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치는 ‘금융통’ 윤증현 장관 내정자

MB 2기 경제팀 수장에 거는 국민 기대 크다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경제위기를 극복해 달라”는 국민들의 바람 속에 새롭게 출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9 개각’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교체했다. 이번 개각은 경제 총괄, 금융 사령탑, 정책조정 등 경제 빅3를 한꺼번에 바꾼 ‘경제 개각’. 전문성과 위기관리 경험을 살려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라는 주문인 것이다. 특히 “‘코드’보다 ‘능력’을 우선적으로 따져 내정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처럼 작금의 경제난국을 극복해주길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경제팀을 이끌 수장으로 선택된 인물이 윤증현(63) 전 금감위원장이다. MB 노믹스를 이끌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윤 장관 내정자에 대해 살펴보자.

글로벌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 상반기엔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있다. 마이너스 성장에 수출 감소, 실업 대란, 내수 부진과 중소기업 연쇄 도산 등 3중, 4중의 경제 위기 쓰나미가 몰아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다. 이런 가운데 MB정부의 경제팀이 새롭게 짜여졌다. 그만큼 새 경제팀의 책무는 막중하다. 그 정점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있다.

2기 경제팀을 이끌어갈 윤증현 내정자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 및 외환위기를 직접 겪은 베테랑인 데다 규제 완화와 변혁에 대한 소신 등을 감안할 때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의견이 많다.

또 윤 내정자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이며 시장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금감위원장 재직 시절 당시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윤 내정자는 ‘금산분리 완화’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쇠고집’에 ‘친기업’ 성향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고, 친기업 성향이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소신 있는 발언으로 일관하며 금융수장 3년의 임기를 채웠다.

외환위기 직접 겪은 베테랑
강력한 카리스마 위기극복 적임

또한 그는 시장친화형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강력한 시장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감각도 갖췄다는 평도 듣는다. 실제 금감위원장 재직 시절 그는 잠재적 불안요소였던 5개 투신사와 카드업계 구조조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행시 10회인 그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옛 재무부(현 재정부)에서 금융과 세제 분야를 두루 섭렵, 금융과 실물 경제를 모두 지휘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개발은행(ADB) 근무 경험 덕에 국제경제 쪽에도 밝은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윤 내정자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제 부처의 불협화음을 없애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9일 장관 내정자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금융·재정분야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통찰력이 뛰어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시장의 신뢰를 기대할 만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 내정자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정책 실무자(당시 금융정책실장)로서 책임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오는 2월초에 열릴 국회인사청문회에서 ‘IMF 책임론’이 제기될 것은 명약관하다. 민주당은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낸 윤 내정자를 ‘제2의 IMF 장관’이라고 규정, 집중 공격할 태세다.

또 다른 윤 내정자의 약점으로는 경제를 총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시적 시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윤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2기 경제팀의 화두는 조율을 통한 추진력 회복이다. 강만수 장관 체제가 빚었던 부처간, 부처내 불협화음을 털고 한목소리로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2기 경제팀 어떻게 바뀌나
속도보다 조율·추진력에 무게

따라서 2기 경제팀의 업무 스타일도 기존 거시경제정책 방향에 손질을 가하는 대신 시장 조율을 중시하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기 경제팀은 외환시장과 재정정책 등에서 1기 경제팀과는 다른 접근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내정자를 미롯해 윤진식 경제수석(행시 12회), 진동수 금융위원장(행시 17회) 내정자 모두 민·관을 두루 경험한 인사들로 채워져 시장의 긴장도를 높이는 한편 톱니바퀴 같은 공조체제로 한층 정연한 금융시장 질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위와의 불협화음으로 지지부진했던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윤 장관 내정자가 취임 직후 구조조정 속도와 관련해 “진행되는 상황을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다를 수 있다”며 “지금은 너무 빠르다”고 언급해 완급조절을 통해 시장흐름과 호흡을 맞춰 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환정책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불필요한 발언과 시장과의 기싸움으로 외환체력을 소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신중한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째를 맞아 구성된 새 경제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국민들은 새 경제팀에 최악의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환율과 증시 안정, 신용경색 해소 등 금융 불안을 시급히 해소하길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경제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만은 꼭 살려주오”
2기 경제팀에 큰 기대

그러나 이런 모든 사안은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최대 경제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경제의 회복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제팀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윤 내정자가 경제 관료로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윤 내정자는 장관으로 내정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시장과 국민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컨센서스(의견이 하나로 모여지는 것)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선을 찾는 데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차이가 있어야 더 좋은 의견이 나오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각 부처간 이견을 존중하되 시장과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은 일관될 수 있도록 정책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그의 뒤를 이을 윤 내정자는 각별한 ‘우정’으로 경제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둘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으로 재무부 등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40여년간 절친하게 지낸 벗이다. 이들은 ‘서로 집안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다’고 일컬어질 정도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자신의 뒤를 이어 경제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할 수장으로 윤 내정자를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추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윤 내정자가 이끌 2기 팀은 강 장관의 1기 팀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40년 ‘절친’의 ‘바통 터치’
스타일 다른 강 장관·윤 내정자


우선 시장과의 일전을 불사하는 강공 일변도였던 정책운용 기조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는 윤 내정자의 평소 스타일과 연관돼 있다. 그는 지난 19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정당한 수단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는 10년간 왜곡된 세제를 자신의 재임 중 모두 바로잡겠다고 나섰던 강 장관과 대조적인 대목이다. 강 장관은 징벌적 세금인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적잖은 홍역을 치렀다.

반면 윤 내정자는 시장과의 소통과 국민적 합의를 중시하는 만큼 강만수 경제팀이 보여준 몰아치기식 정책은 줄어들 것 같다. 그러나 표현은 완곡하더라도 필요한 정책은 집요하게 추진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윤 내정자는 금감위원장 재임시절 18년 난제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건이나 LG카드 사태 처리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한 인물이기도 하다.

▲마산(63)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은행과장, 금융정책과장,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장, 세제실 심의관, 증권국장,금융국장 ▲재경경제원 금융총괄심의관,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ADB 이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 ▲김&장법률사무소 고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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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