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연상호 감독 “서사적 개연성보다 이미지적 상징성에 치중”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올해 최대 기대작은 단연 <반도>였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약 200억원이 투입됐으며, 강동원과 이정현, 이레, 김민재, 구교환 등이 출연하는 영화니, 기대를 안 하기란 쉽지 않다. 영화는 지난 15일 개봉하며 베일을 벗었다. 완성도 높은 한국형 좀비 영화 <부산행>을 탄생시킨 연상호 감독은 이번에는 장르적 성격보다 오락적 성격을 짙게 부여했다. 현재 평단과 관객 사이서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다. 연 감독을 직접 만나 제작 의도를 들어봤다. 
 

▲ 연상호 감독 ⓒNEW

 

연상호 감독은 국내 최고 이야기꾼으로 꼽힌다. 사회 내에 만연한 구조화된 폭력을 밀도 있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 <창> 시리즈나,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한 웹툰 <지옥> 시리즈, 혐오로 점철된 사회의 단면을 끄집어낸 드라마 <방법>, 용산참사를 전면으로 짚은 영화 <염력>,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의 악을 그린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영화 <부산행>까지, 그가 쌓아 올린 업적은 눈부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리고 <반도>를 꺼내 들었다. 좀비가 발발한 후 약 4년이 지난 뒤의 대한민국이 배경이다. 할리우드 영화 <나는 전설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와 같은 결을 지닌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다. 좀비 영화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이서 연 감독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애초에 좀비물로 갈 것인지, 다른 포인트로 갈 것인지는 처음부터 기획됐던 부분이다. 변종 좀비가 아닌 이상, <부산행>을 따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배경을 아포칼립스로 했고, 액션을 강화하려 했다. <반도>는 좀비가 변화하는 <레지던트 이블> 류가 아닌 <랜드 오브 데드>에 가까운 영화다.”

<부산행>이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서 사람들과 좀비가 맞물리는 충격적인 상황을 그려냈다면, <반도>는 망가진 폐허서 달려가는 카체이싱이 가장 핵심이 되는 영화다. 무려 23분이나 할애한 카체이싱은 엄청난 속도감으로 흥미를 이끈다. 


“처음에는 확실한 액션 콘셉트가 카체이싱이었다. 어린아이가 덤프트럭을 모는 이미지를 그렸다. 명확한 스토리라인에 이런 카체이싱이 얹어진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측면서 군인 집단이 타락한 광기를 보이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체험형 액션 영화의 느낌이 강하다. 그런 면이 극장과 더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 감독이 호평을 받은 애니메이션 작품 대부분은 마이너한 성격이 짙다. 학교 폭력, 종교집단, 군대, 용산, 무당 등 누구에게나 관심 있는 소재가 아닌, 독특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을 조명했다. 그리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재능이 널리 인정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반도>는 연상호라는 이름에 얹어져 있는 기대치와는 전혀 다른 오락물이 나온다. 

“제 전작에 대한 기대감이 크신 분들은 웹툰 <지옥>을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들 각자마다 기대한다. 다 충족시키고 싶긴 하나, 다 충족시킬 수는 없다. 작품은 플랫폼이랑 맞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극장용 작품은 모든 사람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나들이성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극히 대중성을 의식한 것이 엿보인다. 보편적인 가상의 관객들을 설정하고, 이들이 볼 만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그의 발언의 요지다. 그래서 신나는 카체이싱과 함께 가슴을 울리는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일각에선 전형적인 한국 영화라고 푸념을 하기도 한다. <부산행>도 부성애라는 보편적인 감성에 기댔듯, <반도> 역시 모성애와 인류애에 기댄 측면이 있다.

“영화를 많이 접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코드, 영화를 잘 안 본 사람은 잘 모르는 코드를 넣는 건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대중 예술은 누가 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이미지 ‘덤프트럭 모는 어린아이’
“군인들 광기 현대사회 사람들과 닮아”


멸망한 한국을 그리다 보니 완전히 타락한 인간 군상이 나온다. 군인 집단이었고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해 결국은 완전히 이성이 끊긴 집단이다. 이들은 새로운 사람들을 좀비 사이에 풀어놓고 약 3분 동안 도망치게 하는 등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벌인다. 

“631부대는 삶의 목적이 없는 존재들이다. 자극적인 쾌락만 좇는 존재다. 좀비들이 출몰하는 상황서도 항상 출동한다. 목숨을 건 스릴을 게임처럼 즐긴다. 후반부에 주인공 집단을 황 중사가 쫓는데, 뭔지도 모르고 그냥 쫓는다. 본질은 그저 향락이다.”

“아마 황 중사에게 있어서 그날이 최근 몇 년간 가장 즐거운 날이지 않았을까 싶다. 먹이를 던져주면 침 흘리면서 달려가는 사냥개로 표현하고 싶었다. 광적인 자극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일부는 현대 사회의 사람들과도 닮았다고 봤다. 일종의 우화로 그리고 싶었다.”

연상호 감독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의 악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이기심으로부터 출발한 분노와 욕심을 자연스럽고 그럴 듯하게 표현해낸다. <부산행>의 용석(김의성 분)이 그랬고, 웹툰 <지옥>의 화살촉 집단과 수많은 군상, <사이비>의 교회 장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도>에서도 광기에 사로잡힌 군인 집단의 군상들이 악의 표본으로 나온다. 
 

▲ 최근 &lt;반도&gt; 내놓은 연상호 감독 ⓒNEW

“악을 표현할 때 내 마음에 있는 것들이 주요 도구가 된다. 내 안에도 나쁜 마음이 존재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고, 부딪히고 하는데, 그때 많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사람들의 악한 모습을 포착하는데 관심이 있기도 하다. 정확히 의식적이지 않을 때도 있는데, 내 안에 혹은 내 주변으로부터 보고 느낀 무의식이 적절히 표현되는 것 같다.”

일각에선 <반도>가 서사적으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낙 다양한 작품서 뛰어난 핍진성을 보여준 그이기에 이러한 지적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기도 하다. 반대로 해외에선 <반도>를 두고 호평이 많다. 이 차이에 대해 연 감독만의 생각이 뚜렷했다.

“국내서 평론하시는 분들은 서사적인 개연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여긴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이미지적 상징성을 좀 더 짙게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후반부 구세주로 등장하는 존재가 말레이시아인인 점이나, 이야기가 여성 주도적인 측면처럼 기존 레퍼런스를 따르지 않은 표현들이 있다. 이걸 감독이 구구절절 말하는 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알아주면 고마운 것이고, 안 알아줘도 괜찮다. 다만 이번에는 서사적인 개연성보다는 이미지적 상징성에 더 치중했다.”

연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달리 다양한 플랫폼서 활약 중이다. 이른바 ‘플랫폼 트랜스’를 실현 중이다. 애니메이션과 영화, 웹툰, 드라마에 더불어 넷플릭스 연출도 준비 중이다. 그가 집필한 드라마 <방법>은 영화로도 개봉할 준비를 하고 있고, 웹툰 <지옥>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나온다. 플랫폼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선택하고, 확장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플랫폼 트랜스

“내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한다는 것이 알려지니까, 모든 플랫폼이 나를 만나러 와서 뭔가 제시를 한다. 내가 가진 아이템 중엔 마이너한 것도 있고, 블록버스터도 있다. 어울리는 것들끼리 진행한다. 플랫폼마다 진행되는 성격도 다르고, 보는 사람들도 다르다. 아직 다 성공한 건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규석과 함께 하는 웹툰이 나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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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