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분양사기’ 주의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27 10:48:51
  • 호수 12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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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값 주고 키웠더니 잡종견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한강 공원을 둘러보면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들을 만날 수 있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난 뒤 분양을 대충 알아봤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강아지 분양 전문업체들이 동물 지식이 얕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펫사료협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2000만가구 중 558만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의 경우 지난해 666만마리에서 올해 680만마리로 14만마리가 늘었다. 

펫시장 호황

반려동물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면서 동물 분양업체도 호황이다.

포털사이트에 ‘강아지 분양’만 검색해도 수백개 업체가 나온다. 강아지 분양 관련 카페서도 “믿을 만한 업체가 어디 있을까요?”라며 조언을 구하는 글도 늘어나고 있다. 분양업체가 늘어난 만큼 고객들은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분양 희망자들의 마음을 악용해 동물을 돈벌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국서 들어온 개를 국산 개로 속여 경찰 수사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한 애견숍 대표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 B씨는 지난해 10월2일 한 애견숍서 비숑 프리제 1마리를 500만원에 분양받았다. B씨는 당시 애견숍 직원은 B씨에게 해당 개를 소개하면서 “부견은 우리 숍에 있고 모견은 우리 숍의 한 프랜차이즈 지점에 있다”며 “경기도 광주서 태어난 강아지라고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 4월13일 애완견의 치과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애완견 유기 방지를 위해 개 몸 안에 심어놓는 마이크로칩(무선식별 장치)이 2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B씨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서 자신이 심지 않은 또 다른 마이크로칩의 일련번호를 검색했다. 그 결과 이 개가 지난해 10월1일 중국서 수입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가격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국내서 태어난 비숑 프리제는 중국서 수입한 동종보다 4배 이상 비쌌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애완견의 건강 상태를 속아 분양받기도 했다. 분양업체는 분양 시 계약서 상에 ‘최상’이라고 표기한다. 소비자는 이것만 믿고 분양을 받고 계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하면서 그 애완경이 기형이라는 소견을 받는다.

중국산 개를 국내품종으로 속여
15일 이내 폐사 경우만 돈 받아

화가 난 고객이 분양 받은 펫 숍에 문의해도 조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계약서 상에는 ‘15일 이내에 폐사할 경우 돈을 돌려 받는다’는 규정만 있기 때문이다. 분양 받을 때와는 다른 분양업체의 태도에 고객은 황당할 따름이다. 


다른 피해자 D씨는 안양에 위치한 한 업체를 통해 포메라니안 한 마리를 분양 받았다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 애완견은 분양 받은 지 이틀 만에 구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설사도 하고, 상태가 좋지 않았다. 파보 장염이라는 병에 걸린 것이었다. 검사 시 수십이 들든 수백이 들든 숍에서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는 업체의 말을 믿었지만 결국 해당 애완견은 진단을 받은 지 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업체가 ‘맞춤 분양으로 저렴하게 100% 환불 보장, 애완견 판매업 피해보상 규정을 준수하며 100% 책임 사후보상가능, 계약서·보증서·분양 카드 각종분양서류 발급’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유명 연예인이 분양받았다는 리뷰까지 올라와 있어 더욱 믿음이 가도록 착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 ⓒ문병희 기자

C씨는 “병원 측에서는 파보라는 장염이 4~15일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분양 전 이미 파보장염에 걸려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진단받았다”며 “병든 강아지를 분양하면서 건강한 아이라고 속인 것도 모자라 강아지를 치료하지 않고 폐사시켜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해당 업체는 유명 애견 카페 ‘강사모’서 사기 업체로 이름나있는 곳으로, 이 같은 피해자는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악질적으로 수법을 저지르는 업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비자들이 ‘사기분양’이라고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해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분양 당시 강아지가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분양자가 알고 있었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처벌 드물어

함태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어 온라인으로 분양 받을 수 있는데, 생물을 판매하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대처가 약하다”며 “무허가 업체 처벌·단속 강화와 함께 구매자들이 온라인으로 반려동물을 분양 받더라도, 전달 과정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아지 제일 비싼 가격은?

가장 비싼 품종의 1위는 로첸이다. 로첸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며 성질이 온순하며,  크기가 작다. 가격대는 750만~1000만원 사이이다. 

같은 가격대엔 사모예드가 있다. 이 개는 시베리아산 품종으로, 역사적으로 순록을 방목하고 썰매를 끄는 데 사용됐다. 활기차고 민첩한 개이며, 흰색의 풍만한 털과, 미소를 짓게 하는 검은 입술을 가지고 있다.


2위는 잉글리쉬 불독이다. 9500만원 선인 이 품종은 느긋한 성격으로 미국서 가장 인기 있는 견종에 해당하며, 전 세계인의 마음을 훔쳤다. 좀 칠칠치 못하고 게으르긴 하지만, 놀기 좋아하고 아이들이 좋아한다. 

3위는 차우차우다. 북극 지역 출신의 품종으로 유럽과 미국서 유행했다. 차우차우는 정말 아름답고 이국적인 편이지만, 본래 극한의 추위에 적합해 따뜻한 기후에서는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순수 품종 차우차우 강아지의 평균 가격대는 8800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한다.

티베탄 마스티프는 티베트 출신으로 덩치가 크며, 한때 가장 비싼 판매 가격을 기록했다. 풍만한 머리털을 가지고 있고, 친근감 표현을 잘한다. 매우 대담하고 독립적인 특성이 있다. 가격대는 500만원~800만원 사이이다.

아키타이누는 일본서 유래된 품종으로 몸집은 꽤 크고 용맹함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과도하게 지배적인 기질 덕분에 아르헨티나와 스페인과 같은 국가에서는 위험한 품종으로 생각한다. 이 견종은 400만원대로 형성됐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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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