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치는 ‘금융통’ 윤증현 장관 내정자

MB 2기 경제팀 수장에 거는 국민 기대 크다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경제위기를 극복해 달라”는 국민들의 바람 속에 새롭게 출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9 개각’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교체했다. 이번 개각은 경제 총괄, 금융 사령탑, 정책조정 등 경제 빅3를 한꺼번에 바꾼 ‘경제 개각’. 전문성과 위기관리 경험을 살려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라는 주문인 것이다. 특히 “‘코드’보다 ‘능력’을 우선적으로 따져 내정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처럼 작금의 경제난국을 극복해주길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경제팀을 이끌 수장으로 선택된 인물이 윤증현(63) 전 금감위원장이다. MB 노믹스를 이끌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윤 장관 내정자에 대해 살펴보자.

글로벌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 상반기엔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있다. 마이너스 성장에 수출 감소, 실업 대란, 내수 부진과 중소기업 연쇄 도산 등 3중, 4중의 경제 위기 쓰나미가 몰아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다. 이런 가운데 MB정부의 경제팀이 새롭게 짜여졌다. 그만큼 새 경제팀의 책무는 막중하다. 그 정점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있다.

2기 경제팀을 이끌어갈 윤증현 내정자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 및 외환위기를 직접 겪은 베테랑인 데다 규제 완화와 변혁에 대한 소신 등을 감안할 때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의견이 많다.

또 윤 내정자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이며 시장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금감위원장 재직 시절 당시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윤 내정자는 ‘금산분리 완화’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쇠고집’에 ‘친기업’ 성향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고, 친기업 성향이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소신 있는 발언으로 일관하며 금융수장 3년의 임기를 채웠다.

외환위기 직접 겪은 베테랑
강력한 카리스마 위기극복 적임

또한 그는 시장친화형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강력한 시장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감각도 갖췄다는 평도 듣는다. 실제 금감위원장 재직 시절 그는 잠재적 불안요소였던 5개 투신사와 카드업계 구조조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행시 10회인 그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옛 재무부(현 재정부)에서 금융과 세제 분야를 두루 섭렵, 금융과 실물 경제를 모두 지휘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개발은행(ADB) 근무 경험 덕에 국제경제 쪽에도 밝은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윤 내정자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제 부처의 불협화음을 없애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9일 장관 내정자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금융·재정분야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통찰력이 뛰어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시장의 신뢰를 기대할 만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 내정자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정책 실무자(당시 금융정책실장)로서 책임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오는 2월초에 열릴 국회인사청문회에서 ‘IMF 책임론’이 제기될 것은 명약관하다. 민주당은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낸 윤 내정자를 ‘제2의 IMF 장관’이라고 규정, 집중 공격할 태세다.

또 다른 윤 내정자의 약점으로는 경제를 총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시적 시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윤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2기 경제팀의 화두는 조율을 통한 추진력 회복이다. 강만수 장관 체제가 빚었던 부처간, 부처내 불협화음을 털고 한목소리로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2기 경제팀 어떻게 바뀌나
속도보다 조율·추진력에 무게

따라서 2기 경제팀의 업무 스타일도 기존 거시경제정책 방향에 손질을 가하는 대신 시장 조율을 중시하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기 경제팀은 외환시장과 재정정책 등에서 1기 경제팀과는 다른 접근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내정자를 미롯해 윤진식 경제수석(행시 12회), 진동수 금융위원장(행시 17회) 내정자 모두 민·관을 두루 경험한 인사들로 채워져 시장의 긴장도를 높이는 한편 톱니바퀴 같은 공조체제로 한층 정연한 금융시장 질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위와의 불협화음으로 지지부진했던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윤 장관 내정자가 취임 직후 구조조정 속도와 관련해 “진행되는 상황을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다를 수 있다”며 “지금은 너무 빠르다”고 언급해 완급조절을 통해 시장흐름과 호흡을 맞춰 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환정책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불필요한 발언과 시장과의 기싸움으로 외환체력을 소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신중한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째를 맞아 구성된 새 경제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국민들은 새 경제팀에 최악의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환율과 증시 안정, 신용경색 해소 등 금융 불안을 시급히 해소하길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경제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만은 꼭 살려주오”
2기 경제팀에 큰 기대

그러나 이런 모든 사안은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최대 경제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경제의 회복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제팀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윤 내정자가 경제 관료로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윤 내정자는 장관으로 내정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시장과 국민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컨센서스(의견이 하나로 모여지는 것)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선을 찾는 데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차이가 있어야 더 좋은 의견이 나오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각 부처간 이견을 존중하되 시장과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은 일관될 수 있도록 정책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그의 뒤를 이을 윤 내정자는 각별한 ‘우정’으로 경제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둘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으로 재무부 등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40여년간 절친하게 지낸 벗이다. 이들은 ‘서로 집안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다’고 일컬어질 정도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자신의 뒤를 이어 경제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할 수장으로 윤 내정자를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추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윤 내정자가 이끌 2기 팀은 강 장관의 1기 팀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40년 ‘절친’의 ‘바통 터치’
스타일 다른 강 장관·윤 내정자


우선 시장과의 일전을 불사하는 강공 일변도였던 정책운용 기조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는 윤 내정자의 평소 스타일과 연관돼 있다. 그는 지난 19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정당한 수단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는 10년간 왜곡된 세제를 자신의 재임 중 모두 바로잡겠다고 나섰던 강 장관과 대조적인 대목이다. 강 장관은 징벌적 세금인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적잖은 홍역을 치렀다.

반면 윤 내정자는 시장과의 소통과 국민적 합의를 중시하는 만큼 강만수 경제팀이 보여준 몰아치기식 정책은 줄어들 것 같다. 그러나 표현은 완곡하더라도 필요한 정책은 집요하게 추진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윤 내정자는 금감위원장 재임시절 18년 난제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건이나 LG카드 사태 처리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한 인물이기도 하다.

▲마산(63)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은행과장, 금융정책과장,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장, 세제실 심의관, 증권국장,금융국장 ▲재경경제원 금융총괄심의관,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ADB 이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 ▲김&장법률사무소 고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