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계속 파는 대림산업 속사정

군살 빼고 근력 키운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대림산업이 ‘실탄 챙기기’에 나섰다. 사측은 비주력 계열사들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이미 재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침체 국면서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대림산업 역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이 정리에 나선 계열사는 크게 두 곳이다. 대림씨엔에스와 대림오토바이다. 두 계열사는 동종 업계서 이른바 ‘잘나가는’ 회사다. 대림씨엔에스는 국내 콘크리트 파일과 강교 분야 업계서, 대림오토바이는 이륜차 업계서 각각 1위 자리에 있다.

선택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두 회사가 모두 비핵심 계열사로 꼽힌다는 것. 대림산업 주력 사업은 건설·석유화학·에너지 등이다.

대림산업이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실었다. 사업 구조 개편으로 주력 계열사에 집중하고,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신사업 육성 등에 집중하겠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점도 설득력을 더했다. 이미 재계에선 매각전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선 지 오래다.


대림씨엔에스는 연매출 2000억원의 회사다. 콘크리트 파일을 주력으로 삼는다. 콘크리트 파일은 필수 기초 건자재로 아파트를 건설하고 교량을 설치하거나, 연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쓰인다. 다만 업황이 예전 같지 않아 이익을 보기 어렵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1월 ‘2020년 건설경기 및 건설자재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콘크리트파일 수요와 공급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콘크리트파일 수요는 전년 대비 8.8% 하락한 540만톤으로, 공급은 1.8% 감소한 545만톤으로 집계됐다.

대한건설협회는 “SOC 예산 증액으로 건설경기 부양 효과가 어느 정도 기대된다”면서도 “공공 부문과 민간부문이 함께 활성화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건설 경기는 코로나19 여파와 주택시장 규제가 지속되면서 위축된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게재한 ‘7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이달 HBSI 전망치는 68.7로 지난달에 비해 17.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SI란 공급자 입장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지표다. 매월 마지막 주에 조사한 내용을 분석해 다음 달 첫째 주에 발표한다. 지수 기준선은 100으로 하강국면(85 미만), 보합국면(85∼115 미만), 상승국면(115 이상)으로 분류된다.

대림씨엔에스는 지난 2분기 9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2억원서 14억원으로, 순이익은 17억원서 12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역시 내리막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지난해 대림씨엔에스 매출액은 2209억원, 2056억원, 1955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129억원, 37억원, 25억원으로 하락했다. 순이익은 43억원, -73억원, 26억원으로 들쭉날쭉했다.

대림산업은 대림씨엔에스 지분 50.81% 전량을 ‘삼일에코스텍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대림씨엔에스는 지난 6월9일, 공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매각 대금은 719억원에 달한다.

씨엔에스, 오토바이…비주력 자회사 정리
매각 이유? 사업 재편으로 체질개선 시도

대림산업은 대림씨엔에스에 이어 대림오토바이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대림오토바이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인수 주체는 국내 2위 오토바이 업체 KR모터스였다. 당시 매각 대금은 334억원이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대림산업의 이번 대림오토바이 매각은 어느 정도 예견돼있었다. 대림산업은 매각 시도 이듬해인 2018년 대림자동차공업서 이륜차 사업부를 분할한 바 있다. 이후 대림오토바이를 신설하면서 올해 초부터 재매각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림오토바이는 지난해 70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7억원, 15억원이었다.
 

▲ 대림산업 본사 ⓒ대림산업

대림오토바이 최대주주는 대림산업으로 59.02%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AJ컨소시엄서 대림오토바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가액은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림산업은 지난 1분기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오피스 시설을 매각하기도 했다. 건물을 포함해 토지까지 매매 목록에 올랐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지하 7층서 지상 49층 규모의 집합 건물이다. 대림산업은 이 중 공동주택 부분을 제외한 시설을 6000억원에 매각했다. 완공 예정일은 올해 말인 만큼 대림산업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대림산업 자회사 대림건설은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회사는 주 종목인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토목 개발 부문을 강화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림건설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림산업·대림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6월11일, 대전 삼성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림산업이 인수한 미국 크레이튼의 석유화학부문 사업부 ‘카리플렉스’도 주목을 받는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첨단 신소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6200억원에 카리플렉스 사업을 인수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인 실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대림산업은 자회사 실적편입 효과와 4분기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오피스 매각 실적 반영으로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집중

대림산업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5조114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63% 증가한 값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35% 상승한 5997억원, 순이익은 8.53% 상승한 4149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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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