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섬유 오너 일가 경영권 다툼 그 후…

백기 드는 터줏대감…모종의 합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과거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신라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지분 상속 등이 진행되면서 별다른 분쟁은 없었다. 현재 그룹은 창업주의 동생 일가서 도맡고 있다. 눈길이 가는 건 창업주 일가를 중심으로 지분이 매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라그룹은 신라교역, 신라섬유, 신라에스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중견그룹이다. 그룹 지주사 신라홀딩스를 정점으로 지배구조가 구축된 형태다. 창업주는 고 박성형 명예회장. 그는 지난 1953년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신라그룹의 터를 닦았다. 특히 한국 섬유업계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53년 출범
중견그룹

현재 그룹은 창업주의 동생인 박준형 회장이 도맡고 있다. 다만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형제들은 과거 경영권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두 형제는 신라교역 지분을 놓고 법적 분쟁을 겪었다. 당시 신라교역은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던 회사였다.

박성형 명예회장은 박준형 회장과 조카인 박성진씨를 상대로 예탁증권 공유지분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박성형 명예회장은 박준형 회장과 박성진씨에게 신라교역 주식을 넘겼는데, 본인의 동의 없이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박준형 회장과 박성진씨는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신라교역 주식을 각각 179만주, 81만주 매입했다. 박성형 명예회장은 동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박준형 회장은 상호 동의가 있었다며 맞붙었다. 또한 박성형 명예회장이 주식 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었다는 입장이었다.


형제의 갈등은 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당시 신라교역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법원은 박성형 명예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박성형 명예회장이 처분이익을 얻었다는 박준형 회장 측의 주장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고, 주식거래는 박성형 명예회장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봤다.

과거 친족 간 경영권 분쟁 발발
창업주 별세 이후 상속으로 매듭

법원의 판결로 박성형 명예회장은 신라교역 주식을 모두 돌려받았다. 박준형 회장은 보유 주식 수가 크게 줄었고, 박성진씨는 0주가 됐다.

박성형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타계했다. 한때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터라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룹 경영권을 두고 집안싸움이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게다가 분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곧 벌어졌다. 박준형 회장이 그해 5월 신라교역 개인지분을 전량 현물출자하면서 ‘신라홀딩스’를 설립했기 때문. 당시 회사는 지배구조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박성형 명예회장이 타계한 바로 다음 달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점은 쉽게 간과하기 어려웠다.

일각에선 박준형 회장이 핵심사 신라교역 지배를 선점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대비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반면 박성형 명예회장의 지분이 상속 절차를 밟고 있었던 상황인 만큼, 오너 일가서 따로 합의를 봤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 ⓒ문병희 기자

결과적으로 큰 다툼은 없었다. 그해 11월 박성형 명예회장의 지분은 그의 부인과 자녀들에게 균등하게 배분됐다. 부인은 70만9750주, 장남 박재흥 신라교역 대표이사와 세 딸 박숙희, 박상희, 박주희씨는 각각 47만3157주를 상속받았다. 지분이 없었던 박성형 명예회장의 손녀 박연진, 박수진씨도 각각 23만6584주를 받았다.

박성형 명예회장 부인이 이듬해 2015년 별세하면서 보유지분을 장남이 모두 넘겨받았다. 박재흥 대표는 지분이 2배가량 늘어나면서 신라교역 2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신라그룹은 박준형 회장 부자가 이끌고 있다. 박성진씨는 현재 신라그룹 부회장이다. 이들은 올해 취임사에 나란히 참석하며 사업 기조를 밝히기도 했다.

지분 상속
주식 처분

최근 박성형 명예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지분 구도에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그룹 내에서 박성형 명예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신라교역’과 ‘신라섬유’로 압축된다. 두 회사서 지분 정리가 벌어진 것이다.

신라교역 지분 처분은 숙희씨와 주희씨, 그리고 수진씨와 연진씨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상속 이후 특별히 지분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지분을 차츰차츰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숙희씨는 그해 2월 기존 지분(47만3167주)을 서서히 매도했다. 숙희씨는 그달에만 14차례에 걸쳐 2만1184주를 처분했다. 3월에는 1만5409주를, 4월에는 5만5631주를 팔았다.

