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1년 차 서른 과장님 파워
신성통상 1년 차 서른 과장님 파워
  • 양동주 기자
  • 승인 2020.09.24 09:32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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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사위는 들러리, 그래도 아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신성통상서 의미심장한 지분 변동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올 초부터 그룹 핵심 계열사가 신성통상 주식을 연이어 매입하더니, 최근에는 회장이 직접 나서 다량의 주식을 팔았다. 회장이 내놓은 주식이 향한 곳은 장남 소유의 회사. 약관의 나이에 이미 후계자로 인정받았던 입사 1년 차 황태자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졌다. 
 

1968년 니트 의류 전문 수출업체로 출발한 신성통상은 SPA ‘탑텐’, 남성복 ‘올젠’ ‘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패션기업이다. 1972년 600만달러(약 73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제법 굵직한 연혁을 자랑했던 신성통상은 1973년 대우그룹에 편입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닥치고, 대우그룹 공중분해를 겪으며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꼭대기 오른
초년병 아들

대기업 계열사서 법정관리 회사로 위상이 추락한 신성통상을 눈여겨본 이는 엄태순 현 신성통상 회장이다. 1983년 가방 제조업체 가나안상사(현 가나안)를 설립한 염 회장은 ’아이찜‘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2000년대 초반 가나안을 연 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염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2년 신성통상을 인수하면서 패션업계에 파장을 불러왔다. 3년 넘게 법정관리 상태였던 신성통상이 새 출발을 알린 순간이었다. 당시 가나안컨소시엄은 신성통상을 품는 데 924억원을 쏟아부었다.

구원군을 등에 업은 신성통상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올젠, 지오지아의 꾸준한 매출을 토대로 2012년 탑텐의 시장 안착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2002년 6월 말 기준 3000억원을 밑돌던 신성통상의 매출은 지난해 6월 말 연결 기준 1조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계열 회사들의 매출 총합은 1조5000억원대에 육박한다.

당해 역시 무난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매년 6월 말이 결산일인 신성통상은 3분기 말(2020년 3월31일)까지 연결 기준 누적 매출 78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292억원)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3분기에도 전년 동기(2128억원)와 별반 차이 없는 212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상단 선점한 회장님의 장남
아버지 증여 덕분에 탄탄대로

수익성 역시 매우 안정적이다. 3분기까지 집계된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287억원) 대비 14.2%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3분기에 영업손실 67억5400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전년 동기에는 영업이익 67억6500만원을 달성한 바 있다.

성장을 거듭한 신성통상은 모기업 격인 가나안을 외형적으로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지난해 8월 말 연결 기준 가나안의 매출은 3188억원으로 신성통상(2019년 6월 말 연결 기준)의 1/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총자산 역시 신성통상(6896억원)의 37.8% 수준인 2603억원에 그친다. 신성통상의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8114억원)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 신성통상 본사
▲ 신성통상 본사

그렇다고 해서 그룹 내 가나안의 위상이 신성통상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나안은 예나 지금이나 신성통상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서 중요도가 남다르다. 향후 승계 과정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룹 내에서 핵심 회사로 분류되는 곳은 신성통상(상장), 가나안(비상장), 에이션패션(비상장)이다. 에이션패션은 캐주얼 브랜드 ‘폴햄’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의 관계사다. 이들은 지배구조 상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오래전 끝맺음
싱거웠던 승계

올해 3월 말 기준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8.6%(4113만4460주)를 나타낸 가나안이고, 염 회장(21.6%, 3103만9280주)과 에이션패션(17.6%, 2537만6900주)이 뒤를 잇는다. 특수관계인 지분율 총합은 67.8%(9755만640주)에 달한다.

가나안 지분구조의 꼭대기에는 염 회장이 아니라, 그의 아들인 염상원씨가 서 있다. 상원씨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가나안 지분 82.4%(47만81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염 회장의 지분율은 10.0%(5만8000주)에 그친다. 나머지 7.6%(4만3900주)는 에이션패션의 몫이다.

