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한미반도체 2세는 지금…

한솥밥 먹다 너 한 입 나 한 입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한미반도체는 일찍이 승계를 매듭지었다. 1남4녀 중 막내아들이 경영권을 쥐었다. 누나들은 잠시 한미반도체서 근무했을 뿐, 현재는 특별한 직을 맡고 있지 않다. 다만 별도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이들은 더 철저히 각자의 길을 걷는 듯하다. 왜일까.
 

▲ 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는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는 곽노권 회장.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시장서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성공시켰다. 성장을 거듭한 끝에 세계 각지에 300여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특히 회사는 비전플레이스먼트(반도체 후공정서 칩을 절단하고 검사하는 작업) 분야에선 적수가 없다.

40주년
국산화

한미반도체는 2세 경영에 돌입한지 오래다. 곽 회장은 슬하에 1남4녀를 뒀다. 경영권은 막내아들 곽동신 부회장에게 돌아갔다. 1974년생으로 24세에 한미반도체에 입사한 그는 33세에 대표이사가 됐다.

곽 부회장은 부친과 함께 3년 정도 회사를 이끌었다. 이후 전문 경영인과 함께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주총서 보장받은 임기까지 채운다면, 곽 부회장은 15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

한미반도체 실적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들쭉날쭉했다. 3년간(2017∼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73억원서 2171억원으로 올랐다가 1203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5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13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95억원서 492억원으로 수직상승한 뒤 192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성적은 기대할만하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96억원이었다. 직전년도에 비해 100% 이상 성장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서 74억원으로, 순이익은 5억원서 76억원으로 치솟았다.

잠정 발표된 2분기 성적표는 한 차례 더 개선됐다. 누적 매출액은 1015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무려 129.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억원서 27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미반도체서 곽 부회장 일가의 영향력은 공고하다.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는 단연 곽 부회장으로 3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부친인 곽 회장이 7.9%로 2대주주다.

곽 부회장 누나들은 1.85∼2.17% 사이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한미반도체 내에서 특별한 직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과거엔 연결고리가 있었는데 ‘한미인터내셔널’이라는 화장품 도소매 업체를 통해서다.

빠르게 시작된 후계 경영…막내아들이 책임
딸들은 개인사업…한 때 한미반도체 계열사

한미반도체는 한미인터내셔널 설립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설립출자와 유상증자에 4억7400만원을 사용했다. 이어 한미인터내셔널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보유 지분은 40%였다.


한미반도체 수장이 외아들이라면, 한미인터내셔널은 딸들의 회사다. 대표이사는 셋째 곽영미씨다. 영미씨는 회사가 설립된 지난 2009년부터 대표였다. 넷째 곽영아씨는 사업 초기부터 감사와 사내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부대표다.

둘째 명신씨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등기임원이었지만, 현재는 근무하지 않는다.

한미인터내셔널은 사업 초기에 한미반도체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10년 ‘기업운영자금’을 명목으로 한미인터내셔널에 채무보증을 서줬다. 또한 경영지원을 위해 한미반도체 상무를 한미인터내셔널 이사로 겸직시키기도 했다.

본사 지원을 받은 한미인터내셔널은 초반에 꽤 괜찮은 성적을 냈다. 설립 첫 해 순이익은 1억원이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5억원, 6억원, 10억원, 3억원으로 무난했다. 하지만 곧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 한미반도체 제품 EMI SHIELD

2014년 영업손실 7억원이 발생했다.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일로였다. 2015년과 2016년 영업손실은 12억원, 17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17년 한미인터내셔널 지분 전량을 돌연 소각했다. 값을 후하게 쳐주거나, 헐값에 팔지 않았다. 초기 사용된 비용 4억7400만원에 그대로 매각했다.