숙희씨의 지분 매각은 계속됐다. 6월에는 1만4865주, 7월과 10월에는 각각 300주, 6500주를 매도했다. 숙희씨는 11월 1만3151주를 끝으로 지분 정리를 마쳤다. 숙희씨의 지분은 기존 47만주가량서 34만6127주로 줄었다.

주희씨도 지난해 초부터 지분을 매각했다. 다만 숙희씨에 비해 매각 지분은 많지 않다. 주희씨는 지난 1월 6차례에 걸쳐 4638주를 팔았다. 2월과 3월, 4월에도 각각 900주, 600주, 1만2560주를 매각했다. 한동안 매도 소식은 없었다. 이후 12월에 3000주를 매각하는 데 그쳤다. 모두 2만1698주로 잔여 지분은 45만1469주였다.
 

▲ 신라교역 ⓒ문병희 기자

창업주의 손녀인 수진씨와 연진씨는 더 많은 지분을 매도했다. 이들의 두 자릿수 주식 수는 한 자릿수로 줄었다.

우선 수진씨는 숙희씨 등의 사례와 달리 일찌감치 기존 지분(23만6584주)을 처분했다. 수진씨가 최초 지분을 매도한 시기는 지난 2015년이다. 당시 6만5000주를 팔았다.

2017년에는 3000주를 매각했고, 그 다음해인 2018년에는 6차례에 걸쳐 3만5557주를 매도했다. 지난해에는 1만3600주를 팔았다.


지분이 대량 매도된 시기는 올해다. 수진씨는 지난 2월 1만8500주를 팔았다. 3월에는 모두 5만8129주를 처분했다. 같은 달에 4571주를 잠시 매입하기도 했었다. 수진씨는 지난 4월 2400주를 정리하면서 보유 지분은 4만4969주로 크게 줄었다. 대략 20%만 남은 셈이다.

연진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진씨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매달 9674주, 1만3025주, 2550주, 1만3300주를 매각했다. 2018년에는 3월부터 5월까지 매달 6650주, 7864주, 1만800주를 처분했다. 지난해에는 9월과 10월에 각각 2500주, 6만3355주를 매도했다.

지분 매각은 올해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연진씨는 지난 2월 1만3699주, 3월에 5만53주를 팔았다. 3월에는 4045주를 잠시 매입하기도 했지만 4월에 1000주 처분을 마지막으로 매각을 잠시 멈춘 상태다. 정리한 지분은 모두 19만4470주로 보유 지분은 4만6159주로 줄었다.

최근 상희씨도 신라섬유 지분 매각에 나섰다. 상희씨는 지난 6월29일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39만5148주를 처분했다.

지난 5월13일 기준, 신라교역 주요 주주는 최대주주 신라홀딩스(40.18%)에 이어 박재흥 대표(10.03%), 신라문화장학재단(7.66%), 상희씨(2.96%), 주희씨(2.82%), 숙희씨(2.16%) 등이었다.

신라섬유에서는 더 많은 지분 변동이 발생했다. 앞서 신라교역에서는 지분을 어느 정도 남겨둔 상황이었지만, 신라섬유의 경우는 달랐다. 단 1주도 남기지 않은 채,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다. 지분 정리에 나선 이들은 신라교역서 지분을 매도한 바 있는 숙희씨와 주희씨, 그리고 수진시와 연진씨였다.

먼저 숙희씨는 최초 2만6020주를 갖고 있었다. 이후 부친의 타계로 23만532주를 상속받아 25만6552주를 확보하게 됐다.


숙희씨는 지난 2015년 3월 6만7809주를, 4월에는 5만8420주를 매각했다. 2016년에는 주식분할을 통해 52만1292주를 확보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2만1123주, 9월 10만3977주, 10월 5000주를 매각했다.

급격한 지분 감소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숙희씨는 그해 9월 7만4277주, 10월 17만5073주를 대거 매각했다. 지분 정리는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숙희씨는 그해 4월 6만9111주를 매각한 데 이어 6월 1000주, 7월 18만7054주를 추가 매도했다.

그 결과, 숙희씨에겐 단 1만5000주만이 남게 됐다. 숙희씨는 지난해 11월 잔여 지분을 모두 매도하면서 신라섬유 주주명단서 제외됐다.

주희씨 역시 숙희씨처럼 보유 지분에 상속지분을 더한 25만6552주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희씨는 2015년 3월 7만4500주를 매각했다. 그해 4월에도 5만1729주를 팔았다. 이듬해 4월 주희씨는 숙희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주식분할을 통해 52만1292주를 확보했다.