이 같은 구조는 염 회장이 가나안 지분을 상원씨에게 증여한 데 따른 결과였다. 2008년까지만 해도 상원씨가 지닌 가나안 지분은 전무했다. 가나안 주주구성에 상원씨 이름이 등재된 건 2009년부터다. 당시 가나안은 주식 수를 38만주서 58만주로 늘렸는데, 이 과정서 염 회장은 상원씨에게 지분 대부분을 증여했다. 70%를 웃돌던 염 회장의 지분율은 증여 이후 10%로 변동이 생겼다.
 

▲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에이션패션이 가나안·신성통상과 상호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큰 맥락서 보면 가나안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달리 말하면 상원씨를 중심으로 승계가 완성됐음을 뜻한다.

최근 신성통상에 대한 염 회장의 보유 주식이 감소하면서 상원씨를 중심에 둔 승계구도는 한층 명확해졌다. 지난달 12일 염 회장은 신성통상 200만주를 장외 매매로 가나안에 넘겼다. 이로써 가나안이 보유한 신성통상 지분율은 기존 28.6%서 30.0%로 증가했고, 자연스럽게 상원씨의 신성통상 지배력도 높아졌다.

밀어주고
받아먹고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곳이 가나안이라면, 에이션패션은 오너 일가의 신성통상 지배력을 간접 지원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에이션패션의 최대주주는 지분 41.2%(32만9500주)를 보유한 염 회장이다. 가나안(36.0%, 28만8000주)은 2대주주, 신성통상(22.7%, 18만1500주)은 3대주주에 등재돼있다.

99.9%의 지분이 3곳에 몰린 구조이며, 신성통상과는 지분을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

눈여겨볼 점은 에이션패션이 올 초부터 신성통상 지분을 사들였다는 사실이다. 에이션패션의 지분 매입은 케이디파트너스가 보유한 신성통상 지분 800만주를 흡수했던 2015년 이래 5년 만이다.

에이션패션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난 2월20∼25일 사이에 240만주를 매입했다. 이후 2월27일부터 3월23일까지 100만주를 더 사들이며 신성통상 지분율을 기존 15.3%서 17.6%로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의 후폭풍으로 회사 주가가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게 저가 매수의 기회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신성통상에 대한 에이션패션의 지분율이 높아질수록 염 회장과 가나안의 실질 소유주인 상원씨의 지배력은 간접적으로 높아진다. 올해 나타난 특수관계인의 신성통상 보유 지분 변동에는 염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병아리 털도 못 벗었는데…
곳곳에 포진한 오너 친인척

오너 일가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토대로 향후에도 오너 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염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 일가는 계열사 곳곳서 영향력을 표출하고 있다. 염 회장의 동생인 염권준 부회장을 비롯해 염 회장 슬하의 1남2녀와 사위까지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염 부회장은 형을 도와 가방·신발 등을 제조하는 씨앤티스를 이끌던 인물이다. 씨앤티스는 1999년 아이찜으로 설립된 뒤 2001년 씨앤티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씨앤티스 대표이사이자 신성통상 임원을 역임했던 염 부회장은 그룹의 안살림을 직접 챙겼던 인물이다.
 

▲ 지오지아 매장 내부
▲ 지오지아 매장 내부

염 회장의 두 딸과 사위들 역시 회사에 소속돼있다. 장녀 혜영씨는 물류 관련 부서 부장급 직책을 맡고 있다.

첫째 사위인 박희찬씨는 2011년 신성통상 입사 후 마케팅팀, 경영기획실을 거쳐, 탑텐 사업부문장을 지냈다. 현재는 에이션패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상태고, 에이션패션이 전개하는 폴햄의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차녀 혜근씨는 탑텐 상품기획부 차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사위는 지난해 11월 수출사업부 구매본부이사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뒷배로
주요 직책 장악

경영 참여 시기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그룹 후계자 상원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까지 대학생 신분이던 상원씨는 올해 1월부터 경영지원본부 과장으로 회사에 출근 중이다. 상원씨가 올해로 3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스무살이 채 되지 않은 시점서 그룹 후계자로 인정받은 셈이다. 최근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 역시 상원씨의 등장에 맞춰 지배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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