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 4개의 암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7.13 10:28:42
  • 호수 1279호
  • 댓글 0개

길목마다…곳곳이 지뢰밭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9단’이 청문회장에 선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전 국정원장을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임명하고, 박지원 전 의원을 차기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미래통합당을 포함한 야권은 박 후보자 검증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일요시사>는 박 후보자가 마주할 ‘4대 암초’를 살펴봤다. 
 

▲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와대가 지난 8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하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지명을 한 이후 5일 만이다. 여야 간 갈등으로 21대 국회 원구성이 난항에 부딪힌 가운데, 청와대가 기다리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조준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등 야권은 칼을 갈고 있다. 의원불패는 없다는 것. 특히 통합당은 박 후보자에 대한 불가 입장을 일찌감치 굳혔다. 박 후보자가 국정원을 망치는 잘못된 인사라는 것이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박 후보자 지명은) 도저히 동의하기 어려운 인사”라며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보 가공 우려가 큰 만큼 더 치밀하고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박 후보자가 언급한 “한 X만 팬다”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2016년 9월,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박 후보자는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중 김 장관에 대해서만 해임건의안을 공동 발의하는 방안을 야3당 원내대표와 논의하던 중 “우리는 한 X만 골라서 팬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통합당이 박 후보자를 정조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정진석 당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야당 원내지도부 어느 분께서 ‘한 놈만 패자’고 말했다고 한다”며 “야당 원내지도부의 품격과 현실 인식이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공격 포인트를 점검하고 있다. 복수의 미래통합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박 후보자 청문회의 쟁점은 크게 4가지다.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북한인권법 저지에 나선 점 ▲천안함 폭침사건을 두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지 않은 점 ▲북한 비핵화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는 점 ▲6·15남북정상회담 당시 4억5000만달러 대북송금을 주도한 점 등이 꼽힌다. 

북한인권법은 2008년 7월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이 발의한 법안이다. 국제적 기준에 따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통일부에 북한인권증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도 북한인권법에 포함됐었다.

북한인권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계류를 거듭하다가 18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당시 박 후보자는 야당이던 민주당의 원내대표였다. 박 후보자는 북한인권법에 대해 “실효성은 없고 남북대화가 필요한 상황서 관계에 악영향만 미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던 2011년 5월에는 “북한인권법을 저지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회고했었다.

야권은 박 후보자에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지가 핵심이다. 

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010년 4월 박 후보자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공격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지만, 6개월 후인 10월에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다, 아니다 여부를 규정한 적 없다”고 밝혔다. 


칼 가는 야권 “한 X만 팬다”
대북송금 사건 등 또 도마 위

북한 전문가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서 “대한민국 조사단의 발표가 있은 후에도 박 후보자는 한 번도 명시적으로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고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을 비판하기보다, 북한에 의해서 피해를 입은 대한민국을 공격한 것이 박 후보자”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하 의원은 박 후보자 청문회서 활약할 대표 공격수 중 하나로 꼽힌다.

천안함과 함께 박 후보자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는 사안이 또 있다. 바로 북한의 비핵화다. 통합당 조태용 의원은 “박 후보자가 비핵화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8일 국회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 기조연설서 박 후보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새 안보라인에게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측에 구걸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전했다.
 

▲ 국정원

대북송금 사건은 박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이다. 해당 사건은 김대중(DJ)정부 때인 지난 2002년 국정감사서 한나라당에 의해 처음 불거졌다. 이후 특검이 이뤄졌으며, 박 후보자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통합당 김태흠 의원은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박 후보자는 국정원 계좌를 통해 4억5000만달러를 불법 대북송금하는 데 관여해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복역한 전력의 소유자”라며 “그런 박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핵심은?

종합하면 박 후보자에게 방첩이 고유 업무인 국정원의 수장직을 맡겨도 되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친북 세력을 총결집시켜 또 한 번의 위장평화 쇼를 기획하고 있다”며 박 후보자와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청문회 역시 야권의 이러한 공세를 박 후보자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의 대결로 흘러갈 예정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지원 청문회 일정은?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청와대가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국회로부터 청문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송부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청와대가 지난 8일 인사청문요청서을 제출함에 따라 국회는 이달 안까지 청문 절차를 모두 마쳐야 한다.

남은 절차를 고려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7월 이내 임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때는 재송부 시한을 3일로 설정했고.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목>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