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그렇게 떠나간 고 최숙현의 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13 11:23:56
  • 호수 12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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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녀를 죽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였던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으로 드러난 소속팀 감독과 동료들의 가혹행위.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메시지가 그간의 고통을 방증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은 지난 1일, 팀 관계자들이 최 선수를 폭행하는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된 것으로 보이는 이 녹취록서 팀 닥터 안주현씨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그냥 안 했으면 욕먹어” 등의 말을 내뱉으며 20분 넘게 폭행을 이어갔다. 이어 최 선수의 선배로 추정되는 선수를 호명해 “너는 아무 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뺨 때리기를 비롯해 신체를 폭행했다.

“너무 미안하다” 
안타까운 죽음 

김규봉 경북 경주시청트라이애슬론 팀감독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하던 안씨에게 “선생님, 한 잔 하시고 하시죠. 콩비지찌개 제가 끓였습니다” 등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며 최 선수의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차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밀쳤다.

녹취록에는 안씨가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라며 최 선수를 세운 뒤 폭행하는 소리도 담겨있다.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는 말로 최 선수를 위협하자 최숙현 선수가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는 음성도 담겨있었다.

유족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서 상습 폭행과 괴롭힘, 갑질 등을 당하며 선수 인생이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 전날 대한체육회 조사관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선수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가 담긴 이 통화는 10여분간 이어졌다. 관련 기관 여섯 군데에 도움을 요청했던 최 선수는 이 통화서 가해자 측이 반박 증거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난 7일 YTN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훈련을 마친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대한체육회는 녹음된 분량의 전부라며 2분36초만 제공했다.

최 선수는 해당 통화서 “(경주시청팀 관계자들이)저희한테도 항상 비행기값이라고 하고 돈을 걷어갔지, 훈련비로 쓸 거라는 말을 한 적도 없었어요. 알고 보니까 시청서 비행기값을 다 대줬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 출신 여성 조사관은 최 선수에게 “다른 선수들은 진술서를 저쪽서 다 받았더라고요, 반박할 증거가 있다면 그걸 보내줘요”라고 했다.

체중 감량 관련 폭언·폭행 일삼아
팀 닥터, 치료해준다며 상습 성추행

여성·청소년을 전문적으로 수사했던 경찰 출신 여성 조사관의 꼼꼼한 증거자료 요구에 최 선수는 목소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통화 초반 열심히 가해자의 잘못을 설명하던 최 선수는 통화가 길어지면서 낙담한 것으로 보인다.

최 선수는 “그런 게(반박 증거자료) 없어요, 지금 저희한테”라고 말했고, 조사관은 “기소라든지 불기소 의견 통지를 받은 거 있으면 그걸 보내주고”라고 재차 증거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최 선수는 “대구지검으로 넘어간다는 그 연락밖에 안 받았어요”라고 했다.

조사관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회에 걸쳐서 얼마를 입금한 것을 정리해서 주시고, 비행기값이라고 해서 보내준 부분에 대해서 추가 증거로 할 수 있는 자료 있으면 보내줘요”라며 앞으로 자주 통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고 최숙현 선수를 괴롭혔던 것으로 알려진 해당 감독과 선수 ⓒ문병희 기자

조사관은 “어렵게 선택을 해서 진정까지 했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게끔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연락이 조금 어렵더라도 자주 연락을 하고 내가 전화하면 잘 받고 그러세요”라며 통화를 마쳤다. 조사관의 당부에 최씨는 “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최 선수는 체육회 측과 통화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지인과 가족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숙소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 선수는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최 선수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작성한 일기장과 운동 기록에는 폭언과 폭행에 대한 압박감이 담겨있었다. 최 선수는 ‘마음이 불안하다. 집중할 곳이 필요해 글 쓰는 걸 선택해봤다’ ‘힘들 때 생각들을 정리해보려 한다’며 상세한 기록을 남긴 이유도 적었다.  

