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 공기업 사장 위장이혼·위장전입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20 13:29:34
  • 호수 12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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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갚으려고 이리 빼고 저리 빼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전 공기업 사장의 전 부인 A씨가 채무 및 위장전입과 관련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확인됐다. A씨는 20년 지기였던 B씨와 금전적인 문제로 시작해 대여금 소송 및 사해 행위 관련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소송 과정서 A씨는 위장전입 의혹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 계획관리지역 ⓒ다음 지도

“남편이 공직자라 재산 관리를 우리 명의로 하지 못한다. 차명으로 해야 한다.” 그동안 A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했던 말이다. 

20년 지기서
원수지간으로

B씨는 A씨와 20년 지기였으며, 친목 도모 모임서도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이였다. 자녀들끼리도 같은 학교 동문일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법정 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2012년 6월11일 A씨는 5개월 앞둔 딸의 결혼 준비 명목으로 B씨에게 1억5000만원을 빌렸다. 그는 보름 뒤에도 딸의 첼로 연주회와 결혼 준비를 이유로 다시 남편에게 1000만원을 빌렸다. B씨는 A씨의 남편이 공기업 임원 출신이기 때문에 재무 안정성을 믿고 돈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전 남편 C씨는 1995년 대한주택공사에 입사 후 경남본부장, 기획조정실장, 사업·총무이사 등을 거쳐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6년 12월부터 충남개발공사 초대 사장으로 내정됐다. 충남개발공사가 공식적으로 설립한 2007년부터 근무를 시작해 2009년까지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는 대전도시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2014년까지 근무했다. 

실제로 C씨는 2011년 공기업 사장 재직 시절, 대전 5개 자치구 의회 의원과 공직유관단체장 중 가장 재산이 많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시 공직자윤리위에 따르면 C씨는 21억8437만9000원을 신고해 대상자 중 최고 재산가였다.

남편 재력 믿고 1억5000만원 빌려줬는데…
“소송 지연 목적으로 주소지 계속 바꿔”

B씨는 A씨 집에도 찾아갔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돈을 돌려받지 못한 B씨는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A씨가 1억5000만원에 대한 이자로 총 1203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약 5.3개월치에 해당하는데, 6개월치 이자로 정상하면 대여일로부터 6개월 이후인 2013년 1월12일부터 매월 1.5%의 비율로 계산해 약정이나 혹은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1000만원을 변제한 2014년 1월3일까지 총 1년6개월의 이자가 발생했는데 이자로 45만원만을 나에게 지급했으므로, 미지급 이자 225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 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이 사건의 돈은 자녀들을 위해 지출됐으므로, A씨와 A씨의 남편인 C씨가 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 법원 판결문

재판부는 “1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2013년 1월12일부터 2015년 5월22일까지 월 1.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와 나머지 225만원에 대해서는 2014년 4월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송 과정서 A씨에 대한 석연치 않은 부분도 드러났다. 소송 진행 속도가 지연되기도 했는데, A씨 주소가 수차례 바뀌었기 때문이다. 소송이 시작된 2014년 초부터 2014년 2월11일, 2014년 7월30일, 2014년 9월15일, 2015년 1월26일 등 4번의 전입신고가 이뤄졌다. 

대여 상환보다
소유권이전등기

B씨 측은 “소송지연의 목적으로 주소지를 계속 바꿨다. 소송 과정 중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서류를 받지 않으면 ‘폐문부재’의 이유로 소송 지연이 된다. 단기간에 저렇게 주소를 바꾸는 건 소송을 계속 미루기 위하려고 한 거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A씨의 전입신고 주소지를 확인한 결과 서울시 동작구, 경기도 성남, 용인 등 수도권에만 머물다가 대여금반환청구소송 관련 재판에 패소하자 변론 종결일인 4월10일, 충남 ○○시 ○○읍 ○○○로 ○○○로 바꿨다. 

A씨의 위장전입 건과 관련해서도 B씨 측과 법정 공방이 현재진행형이다. 위장전입 건 관련, 주민등록법 37조 위반과 임대차허위계약서 작성, 사문서 위조죄 등 3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 구약식처분 300만원이 나왔지만, A씨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으로 끌고 갔다. 사문서위조죄는 B씨가 재정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B씨 측은 “충남뿐 아니라 서울서도 여러 번 위장전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재산 중에 유일한 땅이 하나 있었다. B씨 측에 의하면 A씨가 이 땅을 계속 사수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소유했던  충남 ○○시 ○○면 ○○리 ○○○-○는 2003년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후 2009년 2월17일 계획관리 지역으로 세분화돼 투자가치가 높아진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이 계획관리 지역으로 선정되고 약 6개월 후인 2009년 8월21일, A씨는 이 땅을 매매 예약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1억원에 매입했다. A씨가 매매 예약 당시 C씨는 충남개발공사 사장이었으며, 매매가 이뤄졌을 때는 대전도시공사 사장이었다. 

