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 JSA뉴스 jsanews@jsanews.co.kr
  • 등록 2020.07.20 10:19:17
  • 호수 1280호
  • 댓글 0개

BTS, 기생충, 싸이…스포츠도 한류

▲ 유은희 선수

 

[JSA뉴스] IOC는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과 관련해 주어진 1년의 기간 동안 참가 선수들은 어떻게 자신들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주인공은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로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운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004년의 영웅들이 걸었던 길에서 용기를 얻고 있다.

BTS는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K-Pop 제왕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30개국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정작 본국서 
인정 못 받아

이렇게 ‘문화 한류’는 글로벌 무대서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K-스포츠 한류’ 역시 스포츠계서 빛을 발하고 있다. EPL 토트넘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 김연아의 뒤를 이어 피겨 스케이팅 정상을 노리는 유영, 메이저 리그서 활약하는 최지만, 추신수, 류현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세계 무대서 성공의 역사를 써온 원조 K-스포츠 한류가 있다. 바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다.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서 한국이 최고의 성적을 거둔 종목이다. 그러나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자 핸드볼은 정작 본국서 성적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해왔다.


그러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을 통해서였다. 영화를 통해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이뤄낸 수많은 영광의 순간 중 최소 한 장면만은 모두에게 알려질 수 있었다.

이미 글로벌 무대서 관심 독차지
단체 구기 대한민국 최고의 성적

2004년 올림픽 레전드 오성옥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금메달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노장들로 구성된 대표팀의 이 영웅적인 활약 이야기가 바로 <우생순>으로 흥행에도 성공한다.

이 영화는 한국서 디즈니의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및 조니 뎁과 헬레나 본햄-카터가 주연한 팀 버튼의 <스위니 토드>, ‘고질라가 블레어 위치를 만났다’는 카피를 내세운 <클로버필드> 등의 영화를 누르고 3주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영화는 핸드볼이라는 스포츠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과 동시에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비판하는 메시지도 담아냈다. 특히 기혼의 중년 여성, ‘아줌마’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그랬다.

올림픽 무대서 세계 최고들과 경쟁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평가받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도전 이야기는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고, 핸드볼이라는 종목도 한국 사람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일부 해외 언론에선 이를 두고 ‘한국판 위기의 주부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제, 2021년에 열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핸드볼의 신세대 스타들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해냈다. 이것은 지금까지 다른 그 어떤 핸드볼 팀, 남녀를 통틀어도 이뤄내지 못했던 업적이다.


한국 대표팀의 스타 라이트백 유은희는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서 “메달을 따내고 싶다. 런던이나 리우에서는 메달이 없었으니까”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 메달을 
따고 싶다”

유은희가 핸드볼서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은 유럽 진출과 올림픽 메달이다. 그중 절반은 이미 현실이 됐다. 그는 현재 프랑스의 핸드볼 팀, 파리 92서 ‘더 퀸’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뛰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서 스페인과의 연장 승부 끝에 아깝게 동메달을 놓쳤던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따라서 나머지 절반의 꿈을 도쿄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의 유은희, 유럽서 돌풍을 일으키다’라는 제목의 기사서, 29세의 유은희는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올림픽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중학생 때 2004 아테네 올림픽을 봤고, 한국 선수들과 대표팀이 뛰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선배들의 활약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한국은 2019 세계선수권에서 꿈과는 조금 먼 11위를 기록했지만, 유은희는 대회 우승국 네덜란드의 최다 득점자이자 대회 득점 1위 로이스 아빙의 71점 다음으로 많은 69득점을 올렸다.

유은희는 이 대회에 대해 “많은 선수들이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서 괜찮은 대회를 치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에는 계속해서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합류하고 있다. 유은희는 이 중에서도 2018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MVP 송혜수와 24세의 강은희를 지켜봐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송혜수는 주니어 U-20 대표팀서 활약하며 스타플레이어 엘레나 미하일리첸코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팀을 상대로 동메달 획득을 도왔던 선수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당시 강재원 감독은 핸드볼 월드 뉴스와의 인터뷰서 “현 세대는 대표팀 미래에 큰 기대를 걸게 해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덜란드가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9 세계 선수권서 11위에 머물렀지만, 이것만으로 한국 여자 핸드볼이 국제무대서 밀려났다고 볼 수는 없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올림픽 무대서 언제나 최상의 경기를 보여준 팀이며,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은 아무나 그냥 이룰 수 있는 업적이 아니다. 1984 로스앤젤레스부터 2012 런던까지 모든 올림픽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항상 메달전까지 올라갔다.
 

