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손해!’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7.06 16:27:20
  • 호수 12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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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쉽게 사고 유럽여행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2020년도 반환점을 돌았다.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들은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내용이 많다. 7월부터 바뀌는 법과 제도에 대해 <일요시사>가 정리했다. 
 

▲ 지난 6일부터 휴대폰 2G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해외여행도 막혔고 마스크는 생활화됐다. 코로나19와 2G 휴대폰 서비스도 달라진다. 지난 1일부터 변경된 사항, 어떤 것들이 있을까.

14개국 입국

▲유럽여행 가능 = 지난 1일부터 유럽여행이 가능해졌다. 유럽연합(EU)은 한국을 포함 14개국의 입국을 허용시키기로 결정했다. 반면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은 입국 허용국서 제외시켰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EU 27개 회원국 정부를 대표하는 EU 이사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제3국 시민에 대한 여행 제한을 7월1일부터 풀기 시작하는 데 합의하고 단계적 제한 해제 권고안을 채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EU 이사회 27개국이 다른 나라 14개국으로부터 여행이나 출장으로 인한 입국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과반수 찬성을 했다고 보도했다. 14개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태국, 알제리, 조지아, 몬테네그로, 모로코, 르완다, 세르비아, 튀니지, 우루과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터키는 미국과 함께 코로나 감염 상황이 EU 다른 나라들보다 더 심하다고 여겨지는 곳이라, 입국 승인을 위해 최소한 2주를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방침에 해당하는 국가는 격주마다 검토될 예정이다. EU의 이번 조치는 여행 산업과 관광지, 특히 코로나로 인해 관광사업에 타격을 입은 남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비말 마스크 판매 = 1일부터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서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500∼900원대에 판매된다. 이번에 판매를 개시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서 인증받은 국내산 KF-AD 마스크로 3중 구조의 MB필터를 사용해, 비말은 차단하면서 기존 KF 마스크보다 두께가 얇아 숨쉬기가 편하다. 대부분 ‘웰킵스’ 마스크를 판매하고, 홈플러스는 신규업체 ‘제이트로닉스’를 발굴해 웰킵스 마스크와 함께 판매한다.

먼저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장당 500원에 판매하면서 인당 구매 제한을 뒀다. 양사 모두 1상자로 이마트는 1상자에 20장, 롯데마트는 5장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달 24일부터 판매해온 이마트측은 점포당 매일 100상자씩 공급하고 있으며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번호표를 배분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초도물량 16만장을 판매할 계획이나 물량 소진 후 판매 일정은 미정이다. 홈플러스는 1일만 100개씩 매장 판매하고, 2일부턴 140개 전체 매장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한다. 

편의점들은 웰킵스 마스크(5장·3000원)를 장당 6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24는 에어퀸(2장·1950원) 마스크를 함께 판매하고, 세븐일레븐은 3일부터 ‘네퓨어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U의 경우 점포당 1주일에 최대 9세트(세트당 5장)가 들어가고, 세븐일레븐은 점포당 매일 5장, 이마트24는 점포당 웰킵스 10세트(세트당 5장), 에어퀸 20세트(세트당 2장)가 공급된다. 인당 구매 수량에 제한은 없다.

휴대전화 번호 ‘011·017’순차적 종료 
방문판매원 등 5개 직종 산재보험 적용

▲‘011’ 번호 역사속으로 = 7월부터 순차적으로 휴대 전화번호 011과 017이 사라진다. SK텔레콤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가 오는 27일 완전히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일주일씩 간격을 두고 6일(강원·경상·세종·전라·제주·충청도), 오는 13일(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20일(경기·인천), 27일(서울) 순으로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순차적으로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전체를 멈추게 하면 혼란이 야기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를 위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 신청을 조건부 승인했다. 
 

SK텔레콤 측은 종료 순서에 대해서는 “(현장점검 때)담당 국장이 지방서 2G 네트워크 상태를 확인한 결과, 전남 및 경상도 지역이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며 “도지역부터 시작해서 광역시, 수도권, 서울을 끄는 형태가 되도록 단계별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종료 일정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할 문제라 일정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존 011·017 등 ‘01X’ 번호를 2G서 쓰던 이용자는 ‘번호표시 서비스’ 또는 ‘한시적 세대 간 번호이동’ 등을 통해 같은 번호를 오는 2021년 6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 범칙금 = 지난 1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 출국하는 경우에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또 국내에 들어오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비자스티커를 여권에 붙이지 않고 ‘비자발급 확인서’를 발급해준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시행한 ‘선순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대책’의 자진출국 신고 기간이 6월 말로 종료됨에 따라, 이날부터 자진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 소정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종전에는 자진출국한 사람에게 범칙금 및 입국금지 면제, 단기방문비자로 재입국 기회 등 혜택을 부여했다. 다만 시행 후 7∼9월 출국 시 원 범칙금액의 30%, 10월 이후에는 50%를 부과할 예정이다.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입국금지를 면제하지만, 범칙금을 내지 않으면 법 위반 기간에 따라 1∼10년 동안 입국이 금지된다.

국내 비자 발급 방식도 바뀐다. 국내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여권에 국내 비자 스티커를 붙이는 대신, 비자발급확인서를 나눠준다. 앞서 법무부는 2월24일부터 미국, 일본 및 유럽 24개국 주재 우리 공관서 비자스티커 부착을 중단했는데, 이를 모든 재외공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외국인은 ‘대한민국 비자포털’에 접속해 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다. 확인서의 위조 또는 변조 여부는 해당 홈페이지의 ‘진행현황 조회 및 출력’ 메뉴서 ‘여권번호·성명·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즉시 확인 가능하다.

▲산재보험 적용 = 방문판매원, 방문강사,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이 산재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산재보험 적용 대상은 방문 판매원, 정수기 등 대여 제품 방문 점검원, 방문 교사, 가전제품 설치 기사, 화물차주 등 5개 특고 직종으로, 종사자는 27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산재보험 적용 대상으로, 업무상 재해를 당하면 사업주의 산재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 여부와는 상관없이 요양급여 등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노무 서비스를 받는 사업주는 다음달 15일까지 이를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해야 한다. 공단은 사업주로부터 보험료 전액을 징수하고, 사업주는 그 절반을 특고 종사자로부터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산재보험법


노동부는 특수고용직 본인과 사업주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적용 제외를 까다롭게 규제하는 산재보험법 개정도 병행 추진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당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면 통과하도록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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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