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주호영 ‘퍼주기’ 노림수

다 내주고 얻는 건 동정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상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다 내줬다. 민주당의 ‘일당 독식’을 부각시켜 민심을 얻겠다는 심산이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정책 투쟁’으로 국회 내에서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실리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헌법재판소 찾은 미래통합당 의원들 ⓒ고성준 기자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을 거부했다. 협상에 실패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갖고 21대 국회를 열었다.

여당 위원장
전석을 차지

국회법에 따라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회의장이 임의로 위원 배정을 할 수 없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도 “국회 정지 상태를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의원 전원은 국회사무처에 상임위 사임계를 내고 ‘국회 보이콧’에 들어갔다. 반면 민주당은 32년 만에 여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하는 역사를 새로 쓰면서 ‘책임정치’의 심판대에 올랐다.

국회 원 구성 협상은 8부 능선을 넘는 듯 했다. 거대 양당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밤 국회 원 구성 논의를 마무리하고 최종 추인만 남겨둔 터였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원내대표 회동 후 돌아온 결과는 ‘최종 결렬’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결렬 이후 원내대표와의 ‘가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합의문 초안에는 두 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11대 7로 나누고, 21대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2022년 대선서 승리한 당이 우선 선택권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요구했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및 후속 조치 관련 국정조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 등에 대한 법사위 청문회’까지 수용한 점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서로 논의한 사실이 있을 뿐, 잠정 합의안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협상이 결렬된 이유는 단지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법사위원장 임기를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그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견제, 균형 차원에서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대선서 승리한 당이 가져가는 민주당의 방안에 “국회 자율성에 반한다”며 반대했다.

사찰 칩거 접고 컴백 “국회서 싸울 것”
의회 독재 ‘부각’ 여당 책임정치 ‘부담’

민주당은 협상 결렬의 원인을 협상권과 결정권을 달리하는 통합당의 구조 때문으로 봤다. 협상은 주 원내대표가 했지만, 실질적인 결정권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협상과 합의의 결정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내 진행 사안에 대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개입설을 제기했다. 이해찬 대표도 의원총회서 “저쪽(통합당)은 창구 일원화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개입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개입설은 심각한 허위사실이다. 민주당의 사실 호도가 지나쳤다”고 반박했다.

협상 결렬의 주요 요인으로 초선 의원들의 강경론도 꼽힌다. 통합당 관계자에 따르면 초선 의원의 대부분이 추가 협상 없이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에 모두 넘겨버리자는 데 동의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갖지 못한다면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운 것이다.

결국 상임위를 다 내주게 된 주 원내대표의 고심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의 ‘사찰 칩거’ 카드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9일간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에 들어간 뒤 지난달 24일 당으로 복귀했다.

사찰 칩거는 과거부터 거물급 정치인들이 협상 정국에서 막혔을 때 이용해왔던 방식이다. 메시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 협상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종종 이용되곤 했다. 비록 빈손뿐인 결말이었지만, 김태년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가 머무르는 강원도 사찰에 직접 찾아간 점 역시 상징적인 대목이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과 면담 갖는 주호영 원내대표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계속되는 파행으로 주 원내대표가 결국 극단적 투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도 제기됐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일관적으로 “국회 내에서 싸울 것”을 강조했다. 피하지 않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가장 잘 투쟁할 장소가 국회”라며 “뺨 두들겨 맞고 바로 돌아서 웃을 수는 없지만, 국회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통합당은 지난 국회서 전국 장외투쟁, 지도부 단식 등으로 ‘국정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혀 비호감 이미지만 샀다. 결국 국민들은 통합당에 등을 돌렸고, 당은 총선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했다.

정책 투쟁
여론전으로

통합당을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전략을 바꿨다. 민주당이 18개를 다 독식하는 그림을 만들어 ‘일당독재’ 프레임으로 역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서도 여당의 ‘독식’을 부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지난 국회까지 고집해왔던 단식이나 삭발이 아닌, 꼼짝없이 당하는 ‘을’의 입장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과의 의석 수 차이가 큰 만큼, 여론전으로 밀고가겠다는 전략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야당으로서 올바른 주장은 하되 결국은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억울해도 삭발은, 화가 나도 단식은, 열받아도 농성은, 장외투쟁은, 특히 빠루는 절대 안 된다”며 “극한으로 열받게 해서 삭발, 단식, 농성, 장외투쟁을 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당이 원하는 것이다. 그냥 외치고 주장하되 질질 끌려가라”고 조언했다.

민주당으로서는 향후 여야 대치 상황서 ‘야당 탓’이 불가능해졌다. 아울러 문재인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짊어져야 한다. 이해찬 대표 역시 “민주당이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는 상황이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담감을 토로한 바 있다.