사망 전날
조사관과 통화

지난해 1월 최 선수가 남긴 글에선 우울한 기색이 없다. 당시는 최 선수가 스트레스로 약 1년간 운동을 쉰 후 실업팀으로 다시 복귀했을 때로,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담겨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화려하게 트라이(트라이애슬론) 복귀해보는 거야! 남들 말 신경 쓰지 말고!’ ‘나는 내 목표를 이룰 거야’ ‘숙현아 넌 할 수 있어 힘내자!’ 등이 그것이다. ‘1월의 마지막 날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최 선수는 같은 해 2월부터 스트레스가 심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살이 쪘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다는 내용이 다수 적혀있다. 2월 초 최 선수는 ‘멘탈 솔직히 와장창… 다 모르겠다 나는 뭐지, 몇 백 그램 안 빠진 거로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에도 ‘오늘 억울 그 자체. 물먹고 700g 쪘다고 욕먹는 것도 지친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  ‘K에게 욕먹었지만 어쩌겠어’ 등의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3월 일기에도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운동하는데 사람을 버젓이 앞에 두고 욕을 하냐. 적당히 해 진짜’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이 팀은 아니다’ 등이다.
 

▲ 추가 피해진술하는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 ⓒ문병희 기자

이 시기 녹음된 파일엔 감독과 안씨가 최 선수에게 “이를 꽉 깨물라” “벗어”라며 약 20분 동안 폭행·폭언하는 정황이 담겼다. 이후 최 선수는 ‘하루하루 눈물만 흘리는 중. 조금은 무뎌질 수 있을 줄 알았다’ ‘감독 선배들은 자기들 아픈 건 엄청 아픈 거고 나는 아파서도 안 되는 건지 서럽고 서러운 하루다. 다 엎어버리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추가 폭로
녹취록 공개

일기장엔 구체적인 가해 선수의 이름도 등장한다. 최 선수는 ‘A는 대놓고 욕하는 건 기본이고 사람을 어떻게 저렇게 무시하지’라는 글을 남겼다. 최 선수와 같은 팀에 소속됐던 동료 선수는 “A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실력이 뛰어나 감독·팀 닥터도 쉽게 건들지 못하는 선수”라며 “A 선수가 폭력적인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힘들다고도 토로했다. ‘아직도 너희를 보면 옛날의 일들이 다 생각난다. 잊히지 않는다. 잊고 싶다’는 내용이다. 같은 팀에 몸담았던 동료 선수는 “2016년 김 감독과 안씨가 최 선수 등에게 토할 때까지 빵을 억지로 먹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 선수는 “팀 닥터는 최 선수가 없는 자리서 ‘내가 그 선수를 극한으로 몰고 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해주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 선수는 “선배 선수도 ‘너 뒤져라’ 등 발언을 자주 했다”며 “선배 선수가 나를 옥상으로 끌고 가 뛰어 내리라고 협박한 적도 있다. 나는 이들의 폭언과 폭행 때문에 팀을 옮긴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가 피해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최 선수의 동료 B씨는 팀 닥터라 안씨가 폭언·폭행과 더불어 상습적인 성추행을 해왔다고 증언했다.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B씨는 “팀 닥터는 치료 목적으로 마사지를 하는 와중에 허벅지 안쪽으로 과하게 손을 뻗어 만지거나, 2018년 홍콩 대회서 허리 부상을 입었는데, 치료를 해준다며 가슴을 만졌다”고 증언했다.

