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은 본죽의 무리한 사업 내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13 11:49:05
  • 호수 12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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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외도에 발목 잡혀 ‘허우적’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죽 프랜차이즈 ‘본죽’의 다양한 사업은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군들이 시작부터 삐그덕 거리면서 빚에 의존하게 됐다. 재무상태에 비상이 걸린 본죽은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의 시작은 미비했다. 전문점 창업을 구상한 것은 1999년 친구와 함께 창업 컨설팅사를 운영하면서부터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중 죽 전문점을 떠올렸다. 3년 동안 철저한 준비 끝에 부인과 함께 2002년 9월 대학로에 ‘본죽’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25평 규모의 첫 직영점을 열었다.

25평 규모
첫 직영점

이후 본죽은 승승장구했다. 본죽은 창립 이후 10년간 전국에 1272개의 가맹점을 오픈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6년 7월 제2 브랜드인 ‘본비빔밥’을 출시했고 2008년에는 국수 브랜드인 ‘본국수대청’을 추가 출시했으며 2012년 ‘본도시락’ 가맹사업에 나서며 죽에만 그치지 않고 사업군을 확장했다.

하지만 본죽의 외형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의 충돌이 일어났고 김철호 부부는 ‘상표권 부당이득 배임’ 혐의 등 악재가 겹쳤다. 

본아이에프가 빚더미에 오르며 재정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도한 부채로 인해 회사 사정이 악화됐다. 2018년 연결기준 본아이에프의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1050억7100만원으로, 전년(599억4800만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 277억6000만원에서 2018년 706억6800만원으로 급증한 총부채가 총자산의 증가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2019년에도 부채가 860억7400만원으로 약 150억원이 늘었지만, 같은 해 총자본은 344억3800만원서 319억9000만원으로 약 25억원이 줄어들었다.

총부채의 비약적인 증가는 본아이에프의 부채비율을 급등하게 했다. 2017년 86.3%였던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이듬해 205.4%로 뛰어올랐으며, 지난해 269.1%로 치솟으며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다.

시장에선 부채비율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급증한 부채비율에는 차입금 증가가 일조했다. 

본아이에프는 2017년까지 무차입금을 경영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18년 말 기준 총 차입금 410억원을 실행했다. 특히 장기차입금은 시설자금 명목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400억원을 빌렸다. 이는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사옥을 441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부채비율 치솟아
신사옥 매입 위해 400억 차입

이와 관련해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가맹정 사장님들을 위한 교육장과 강의장 확보, 새로운 메뉴 개발 등 환경 인프라 구성을 위해 사옥을 매입했다. 이를 위해 차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듬해에도 515억원으로 차입금 규모가 커졌다. 2018년부터 차입금이 생기면서 본아이에프의 차입금의존도는 39%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차입금 의존도는 43.6%로 높아졌다. 시장에선 차입금 의존도를 30%이하를 적정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을 보면, 전체 자본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아이에프 측은 ”차입금 의존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차입금의 성격과 차입금을 통한 자산의 형태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으로 조달돼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입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전략을 개편해 실행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서 자체 모바일 배달 앱인 ‘본오더’를 활용해 전 매장 배달 서비스를 도임함으로써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차입금도 2018년 10억원서 이듬해 7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본아이에프가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 가운데 최고는 3.39%(11억7000만원, 우리은행)이었고 차입금 규모가 가장 컸던 우리은행 대출은 2.97%(33억3000만원)였다. 본아이에프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으로 2018년과 지난해 각각 4억2800만원, 13억9000만원을 투입했고, 올해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영업익↓ 

재정뿐 아니라 실적면서도 급감을 나타내며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7년도와 2018년 매출은 각각 2245억8300만원, 2538억5200만원을, 이듬해에는 2798억3000만원으로 집계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억8300만원, 71억800만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더니, 2019년 영업손실 11억88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과 2018년 당기순이익도 56억5200만원, 22억2600만원으로 줄어들더니 2019년 영업손실 24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본아이에프의 실적 감소는 대형 모델을 기용하면서 광고선전비가 급증한 것이 영업이익 부문서 악영향을 미친 탓이다. 2018년 광고선전비는 56억4700만이었고 2019년 95억7400만원을 기록하며 69.5%증가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2019년 주 52시간 시행, 외식시장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이겨내고 매출 활성화를 위해 상반기에 공유, 유인나 등 빅모델을 섭외해 가장 공격적인 매체 광고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체 광고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는 일정 부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지만, 여러 요인으로 매출 견인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본아이에프는 산하에 2014년 인수한 본푸드서비스를 100% 자회사로, 순수본과 본에프디 등을 특수관계 기업으로 두고 있다. 급식 및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본푸드서비스, 유통 및 물류를 담당하는 본에프디, 가정간편식과 유동식을 생산하는 순수본까지 4개 법인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2017년 순수본이, 2018년에는 본에프디가 설립됐다. 

