당 문서는 군인공제회가 3∼5년 내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두산중공업에 되팔거나, 두산중공업이 군인공제회에 수익권 매입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종의 콜옵션·풋옵션 개념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군인공제회 이외 투자자의 기일 내 투자를 직접 보증하기도 했다. 해당 문서에는 정강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확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두산중공업이 투자확약 금액(정강 5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 150억원)을 대신 넣는다는 조항이 삽입돼있다.


공교롭게도 두산중공업이 엠플러스9호 투자자 모집에 깊이 관여한 정황은 두산중공업이 해당 빌딩 매입의 주체로 의심받는 이유로 작용한다. 특히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로 끌어들인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불분명한 실체가 이 같은 주장을 부채질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및 상환을 주목적으로 하는 유동화 회사로 분류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에 이름을 올린 건 전적으로 두산중공업 덕분이었다. 자금 조달 과정서 이 같은 특징이 부각된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키스톤제이차’로부터 150억원 전액을 대출받아 엠플러스9호에 투자했다. 키스톤제이차는 대출채권을 ABCP로 발행해 채권시장에 유통했다. 최종 만기일은 2014년 12월24일이었다.

하지만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자본금 1만원에 불과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만기일까지 상환이 불가능했다.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유지하려면 리파이낸싱은 필수였다.

이 과정서 키스톤제이차의 역할은 ‘키스톤제삼차’가 넘겨받았다. 키스톤제삼차는 2014년 12월23일 키스톤인베스트먼트와 15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실행을 위해 대출채권과 부수담보권을 기초로 ABSTB(유동화전자단기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과정을 밟았다.

투자자 끌어
몸소 보증까지 

‘하이아이비제십차(대출금액 179억원)’가 마지막 채권자로 유동화에 참여했던 2017년 3월까지 두산중공업은 리파이낸싱에 꾸준히 관여했다. 특히 신용보강 차원서 이뤄진 지급보증에 적극적이었다.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2014∼2016)를 보면 두산중공업은 수익증권 매입확약과 관련해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매년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지급보증 액수는 해마다 커졌는다. 

이는 리파이낸싱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비춰진다. 2014년 사업보고서에서 150억원으로 확인된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는 이듬해 16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6년 179억원까지 증대됐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여타 유동화증권(ABCP·ABSTB) 발행 과정과 사뭇 달랐다. 통상 유동화증권은 기초자산으로 대출을 선행한 뒤 발행한다. 하지만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유동화증권이 먼저 발행되고, 두산중공업이 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초자산이 없는 상태서 두산중공업의 신용도에 의지한 채 유동화증권이 발행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사안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키스톤인베스트먼트를 바로세움3차 매각에 참여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다. 2013년 3월21일 설립 당시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상호는 ‘키스톤제일차’였다. 키스톤제이차(2013년 3월22일)와는 하루 차이로 만들어졌고, 설립인은 동일하다.

키스톤제일차는 설립 일주일 만에 에이치엠씨투자증권의 환매조건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00억원짜리 ABCP를 발행했다. 발행일은 2013년 3월27일, 만기일은 이튿날이었다.


이 같은 행보는 자본시장법서 금융투자회사의 장외 파생거래 적격 거래상대방에 해당하는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을 채우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전문투자자 등록을 위해서는 등록 전일 금융투자상품 잔고 100억원 이상 유지가 필수다. 이를 충족 못하면 펀드 지분투자는 불가능하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전문투자자 요건을 갖춘 덕분에 엠플러스9호 수익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던 셈이다.

내 편 같은 남
대놓고 챙기기

키스톤제삼차는 두산중공업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과의 긴밀한 관계를 추측케 하는 또 다른 흔적이다. 2014년 4월15일 설립된 키스톤제삼차는 키스톤인베스트먼트의 채권자이자 ABSTB를 발행을 담당했던 유동화회사지만, 이는 사업 목적 및 상호 변경에 따른 것이었다. 

설립 당시 이름은 ‘케이원모우제이차’였고, 당초 목적은 ‘케이원모우제일차’에 이어 홍천에 위치한 ‘클럽모우CC’ 개발사업 관련 ABCP 발행을 위함이었다. 케이원모우제일차는 2014년 4월23일부터 2016년4월20일 만기일까지 300억대 단기사채를 발행한 전례가 있다.

홍천클럽모우CC는 두산중공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3년 클럽모우 골프장 시공업체로 참여한 두산중공업은 시행을 맡았던 장락개발이 자금난을 겪자, 채무 인수 형태로 골프장을 인수했다.

대신 문제 해결을 위해 유동화회사 ‘홍천개발제일차’가 설립됐고, 클럽모우CC 프로젝트에 대한 빚은 전부 홍천개발제일차로 이관됐다. 홍천개발제일차는 다른 유동화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유동화회사들은 대출채권을 ABSTB로 발행해 채권시장에 유통했다. 이 과정서 두산중공업은 홍천개발제일차의 채무보증에 나서야 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사실상 두산중공업의 의지에 따라 운영됐다는 의혹에 대해 두산중공업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단순히 엠플러스9호에 참여했던 회사일 뿐”이라며 “당시 두산중공업의 보증에 나섰던 건 그만큼 매각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이지만 남 같지 않은 관계
남은 것 없는 결과물…속내는?

흥미로운 점은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보유했던 3곳 모두 표면상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비슷한 시기에 제3자에게 수익권을 팔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2017년 3월 엠플러스9의 수익증권을 ‘아시아퍼시픽캐피탈어드바이저(APC)’에 원금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공제회는 2017년 2월 말 투자 원금을 되돌려 받았고, 정강의 2017년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는 투자금 50억원 회수가 기록돼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 역시 수익증권을 APC에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2014∼2016) 상에 등장하던 키스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지급보증 내역이 2017년에 사라졌다는 점을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 등을 통한 수익이 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들이 3년 만에 원금 그대로 펀드 수익증권을 넘긴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특히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 발생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고 수익증권을 넘긴 꼴이다.

더욱이 엠플러스9호 수익증권을 넘겨받은 APC는 약 2년 후인 지난 2019년 3월 에이프로스퀘어를 2040억원에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영하는 ‘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49호’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APC가 투자한 2년이 360억원이라는 시세차익으로 되돌아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는 엠플러스9호가 바로세움3차를 매각하기 전인 2018년 7월6일 청산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 전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검찰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

이런 이유로, APC가 엠플러스9호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과정서 일종의 ‘이면계약’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계속되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 간 합의서도 2014년경 검찰이 바로세움3차 매각 과정서 불공정계약 행위 여부를 검토하면서 확인된 사안이었다. 당시 검찰에 불려간 두산중공업 사업개발팀 차장 최모씨는 합의서와 함께 제출한 자필진술서에, 두산중공업은 150억원을 출자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APC와 정강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접점도 이면계약서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배경으로 작용한다. APC는 투자 전문 어드바이저로 알려진 자본금 1000만원짜리 유한회사다. 홍콩계 부동산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대신해 국내 부동산 NPL 매물을 찾아주는 업무를 맡아왔다. 김주욱 APC 대표는 우병우 전 수석과 예전부터 교류하던 사이로 알려져 있다.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가능성

한편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우병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던 2017년 3월 박영수 특검은 “우병우의 아내인 이모씨가 상가개발빌딩(바로세움3차)에 투자한 것으로 돼있다. (중략)한 발짝만 들어가면 되는데, 검찰이 딱 거기서 멈춰 섰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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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