위자료 0원
결별 맞아?

계획관리지역 선정 과정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는 “용도지역과 관련해서는 충청남도 결정사항이다. 해당지역을 토지적성평가를 받고 적성평가별로 충청남도에 결정 요청을 한 다음 관련 부서가 협의한다. 이후 충청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통과 후 결정된 상황이다. 용도지역 변경에 관해서는 충청남도 도지사한테 요청을 해서 심의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획관리지역은 용도지역상 토지에 맞게 건축할 수 있고, 비도시지역 중에서는 계획관리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후 C씨는 2015년 8월28일 A씨와 이혼청구 사건을 제기한다. 이를 두고 B씨 측은 “재산이 많은 C씨가 이혼하는데 위자료 0원으로 합의이혼한 것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B씨는 사해행위 취소 관련해 “C씨가 시가 14억원 상당의 서울 ○○구 ○○로 ○○동 ○○호에 대한 재산분할청권을 포기했으므로, 위 화해에 포함된 재산분할에 관한 약정은 사해행위로 취소돼야 한다. C씨는 가액배상으로 위 아파트에 관한 적정 재산분할비율 50% 상당액보다 적은 금액인 C씨의 채권액 3억3345만892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도 자신의 재산을 증여하거나 팔아버림으로써 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돈을 갚기 싫어서 재산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계획관리지 알고? 모르고?
선정 6개월 후 매매 예약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앞서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설령 A씨가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아직 협의 또는 심판을 거치지 않은 상태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포기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C씨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와 이를 전제로 한 원상회복 청구는 더 이상 살피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법정 공방이 불거지자 1억원에 구입한 계획관리지역의 토지를 5월8일 D씨에게 해당 지역의 땅을 1억원에 매매했다. 

B씨 측에 의하면 “D씨는 A씨와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아무래도 남편이 공기업 사장이다 보니 관련이 있는 사람 아니겠느냐”라고 추측했다. 
 

이를 두고 B씨는 D씨에게도 사해행위 취소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1억원에 매입한 땅을 3년 5개월이 지나고도 똑같은 가격에 D씨에게 매도했다는 점이다. 매매계약 당시 부동산의 시가는 1억8979억2000만원 정도로 판단됐다. 

법원의 감정평가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계약금은 전체 대금의 절반에 가까울 뿐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돈이 매도인이 아닌 가등권자에게 직접 지급됐다. A씨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대금이 완납되지 않은 상태서 2014년 5월20일 D씨에게 부동산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판단했다.

이어 “D씨는 같은 해 7월11일 A씨의 딸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의 잔금과 대여금을 포함해 3300만원을 송금했다고 주장하나, 그때는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지 약 2개월이 지난 후였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 정한 특약 등 대금 지급의 조건이나 기한과도 맞지 않으므로 반드시 3300만원에 이 사건 매매계약 잔금이 포함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매매계약이 통상의 거래관계에 기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혼한 사이
나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 A씨에게 수차례 문자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C씨와 연락이 닿아 위장이혼 관련해 문의를 했지만 “이혼한 사람이라 나와는 상관없다”며 통화를 마쳤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획관리지역이란?

2003년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개정에 의해 과거 비도시지역의 준농림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구분하고, 이를 계획관리, 생산관리, 보전관리로 세분화한 데서 유래했다.

결국 관리지역은 도시지역의 인구와 산업을 수용하기 위하여 도시지역에 준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농림업의 진흥, 자연환경 또는 산림의 보전을 위해 농림지역 또는 자연환경보전지역에 준해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의미한다.

계획관리지역은 도시지역으로의 편입이 예상되는 지역 또는 자연환경을 고려해 제한적인 이용·개발을 하려는 지역으로서, 계획적·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의미한다.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땅이라 하더라도 주변에 3만㎡ 이상의 기존 개발지가 있으면 연접개발 제한에 걸려 추가적인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계획관리지역으로 둘러싸인 1만㎡ 미만의 농림지역은 향후 계획관리지역 편입이 예상되므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계획관리지역에서의 아파트 건축은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 현행법상 계획관리지역에서는 제2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 최대 용적률 150% 이내에서 아파트 건축은 가능하다.

더구나 정부는 민간택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계획관리지역 내 용적률 제한을 최대 200%로 완화하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할 예정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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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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