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히더지’ 김두희

시청자와 함께 만든 전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라이브 방송과 미술이 결합된 독특한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 용인 소재의 갤러리 스탠 아트센터서 김두희(히더지) 작가의 개인전 ‘Arcade Fantasy’를 개최한다.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과 소통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 걸린다. 
 

▲ 애기공주_김두희

김두희 작가는 2019년부터 ‘히더지’(heeduji)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시청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상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옮기고 그 과정을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공유해왔다. 

하나의 자아

오는 11월1일까지 이어지는 김두희의 아트 프로젝트 ‘Arcade Fantasy’ 전은 작가가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서 만든 캐릭터 70점과 이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펼치는 상상의 세계를 그린 24점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26세 때 전 재산이었던 300만원을 들고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 묵을 숙소도 정하지 않았다. 무작정 공항서 배낭을 멘 사람을 쫓아 발견한 가장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그때부터 그는 캐릭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얻기 전까지 최대한 돈을 아끼겠다는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서 가장 저렴한 16인실의 1층 침대를 장기 계약했다. 계획 없이 무작정 베를린에 입성한 김두희는 어딘가로부터 올 연락을 마냥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런 이유로 베를린 게스트하우스서 혼자 노는 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머물고 있던 16인실의 도면을 그렸다. 모두가 관광을 나간 텅 빈 방에서 바닥 타일에 발꿈치를 대고 드러누워 타일의 크기를 쟀다. 타일을 자로 삼아 바닥과 천장의 길이, 방의 가로세로 폭, 화장실 크기 등을 눈대중으로 측정해 도면을 그려나갔다. 

2019년부터 라이브 방송 진행
캐릭터·상상의 세계 그린 작품

측정과 기록 다음에는 관찰이었다. 함께 방에 머물던 15인의 생활을 관찰했다. 누가 몇 시쯤 밖으로 나가고 몇 시쯤 돌아오는지, 어떤 옷을 어떤 순서로 갈아입는지, 양치부터 하는지, 머리부터 감는지 등 사소한 일상을 살폈다. 

샤워 후 머리를 털고 그냥 나가는지, 아침을 챙겨 먹는 편인지 아닌지, 밤에 일찍 들어와 다음날의 여행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하는지 아닌지, 각자 짐을 보관하는 방법, 침대의 정돈 상태 등 그들의 습관도 꼼꼼하게 바라봤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재료로 16인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국적, 나이, 이름, 성격, 직업, 가족관계, 베를린에 온 이유, 16인실을 선택하게 된 사정 등을 상상해 매일 바뀌는 10명 정도의 인물들에 대한 배경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 인물에 대한 이미지와 스토리를 상호간 소통 없이 오로지 눈으로 확인한 행동만을 재료로 캐릭터를 상상하고 텍스트로 창조했다. 이 방식은 김두희가 방송을 하면서부터 눈으로는 절대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를, 그저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그림으로 창조하는 작업으로 연결됐다. 

상대가 사교적인 사람인지, 연애 경험이 많은지, 화목한 가정서 지내왔는지, 외로웠는지, 마음은 따뜻하지만 표현이 서툰 건지 등을 그가 선택하는 단어, 구사하는 문법을 재료로 해서 보는 게 아니라 읽어서 짐작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관찰자인 작가와 그림의 대상인 상대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성은 작가와 시청자의 신뢰도와 친밀도에 달렸다. 

김두희는 “여행지나 인터넷서 만난 사람이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의 사실을 말할 것인가는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듣고 담아내는 사람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자가 사실을 말한다고 해도 듣는 내가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닌 게 된다”고 덧붙였다. 

무작정 떠난 베를린 여행에서
투숙객 관찰하며 캐릭터 구상

이어 “시청자가 치는 채팅의 내용보다는 말을 하는 방식, 구사하는 문법, 선택하는 단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메우는 다른 단어의 모양을 따라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캐릭터로 포착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친밀해지고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현실과 더 닮은 캐릭터를 구사할 수 있겠지만, 나의 작업은 현실의 재현보다는 현실의 한 파편을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Hang in there

또 “조각들을 단서로 전체를 알아맞히기보다는 순간순간의 조각들을 채집하는 것 자체서 의미를 찾는 셈”이라며 “사람의 몸은 하나라 우리는 오로지 한 방향의 어떤 자아로서 정의됐을 때 안전함을 느끼지만, 우리의 캐릭터는 얼마든지 복사될 수 있기 때문에 죄책감 없이 오로지 즐거운 느낌만으로 여러 인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즐거운 복제

김두희의 이번 개인전은 온라인, 오프라인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의 전시를 도모하고 있다. 언택트(Untact)와 컨택트(Contact)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그는 “이번 전시와 프로젝트가 관람객들에게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현 스탠 아트센터 대표는 “온라인 소통이 전에 없이 보편적이고 편의성을 가지게 되는 요즘, 작가의 전시를 그저 관람하는 것을 넘어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는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전시와 작가 활동에 참여하는 새로운 시도를 가볍게 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김두희는?]

김두희 작가는 건국대학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한 후, 상업 장편영화 분야의 프로덕션 디자인 일을 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공업디자인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서 1인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영화 시나리오 창작과 드로잉 작업도 하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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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