지분 매각 배경에 다양한 관측이 모인다. 우선 한미반도체는 한미인터내셔널을 채무보증과 인력 제공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그 결과 한미인터내서널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한미반도체는 지분을 매각해 한미인터내셔널을 독립시켜줬다. 남동생이 누나들의 사업에 도움을 주고, 독립성까지 부여해줬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분 매각 시점이 공교롭다. 한미인터내셔널서 3년 연속 적자가 발생한 바로 이듬해다. 그런 까닭에 사실상 퇴출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도움을 주고자 했지만, 불어나는 적자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독립?
퇴출?

한미반도체 보유 지분은 영미씨, 영아씨에게 돌아갔다. 영미씨 등은 한미인터내셔널 지분을 각각 90.5%, 9.5%씩 갖고 있다. 한미반도체 계열사서 개인회사로 뒤바뀐 셈이다.

한미인터내서널은 쉽게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성적표를 보면 그렇다. 2018년과 지난해 매출액은 9억원, 10억원 수준이었다. 영업손실은 5억원, 6억원으로 순손실은 5억원, 5억원으로 계속됐다.

한미반도체 계열사였던 2016년 매출은 100억원 단위였다. 이듬해 계열사서 제외되면서도 매출은 50억원을 상회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한껏 위축된 모양새다.


다만 사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영미씨 등은 한미인터내셔널을 계속 이끌고 있다. 현재 회사는 ‘오드리앤영’과 ‘쇼달’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오드리앤영은 미용품을 주로 다룬다. 다른 회사에 제조를 맡기고 이를 판매하거나, 타사 제품 자체를 판매하는 형식이다. 개설 시기는 오래되지 않은 듯하다. 판매 중인 상품은 6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후기는 긍정적이다. 제품 만족도가 높은 편으로 확인된다.

오드리앤영 주 사무소는 한미인터내셔널로 대표는 영미씨다. 계좌이체 결제를 위한 계좌번호도 적시돼있으며 예금주는 한미인터내셔널로 확인된다. 오드리앤영 홈페이지 하단에 적시돼있다.

쇼달도 오드리앤영과 유사하다. 다만 더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한다. 쇼달은 온라인 편집숍에 가깝다. 의류와 생활용품, 화장품부터 유아제품, 반려동물제품, 그리고 책과 그림까지 판매한다. 쇼달도 한미인터내셔널을 주 사무소로 등록해뒀다.

계좌번호는 오드리앤영과 같고, 예금주도 한미인터내셔널로 대표 역시 영미씨다.

한미인터내셔널서 주력으로 삼는 곳은 오드리앤영으로 추정된다. 한미인터내셔널 홈페이지 는 쇼달이 아닌 오드리앤영으로 등록돼있다.


매년 적자 보다가 이탈, 회복은 글쎄
서로 접점 없어…아들 따로, 딸 따로

최근 영미씨와 영아씨는 한미반도체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 이전에도 주식을 판 전력은 있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상당하다. 처분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우선 영미씨는 올해 1월부터 주식을 매도했다. 3차례에 걸쳐 8만주를 팔았다.

한동안 뜸하던 매각 소식은 5월에 전해졌다. 같은 달 영미씨는 9만5000주를 5회에 나눠 매각했다. 이번 달에는 4차례에 걸쳐 7만5000주를 정리했다. 모두 25만주였다.

기존 영미씨 보유 지분은 140만8123주였다. 지분율은 2.46%였다. 처분에 따라 지분은 115만8123주로 감소했다. 지분율은 2.24%로 줄었다.

영아씨도 비슷한 시기 처분에 나섰다. 지난 1월 8차례에 걸쳐 9만5000주를 소각했다. 5월에는 2회에 나눠 3만주를 매각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 6차례에 17만주를 정리했다. 모두 29만5000주였다.
 

▲ 오드리앤영 로고

영아씨는 이전까지 138만6897주, 2.42%를 갖고 있었다. 매각 결과, 주식 수는 109만1897주로 줄었다. 지분율도 1.85%로 감소했다.