▲ 2014 난징 하계 유스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 경기서 러시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대표팀

그리고 금메달 두 개, 은메달 세 개, 동메달 한 개를 따냈고, 4위에는 네 번 올라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올림픽 양궁과 국기인 태권도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지만, 여자 핸드볼 역시 세계 정상급 성적을 내왔고,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서 한국 대표팀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종목이다.

여자 핸드볼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열린 11번의 올림픽 중 8번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메달전까지 올라갔다. 1984 LA(은메달), 1988 서울(금메달), 1992 바르셀로나(금메달), 1996 애틀랜타(은메달), 2000 시드니(4위), 2004 아테네(은메달), 2008 베이징(동메달), 2012 런던(4위).

유은희는 올림픽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2012 런던올림픽 8강서 러시아를 꺾은 경기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2016 리우올림픽은 10위라는 실망스런 결과를 얻었지만,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도쿄서 다시 한 번 황금빛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국제무대서의 많은 성공들에도 불구하고 유은희는 핸드볼이 아직도 한국 내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의 핸드볼 리그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축구, 농구, 야구에는 못 미치는 인기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동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에서 핸드볼의 인기를 어떻게 올릴지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이렇다.


“한국에서는 핸드볼을 보통 9∼10살 때부터 시작한다. 더 어릴 때부터 공과 가까이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더 어릴 때부터 핸드볼을 접하게 만들까?

어릴 때부터 
공과 가까이

“핸드볼만의 매력이 있다. 실제로 보면 그 속도와 투지를 느낄 수 있다. 경기장서 한 번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도 꾸준히 국제무대에 등장하고 실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한국의 핸드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게 분명하다.

한국의 핸드볼 선수들과 감독들은 그들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신장의 불리함을 속도와 기술, 속공, 중거리서의 정확한 슛 능력, 그리고 수비 조직력을 통해 극복해냈다.

키 162cm의 레프트백 송혜수의 바운스 슛 같은 획기적인 기술들도 ‘코리안 스타일’에 속한다. 바운스 슛은 터득하기 매우 힘든 기술 중 하나로, 정중앙으로 공격해 들어가서 수비가 두터운 센터 포지션서 공을 던지고, 공은 골키퍼 바로 앞에서 바운드되고, 스핀된다. 이를 통해 상대를 속이는 기술이다.
 

▲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틸컷

2018년 슬로바키아서 열린 U-18 월드컵서 송혜수는 이 기술만으로 한 경기에 4골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게 바운스 슛은 그저 여러 기술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는 대회 당시 핸드볼 월드 뉴스와 인터뷰서 “우리 팀에서는 특별한 기술도 아니다. 나는 그냥 코리안 스타일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키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골을 넣을 다른 방법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코리안 스타일’ 플레이를 통해 지금까지 4명의 한국 선수들이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 핸드볼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여자부에선 김현미(1989)와 임오경(1996)이, 남자부에서는 강재원(1989)과 윤경신(2001)이 각각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10회 연속 본선 진출 달성
세계가 놀란 ‘아줌마 신화’

한국 핸드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올림픽 5회 출전에 빛나는 오성옥 선수다. 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최초로 올림픽 5회 출전을 기록한 오성옥은 1992 바르셀로나 금메달, 1996 애틀랜타와 2004 아테네 은메달, 그리고 2008 베이징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선구자 격인 오성옥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오스트리아의 히포팀서 뛰며 유럽 진출도 이뤄냈다.

유은희는 거의 10년 만에 그 뒤를 이어 유럽에 진출한 선수로 2019-20 시즌에 프랑스 리그의 파리 92에 입단했다. 유은희는 서울 슈가글라이더스 소속으로 2018/19 핸드볼 코리아 리그 MVP를 차지한 뒤 프랑스로 향했지만, 새 구단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유럽의 경기는 한국과 비교해 더 거칠고 빠르다. 프랑스에서는 훈련도 실제 경기를 하는 것 같이 진행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리그 적응을 마친 유은희는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골을 많이 넣는 일이다. 인생의 골도 확실히 세워져 있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부상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올림픽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파리 92와 챔피언스 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선배들이 이룬
역사 이어간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년 연기된 현재, 유은희는 부산으로 돌아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궁극의 무대서 선배들이 이뤄온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목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도쿄가 K-스포츠의 다음 장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여자 핸드볼의 새로운 세대들은 그들만의 유산을 남기려 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