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미투’로 총공세 나선 통합당

‘장례는 끝났다’ 여 잡고 ‘청’까지 조준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정치권 전반은 박 전 시장에게 제기된 ‘미투(Me Too)정국’으로 전환됐다. 미래통합당은 청문회와 상임위 차원의 공격은 물론, 당의 TF(태스크포스)를 검토하며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 기자회견 갖는 김재련 변호사 ⓒ문병희 기자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파상공세에 나섰다. 통합당은 서울시가 이를 알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 측에 전달된 루트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진상규명 총력
“끝까지 간다”

통합당은 검찰이 나서서 사건수사를 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검찰이 특임검사나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원내대책회의서 “서울시청 내부자들로부터 우리 당에 들어온 제보에 의하면 서울시장 비서실 차원의 성추행 방조 및 무마가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비서실 내에서나 유관 부서서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는 인권침해가 동시에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제보가 사실이라면 지난 4년간 서울시장 비서실을 거쳐간 이들, (서울시) 젠더특보 이런 분들 역시 직무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수사 과정서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사건은 피의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수사가 종결될 예정이다. 이에 대응해 통합당 양금희 의원을 포함한 여성가족위 소속 의원들은 ‘박원순 피해자 보호법’을 발의했다. 이번 사건처럼 성범죄 관련 피고소인이 사망하더라도, 수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양 의원은 “피고소인이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절대 그래서도 안 된다”며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는 피해자의 절규에 귀 기울여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 그리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법 시행 이전 고소된 피고소인 또는 피의자 사망의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부칙을 둬, 박 전 시장 사건에도 소급적용할 수 있다.

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박 전 시장의 고소인을 칭하는 단어를 두고도 설전을 이어나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5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에게 사과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다시 한 번 통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 호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당사자의 고통을 정쟁 여론몰이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의혹투성인데…‘공소권 없음’ 수사 종결
상임위 차원 청문 추진…국조·특검 거론

피해자 중심주의를 지켜온 민주당이 ‘피해자’라는 명칭이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피해 호소 주장이 있다면 피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관례와도 사뭇 결이 다르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피해자의 입장을 일방적인 주장으로 매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 과정서 피해자라 칭하지 않고 피해 호소인이라고 해서 또 다시 2차 가해적인 행동이 나온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결국 민주당은 피해 호소인을 피해자로 호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이는 여가부가 ‘고소인을 법상 피해자로 본다’는 의견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허윤정 대변인은 지난 17일 ‘피해자로 호칭을 정했느냐’는 기자의 문에 “오늘 최고위원회의서 그렇게 논의됐다”고 답했다.
 

▲ 기자회견 갖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박 전 시장에게 제기된 미투 의혹들이 정치권의 정쟁거리로 불거지면서, 야권의 행보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박 전 시장 실종신고 접수 소식이 전해졌던 9일 저녁 소속 의원들 모두에게 문자메시지로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다. 언행에 유념해주시길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말조심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후 통합당 의원들의 도 넘은 언행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논란에 불을 붙인 첫 인물은 통합당 배현진 의원이다. 배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지난 1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찾던 박주신씨가 귀국했다.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당당하게 재검받고 2심 재판 출석해 오랫동안 부친을 괴롭혔던 의혹을 깨끗하게 결론 내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배 의원이 제기한 ‘2심’은 박씨를 당사자로 하는 2심 재판이 아닌,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재판이다. 박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는 이미 지난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례적 민주당
미온적 여가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배 의원을 겨냥해 “주신씨 병역 비리 의혹은 이미 깨끗이 끝난 사안”이라며 “도대체 머리에 우동을 넣고 다니나. 야당이라고 하나 있는 게 똥볼이나 차고 앉았으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내서도 상중인 유족을 건드리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통합당 박성중 의원이 키운 음모론은 논란을 더 가중시켰다. 박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청하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주검 발견과 관련해 10일 새벽 12시1분에 발견됐다고 언론이 썼는데, 그 앞에 9일 저녁 6시48분에 (발견지인) 숙정문이 아닌 와룡공원 근처서 발견됐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저녁 8시31분에 서울대병원에 벌써 안치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여당과 서울시, 경찰이 합동해서 움직인 냄새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박 전 시장의 실종으로 경찰의 수색 작업이 한창인 시점에 정가서 출처 없이 돌았던 ‘지라시’였다.