사업 초기인 걸 감안해도 순수본은 수익성 개선에 더딘 모양새다. 2018년과 2019년 매출이 각각 6억6300만원, 38억5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액이 늘어났다. 2018년 67억8300만원이었던 자본은 2019년 36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약 31억원이 결손금으로 쌓이면서 부분자본잠식에 접어들었다.

사업 초기
자금 확보

본아이에프 측은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까지는 안정화 단계가 아니었으며, 2020년부터는 유동식 사업 고도화와 유통 및 온라인세일즈 판매채널 확대로 연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 법인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수본의 총 자산은 135억1300만원으로, 전년(134억99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부채총액이 98억8100만원으로 전년(67억1500만원) 대비 47.1% 늘었으며 자본도 36억300만원으로, 전년(67억8300만원)보다 45.9% 줄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2018년 99%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272%로 치솟았다. 2018년 12억5000만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43억5000만원으로 2.5배 늘었으며, 총차입금도 62억5000만원서 88억5000만원으로 1.4배 증가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차입금이 늘어난 이유는 사업 초창기로 매출이 발생하는 속도보다 생산라인 운영 및 고정비 성격의 비용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사업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늘어난 것이다. 신규 사업의 경우, 대부분 초기 3년간은 투자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이나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되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역시 적정치를 하회한다. 2018년 16.9%였던 순수본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20.3%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정 수준(200% 이상)을 한참 밑돈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측은 ”지난해 부득이하게 운영 자금에 대한 단기 부채가 증가하면서 유동 비율이 낮아지게 됐다. 2020년도에는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순수본뿐 아니라 본푸드서비스도 본아이에프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8년 매출이 전년(674억원9800만원) 대비 571억1600만원으로 15.4% 감소했다. 같은해 영업이익도 전년(5억1700만원) 대비 1억2600만원으로 급감했으며, 순이익도 2억3600만원서 1억3800만원으로 떨어졌다.

순수본·본에프디 등 신규사업 
모델 마케팅… 수익 연결 안돼

매출이 줄어든 이유로는 사업 구조를 상품 매출보다 급식과 외식에 집중하면서 매출 분야를 본푸드서비스서 본아이에프로 이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측은 “2018년에는 사업 이관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됐으나, 2019년도에는 급식 매출 및 외식 매출이 1년 만에 회복됐다”고 밝혔다.

2019년 영업이익 부분서 3억5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1억2600만원) 대비 142% 오른 것으로 보이나 당기순이익이 1억700만원으로 전년(1억3700만원)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2018년 84%였던 부채비율이 이듬해 102.8%로 뛰어올랐다.
 

부채비율이 오른 원인으로 자본은 90억800만원서 91억15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부채가 75억6600만원서 93억68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본푸드서비스가 운영하는 본우리반상 점포수는 11점, 12점, 11점으로 유지만 한 상태였고 본건강한상은 8점, 9점, 10점이다.

2018년 유동비율은 전년(121.66%) 대비 73.6%를 기록하며 급격하게 떨어졌다. 유동자산이 89억300만원서 55억7900만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적정치를 하회했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측은 “(유동자산이)소폭 감소한 것은 사업 이관에 따라 매출채권 등의 유동자산에 일부 기인한 것으로 2018년도 73.6%, 2019년 80.2%의 유동비율은 업종 대비로도 그다지 낮은 수준이 아니다. 2018년 대비 2019년 기준의 신용평가서 BBB0로 한 단계 신용이 상승했고 무차입경영을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본에프디를 설립했다. 식자재 공급과 물류는 본에프디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본에프디 사업은 용인 센터를 중심으로 충남 논산, 경남 창녕 등 전국 3곳의 거점 센터로부터 이뤄진다. 

“투자했으니 
나아질 것”

2018년 1006억4000만원이었던 본에프디의 매출은 2019년 1552억6300만원을 기록하며 매출실적서 호조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각각 3944만6700만원, 14억4800만원이 집계됐고, 당기순이익도 3376만2300만원, 13억52000만원으로 나타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하나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 명목으로 차입금 20억원을 빌렸다. 연이자율 3%로 이자비용 3000만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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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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