영미씨와 영아씨가 지분 정리에 나선 이유는 뭘까. 가능성은 사업자금이다. 영미씨와 영아씨는 주식 처분으로 상당한 자금을 취득했다. 영미씨는 18억원, 영아씨는 26억원을 벌었다.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사업에 나설 발판이 될 수 있다.

특히 신사업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미인터내셔널 사업 목적은 무척 다양하다. 여건만 개선된다면 다양한 사업에 손을 뻗을 수 있다. 앞서 확인된 사업 외에 인테리어 공사, 사업지원 서비스, 물류 운영 대행, 부동산 매매·임대·전대업 등이 있다.

수익 다각화 전략의 필요성도 설득력을 더한다. 한미인터내셔널은 기존 사업서 특별한 성과를 찾지 못한 상태다. 한미반도체 계열사서 제외된 이듬해부터 매출은 10억원 안팎을 맴돈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정할 뿐이다. 오너 일가라 하더라도 주식 매매는 개인적인 일로 속사정을 알기는 어렵다.

주식 처분
갑자기 왜?

영미씨와 영아씨는 한미인터내셔널 외에 또 다른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사명은 ‘에이치엠트레이딩’이다. 사업 목적은 한미인터내셔널과 겹친다. 지난 2013년 4월 설립됐고, 자본금은 2억원이다.

에이치엠트레이딩은 철저한 영미·영아씨 개인회사다. 한미인터내셔널 역시 이들의 개인회사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하지만 에이치엠트레이딩 등기임원은 영미씨와 영아씨뿐이다. 나머지 자매들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주주도 이들뿐이다. 영미씨와 영아씨에게 각각 60%, 40% 지분이 있다. 영미씨가 대표를, 영아씨가 부대표를 맡고 있다.

한미인터내셔널과 에이치엠트레이딩은 주소지가 동일한데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에이치엠트레이딩은 설립 이듬해부터 한미인터내셔널과 함께했다. 그 후로 한미인터내셔널이 사업장을 옮길 때마다 에이치엠트레이딩도 같은 날에 움직였다. 이들의 법인등기부등본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사실상 한미인터내셔널 자회사와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에이치엠트레이딩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할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거래처서 제품을 받아 한미인터내셔널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였다. 한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쇼달서 확인할 수 있다.
 

에이치엠트레이딩은 미국 친환경 생필품 기업 ‘세븐스제너레이션’의 한국 공식 유통업체다. 쇼달에서는 세븐스제너레이션 제품을 판매한다. 제조업자는 세븐스제너레이션, 제조판매업자는 에이치엠트레이딩으로 분류된다.

최근 실적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적표는 찾아볼 수 있었다. 3년간 매출액은 11억원, 10억원, 1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매년 적자가 발생했다. 영업손실은 8억원, 10억원, 3억원이었다. 순손실은 10억원, 12억원, 8억원으로 매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에이치엠트레이딩과 한미인터내셔널이 사업적으로 동행하는 점을 미뤄봤을 때, 최근 실적은 예상해볼만하다. 2014∼2016년 에이치엠트레이딩 성적표는 한미인터내셔널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같은 기간 한미인터내셔널도 꾸준히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미인터내셔널 최근 실적은 아직 저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에이치엠트레이딩 역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남매끼리 제 갈 길을 걷는 모양새다. 곽 부회장은 일찌감치 한미반도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영미씨, 영아씨는 한미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각자도생은 짙어지는 분위기다. 한미인터내셔널은 한때 한미반도체 계열사였지만 곧 분리됐다. 영미씨 등은 최근 한미반도체 지분을 대거 매각하기도 했다.

아들, 딸…
따로 따로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미씨나 영아씨가 급작스럽게 한미반도체에 입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미씨는 한미반도체 계열사 ‘한미네트웍스’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감사를 맡은 바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경력은 없었다. 영아씨도 마찬가지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한미반도체 이사 재직이 마지막이었다. 곽동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미반도체 승계는 이미 끝났다. 별다른 분쟁 없이 ‘잘 돌아가는 회사’에 변수를 얹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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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