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죽다 살아난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권까지 5부 능선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치적 위기서 벗어난 것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이 지사의 기사회생 과정을 따라가봤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문병희 기자

지난 16일 오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이재명 재판’이 오르내렸다. 동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주식이 요동쳤다. 당선 무효형 확정과 파기환송의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대법관들의 입에 관심이 집중됐다. 오후 2시 대법원 재판을 생중계한 방송사 유튜브에는 실시간 시청자가 10만명 가까이 몰렸다.

허위사실 공표
대법서 뒤집혀

지난 16일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이날 판결로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권 노영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판단이 갈린 부분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상대방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모친 등 다른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한 것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지사의 발언대로 2012년 4월 그의 가족이 형에 대한 조울증 치료를 의뢰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사실이 재판 과정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지사가 형의 강제입원 절차 개시를 지시한 것도 재판 과정서 드러나면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이 불리한 발언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심은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보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의 쟁점은 이 지시가 친형 강제입원 절차 개시 지시 등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였다. 

대법관 다수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무죄 나오면 대선까지 가능해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이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공표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후보자가 토론회 등을 통해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하고 자유로운 의견 소통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사이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으로 계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토론의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국가기관이 발언의 맥락을 보지 않고 일률적으로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후보자는 사후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토론에 활발히 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토론회서 강제입원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과 의혹 제기에 답변한 것”이라며 “상대 질문에 단순히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대 질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판결에 앞서 모두발언하는 김명수 대법관 ⓒ고성준 기자

또 “이 지사가 형의 입원에 대한 절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며 “상대의 공격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부정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항소심서 이 지사의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공직선거법 등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배경을 밝혔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단순한 묵비가 아니라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사건서 상대 후보자의 질문은 즉흥적이거나 돌발적인 게 아니고 이 지사는 그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며 “이 지사는 단순히 부인한 것뿐 아니라 보건소장 등에게 지시하고 독촉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을 덧붙여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와 선고에는 대법관 13명 중 12명만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다른 사건서 이 지사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 등으로 회피 신청을 내고 상고심에 관여하지 않았다. 다수 의견과 반대 의견이 7대 5로 팽팽하게 갈렸던 셈이다.

법 굴레 벗고
대권주자로

대법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나면서 이 지사는 법원의 최종 판단 전까지 경기도지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파기환송심 이후 무죄가 확정되면 차기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법정 공방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통해 그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여기서 숨 쉬는 것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 계속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고 말했다.

특히 “불공정·불합리·불평등서 생기는 이익과 불로소득이 권력이자 계급이 돼버린 이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 오늘의 결과는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임을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머니는 이 결과를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고 애증의 관계로 얼룩진 셋째 형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 가족의 아픔은 고스란히 저의 부족함 때문이며 남은 삶 동안 그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셋째 형은 바로 강제입원 사건의 당사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이 지사에 대해 파기환송을 선고함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이어 “이 지사는 지역경제, 서민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경기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경기도민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으로 도정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며 “당은 이 지사의 도정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이 지사께서 이끌어 오신 경기도정에 앞으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공을 위해 이 지사님과 함께 손잡고 일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환영
통합당 비판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도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천만다행한 날”이라며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거운동의 자유와 허위사실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해준 재판부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서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나 오늘 판결이 법과 법관의 양심에 근거한 냉철한 판단인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당선 무효형 판단을 뒤집었던 대법원이 이번에도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수장 공백사태가 오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가 1년 넘게 재판을 받는 동안 약 1300만 도민과 국민에게 남은 것은 갈등과 반목, 지리멸렬한 말싸움뿐”이라며 “그에 대한 보상과 책임은 누구도, 또 무엇으로도 다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사법부는 이 지사에게 법리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유죄라 할 것이다. 도민과 국민에게 남긴 상처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겸허한 자세로 오직 도정에만 매진하는 것만이 도민과 국민께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이 지사는 대선후보 지지율이나 직무수행 평가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서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오면서 정치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6월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0.9%포인트 상승한 71.2%로 나타났다. 취임 첫 달인 2018년 7월(29.2%)과 비교해 42%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당시 이 지사의 순위는 꼴찌였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서 “코로나 정국에서 분명한 대응을 해서 정책 역량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본소득이나 부동산 이슈서도 차별화된 정책을 많이 내놨다. 이재명 표 리더십을 보여준 게 지지도가 급등한 가장 큰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조사서도 이 지사는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갤럽은 지난 6개월간 성인 2만3397명을 대상으로 시도지사들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었다. 이 지사는 직무 긍정률 71%로 김영록 전남지사와 함께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직무수행평가·지지율 상승세
이낙연 언급에 “인품 훌륭해”

눈여겨볼 부분은 긍정률 상승폭이다. 이 지사는 2019년 상반기 45%서 하반기 53%로, 이번 상반기에는 71%까지 수치가 치솟았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긍정률 63%, 2분기(4∼6월) 78%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논의를 촉발시킨 점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지사는 지난 2월 대구 지역의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자 신천지 명단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후보 지지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서 7월 둘째 주(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에게 자유응답 방식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13%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대선후보 구도는 이 의원이 7개월 연속 20% 중반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 이 지사가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이 지사는 올해 초 3% 수준의 선호도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 10% 초반으로 높아졌다.

인천과 경기, 40·50대, 진보층에서는 20% 내외까지 올랐다.(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4일과 6일, 7일 등 사흘간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이 이원이 28.8%로 1위, 이 지사는 20%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전달과 비교해 4.5%포인트 떨어졌고, 이 지사의 선호도는 5.5%포인트 오르면서 둘 사이의 격차는 8.8%포인트까지 줄었다.(자세한 사항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제가 정치적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이 제게 그런 기대를 가져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맡겨진 시장으로서의 역할, 또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조금은 성과 있게 잘했다는 평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선고로 법적 족쇄까지 풀리면서 이 지사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지사의 대선 가도가 마냥 꽃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큰 갈등을 빚으면서 미운 털이 박혔기 때문이다. 

친문 의식
몸 낮추기?

이 지사는 대선 경쟁자인 이 의원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서 “인품도 훌륭하고 역량도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며 “저도 민주당의 식구이고 당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의원님 하시는 일 옆에서 적극 협조하고 함께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자 하시는 일, 또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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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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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