통합당으로서는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혀있던 이미지를 탈피해, 민주당의 독재 프레임을 강조할 수 있다. 또 정부·여당의 능력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통합은 이들의 실정을 온전히 물어 대여 투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홍준표 의원은 “책임정치 구현 차원서 새롭게 국회법을 바꾸고 과반수 넘긴 정당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전통을 만들어보자”며 “자신들이 집권한 시기에 책임정치를 할 수 있는 체제가 돼야 국민의 선택이 보다 이성적·합리적일 수 있고, 책임 소재도 분명해진다”고 의견을 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일당 독재를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정규직화’ ‘윤미향 의원 관련 의혹’ ‘라임 사태’ 등 큰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여론을 업고 여당을 압박할 경우 지지층 결집은 물론이고 외연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 대화 나누는 김태년(더불어민주당)·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아울러 민주당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상임위원회 활동에 맞설 ‘당내 상임위’를 꾸려 현안을 챙기는 방안도 제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위기 상황이 도래한 만큼 ‘정책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통합당 한 의원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여당에 맞서는 방법은 열심히 정책대안을 내고 국민들에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의원들로부터 5지망까지 정할 수 있는 희망 상임위를 신청받고, 전문성과 선수를 고려해 상임위원 배정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각 상임위별로 정책적으로 투쟁할 만한 ‘공격수’ 배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한 방송서 “(상임위 활동을)강제 배정된 채로 할 수 없으니, 의원들의 능력이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상임위 조정을 다시 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각자 배정된 상임위 활동을 하도록 독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도 신청했다.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상임위원장을 배정해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을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 103명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자 국회의장의 권한 남용”이라며 “헌정사상 어떤 독재정권도 하지 않았던 반헌법적 행위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뇌관
추 해임카드

통합당의 국회 보이콧은 그리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진행하는 의사일정에는 당분간 참여하지 않겠지만, ‘국회 보이콧’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국회서 당시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섰지만, 오히려 민생 발목잡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경심사서 통합당이 ‘패싱’되면서 당의 뚜렷한 복귀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앞서 민주당에 3차 추경 심사 기간을 일주일가량 늘려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에 거부당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35조에 이르는 혈세가 들어가고, 적자국채 발행으로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추경안에 대한 심도 있는 심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횡포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대해서는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추경 심사가 끝난 후 7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즈음 통합당은 상임위 일정에 맞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는 추경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이번 추경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여론전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찾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통합당이 상임위에 복귀한 후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임명을 두고 민주당과 정면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사즉생’의 심정으로 공수처장 임명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 중 ‘교섭단체 야당’ 몫 추천위원이 2명인만큼 통합당은 후보추천위 구성단계부터 막아설 수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한 라디오서 “통합당이 반대하면 7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는 공수처장 취임이 택도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여당에선 공수처 관련된 후속법안은 물론이고, 통합당의 몫인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을 손볼 심산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에 기한을 정해 추천위원 명단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한까지 교섭단체의 추천이 없을 때에는 국회의장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 장관 해임 건의안 상정’으로 반격할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다 놓치고…실리 부족 지적
축조심사, 현실적 견제 장치 필요

통합당은 지난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남용했다며 해임 건의안 상정 방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 남용으로 추 장관 해임안을 검토한 것이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검토하고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발의되며, 재적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통합당의 의석은 103석으로 발의는 가능하지만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본회의서 가결되더라도 해임을 강제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단순한 정치적 압박 수단일 뿐이다.

일단 주 원내대표는 32년간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던 관례를 민주당이 깼다는 점에 대여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상임위원장을 다 내줘 유관기관·직능단체 등과 당의 관계 설정, 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등에 있어서는 실리를 챙기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당내 의원들이 상임위 의정활동서 존재감을 보이기 어려워져,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애초에 통합당에 제안했던 예결위, 국토교통위 등은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에 유리한 ‘알짜배기’ 상임위로 꼽히는 만큼 추후 당내서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 ▲ 헌법재판소 민원실 찾아 국회의장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무효 강제 권한쟁의 심판 청구서 제출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하나. 강경투쟁? 복귀? 보이콧? 결국 우리가 볼 때는 당당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빈손으로 국회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빈손으로 복귀하는 것보다는 상임위 7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받고 복귀하는 것이 그나마 그림이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전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통해 법안과 예산안 처리 등을 모두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상황서 의회독재라는 정치적 비판만으로 여당을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내부적으로는 추가적인 입법 견제 장치를 요구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구체적으로는 국회법상 축조심사 규정을 활용하는 전략이 우선 거론된다.

깡통 차고
빈손으로?

상임위 안건 심사서 생략해온 의안을, 한 조항씩 낭독하며 차례로 의결하는 축조심사를 매 단계마다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통상 여야 이견이 큰 법안을 최장 90일간 심사하는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통해 제동을 걸어 준법투쟁이 가능하다. 통합당 한 의원은 “축조심사는 필리버스터처럼 활용할 수 있어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실질적인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활용 가능한지와 기준 등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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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