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손해!’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06 16:27:20
  • 호수 12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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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쉽게 사고 유럽여행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2020년도 반환점을 돌았다.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들은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내용이 많다. 7월부터 바뀌는 법과 제도에 대해 <일요시사>가 정리했다. 
 

▲ 지난 6일부터 휴대폰 2G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해외여행도 막혔고 마스크는 생활화됐다. 코로나19와 2G 휴대폰 서비스도 달라진다. 지난 1일부터 변경된 사항, 어떤 것들이 있을까.

14개국 입국

▲유럽여행 가능 = 지난 1일부터 유럽여행이 가능해졌다. 유럽연합(EU)은 한국을 포함 14개국의 입국을 허용시키기로 결정했다. 반면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은 입국 허용국서 제외시켰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EU 27개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EU 이사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제3국 시민에 대한 여행 제한을 7월1일부터 풀기 시작하는 데 합의하고 단계적 제한 해제 권고안을 채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EU 이사회 27개국이 다른 나라 14개국으로부터 여행이나 출장으로 인한 입국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과반수 찬성을 했다고 보도했다. 14개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태국, 알제리, 조지아, 몬테네그로, 모로코, 르완다, 세르비아, 튀니지, 우루과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터키는 미국과 함께 코로나 감염 상황이 EU 다른 나라들보다 더 심하다고 여겨지는 곳이라, 입국 승인을 위해 최소한 2주를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방침에 해당하는 국가는 격주마다 검토될 예정이다. EU의 이번 조치는 여행 산업과 관광지, 특히 코로나로 인해 관광사업에 타격을 입은 남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비말 마스크 판매 = 1일부터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서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500∼900원대에 판매된다. 이번에 판매를 개시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서 인증받은 국내산 KF-AD 마스크로 3중 구조의 MB필터를 사용해, 비말은 차단하면서 기존 KF 마스크보다 두께가 얇아 숨쉬기가 편하다. 대부분 ‘웰킵스’ 마스크를 판매하고, 홈플러스는 신규업체 ‘제이트로닉스’를 발굴해 웰킵스 마스크와 함께 판매한다.

먼저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장당 500원에 판매하면서 인당 구매 제한을 뒀다. 양사 모두 1상자로 이마트는 1상자에 20장, 롯데마트는 5장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달 24일부터 판매해온 이마트측은 점포당 매일 100상자씩 공급하고 있으며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번호표를 배분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초도물량 16만장을 판매할 계획이나 물량 소진 후 판매 일정은 미정이다. 홈플러스는 1일만 100개씩 매장 판매하고, 2일부턴 140개 전체 매장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한다. 

편의점들은 웰킵스 마스크(5장·3000원)를 장당 6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24는 에어퀸(2장·1950원) 마스크를 함께 판매하고, 세븐일레븐은 3일부터 ‘네퓨어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U의 경우 점포당 1주일에 최대 9세트(세트당 5장)가 들어가고, 세븐일레븐은 점포당 매일 5장, 이마트24는 점포당 웰킵스 10세트(세트당 5장), 에어퀸 20세트(세트당 2장)가 공급된다. 인당 구매 수량에 제한은 없다.

휴대전화 번호 ‘011·017’순차적 종료 
방문판매원 등 5개 직종 산재보험 적용

▲‘011’ 번호 역사속으로 = 7월부터 순차적으로 휴대 전화번호 011과 017이 사라진다. SK텔레콤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가 오는 27일 완전히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일주일씩 간격을 두고 6일(강원·경상·세종·전라·제주·충청도), 오는 13일(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20일(경기·인천), 27일(서울) 순으로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순차적으로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전체를 멈추게 하면 혼란이 야기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를 위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 신청을 조건부 승인했다. 
 

SK텔레콤 측은 종료 순서에 대해서는 “(현장점검 때)담당 국장이 지방서 2G 네트워크 상태를 확인한 결과, 전남 및 경상도 지역이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며 “도지역부터 시작해서 광역시, 수도권, 서울을 끄는 형태가 되도록 단계별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종료 일정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할 문제라 일정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존 011·017 등 ‘01X’ 번호를 2G서 쓰던 이용자는 ‘번호표시 서비스’ 또는 ‘한시적 세대 간 번호이동’ 등을 통해 같은 번호를 오는 2021년 6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 범칙금 = 지난 1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 출국하는 경우에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또 국내에 들어오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비자스티커를 여권에 붙이지 않고 ‘비자발급 확인서’를 발급해준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시행한 ‘선순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대책’의 자진출국 신고 기간이 6월 말로 종료됨에 따라, 이날부터 자진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 소정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종전에는 자진출국한 사람에게 범칙금 및 입국금지 면제, 단기방문비자로 재입국 기회 등 혜택을 부여했다. 다만 시행 후 7∼9월 출국 시 원 범칙금액의 30%, 10월 이후에는 50%를 부과할 예정이다.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입국금지를 면제하지만, 범칙금을 내지 않으면 법 위반 기간에 따라 1∼10년 동안 입국이 금지된다.

국내 비자 발급 방식도 바뀐다. 국내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여권에 국내 비자 스티커를 붙이는 대신, 비자발급확인서를 나눠준다. 앞서 법무부는 2월24일부터 미국, 일본 및 유럽 24개국 주재 우리 공관서 비자스티커 부착을 중단했는데, 이를 모든 재외공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외국인은 ‘대한민국 비자포털’에 접속해 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다. 확인서의 위조 또는 변조 여부는 해당 홈페이지의 ‘진행현황 조회 및 출력’ 메뉴서 ‘여권번호·성명·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즉시 확인 가능하다.

▲산재보험 적용 = 방문판매원, 방문강사,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이 산재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산재보험 적용 대상은 방문 판매원, 정수기 등 대여 제품 방문 점검원, 방문 교사, 가전제품 설치 기사, 화물차주 등 5개 특고 직종으로, 종사자는 27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산재보험 적용 대상으로, 업무상 재해를 당하면 사업주의 산재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 여부와는 상관없이 요양급여 등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노무 서비스를 받는 사업주는 다음달 15일까지 이를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해야 한다. 공단은 사업주로부터 보험료 전액을 징수하고, 사업주는 그 절반을 특고 종사자로부터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산재보험법


노동부는 특수고용직 본인과 사업주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적용 제외를 까다롭게 규제하는 산재보험법 개정도 병행 추진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당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면 통과하도록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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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