대량 매도
도대체 왜?

한동안 주희씨의 지분 변화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보유 주식 수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주희씨는 그해 2월 909주, 4월 12만2188주, 5월 1만3500주, 7월 13만7452주, 11월 3만8000주를 매도했다. 주희씨는 올해에도 지분을 계속 정리했다. 지난 1월 1만6000주, 2월 3만6000주 등이 매각됐다. 남은 지분은 28만7566주였다. 주희씨는 해당 지분을 지난 6월22일 한 번에 매각했다. 주희씨에게 남은 신라섬유 지분은 1주도 없는 상황이다.

연진씨는 11만5266주를 상속받은 뒤, 2016년 3월 7000주를 매각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주식분할을 통해 43만3064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 같은 달 1만1000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 지분 매각에 속도가 붙었다. 이듬해인 2017년 8월 21만6169주, 12월 3만15주가 처분됐다. 2018년 1월에도 2만3386주가 매도됐다.

연진씨는 지난해 10월 11만5975를 매각하면서 1782주를 매입했으며 11월에도 6만3500주를 매각하면서 9000주를 매입했다.

본격적인 지분 정리는 올해 이뤄졌다. 연진씨는 지난 1월 2만7300주를 매각했고, 2월 잔여 지분 6만4767주를 모두 처분했다.

수진씨 역시 연진씨와 마찬가지로 11만5266주를 상속받았다. 수진씨는 지난 2015년 6월 1만주를 매각했다. 그해 3월에는 5만3114주를 매도했다. 이듬해 4월에는 주식분할을 통해 20만8608주를 확보했다.

한동안 지분 변동이 없었던 수진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분 정리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달 5만6010주, 11월 7만1000주를 매입하면서 동시에 1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12월에는 3만3000주를 팔았다. 수진씨는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모든 지분을 소각했다. 1월 9만8000주, 2월 1만2750주를 처리하면서 신라섬유 보유 지분은 ‘0’이 됐다.

동생 가족이 실질적 그룹 지배
다른 일가는 하나둘 지분 정리

박재흥 대표는 기존 5만470주서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상속 등을 통해 128만5180주까지 취득했다. 이후 창업주 명의 계좌서 차명주식이 발견되면서 상속인들 간 재산분할이 합의 과정을 거쳤다. 박재흥 대표의 보유 주식은 59만918주로 줄었다.

다만 모친의 별세 이후 증여를 통해 지분이 99만9180주까지 상승했다. 또 주식분할을 통해 499만5900주까지 지분을 끌어올렸다. 

현재 신라섬유 최대주주는 신라교역으로 2대 주주는 박재흥 대표다. 다만 주식 수 차이는 크지 않다. 신라교역은 신라섬유 지분 500만350주를 보유 중이다. 박재흥 대표와 4450주 차이다. 지분율 역시 20.6% 대 20.58%로 0.02%차다.

신라교역 최대주주가 신라홀딩스인 점을 미뤄봤을 때, 지배구조는 ‘신라홀딩스→신라교역→신라섬유’로 이어진다. 다만 신라섬유는 그룹의 별다른 관여를 받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박준형 회장과 그의 아들인 박성진 부회장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준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신라홀딩스는 주요 계열사 ‘신라에스지’ ‘비전힐스’ ‘신라엔지니어링’ 등의 최대주주다.

박성진 부회장은 특수강업체 ‘원일특강’의 최대주주다. 원일특강은 종속회사 신라몰드텍’ ‘원일스틸’ ‘해원단조’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신라섬유의 박재흥 대표에게 원일특강 지분 3.88%가 있기도 하다.

박성진 부회장은 ‘광장오토모티브’라는 개인회사도 갖고 있다. 수입자동차를 판매하고 정비용역을 제공하는 업체다.

잔여 주식
1주도 없어

실적 면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는 신라교역이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3696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년도 영업이익이 42억원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순이익도 동기간에 비해 4분의 1 수준인 103억원이었다. 원일특강은 만만치 않은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2558억원 매출과 9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99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증가했다.

반면 신라섬유 실적은 초라한 편이다. 신라섬유는 지난해 별도 기준 41억원 매출액을 냈다. 영업이익은 7억원, 순이익은 2억원이었다. 신라섬유 실적은 섬유 부문이 아닌 부동산 임대 사업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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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