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죽다 살아난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권까지 5부 능선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치적 위기서 벗어난 것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이 지사의 기사회생 과정을 따라가봤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문병희 기자

지난 16일 오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이재명 재판’이 오르내렸다. 동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주식이 요동쳤다. 당선 무효형 확정과 파기환송의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대법관들의 입에 관심이 집중됐다. 오후 2시 대법원 재판을 생중계한 방송사 유튜브에는 실시간 시청자가 10만명 가까이 몰렸다.

허위사실 공표
대법서 뒤집혀

지난 16일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이날 판결로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권 노영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판단이 갈린 부분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상대방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모친 등 다른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한 것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지사의 발언대로 2012년 4월 그의 가족이 형에 대한 조울증 치료를 의뢰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사실이 재판 과정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지사가 형의 강제입원 절차 개시를 지시한 것도 재판 과정서 드러나면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이 불리한 발언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심은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보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의 쟁점은 이 지시가 친형 강제입원 절차 개시 지시 등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였다. 

대법관 다수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무죄 나오면 대선까지 가능해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이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공표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후보자가 토론회 등을 통해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하고 자유로운 의견 소통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사이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으로 계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토론의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국가기관이 발언의 맥락을 보지 않고 일률적으로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후보자는 사후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토론에 활발히 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토론회서 강제입원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과 의혹 제기에 답변한 것”이라며 “상대 질문에 단순히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대 질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판결에 앞서 모두발언하는 김명수 대법관 ⓒ고성준 기자

또 “이 지사가 형의 입원에 대한 절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며 “상대의 공격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부정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항소심서 이 지사의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공직선거법 등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배경을 밝혔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단순한 묵비가 아니라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사건서 상대 후보자의 질문은 즉흥적이거나 돌발적인 게 아니고 이 지사는 그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며 “이 지사는 단순히 부인한 것뿐 아니라 보건소장 등에게 지시하고 독촉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을 덧붙여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와 선고에는 대법관 13명 중 12명만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다른 사건서 이 지사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 등으로 회피 신청을 내고 상고심에 관여하지 않았다. 다수 의견과 반대 의견이 7대 5로 팽팽하게 갈렸던 셈이다.

법 굴레 벗고
대권주자로

대법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나면서 이 지사는 법원의 최종 판단 전까지 경기도지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파기환송심 이후 무죄가 확정되면 차기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법정 공방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통해 그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여기서 숨 쉬는 것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 계속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고 말했다.

특히 “불공정·불합리·불평등서 생기는 이익과 불로소득이 권력이자 계급이 돼버린 이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 오늘의 결과는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임을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머니는 이 결과를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고 애증의 관계로 얼룩진 셋째 형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 가족의 아픔은 고스란히 저의 부족함 때문이며 남은 삶 동안 그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셋째 형은 바로 강제입원 사건의 당사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이 지사에 대해 파기환송을 선고함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이어 “이 지사는 지역경제, 서민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경기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경기도민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으로 도정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며 “당은 이 지사의 도정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이 지사께서 이끌어 오신 경기도정에 앞으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공을 위해 이 지사님과 함께 손잡고 일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환영
통합당 비판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도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천만다행한 날”이라며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거운동의 자유와 허위사실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해준 재판부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서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나 오늘 판결이 법과 법관의 양심에 근거한 냉철한 판단인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당선 무효형 판단을 뒤집었던 대법원이 이번에도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수장 공백사태가 오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가 1년 넘게 재판을 받는 동안 약 1300만 도민과 국민에게 남은 것은 갈등과 반목, 지리멸렬한 말싸움뿐”이라며 “그에 대한 보상과 책임은 누구도, 또 무엇으로도 다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사법부는 이 지사에게 법리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유죄라 할 것이다. 도민과 국민에게 남긴 상처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겸허한 자세로 오직 도정에만 매진하는 것만이 도민과 국민께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이 지사는 대선후보 지지율이나 직무수행 평가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서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오면서 정치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6월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0.9%포인트 상승한 71.2%로 나타났다. 취임 첫 달인 2018년 7월(29.2%)과 비교해 42%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당시 이 지사의 순위는 꼴찌였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서 “코로나 정국에서 분명한 대응을 해서 정책 역량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본소득이나 부동산 이슈서도 차별화된 정책을 많이 내놨다. 이재명 표 리더십을 보여준 게 지지도가 급등한 가장 큰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조사서도 이 지사는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갤럽은 지난 6개월간 성인 2만3397명을 대상으로 시도지사들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었다. 이 지사는 직무 긍정률 71%로 김영록 전남지사와 함께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직무수행평가·지지율 상승세
이낙연 언급에 “인품 훌륭해”

눈여겨볼 부분은 긍정률 상승폭이다. 이 지사는 2019년 상반기 45%서 하반기 53%로, 이번 상반기에는 71%까지 수치가 치솟았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긍정률 63%, 2분기(4∼6월) 78%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논의를 촉발시킨 점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지사는 지난 2월 대구 지역의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자 신천지 명단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후보 지지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서 7월 둘째 주(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에게 자유응답 방식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13%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대선후보 구도는 이 의원이 7개월 연속 20% 중반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 이 지사가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이 지사는 올해 초 3% 수준의 선호도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 10% 초반으로 높아졌다.

인천과 경기, 40·50대, 진보층에서는 20% 내외까지 올랐다.(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4일과 6일, 7일 등 사흘간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이 이원이 28.8%로 1위, 이 지사는 20%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전달과 비교해 4.5%포인트 떨어졌고, 이 지사의 선호도는 5.5%포인트 오르면서 둘 사이의 격차는 8.8%포인트까지 줄었다.(자세한 사항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제가 정치적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이 제게 그런 기대를 가져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맡겨진 시장으로서의 역할, 또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조금은 성과 있게 잘했다는 평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선고로 법적 족쇄까지 풀리면서 이 지사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지사의 대선 가도가 마냥 꽃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큰 갈등을 빚으면서 미운 털이 박혔기 때문이다. 

친문 의식
몸 낮추기?

이 지사는 대선 경쟁자인 이 의원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서 “인품도 훌륭하고 역량도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며 “저도 민주당의 식구이고 당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의원님 하시는 일 옆에서 적극 협조하고 함께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자 하시는 일, 또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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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