논란에 정점을 찍은 인물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위해 이 사건 과정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며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채홍사란  조선 연산군 때 미녀와 좋은 말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뜻한다.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가 시장 비서직에 스스로 지원한 바 없다는 점이 밝혀지자, 서울시 비서실이 채홍사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사실상 피해 여성을 향한 2차 가해인  셈이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채홍사를 운운하는 것은 홍 의원 본인이 말한 고인에 대한 추모도, 피해자에 대한 위로도 되지 못하는 ‘저질 음모론’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서울시

통합당은 박 전 시장에게 제기된 미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어렵다고 발을 뗐다.

이 대표는 “피해 호소인의 뜻에 따라 서울시가 사건 경위를 철저하게 밝혀주시기 바란다”며 “피해자 입장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으로서는 고인의 부재로 인해서 현실적으로 진상조사가 어렵다”고 했다.

지난 15일 서울시는 여성단체, 인권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비상식적
음모론까지


하지만 성추행 피해 직원의 여러 차례 도움 요청에도 서울시가 묵살 및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일각에선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제 수사가 가능한 검찰이나 독립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맡기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진정이 접수돼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수사기관과 달리 인권위는 피진정인(박 전 시장)이 사망한 경우에도 진정을 각하하지 않는다. 다만 인권위 조사는 강제성이 없어, 조사 결과가 나와도 ‘권고’ 수준의 대응만 가능하다. 실체적 진실을 온전히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당은 서울시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

주 원내대표는 “서울시의 자체 조사는 고양이에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다. 서울시 수장이 성추행으로 자살을 했고, 시장 중심의 정무라인과 비서실이 은폐·방조했다는 제보가 있는 상황서 서울시가 조사하는 건 적절치 않다. 오히려 조사 대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신임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여성청소년과장, 서울시청 파견 정보과 협력관, 서울시 측 정무부시장과 여성권익담당관, 인권담당관, 비서실장, 젠더특보 등 11인에 대한 추가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관련 규정을 위반해 청와대와 서울시 측에 수사 사실을 알렸는지, 서울시 내부서 어떤 경로로 이에 대한 대책회의를 갖게 된 것인지 등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가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박완수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의혹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 추가증인 채택을 요청했지만, 민주당 측은 이미 경찰청장 청문회 증인·참고인 신청이 이뤄진 만큼 추가 채택이 어렵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비판했다.

이명수 의원은 “민주당의 거부를 납득할 수 없다”며 “이후 행안위 업무보고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쟁으로 번져 ‘어디까지?’
‘파상공세’ 지나치단 지적도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도 예정돼있다. 통합당 관계자에 따르면 여가위서도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을 청문회에 소환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서 여가위 개의 요구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가위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서 “당 차원서 청문회를 요청했고,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도 가능하다면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관련 상임위를 통해 관련자 청문회로도 진상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진상조사위원회’(가칭)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과거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시장 사건 당시 만들어졌던 ‘민주당 성범죄 진상조사단’이 활동 중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국민적인 관심이 지대한 만큼, TF를 따로 꾸려 집중적으로 이 사건만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당은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으로 결국 청와대와 정부를 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대응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합당 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꾸려진 청년문제 연구조직 ‘요즘것들연구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구소는 ‘여성가족부, 친문 여성은 보호하고 비문 여성은 방치하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여가부 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가부가 친문 여성은 보호하고 비문 여성은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가부는 친문 여성들만의 부처가 아니라 모든 여성을 위한 부처여야 한다. 더는 침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TF팀 구성
유력 검토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소속 지자체장들의 잇따른 추문에도 민주당의 태도는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 여성가족부는 침묵에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당신의 딸, 누이라면 그렇게 방관할 수 있겠나. 통합당은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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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