이어 “(운동선수로서 팀 닥터의 행동이)의아하긴 했지만 의견을 못 내는 상황이라 말하지 못했다”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의를 제기하면)여러 가지 보복이 있을 것 같아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감독마저 해외전지훈련비 유용 의혹
6군데 도움 청했지만…증거 불충분


앞서 최 선수의 동료 선수들은 지난 6일 국회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의 감독과 팀 닥터인 안씨, 주장 선수에 의한 추가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팀 닥터인 안씨가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속이고,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자회견에 증언자로 나섰던 최 선수의 동료 선수 B씨는 이날 이후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해왔다는 B씨는 가해자들의 뻔뻔함에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B씨는 라디오 인터뷰 끝에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B씨는 “기자회견 후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했음에도 힘든 부분은 있다”면서도 “그래도 숙현이의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 것 같아서 후련한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 고 최숙현 선수

그뿐만 아니라 김 감독의 전지훈련비 유용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8일 김 감독을 포함한 경주시청 소속 일부 실업팀 감독이 매년 해외 전지훈련비를 유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김 감독이 지난해 1월19일부터 3월4일까지 45일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서 진행된 ‘해외 전지훈련’ 직전 C 여행사에 훈련비 8200여만원을 보낸 뒤 일부를 역송금 받아 개인적으로 착복한 의혹이 제기돼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이 같은 해외 전지훈련비 유용사례는 경주시체육회 내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감독은 최 선수에게 해외 전지훈련에 앞서 본인의 왕복 비행기 항공료를 지원하라고 강요했으며, 최 선수가 이를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경주시체육회 한 간부는 “해외 전지훈련 역송금 사례는 지난해 문제가 됐었다”며 “당시 훈련비 유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서 열린 동료 선수들의 기자회견장서도 선수들은 “해외 전지훈련비 명목으로 개인당 100만원씩 갹출했다”고 폭로했다.

“방치도 
가해다”

한편 최 선수가 한때 소속돼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괴롭힘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전·현직 선수 27명 가운데 15명을 상대로 피해 진술을 받은 데 이어 2명에 대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김 감독, 안씨로부터 폭행 등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감독이 대한철인3종협회서 영구제명돼 그동안 피해 진술을 하기 꺼리던 선수들에게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포츠 가혹행위 흑역사

‘최숙현 사건’과 관련해 스포츠계 고질병인 폭력과 가혹행위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전부터 일어난 가혹행위에 대해 정리했다.

▲빙상 = 조재범 쇼트트랙 코치가 심석희 선수에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2019년 1월8일 심석희 측 법률 대리인을 통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심 선수는 2018년 12월17일 조 전 코치에 대한 성폭행 관련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해 1월 조 코치는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2011년부터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당했고, 그해 10월 1심 재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건 이후 젊은빙상인연대는 다른 국가대표 빙상선수들도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유도 = 전 유도선수 신유용씨를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유도 코치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는 지난해 7월1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유도코치 손모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신상 정보 공개,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할 이유가 없고, 증인들의 진술도 이에 부합해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며 “성적 가치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해 죄질이 나쁘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의자가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강제 추행 사실은 인정하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프리스타일 스키 =  지난 2018년에도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최재우 선수가 음주 및 폭행, 추행 등의 이유로 대한스키협회에서 영구제명됐다. 대한스키협회는 “3월12일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최재우와 김지헌의 영구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재우과 김지헌은 3월 초 일본 아키타현 다자와코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모굴 경기에 출전했다.

이들은 대회 기간 술을 마셨고, 숙소에 들어와 함께 출전한 여자 선수들을 상대로 술을 같이 마실 것을 요구하는 과정서 폭행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재우 선수는 여성 동료들의 몸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 달려갔던 스태프는 “여성 선수들의 비명을 듣고 달려가 이들을 격리했다”고 밝혔다.

▲여자축구 = 여자실업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사령탑 시절 선수단 관계자를 성추행해 계약이 해지됐던 하금진 전 감독이 축구계서 퇴출당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하금진 전 감독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지난해 4월 내렸다.

이에 따라 하 전 감독은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를 맡지 못하는 축구계서 완전히 퇴출당한 것.

현행 축구협회 징계 규정은 성추행 지도자에 대해 ‘자격정지 3년 이상에서 제명’까지 하도록 돼있다.

하 감독은 2018년 9월 경주 한수원 사령탑 재임 시절 선수단 소속의 A씨를 성추행했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 해지를 당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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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